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 전철 1호선 개봉역 근방에 위치한 오리고기집 '손가네 생오리 부페' 를 다녀왔습니다.
여기도 저희 동네에서 정반대쪽에 있는 곳인데 역시 제가 발견했을 리는 없고 주변 사람의 소개를 받아 같이 다녀왔지요.
나중에 보니까 TV 방송에도 출연한 적 있던(생생정보통 계열이지만) 가게기도 합니다. 요샌 딱히 신기할 것도 없지만...
가격이 2022년 맞나 싶을 정도로 상당히 저렴하고 메뉴 또한 엄청 단촐해요.
고기뷔페 이용 가격은 오후 3시 이전까진 12,900원, 그리고 5시 이후(중간 브레이크타임 있는듯)엔 14,900원.
그리고 고기뷔페 이용을 원치 않는 사람들을 위한 식사메뉴도 있습니다. 추어탕이나 삼계탕이나 가격이 꽤 낮습니다.
꽤 오래 전부터 장사를 해 온 가게인 듯. 매장 내부에서 오랜 세월이 만들어낸 낡은 흔적이 곳곳에 엿보이더군요.
그러니까 마치 90년대 고기부페 보는 듯한 느낌. 내부도 원래 좌식이었으나 최근에 입식으로 바뀐 흔적을 볼 수 있고요.
오리고기 불판. 불은 가스렌지 불을 사용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불판 왼편에 작게 구멍이 뚫려 있어 오리고기 구우면서 나오는 기름을 그 곳으로 흘러보낼 수 있습니다.
기본 식기 준비.
저렴하게 운영되는 가게인지라 모든 음식은 다 셀프 바를 이용하여 직접 가져와 차려 먹어야 합니다. 고기까지도요.
오히려 이렇게 직접 가져오는 걸 더 선호하는 저로서는 더 좋은 시스템.
잔치국수 소면이 삶아져 있긴 합니다만, 소면은 가져오지 않았고 잔치국수 국물만 담았습니다.
국물 옆에 양념간장과 김가루가 비치되어 있어 취향껏 담을 수 있습니다.
무초절임과 양배추 채썬 것, 그리고 양파와 마늘.
배추김치.
버섯, 단호박을 비롯한 구이용 야채와 쌈채.
오리고기 주물럭은 크게 세 가지 종류가 있어요. 일반 주물럭, 허브 주물럭, 그리고 양념소스에 버무린 주물럭 2종.
일단 일반 주물럭 반과 허브에 버무린 주물럭 반을 담아왔습니다. 아 사진에서 보이는 것처럼 떡볶이떡도 있고요.
불판 위에 올려놓고 굽기 시작하면 됩니다.
가스불인데다 석쇠가 아닌 후라이팬 같은 불판이라 화력 조절이 어렵지 않아 상당히 굽기 용이합니다.
저 솔직히 숯불 받아서 석쇠에 굽는 게 더 맛있다고 하지만 그 경우 굽는 게 어려워서 그냥 이렇게 굽는 게 더 편합니다.
팽이버섯, 단호박, 마늘 등도 함께 올려 한가득 차려놓고 계속 굽기 시작합니다.
오리고기에서 기름이 상당히 많이 나오는 편. 이렇게 오리에서 기름이 많이 나왔나? 싶을 정도더군요.
그런데 이 기름을 완전히 내보내지 않고 구멍을 살짝 막아 기름 위에 지글지글 끓이는 식으로 조리하는 것도 괜찮던...
적당히 다 익었다 싶으면 익은 고기 위주로 하나씩 건져먹으면 됩니다.
허브에 재운 오리주물럭은 살짝 향긋하면서 잡내 없고 쫄깃쫄깃하게 씹히는 식감이 매력적이군요.
오리고기 자체에 지방이 적당히 붙어있어 퍽퍽하지 않다는 게 가장 큰 장점인 것 같습니다.
솔직히 무한 제공이라고 하지만 단품 오리 주물럭과 비교해도 딱히 무슨 차이점을 느끼지 못할 정도로 아주 맛있었습니다.
그리고 돼지고기라든가 쇠고기 먹는 것에 비해 좀 더 먹을 때 부담이 적게 느껴지는 매력도 있었고요.
쌈으로도 먹고...
오리기름에 지져진 달달하고 촉촉한 단호박도 좋습니다.
이번엔 양념주물럭 2종, 그리고 허브 주물럭을 좀 담아와 봤어요.
양념주물럭의 경우 양념의 기본 베이스는 동일한데 맵지 않은 것, 그리고 매운 것 두 가지 종류가 있습니다.
첫 접시를 해치운 후 두 번째 접시를 다시 불판 위에 올려놓고 굽기 시작.
양념이 과하게 된 건 아니고 적당히 잘 버무려진 정도.
약간 제육볶음 볶은 것처럼 익더라고요.
신기한게 오리고기와 닭고기 두 가지가 서로 비슷한 듯 하면서 이렇게 구워진 것 보면 식감이나 맛이 완전히 다르다는 게...
닭고기는 확실히 닭의 맛이 나는데 오리고기는 구우면 돼지고기나 쇠고기 같은 것과 비슷하게 바뀐다는 게 신기하군요.
양념도 꽤 잘 배어 있는 편입니다. 이건 밥반찬으로 먹어도 잘 어울릴 것 같군요.
매운 양념의 경우 살짝 매콤하긴 합니다만, 막 얼얼한 수준은 아니니 부담 없이 먹어도 될 정도.
적당히 매콤한 제육볶음 같은 것 부담없이 잘 먹는 사람이라면 먹는 데 문제는 조금도 없을 것입니다.
오리고기 이외에도 양념갈비(라는 이름을 쓴 목전지 혹은 목살)라든가 삼겹살이 있어 그것도 조금 가져와 봤습니다.
다만 아무래도 오리고기가 메인이니 삼겹살은 가볍게 맛 보는 용도로만...
뭐랄까 삼겹살도 요새 삼겹살이라기보단 90년대 고기부페에서 봤던 삼겹살 같음...
대패삼겹도 아니고, 그렇다고 두툼한 생삼겹도 아닌 지방 많고 구우면 물 많이 나오는 결코 좋다고는 할 수 없는 삼겹살.
이런 삼겹살의 경우 이렇게 과자처럼 빠싹 익혀먹는 게 더 좋지요.
결코 좋은 질이라곤 할 수 없겠지만 이런 류의 삼겹살은 이 나름대로의 매력이 있기 때문에 꽤 맛있게 즐겼습니다.
일단 냄새라든가 그런 것 전혀 안 났으니 뭐 문제될 건 없지요. 쌈마이함이 가진 그 나름대로의 매력이 있으니까요.
이번엔 양념갈비와 함께 생오리주물럭을 좀 더... 갈비 부위는 아니고 갈비 양념에 재운 목살이지만...
불판 위에 양념갈비와 오리주물럭을 함께 올려놓고 구웠습니다.
목살 양념이 좀 진하게 되어 있네요. 생각했던 것보다 고기 색이 좀 더 진한 편입니다.
그리고 고기에서 나온 양념이 지글지글 끓으면서 카라멜 같은 달콤한 향도 꽤 느껴졌고요.
이것도 노릇노릇하게~
다 익은 뒤 적당히 가위로 먹기 좋게 썰어준 뒤 한 점 한 점 집어먹으면 됩니다.
양념이 살짝 눌어붙어 타면서 가장 먹기 좋은, 그리고 맛있어보이는 수준으로 익었군요.
역시 양념고기는 이렇게 익혀 먹는 게 매력적이라...
이거, 보기엔 별로인 것 같지만 양념의 절묘한 달짝지근함과 고기의 부드러운 식감이 꽤 잘 어울리는 맛입니다.
막 비싼 갈비에 비할 바는 안 되겠지만 되게 맛 없어보이는(?) 굽기 전 외형과 달리 '어, 생각보다 꽤 맛있네' 라는 느낌.
앞서 양념주물럭과 마찬가지로 밥반찬으로 먹으면 최강의 조합을 자랑할 것 같은 맛. 흰쌀밥을 떠오르게 만드는 맛이요.
이 날은 밥을 따로 먹지 않아 그냥 쌈으로만 즐겼습니다.
저도 탄수화물을 조금 피하는 날이었던지라...
정신 없이 먹었던 약 2시간 안 되는 사투의 흔적.
개인적으로 만족도가 기대 이상이었는데요, 돼지고기나 쇠고기 파는 집에선 못 느낀 독특한 개성을 느낄 수 있었고
오리고기의 경우 그 퀄리티가 단품으로 파는 곳 못지않게 상당히 높았던지라 가성비 또한 매우 발군이었습니다.
여기는 다음에 또 가도 될 것 같아요. 기회가 된다면 맛있는 오리고기 먹으러 다시 한 번 가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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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S : 개봉역 근처에 있는 커피콩콩이라는 커피 전문점인데, 가게 이름이 참 누구 생각나게 만드는군요.
PS : 개봉역 근처에 있는 커피콩콩이라는 커피 전문점인데, 가게 이름이 참 누구 생각나게 만드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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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손가네 생오리 부페 찾아가는 길 : 수도권 전철 1호선 개봉역 1번출구 하차, 개봉고가차도 사거리에서 대각선 건너 위치
2022. 11. 2 // by RYUNA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