계속 이어지는 라멘집 포스팅.
이번엔 최근 홍대 쪽에서 새로 오픈하여 급격하게 인지도가 높아지고 있다는 '소박한이야기' 라는 곳을 찾았습니다.
다른 라멘집과 이름이 좀 이질적인 이 곳은 소 사골 육수로 국물을 내는 '규코츠' 계열의 라멘집이라고 하는데요,
주변에 다녀오신 분들 평이 대체적으로 꽤 좋은 편이라 저도 호기심을 갖고 주말에 방문.
매장은 바로 전 방문했던 건대 초라멘(https://ryunan9903.tistory.com/1368)에 비해 훨씬 넓습니다.
오픈 주방 앞의 바 테이블과 함께 일반 테이블도 섞여있고 손님이 다니는 홀 공간도 꽤 넓은 편.
외벽에 벽화 그림이 그려져 있는데, 아니 원피스가 여기 왜...ㅋㅋ
소박한 이야기의 식사 메뉴는 단 두 가지. 미소라멘, 그리고 매운미소라멘으로 가격은 각 9천원, 1만원.
그리고 사이드메뉴로 '수제만두(4개 3,000원)' 이 있습니다. 그밖에 차슈, 스지, 계란, 면, 공기밥 추가가 있는데
면과 공기밥은 무료 추가가 아닌 500원에 제공하니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테이블에 물병과 함께 식기류가 이것저것 비치되어 있습니다.
물수건을 포함한 기본 식기 세팅.
물병 안에는 생수 대신 차갑게 식힌 차가 들어있습니다.
기본찬으로는 배추김치, 그리고 단무지 두 가지가 나오는데, 특이하게 김치가 묵은지더군요.
다른 라멘집에서 기본으로 제공되는 김치와 스타일이 좀 달라 처음 먹어보고 조금 놀랐는데 더 좋아할 분도 있을 듯.
그리고 인당 하나씩 유자청후추 소스가 제공되는데, 고명으로 나온 차슈를 찍어먹는 용도라고 합니다.
살짝 상큼하면서 후추향이 진하게 나는 조금 독특한 소스. 국물에 넣어먹는 건 개인적으로 추천하진 않아요.
'매운 미소라멘(10,000원)'
국물이 굉장히 밝은 오렌지색을 띠고 있는 것이 특징.
제가 주문한 '미소라멘(9,000원)'
얼핏 보면 초라멘에서 먹은 닭육수 계열의 토리파이탄과 비슷한 뽀얗고 불투명한 육수지만 사골 육수라고 합니다.
외형은 거의 비슷하게 생겼지만 근본은 완전히 다른 음식.
취향에 따라 테이블에 비치된 산초가루, 그리고 통후추를 더 갈아넣으면 됩니다.
국물을 먼저 약간 떠 먹어보았는데요, 사골육수에 미소된장 약간을 풀어 만든 육수의 농도와 풍미가 꽤 좋네요.
미소라멘 특유의 된장맛은 그리 강하게 느껴지지는 않는 편. 돼지육수 베이스에서 가끔 느껴지는 냄새도 없습니다.
면은 가는 면이 아닌 조금 굵은 면을 사용하고 있더군요.
부탄츄처럼 면을 선택할 수 있는 게 아닌 공통인 듯 합니다. 양이 아주 많진 않아 적은 분은 면이나 밥 추가 필요할 듯.
왜 사람들이 맛있다고 추천하는지 알 것 같습니다.
한국에서 쉽게 찾아볼 수 없는 소 사골 육수 기반의 라멘이라는 특이함도 있지만 기본적으로 국물맛이 좋아요.
위에 얹어진 고명들도 자연스럽게 잘 어울립니다.
그리고 이 곳은 두 종류의 고기 고명이 올라가는데요, 다른 라멘집에선 볼 수 없는 특이한 게 올라갑니다.
하나는 수비드 조리를 거친 돼지고기 항정살, 그리고 다른 하나는 소 스지(힘줄)
돼지고기 항정살이 진짜 맛있었는데요, 살짝 쫄깃하고 부드럽게 씹히는게 조금 감탄스럴 정도.
그리고 소 힘줄도 푹 끓여내어 질기지 않고 좋았습니다. 이 두 가지는 별도 요금 내고 차슈 추가가 가능합니다.
조림계란은 초라멘과 비슷하게 노른자는 거의 익히지 않은 계란.
똑같은 이야기 반복이지만 역시 저로서는 좀 더 익혔으면 하는 바램이 있군요. 뭐 이건 개인 취향이니...
국물에 밥 말아먹으면 좋겠다 싶어 '공기밥(500원)' 을 추가했습니다.
밥과 면 추가가 각각 500원으로 동일한데, 밥은 반 공기 정도 분량이 나오는데 반해 면은 1인분이 온전히 나오더군요.
저야 밥과 면을 동시에 즐기고 싶어 밥을 고르긴 했습니다만, 면 추가 하는 쪽이 좀 더 든든하게 먹을 수 있습니다.
사골 육수 기반의 국물이니만큼 밥을 만 게 안 어울릴 리 없습니다.
거기에 스지까지 있으니 그냥 이건 한국식 국밥 먹는 느낌.
유명세가 납득이 갈 정도로 아주 맛있게 먹고 나올 수 있었습니다.
다음에 재방문하면 오렌지빛 국물 뽀얀 게 인상적인 매운 미소라멘을 한 번 먹어봐야겠어요.
수많은 일본라멘집들이 각축전을 벌이고 있는 홍대, 상수라인의 새로운 강자 '소박한 이야기'
여기 외에도 호기심이 가는 최근에 생긴 가게들이 몇 있는데, 다음엔 그 곳들도 한 번 찾아가봐야겠습니다.
아 참고로 소박한 이야기 바로 옆에 '철인7호' 라는 치킨집이 있는데, 여기 예전에 그 돈 없는 형제들에게 치킨 대접해준
맘씨 좋은 사장님의 선행이 알려져서 수많은 사람들이 돈쭐 내주겠다며 찾았던 그 유명한 치킨집입니다.
소박한 이야기에서 라멘 먹고 옆집으로 이동해서 치맥 한 번 하는 것도 되게 괜찮은 선택이 될 것 같습니다.
(홍대 철인7호 : https://ryunan9903.tistory.com/745)
※ 소박한이야기 찾아가는 길 : 지하철 6호선 상수역 1번출구 하차 후 합정역방향 직진, 홍대롤링홀 골목 안쪽에 위치
2022. 2. 12 // by RYUNA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