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락돈까스' 라는 간판의 이 가게는 영등포 근처에서 일하는 지인분 통해 알게 된 곳인데요,
이 일대에서는 왕돈까스로 꽤 유명한 가게라 하더라고요. 사진으로만 보고 궁금해하던 차에 한 번 방문해 보았습니다.
가게 위치는 지하철 5호선 영등포시장역에서 매우 가깝고, 영등포역에 내려서도 버스 환승해서 찾아올 수 있습니다.
빨간 간판에 노란 글씨로 크게 '희락돈까스' 라 써 있고 큰길가에 있기 때문에 찾기 어렵진 않을 거에요.
매장이 꽤 넓습니다. 그리고 일하시는 직원 아주머니들도 그렇고 분위기가 돈까스 전문점이라기보다는
뭔가 기사식당 같은 느낌이에요. 진짜 들어와보면 '아 기사식당이네~' 라는 말이 바로 나올 수 있을 정도...;;
차림표. 대표메뉴는 단연 수제돈까스인데, 소스 종류에 따라 보통, 매운맛 두 가지가 있습니다.
그 밖에 찌개류, 비빔밥, 덮밥, 냉면, 국수 등 종류가 꽤 다양한데 음식 가격이 정말 저렴한 것이 큰 강점.
2022년 기준 가격임에도 불구하고 쫄면이 5,000원, 그리고 왕돈까스도 단돈 8,000원밖에 하지 않아요.
음료가 있긴 하지만 주류 메뉴가 없는데 철저하게 식사에만 특화되어 있는 밥집이라 보면 될 듯. 영업시간은 8시까지.
물수건을 포함한 기본 식기 준비.
테이블마다 김치가 담겨 있는 항아리가 하나씩 비치되어 있습니다.
항아리 안에 김치가 담겨 있고 김치 담는 반찬그릇을 가져다주는데, 먹을 만큼 적당히 담아먹으면 됩니다.
약간 기다린 끝에 희락돈까스의 대표메뉴, '수제돈까스(8,000원)' 도착.
국물과 함께 큰 접시에 담겨 제공됩니다.
배추김치는 겉절이같이 보이지만 아주 약간 익었더라고요.
적당히 아삭이는 싱싱함은 좋은데 제 개인적으로 아주 좋아하는 김치와는 약간의 거리가 있었습니다.
김밥천국 같은 밥집에서도 쉽게 볼 수 있는 따끈한 장국.
이 장국 어떻게 만드는지 레시피가 얼마 전 SNS에 등장한 적 있었는데 원액 사다 희석시켜 만드는 거라고...ㅋㅋ
근데 묘하게 맛있는 국물이라 그거 보고 '아, 저거 원액 집에다 사다놓을까...' 라는 생각을 해 본적이 있습니다.
메인 요리라 할 수 있는 왕돈까스는... 8,000원이란 가격이 믿기지 않을 정도로(?) 매우 푸짐한데요,
접시를 가볍게 비집고 나갈 정도로 아주 커다란 돈까스를 튀긴 뒤 그 위에 소스를 듬뿍 담아 내어줍니다.
비록 얼마 전 다녀온 제천의 수제돈가스에 비할 바는 아니지만, 어디 가서 꿀리지 않을만한 크기가 매우 인상적이었어요.
왕돈까스 좋아하시는 분들이라면 음식을 먹기 전, 돈까스 크기만 봐도 배가 부르고 흡족한 기분을 느낄 듯...ㅋㅋ
(제천 수제돈가스 : https://ryunan9903.tistory.com/1511)
돈까스와 함께 담겨 나온 사이드로는 밥과 단무지, 케찹을 뿌린 채썬 양배추와 마카로니 마요네즈 샐러드.
그리고 계란후라이 한 개가 함께 담겨 나옵니다. 계란후라이는 반숙처럼 생겼는데 의외로 노른자가 완숙.
제가 반숙보다 완숙 계란을 좋아하기 때문에 사소한 것이지만 저 계란에도 한 번 감동.
와, 근데 아무리봐도 이거 크기 진짜...ㅋㅋ 이게 8,000원짜리 돈까스에서 나올 수 있는 크기인가...
물론 그만큼 고기를 얇게 펴서 튀기긴 했다지만 그걸 감안하더라도 이 크기는 정말 감탄스럽더군요.
엄청 크기로 유명한 홍익돈까스의 왕돈까스와 견주어도 꿀리지 않는 크기에요. 게다가 여긴 3,000원이나 더 저렴하지요.
적당한 크기로 잘라 한 번 맛을 봤습니다. 소스가 상대적으로 덜 자극적인 편이라
자극적인 소스 안 좋아하는 분들도 큰 무리없이 먹을 수 있을 듯 해요.
앞서 가게 분위기가 되게 기사식당 같다고 했는데 어쩌면 너무 자극적이지 않은 소스를 만들어낸 것도
어쩌다 외식이 아닌 매일 먹는 집밥 분위기를 내기 위한 게 아닐까 싶군요. 물론 개인적인 상상이긴 합니다만...
크기가 크기인만큼 고기는 두껍지 않습니다. 사진에 보이는 것처럼 얇은 편이에요.
다만 튀김옷이 두껍지 않고 바삭바삭하게 튀겨져서 소스 안 찍고 그냥 먹어도 고소한 맛이 꽤 괜찮았습니다.
먹다 보면 소스가 약간 모자랄 수 있는데 모자라는 소스는 더 달라 요청하시면 됩니다.
아무래도 돈까스 위에 소스를 뿌려 주는 방식이라 돈까스 끝까지 소스를 뿌리면 그릇 밖으로 넘칠 수 있으니까요.
엄청 배부르게 잘 먹었습니다. 이 날, 이거 점심에 먹고 저녁도 건너뛰었는데 포만감이 안 가시더군요.
여기는 정말 마음에 들었던 곳이라 집에서 거리가 좀 있음에도 불구하고 다음에 한 번 재방문해보고 싶은 곳.
보통 둘이 오면 왕돈까스 하나에 쫄면 하나 시켜 나눠먹는 게 국룰(?)이라던데 이번엔 혼자 왔지만
다음에 친구랑 같이 재방문하게 되면 그 땐 매운돈까스, 그리고 쫄면 시켜서 한 번 나눠먹어 보고 싶군요.
집으로 돌아가는 건 거리는 있어도 환승 없이 한 번에 편하게!
5호선 연선에 약속 장소라든가 목적지가 있으면 좀 멀더라도 편하게 집에 갈 수 있는 점이 좋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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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희락돈까스 찾아가는 길 : 서울 지하철 5호선 영등포시장역 3번출구 하차 후 뒤 돌아 우회전, 큰길가에 위치
2022. 4. 23 // by RYUNA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