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학교 대학가라 할 수 있는 녹두거리 고시촌. 그 고시촌 초입에 위치한 '정원 쌈밥 보리밥' 이라는 밥집.
모 동생이 여기 일할 때 가봤는데 되게 괜찮다고 하길래 호기심이 들어 주말에 함께 방문해보게 되었습니다.
위치는 최근 개통한 수도권 경전철 신림선 '서울대벤처타운역' 근방에 위치해 있어요. 포스팅 하단을 참고해주심 됩니다.
식당 밖에서도 느낄 수 있듯 주요 메뉴는 한식 위주인데요, 메뉴 가격이 요새 물가 생각하면 저렴한 편입니다.
가격표 보니 그나마 최근에 천원 올린 것 같더군요. 대표메뉴는 가장 왼쪽에 있는 '보쌈정식' 이라고 하네요.
오른쪽 '식사셀프바' 에 서 계신 분이 주인 할아버지, 그리고 그 왼편에 주방이 있는데 주인 할머니가 계십니다.
별도의 직원을 두지 않고 할아버지, 할머니 두 분이 영업하고 있는 작은 식당이에요.
실내는 좀 낡은 올 좌식 테이블.
이 곳에서 꽤 오래 장사를 했는지 테이블이나 바닥, 그리고 방석 등에서 세월의 흔적이 느껴지는 편.
그리고 손님들 비중도 아무래도 연세 있으신 분들이 좀 많은 편인데, 대학가 쪽이라 그런가 대학생들도 간혹 섞여있던...
직원 없이 운영하는 곳이라 모든 것이 다 셀프 서비스인데요,
식기류도 직접 가져오는 것은 물론 음식도 백화점 푸드코트처럼 직접 가져와야 합니다. 심지어 술까지...ㅋㅋ
음식 나오는 곳 옆에 냉장고가 있는데 거기서 술 꺼내서 '술 가져갈께요' 라고 말하면 되어요.
저는 셀프 서비스 아주 좋아합니다. 남에게 뭔가 맡기는 것보다 그냥 내가 원하는 방식으로 가져오는 게 더 편하던...
'보쌈 정식(1인 9,000원 - 사진의 양은 2인)'
커다란 쟁반에 모든 밥과 반찬, 그리고 찌개, 메인 보쌈 등을 한데 담아주는데, 쟁반째 들고 테이블로 가져오면 됩니다.
쟁반이 꽤 무거우니 음식 들고 이동할 때 넘어지지 않게 조심하는 게 좋겠고요.
냉장고에서 참이슬을 직접 한 병 가져왔습니다.
음식 가격이 저렴한 대신 주류 가격이 약간 있는 편인데요, 참이슬 한 병 가격은 5,000원.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쌀밥, 그리고 미역국.
숙주나물.
배추김치.
오이절임. 기본찬이 다 조금씩 나오는데 모자라면 더 주니 안심하고 드시면 됩니다.
아니 애초에 먹을거리가 많아 메인 보쌈과 함께 먹는 보쌈김치 외 밑반찬이 모자라다는 느낌은 없을 듯.
굵은멸치볶음.
짭짤하게 조린 장조림.
쌈장과 슬라이스한 고추, 마늘, 그리고 새우젓.
상추는 주류와 함께 냉장고에 소쿠리째 비치되어 있어 냉장고에서 직접 꺼내와야 합니다.
부추를 듬뿍 넣고 끓인 된장찌개.
안에 팽이버섯, 두부 등을 넣고 끓여 적당히 구수하니 좋네요.
고깃집 된장찌개가 아닌 집에서 끓여먹는 된장찌개를 먹는 듯한 구수함입니다. 국물도 꽤 깔끔한 편이고요.
된장찌개와 함께 뚝배기에 담겨나온 이 음식의 정체는 약간 콩비지와 청국장을 섞어놓은 듯한 느낌.
청국장이라 하기엔 국물이 너무 적고 콩비지라 하기엔 콩 굵기가 굵으면서 청국장 특유의 냄새가 나는 음식입니다.
일단 저는 개인적으로 냄새나는 청국장을 좋아하지 않아 크게 손이 가는 음식은 아니긴 했습니다만
이건 좋아하는 사람은 진짜 좋아할 거란 생각이 드네요. 왠지 제 주변에도 좋아하는 사람이 꽤 있을 것 같다는 느낌.
콩비지, 청국장 같은 것 좋아한다면 맛있게 먹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메인 음식인 '돼지고기 수육보쌈'
큰 접시에 투박하게 썰어 낸 돼지고기 수육을 보쌈김치와 함께 수북하게 담아내었습니다.
사진의 양이 2인분인데, 모자라면 더 준다는 이야기도 같이 간 동생에게 들었습니다. 와, 그니까 이게 2인분이란 말이지...
최근 보쌈정식 논란이라고 해서 12,000원에 보쌈 딱 여섯 점 담겨나오는 정식이 SNS랑 커뮤니티 등에서 퍼지고 있는데
그런 것과 비교해보면 인당 단돈 9,000원에 이렇게 나오는 보쌈이라니... 맛을 떠나 양에서 이미 충분히 합격.
아무래도 삼겹살 같은 비싼 부위보다는 뒷다리살 등을 이용한 보쌈이긴 합니다만
푹 삶아내어 살코기 위주임에도 불구하고 고기가 퍽퍽하지 않고 또 잡내도 꽤 잘 잡은 편입니다. 고기 맛있어요.
이렇게 보쌈김치 올려 쌈으로 싸 먹는 게 제일...!
슬라이스한 마늘과 고추, 거기에 새우젓까지 살짝 올려 푸짐하게 쌈을 싸 먹으면 진짜 행복이란 게 뭔지 알 것 같습니다.
고기가 워낙 많아 고기의 리필 필요성은 느끼지 못했고 대신 보쌈김치를 조금 더 달라 해서 가져왔어요.
보쌈김치라고 하지만 배추는 없이 잘게 썬 무로 무친 무생채에 가깝긴 합니다만 돼지고기와 궁합이 잘 맞습니다.
여기 보쌈 좋아하는 분들이라면 꼭 와 보셔야 할 듯.
매장이 좀 낡고 아무래도 직원 없이 노부부 둘이 하시는 작은 식당이라 위생 같은 부분에서 아쉬움이 있을 수 있겠지만
그런 것에 크게 개의치 않는 사람들에 한해 굉장히 추천하고 싶은 집.
단돈 1만원 미만에 푸짐하게 보쌈을 즐길 수 있다는 것 하나만으로도 찾아갈 만한 메리트가 차고 넘치는 가게에요.
직접 서빙하고 다 먹은 쟁반 반납해야 하는 번거로움이 있지만, 노부부께서도 친절하시고 분위기도 꽤 푸근해서
기회가 된다면 재방문을 해 보고 싶은 식당입니다. 다음에 또 찾아오게 되면 그 땐 제육도 한 번 시켜봐야 할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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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오래간만에 와 보는 서울대학교의 대학가인 '녹두거리'
거의 찾아온 게 5~6년만인 듯. 최근 경전철 신림선 개통으로 이 곳의 접근성이 예전에 비해 훨씬 나아졌습니다.
신림선 종점 바로 전역인 서울대벤처타운역에서 내리면 녹두거리로 바로 들어갈 수 있거든요.
녹두거리에서 발견한 길고양이.
누군가 조국의 미래를 묻거든 고개를 들어 관악을 보게 하라.
...네 봤습니다. 밤에 조명 밝힌 서울대 정문 보니 되게 뭐랄까... 분위기가 남다르다는 느낌이...ㅋㅋ
원래 밥 먹고 커피마실 곳 찾아 걷다보니 서울대 정문이 있는 관악산역까지 오게 되었는데
여기까지 오니 근처에 커피집은커녕 편의점 하나 외엔 가게도 없어 결국 편의점에서 이슬톡톡 하나 사서 마시고 왔습니다.
이거 되게 맛있네요. 호로요이의 한국버전 같은데 호로요이보다 알콜도수도 낮고 더 달콤해서 홀짝홀짝 즐기기 좋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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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원쌈밥보리밥 찾아가는 길 : 수도권 경전철 신림선 서울대벤처타운역 2번출구 하차, 신림로18가길 23(신림동 110-7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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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악구 신림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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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 9. 24 // by RYUNAN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