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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여행/2021.9 제주

2022.3.2. (2) 새벽 5시50분 첫차타고 달려가 먹은 쩌는 맛, 은희네해장국(제주시 일도2동) / 2021년 9월, 20년만의 주말 제주도여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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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 9월, 20년만의 주말 제주도여행

(2) 새벽 5시50분 첫차타고 달려가 먹은 쩌는 맛, 은희네해장국(제주시 일도2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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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시각 새벽 05시 45분.

전날 일까지 하고 피곤할텐데 좀 늦잠도 자고 하면 얼마나 좋겠느냐마는 본능이 그러지 말라고 하는 듯.

매번 여행오는 게 짧은 일정의 주말여행이라 항상 적은 시간을 어떻게 쪼개 알차게 보내느냐를 고민하다보니

이제는 시간이 느긋한 여행도 못 하는 몸이 되어버린 것 같다.

그냥 여행 가면 본능적으로 일찍 일어나라고 몸이 말하고 있음. 진짜 혼자하는 여행 패턴이 이렇게 굳어져버림...;;;

 

제주마실 게스트하우스 숙소가 좋은게 공항과 가까운 것도 있지만 버스터미널이 바로 옆에 붙어있다.

그냥 가깝다 정도가 아니라 숙소 밖으로 나와서 오른쪽으로 고개 돌리면 바로 옆이 제주시 버스터미널이고

바로 옆 골목으로 버스 여러 대가 주박하고 있는 모습도 볼 수 있음. 그래서 교통 하나만큼은 정말 최고라고밖에...

 

 

뭐 어쨌든 아직 날도 밝지 않은 새벽이지만 버스를 타기 위해 나왔다.

렌터카를 빌렸더라면 차 끌고 편하게 가겠지만 아직 차를 빌리지 않아 버스 타는 것 말곤 방법이 없으니까...

 

내가 탈 버스는 제주 금남여객에서 운행하는 201번 버스.

제주도에 있는 두 도시인 제주시와 서귀포시를 잇는 버스로 왕복 200여 km를 운행하는 초 장거리 버스이기도 하다.

참고로 이 버스의 운행거리는 동서울터미널과 강릉 편도 거리과 거의 비슷하다고 함.

여튼 내가 탈 버스는 5시 50분 출발하는 버스. 중간중간 경유지 적어놓은 게 있는데 같은 번호라도 노선이 약간 다른듯.

 

 

제주 버스 요금은 교통카드로 1,150원.

그동안 시내버스 기본요금은 서울이 제일 싼 줄 알았는데(1,200원) 서울보다 제주가 50원 더 싸다!

물론 급행버스는 요금이 비싸지만 일반 간선버스는 현금이 1,200원, 카드가 1,150원으로 서울보다 저렴.

 

5시 50분 딱 맞춰 버스는 시내로 출발했고, 새벽 시간인데도 불구하고 의외로 타는 사람들이 꽤 있었음.

 

 

버스 타고 10분 약간 넘게 이동한 뒤 내린 정류장은 천수동 정류장.

사진은 정류장에 설치된 제주버스 도착안내 시스템. 현재 날씨는 22도로 9월이긴 하지만 약간 높은 편.

다만 아침에 살짝 비가 내려서 온도에 비해 느껴지는 기온은 좀 쌀쌀하긴 하더라. 아 진짜 무슨 비가...ㅋㅋ

 

 

어쨌든 이렇게 이른 시각에 버스 타고 왜 나왔냐면... '아침 먹으러'

내가 찾은 곳은 제주 일도2동에 위치한 '은희네 해장국' 이라는 해장국집으로 여기가 본점이라고 들음.

제주도에 은희네 해장국 이름 달고 장사하는 곳이 엄청 많다고 하는데, 내가 조사해본 바론 이 집이 진짜라고 한다.

...지만 사실 나도 여기가 진짜 원조인지는 잘 모르겠다. 다른 사람 후기 찾아보니 전혀 다른 곳에 간 것도 있어서.

 

아침식사 하는 손님들을 위해서인가 아침 6시 이른 시각부터 영업 시작하는 곳.

그래서 막 도착하니 이미 환하게 불이 켜진 채 영업을 하고 있었다.

 

 

뭔가 출입문에 이것저것 많이 붙어있는데, 다른 건 몰라도 블루리본 서베이 다섯 장이면 믿을 만 하지.

 

 

정수기 위에 놓여 있는 돌하르방 모자를 쓴 제주 경찰.

 

 

6시 거의 맞춰 들어왔는데도 불구하고 벌써 와서 식사하는 손님들이 있음.

진짜 얼마나 부지런한 거야... 더 분발해야 된다(안 그래도 됨)

 

메뉴는 소고기해장국 한 가지 단일메뉴. 가격은 9,000원이고 그 외 주류는 소주, 맥주, 막걸리 세 가지가 있다.

그리고 이 때는 사회적 거리두기로 인해 4인까지만 매장 이용이 가능해서 출입금지 안내가 붙어있었음.

특히 제주도는 가족, 친구단위로 여행 오는 사람들이 많아 이런 것에 더 민감할 수 있겠다 싶었다.

 

 

기본 식기 세팅해놓고 음식 나오길 기다리는 중.

물수건 요새 잘 안 쓰는 삶아 쓰는 물수건 사용하는데, 나도 옛날 사람이라 그런가 이런 물수건이 좋더라.

 

 

음식 진짜 빨리 나옴...ㅋㅋ

요새 나도 느끼고 있고 대다수 사람들이 느끼는 거 아닐까 싶은데, 대한민국의 진정한 패스트푸드는 국밥 아닐까.

아니 진짜 요새는 패스트푸드에서 햄버거 주문하는 것보다 국밥집에서 국밥 주문하는 게 훨씬 빨리 나온다니까.

 

능숙한 솜씨로 아주머니께서 반찬과 함께 국밥을 빠르게 한 그릇 세팅해주셨음.

다른사람 후기 보니 불친절하다 어떻다 이야기도 있었지만, 전혀 불친절하지 않았음. 그렇다고 살가운것도 아니었지만.

애초에 국밥 하나 파는 가게에서 아웃백 스테이크하우스 같은 친절을 바라는 것도 약간 에바기도 하고;;

 

 

거진 유일한 반찬인 깍두기와 김치.

깍두기는 비교적 입맛에 잘 맞았으나 김치는 약간 내 입맛에 안 맞았던 걸로.

 

 

된장에 가까운 쌈장, 그리고 풋고추...가 아니라 저거 청양고추임. 정신 번쩍 들 정도로 매웠다.

그리고 마늘 다진 게 종지에 가득 담겨나왔다. 아니 마늘 좋아하긴 하는데 뭐 이리 많이 줘.

 

 

대망의 은희네 해장국(9,000원)!!

일단 뚝배기가 넘칠 정도로 가득 담겼고 또 빠글빠글 끓는 상태로 제공된데다 파 양이 범상치 않다.

제주식 해장국이 유명하다는 이야기는 들었으나 한 번도 먹어본 적 없어 사실 무슨 맛일지 전혀 감이 안 잡힘.

그리고 엄청나게 올려진 파 속에 양념장(다대기)이 가득 담겨있는 걸 볼 수 있음.

 

일단 뚝배기 담겨나온 거 보면 9,000원 가격이 아깝진 않을거란 확신이 듬. 이렇게 뭔가 많이 들었는데 맛없을리가 없다.

 

 

밥은 흑미밥으로 나오는데 뚝배기에 내용물이 많아 바로 말면 국물이 넘칠지도 모름.

그래서 밥은 일단 잠시 접어두고 뚝배기 안 고명 조금 건져먹고 공간 확보한 뒤 집어넣도록 한다.

 

 

국물이 분명 맑은 국물이었던 것 같은데, 양념장 뭉친 걸 풀어내니 순식간에 빨간 국물로 바뀌었다.

무슨 피칠갑 한 것마냥 엄청 무시무시한 색으로 바뀌었는데 이거 생각보다 안 매우니 쫄지 말기 바람.

국물 안에 얇게 저민 쇠고기, 그리고 소 선지와 함께 당면, 콩나물 등이 가득 들어있음.

 

건더기 진짜 많다...ㅋㅋ

돼지국밥이나 순대국밥 먹어도 이렇게 건더기 푸짐하게 나온 건 살면서 본 적이 손에 꼽을 정도임.

 

 

쇠고기 고명 낭낭하고~

국물 생각보다 맵지 않다고 했는데 막 입에서 불나게 맵진 않은데 되게 기름지고 얼큰함.

기름 엄청 많이 떠 있어서 느끼하게 보일지도 모르지만 하나도 느끼하지 않고 얼큰한 게 이게 진짜 해장국이다 싶더라.

 

 

특히 선지 진짜 맛있었음.

호불호 엄청 갈리는 음식이긴 하지만, 나는 선지 되게 좋아한다.

건대에 송림식당이라고 선지국 무한리필 해 주는 기사식당 있는데 거기 가면 선지국만 몇 번을 퍼 먹을 정도라...

 

 

처음엔 아무것도 섞지 않은 국물을 어느 정도 맛본 뒤 이후 함께 나온 다진 마늘을 넣으면 된다.

취향에 따라 다진 마늘의 양은 알아서 조절하면 되는데, 나는 그냥 전부 다 때려박음...ㅋㅋㅋㅋ

 

원래 한국인에게 있어 마늘 조금이라는 건... 진짜 저만큼 넣어야 하는 것임.

마늘을 먹고 존버한 끝에 사람 된 웅녀의 아들, 단군의 후예.

 

 

얼큰한 국물에 넣고 끓인 콩나물도 되게 맛있었다.

콩나물 넣고 끓이니 국물이 한껏 개운해져서 이래서 해장국이구나 싶을 정도.

 

 

낭낭하게 들어있는 건더기 어느 정도 건져먹은 뒤 밥을 남김없이 투하.

이제 국물에 푹 말은 국밥이 완성되고 국밥의 민족답게 부지런히, 그리고 남김없이 떠먹으면 된다.

 

 

사실 아까 새벽 5시 30분에 일어났는데, 게스트하우스 도미토리방이 좀 그래서... 잠을 제대로 못 잤다.

눕기야 일찍 누웠는데 덥기는 더럽게 더웠고 또 다른사람들 있어서 신경쓰이고 두어시간은 뒤척였던 듯.

그렇게 어떻게 잠이 들긴 들었는데 계속 선잠을 자서 중간에 두어번은 깨고 진짜 피곤한 상태에서 일어났던지라

아, 그냥 가지 말고 더 잘까... 라는 갈등을 크게 했던 게 사실임...

 

지금은 음... 갈등에서 이겨내고 새벽같이 이거 먹으러 오길 정말 잘 했다는 생각이 든다.

그때 그냥 더 잤으면 죽도록 후회했을지도 모름. 아니 이거 맛 궁금해서 먹어보러 제주도 다시 한 번 왔을지도 모름.

 

 

밥 위에 쇠고기 고명 올린 게 아니라 쇠고기 여러 겹 겹쳐진 덩어리.

진짜 고기가 얼마나 많이 들어있는지 이 사진 하나로 설명이 될 것이다. 여기, 개쩌는 곳이라니까.

 

 

어제 저녁에 먹은 거라곤 달랑 편의점 김밥 한 줄이 전부라

밤에 숙소 도착해서 배고파 죽겠는데 도미토리 방 안엔 다른 사람도 있어 안에서 뭐 먹기도 그랬고

또 영업제한 때문에 숙소 앞에 있는 편의점에서 뭐 취식하는 것도 불가능한데 그렇다고 밖에서 쭈그리고 앉아

빵이나 과자 같은 거 먹기도 그래서 그냥 안 먹고 잤음. 그 배고픔에 대한 보상을 충분히 받고도 남은 한 그릇이었다.

 

이 국물은 지금도 생각난다.

서울에도 은희네 해장국 이름 걸고 장사하는 매장이 여기저기 있다고 하는데, 과연 이 곳과 같은 맛이 날까.

서울은 제주도 은희네 해장국과 관련없이 상표출원만 해서 프랜차이즈 사업을 하는 매장이라는 이야기를 들었는데...

(대충 이 포스팅에 관련된 이야기가 있더라 https://blog.naver.com/smoker3/222573806074)

 

 

좀 전만 해도 바깥이 한밤중처럼 깜깜했는데, 해장국 한 그릇 먹고 나오니 날이 밝아졌다.

아직 9월이니까 해가 좀 빨리 뜨는 편.

 

 

그리고 좀 전만 해도 한산했던 매장이 먹고 나올 때 되니 금방 사람들로 꽉 찼음.

아직 줄을 설 정도까진 아니었지만, 테이블이 거의 다 찼고 현지 주민들은 물론 관광객으로 보이는 가족도 있었다.

현지 주민이야 그렇다치지만 이 이른 시각에 아침 먹으러 온 관광객들이라니... 진짜 다들 부지런들 하시네...

 

내가 할 말이 아닌 것 같다아(...)

= Continue =

 

. . . . . .

 

※ 은희네해장국 찾아가는 길 : 제주 제주시 고마로13길 8(제주시 인제사거리에서 15호 어린이공원 맞은편 위치)

http://naver.me/FWJPLhq2

 

은희네해장국 : 네이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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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 3. 2 // by RYUN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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