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네에 외부 손님이 오셔서 같이 저녁먹으러 이동한 미사동의 '청솔향기' 라고 하는 밥집입니다.
미사강변도시 쪽은 아니고 미사경정공원 안쪽으로 쭉 들어가면 나오는 다소 외진 곳에 위치해 있는 가게인데요,
못 걸어갈 거리는 아니긴 합니다만 아무래도 위치가 위치다보니 걸어가는 것보단 차 갖고 가는 것이 좋습니다.
실제 이 근처 밥집은 전부 넓은 주차장을 보유하고 있기도 하고요. 술 드신다면 느긋하게 걸어오시는 것도 좋겠지만요.
'청솔향기' 라는 이름답게 매장 입구에 소나무가 심어져 있는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진짜 소나무요...ㅋㅋ
이 근처에서 오래 한 밥집 보면 이렇게 밥집 근처에 나무 심어놓아서 풍경과 자연스레 건물이 녹아드는 게 참 좋더라고요.
매장 안쪽에 자리 잡고 앉았어요.
매장은 원래 좌식 테이블로 운영하는 곳이었는데, 최근에 리모델링을 거쳐 입식 테이블로 변경되었습니다.
메뉴가 꽤 많은 편. 대표메뉴는 쭈꾸미볶음이긴 합니다만, 그 외에도 단품 식사로 꽤 다양한 메뉴가 있어
선택의 폭이 상당히 넓습니다. 가족 손님 중 어린이 손님을 위한 돈까스도 있는데 돈까스랑 치즈돈까스 가격이 같네요;;
보통 쭈꾸미볶음 같은 거 인당 하나씩 시킨 뒤 사이드메뉴로 수수부꾸미나 메밀전병, 혹은 새우튀김 추가해 먹는 듯.
앞그릇과 함께 기본 식기 준비.
기본으로 제공되는 미역오이냉국.
저는 미역오이냉국을 좋아하지도... 그렇다고 딱히 싫어하지도 않는데요,
상황에 따라 맛있게 먹을 때가 있고 그렇지 않을 때가 있거든요. 국물의 산미가 강한 건 어느정도 괜찮긴 합니다만
간혹 식당에서 나오는 오이냉국의 미역이 너무 비릴 때가 있는데, 그럴 땐 잘 안 먹습니다. 여기는 다행히 먹을 수 있는 편.
다만 이 기준이 좀 애매해서 그냥 제가 먹었을 때 '아, 괜찮다' 라고 느끼게 되는 게 있어요. 여긴 괜찮은 편이군요.
기본찬으로는 봄동+열무김치와 무생채, 그리고 콩나물 무친 것이 나옵니다.
무생채가 콩나물이 양념이 적고 굉장히 하얗게 보이는데 이는 반찬용이라기보다는 비빔 용도로 만들어진 거라 생각.
쌈채소 대신 생 치커리가 한 접시 담겨나옵니다.
오이냉국을 포함한 기본으로 나오는 밑반찬의 경우 모자랄 때 셀프 바에서 직접 더 가져와 먹을 수 있습니다.
애호박과 팽이버섯, 그리고 양파를 넣고 끓인 된장찌개.
메인 요리인 '쭈꾸미 볶음(1인 11,000원 - 사진의 양은 3인분)'
새빨간 양념에 볶은 쭈꾸미와 숨이 죽지 않은 야채가 굉장히 탱글탱글하게 보여 그런가, 되게 맛있어 보이네요.
좀 맵기야 하겠지만 원래 쭈꾸미볶음 먹으러 오면 매운 건 어느 정도 감수해야 하기 때문에...
밥은 공기 대신 이렇게 커다란 대접에 담겨 나옵니다. 흑미를 넣고 지은 잡곡밥이 기본으로 제공.
밥 위에 쭈꾸미볶음, 그리고 밑반찬으로 나온 무생채와 콩나물, 치커리를 넣고 슥슥 비벼주면...
짜잔~ 쭈꾸미비빔밥 완성!
쭈꾸미 양념의 맛이 꽤 강한 편이라 따로 고추장을 더 넣지 않아도 됩니다. 쭈꾸미 국물도 너무 많이 넣진 마세요.
보기보다 간이 센 편이라 약간 '이렇게 넣으면 싱겁지 않을까...' 란 생각이 들 정도로 쭈꾸미와 국물을 덜 넣어야 합니다.
매콤하고 쫄깃한 쭈꾸미와 아삭한 야채와의 조합이 아주 잘 어울리는 비빔밥입니다. 어우 맛있네요...ㅋㅋ
진짜 매콤한 것 좋아하는 한국인이라면 싫어할 리 없는 맛. 이런 게 한식이 가진 매력이지... 라고 체감할 수 있는 맛.
앞그릇 나온 건 된장국을 담아서...
쭈꾸미비빔밥의 맛이 강해서인지 된장찌개는 상대적으로 조금 맛이 가벼운 편이네요.
고깃집 된장찌개보다 덜 자극적이면서 양파가 들어간 덕에 뒷맛이 살짝 달짝지근하게 남는 편입니다.
좀 짜다 싶으면 밥이나 치커리를 더 넣으면 됩니다. 그리고 아마 성인 남성이라면 밥 한 공기는 더 추가를 해야 할 듯.
밥 추가시 추가요금이 있긴 합니다만, 가격이 1,000원이고 2~3인이 나눠먹어도 될 만한 고봉밥을 담아주기 때문에
2~3명이 방문했다면 밥 하나 정도만 추가해서 나눠서 더 비벼먹으면 좋을 듯 합니다.
추가밥 하나 더해 세 명이 나눠먹으니 양이 딱 맞더군요. 남은 쭈꾸미를 좀 더 넣은 뒤 다시 한 번 비벼 비빔밥으로 완성.
이번에도 어김없이 말끔히 싹 비우고 나올 수 있었습니다. 역시 밥은 이렇게 먹어야 든든함이 오래 가요.
여튼 꽤 맛있는 쭈꾸미를 먹을 수 있는 하남시의 괜찮은 밥집으로 가족끼리 외식은 물론 외지에서 손님이 왔을 때
너무 비싸지 않은 가격에 적당히 맛있는 거 먹기 위해 찾아가기 좋은 가게입니다. 다른 메뉴는 몰라도 쭈꾸미만큼은 합격.
가게 주차장에서 바라본 노을 지는 하늘. 이 날은 추석 연휴의 마지막 날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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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청솔향기 찾아가는 길 : 경기 하남시 미사동로 76(미사동 380-6), 미사경정공원 뒷편
2022. 9. 28 // by RYUNA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