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선물받은 스타벅스 리저브의 원두, '인도네시아 웨스트 자바' 입니다.
스타벅스에서 판매하는 원두긴 한데, 일반 매장에서도 취급하는 원두는 아니고 리저브에서만 파는 프리미엄 원두에요.
250g 단위로 포장되어 나온 이 원두는 수많은 섬들로 이루어진 국가인 인도네시아의 중심지, 자바 섬에서 생산된 원두로
이 곳의 원두는 1971년부터 스타벅스에 원두를 공급한 지역이라고 하더군요. 이걸 리저브 원두로 만나보게 되었습니다.
참고로 자바 섬은 과거 1616년 네덜란드가 인도네시아에 처음으로 커피 묘목을 가져다 심은 곳으로
이 곳에서 커피 재배가 시작되면서 전 유럽에 커피 붐이 일게 되었다고 합니다. 여러모로 역사와 전통을 지니고 있는 지역.
패키지 뒷부분엔 제품의 정보가 인쇄되어 있는 스티커가 붙어있습니다.
리저브 원두는 일반 스타벅스에서 판매하는 원두에 비해 가격대가 높은 편인데, 이 원두의 가격은 250g 35,000원.
일반 스타벅스 원두가 15,000~16,000원선에 형성되어 있는 걸 감안하면 약 2배 정도의 가격이라 볼 수 있지요.
그래도 저번에 종각점 가서 보니 리저브 원두 중에서는 비교적 싼 축에 속하더라고요. 4만원 넘는 것도 있어 어질어질(...)
검은 바탕에 금색으로 인쇄된 글씨, 그리고 로고는 리저브만의 프리미엄 분위기를 느낄 수 있게 해 줍니다.
패키지를 열었을 때 훅 들어오는 살짝 새콤하면서도 자연적인 향이 첫 인상을 굉장히 좋게 했습니다.
원두가 굉장히 번질번질하면서 기름이 묻은 것처럼 표면이 매끌매끌한데요, 이는 커피 원두를 로스팅하는 과정에서
원두 성분에서 열분해가 발생하며 나오는 자연스런 기름이라 변질된 것이 아니므로 안심하고 마셔도 괜찮습니다.
원두를 핸드 드립 분쇄도에 맞춰 분쇄한 뒤 집에 있는 핸드 드립 머신을 이용하여 내려 보았습니다.
한 잔을 내릴 때 필요한 원두의 양은 마시는 사람의 취향에 따라 조금씩 다를 수 있으나 15g 정도가 적당한 농도더군요.
왠지 괜찮은 커피는 아무 머그잔에나 담지 않아야 할 것 같아 집에 꽤 오래 보존하고 있는 옛 찻잔을 꺼냈습니다.
커피잔이라기보다는 홍차 같은 걸 담아마셔야 할 것 같은 느낌의 디자인이지만 뭐 넘어가고(...)
로스팅 중 열분해 과정에서 나온 오일 때문에 커피 위에 기름이 떠 있는데, 자칫 잔 세척을 안 했다고 오해받을 듯한 느낌.
커피는 살짝 새콤한 산미와 함께 풋내가 느껴지면서 체리의 향이 쓴맛과 섞여 입안에 조화롭게 퍼지는 느낌입니다.
너무 그 산미가 강하지 않고 살짝 입 안에 자극을 주는 정도로만 묘사되면서 절제된 품격이 느껴졌던 기분좋은 맛.
이 커피는 맛도 맛이지마는 원두를 분쇄한 뒤 핸드 드립으로 내릴 때 사방에 퍼지는 향이 좋아 그 쪽의 인상이 더 강했고
맛 못지않게 향으로 즐기는 즐거움이 있었던 커피로 기억될 것 같습니다. 지금은 다 마셨지만 기회가 되면 또 접하고 싶은..
2022. 10. 23 // by RYUNA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