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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여행/2022.12 타이완 타이베이,타이중(22~26)

2023.5.15. (21) 맛있는 펑리수와 따끈한 차, 그리고 고양이가 있는 카페, 숨바꼭질(躲描描 - Hide & Seek Cafe) / 포스트 코로나시대, 다시 시작하는 해외여행, 타이완(TAIW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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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트 코로나시대, 다시 시작하는 해외여행, 타이완(TAIWAN)
(21) 맛있는 펑리수와 따끈한 차, 그리고 고양이가 있는 카페, 숨바꼭질(躲描描 - Hide & Seek Caf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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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허우퉁(猴硐) 고양이 마을 포스팅 두 시간 넘게 정성들여 쓴 게 석연찮은 이유로 홀랑 날아가버리는 바람에

멘탈이 상당히 흔들려 있는 상태인데, 이내 멘탈 차분하게 가다듬고 다시 여행기를 이어서 쓴다.

 

허우퉁 마을 윗쪽 언덕으로 올라오면 사진과 같이 카페들이 쭉 늘어서있는 다소 낡고 길쭉한 건물 하나를 볼 수 있는데

이 구역은 관광객들이 들리기 좋은 허우퉁의 대표 카페촌(?) 으로 여기서 가벼운 차와 디저트, 그리고 식사를 즐길 수 있다.

약 5~6곳의 카페들이 영업을 하고 있으며 고양이 마을답게 다들 고양이를 테마로 한 카페로 운영 중인 걸 알 수 있음.

 

4년 전의 지난 여행 땐 이 카페 구역을 발견하지 못하고 그냥 지나쳤으나, 이번엔 카페가 있는 걸 확인했기 때문에

여기서 잠시 차 마시고 쉬어갈 시간을 갖기로 했다. 다만 이 많은 카페 중 어디로 가야 할 지는 아직 정하지 않은 상태고

사전에 '어딜 가야겠다' 라는 목적이 있었던 것도 아니라 그냥 바깥 분위기를 보고 감에 맡겨 들어가보기로 했다.

 

 

많은 카페 중 나와 친구가 선택한 곳은 이 곳.

한자 표기는 '躲描描', 현지 발음은 'Duǒ miáo miáo (듀오 먀오 먀오)', 그리고 영어 표기는 'Hide & See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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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말로 해석하면 아주 익숙하고 정겨운 단어, '숨바꼭질'

 

 

가게 입구에 메뉴판이 붙어 있어 어떤 메뉴를 판매하는지 알 수 있다.

한자와 함께 영어 표기도 함께 되어 있어(한글 표기는 없지만) 영어를 통해 대략 어떤 메뉴인지 파악 가능.

또 일본인 관광객들도 찾는 곳이라 그런가, 왼편에 나무로 만든 일본어 간판도 고양이 종과 함께 걸려있는 걸 볼 수 있다.

 

 

이미지 사진도 함께 걸어놓았는데, 타이완의 대표 과자인 '펑리수' 도 판매하고 있다.

다만 조금 특이한 점이라면 그냥 평범한 정사각형, 혹은 직사각형 모양의 펑리수가 아닌 '고양이 모양' 펑리수.

사실 이 가게를 선택하게 된 가장 큰 이유가 이 '고양이 펑리수' 때문이었음. 저걸 어떻게 안 시킬 수 있겠어...!!

 

 

실내에서 바라본 출입문, 그리고 창가 쪽 모습.

출입문 바로 오른편에 둘이 앉을 수 있는 창가 쪽 테이블이 있는데, 마침 자리가 비어있어 저 쪽에 자리잡고 앉았다.

 

 

창가에 앉아 바라본 카페 내부.

그다지 규모가 크지 않고 내부도 약간 산만함이 있지만, 조명 탓일까 뭔가 되게 따스한 분위기라는 게 있다.

산 속에 위치한 허우퉁 마을에 이상한파고 바깥이 꽤 쌀쌀했는데 그 때문에 내부가 더 따뜻하게 느껴진 것도 있을 듯.

 

 

화장실을 가려면 저 커튼 너머 주방을 거쳐 이동해야 하는데, 커튼 아래 무언가가... 어ㅋㅋㅋㅋ?

 

 

매장 이곳저곳에 설치되어 있는 각종 고양이 관련 소품.

고양이 모양의 쿠션부터 시작하여 고양이 종, 고양이 모빌, 거기에 고양이가 자는 집까지 만들어져 있었다.

 

 

내가 앉은 테이블 바로 왼편에 놓여 있었던 고양이 사진이 있는 탁상 달력.

갔을 때가 2022년 12월이었으니 이 탁상 달력도 딱 한 장만 남은 상태.

 

 

허우퉁역 승강장을 차지하고 있는 고양이들의 모습을 배경으로 한 입체 액자.

액자 오른편에 이 그림을 만든 작가의 이름과 사진, 그리고 짧은 설명이 함께 담겨 있다.

 

 

이 카페의 주소는 '224번지'

그런데 어째서인지 매장 안 액자엔 223번지 벽돌 건물의 창틀 위에 앉아있는 고양이가 있다. 왜...??

 

 

그리고 다른 한 쪽 벽을 가득 채우고 있는 카페를 방문한 사람들의 수많은 사진.

방문객과 고양이, 그리고 고양이를 안고 있는 방문객들의 사진이 함께 섞여있는 카페의 역사가 느껴지는 사진첩.

 

 

매장 한 쪽엔 색연필와 함께 연습장이 여럿 놓여있는데

카페에서 차 마시는 동안 이 색연필과 종이를 이용해 고양이 그림을 자유롭게 그릴 수 있다고 한다.

 

 

이렇게 그린 고양이 그림을 주인에게 주면 저렇게 테이블 유리 안에 넣어놓는다는데

디테일하게 그린 것부터 가벼운 캐리커쳐처럼 그린 것까지, 꽤 많은 사람들의 고양이 그림 흔적을 발견할 수 있었다.

 

...사실 나도 여기서 차 마시는 동안 고양이를 한 마리 그렸는데, 주인 아주머니께 드리니 되게 좋아하시더라고...ㅋㅋ

비록 이 포스팅에 사진을 싣진 않았지만 이 카페 테이블에 내 그림이 함께 있을지도 모르겠다...^^;;

 

 

카페가 꽤 높은 지대에 위치해 있어 그런지 창가 너머로 산속 마을의 탁 트인 풍경을 볼 수 있다.

조금 아랫쪽으로 내려다보면 열차가 다니는 선로, 그리고 허우퉁역의 모습도 볼 수 있다.

 

 

나만 풍경을 보는 게 아니라 이 고양이들도 함께 창 밖의 풍경을 본다.

이런 식으로 소소하게 다양한 소품들을 가져다놓은 모습, 화려하지 않고 소박하고 아기자기한 이 느낌이 좋더라.

 

 

숨바꼭질 카페의 메뉴판.

외국인 관광객들을 위한 영어 메뉴판이 따로 있어 주문하는 데 그리 어려움은 없는 편.

기본 커피는 80NT$(약 3,500원) 정도로 타이완 기준으로는 약간 비쌀 수도 있는데, 우리 기준으론 전혀 안 비싼 가격.

커피 음료 외에도 주스라든가 밀크티 등의 마실거리가 꽤 다양하고 케이크, 브라우니, 그리고 고양이 펑리수가 있다!

 

비프 스튜나 플래터 등의 식사 메뉴도 있어 가벼운 식사를 즐기는 것도 가능. 다만 맥주를 팔고 있는 것 같진 않았지만...

 

 

주문한 음료와 펑리수가 도착하여 창가 쪽 방향을 배경으로 하여 컨셉샷(?)을 한 컷.

 

 

사실 실내 말고 창가 쪽에 자리잡은 이유가 이런 모습의 디저트 사진을 남기고 싶은 것도 있어서...

접시에 소박하게 담겨 나온 고양이 펑리수, 그리고 포크 오른쪽의 고양이 발자국 모양 받침은

사실 컵받침이 아니라 머그잔 윗부분을 덮는 컵뚜껑으로 제공된 것이다. 음료가 나올 떄 저 뚜껑이 덮인 채로 나오더라.

 

 

이걸 어떻게 먹어야 되나 싶을 정도로 예쁘게 담겨 나온 '수제 고양이 파인애플 펑리수(100NT$, 약 4,300원)'

고양의 얼굴 모양의 틀에 파인애플 케이크를 구워 낸 뒤 초콜릿 소스로 눈과 코, 그리고 수염을 만들었다.

 

 

생각했던 것 이상으로 음료, 그리고 펑리수가 너무 소박하고 예쁘게 담겨 나와 사진을 계속 찍게 되네.

게다가 머그컵도 그냥 평범한 머그컵이 아닌 고양이가 그려진 머그컵이고... 아, 이런 감성 너무 좋다.

 

 

귀엽고 아기자기한데다 탁 트인 정취를 좋아하는 사람들이라면 여기 되게 만족해하지 않을까.

나도 그렇지만 특히 여성들, 혹은 커플들끼리 여행을 와서 즐기면 되게 괜찮은 곳일거란 생각이 드는 공간이었다.

 

물론 나처럼 이성이 아닌 동성 친구끼리 와도 좋은 곳임에는 변함이 없다.

 

 

머그잔 디자인 때문인지 카페라기보다는 가정집에서 대접받는 듯한 기분이 들었던 따끈한 차.

 

 

이 차의 이름은 '용안(롱안, 龍眼 - Longan) 밀크티' 로 가격은 80NT$(약 3,500원)

 

 

용안(龍眼)은 열대과일의 일종으로 중국 화남 지방의 4대 과일로도 꼽힌다고도 하는데,

일단 우리나라에서는 볼 수 없는 과일인 듯, 나는 처음 본다. 과육의 모양이라든가 씨앗이 흡사 리치와 비슷하게 생겼다.

이 열매와 씨앗의 모습이 흡사 용의 눈을 닮았다고 하여 '용안' 이라는 이름이 붙었다고 한다.

 

밀크티 안에 말린 용안 열매가 들어있는데 쫀득쫀득하게 씹히는 맛이 있는데, 밀크티의 맛이 섞여있음에도 불구하고

과일 특유의 향이 밀크티 안에 자연스레 녹아들어 있는 걸 알 수 있었다. 일반 밀크티보다 좀 더 프루티하다고 해야 하나,

은은한 달콤함은 남아있으면서 유제품 특유의 묵직함 대신 가볍고 깔끔한 산뜻함이 크게 느껴지는 괜찮은 맛이었다.

뭣보다 따끈하게 끓인 이런 밀크티 한 잔이 관광지 카페에서 마셔도 3,500원밖에 안 한다는 게 너무 매력적이지 않나...

 

 

이 예쁜 걸 어떻게 먹으라고...(라고 말하며 사정없이 포크를 내리꽂는다)

 

 

펑리수 안엔 여느 펑리수와 마찬가지로 달콤하고 찐득한 파인애플 잼이 샌드되어 있다.

관광지 카페 펑리수라고 해서 전혀 내용물이 부실하지 않고 파인애플 잼이 가득 차 있는 제대로 만든 수제 펑리수.

 

 

와, 이거 생각 이상으로 되게 맛있다...?

 

진짜 유명 펑리수 전문점에서 제대로 만들어 파는 것 이상으로 케이크는 되게 촉촉하고 파인애플 과육도 쫀득쫀득.

그냥 이 펑리수 자체를 선물세트로 만들어 팔아도 '하나 사 갈만하지 않을까?' 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만족도가 높았다.

같이 간 친구 역시 처음엔 그리 큰 기대를 하지 않았는데, 기대 이상으로 맛있는 펑리수라며 상당한 극찬...!!

이 친구 맛있다고 반응 보이는 게 그리 자주 볼 수 있는 경우가 아닌데, 얘가 맛있다고 하면 이건 진짜 맛있는 게 맞다.

 

펑리수가 담긴 접시 아래 초콜릿 시럽과 딸기 시럽, 그리고 생크림이 뿌려져 있어 함께 먹으면 더 맛있게 먹을 수 있다.

특히 생크림과 펑리수의 조합은 생각도 해본 적 없는데, 생크림의 촉촉함이 펑리수를 훨씬 부드럽게 만들어주더라.

 

 

음료와 디저트 둘 다 기대 이상의 만족이었던 카페 '숨바꼭질' 의 '롱안 밀크티' '고양이 파인애플 펑리수'

이 정도면 다른 음료나 디저트도 꽤 수준급일거란 생각이 들었지만 우리는 이걸 맛본 정도로 만족.

 

 

허우통 마을에 사는 길거리 고양이와 달리, 여기는 카페 안에서 키우는 고양이가 있다.

일단 한 마리는 우리가 앉아있는 테이블 바로 오른편의 집 안에서 세상 제일 편한 모습으로 푹 자고 있더라고.

너무 곤히 자고 있어 건드리면 안 될 것 같은 느낌.

 

그리고 또 한 마리가 있는데... 얘는 대체 어디 있나 봤더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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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팔ㅈ 아니 고양이 팔자 상팔자(...)

와 진짜 이렇게 편하게 퍼질러자는 녀석 또 처음 봄...ㅋㅋ

 

벽 쪽 손님 테이블 하나를 앉을 수 없게 통째로 독차지하고는 그 곳에 푹 퍼진 상태로 열심히 주무시고 계신다.

다만 고양이집 안에서 자는 녀석과 달리 얘는 약간 선잠을 자는 듯. 자면서도 중간에 한 번씩 깨고 움찔움찔 하더라고...

 

 

잠깐 깬 걸 보자마자 급히 달려가 필사적으로(?) 쓰다듬는 친구.

자다 깨서 귀찮은 건지, 아니면 쓰다듬어 주는 게 좋은 건지 계속 쓰다듬는 동안 싫어하는 반응이 전혀 없었다.

좋게 얘기하면 싫어하지 않는다는 거지, 조금 나쁘게 얘기하면(?) 계속 만지는데도 별다른 반응이 없었달까...

 

 

아직 잠에서 덜 깬 것 같은데... 계속 눈을 게슴츠레 떠서 정신 차리려 하는 중.

 

 

이제 조금 정신을 차린 듯.

 

 

핥짝~!!

 

 

바깥에 있는 고양이들보다 덩치도 훨씬 크고(거의 돼냥이 수준) 표정에서 약간 기품이 느껴진다고 해야 할까.

다른 바깥의 평범한 고양이들과 달리 뭐랄까 관록이 느껴지는 표정을 짓고 있다. 얘는 몇 살일까...

 

 

아, 졸려 귀찮아... 그냥 다시 자고 싶은 듯한 표정.

 

 

그래도 일단... 어떻게든 일어나야겠지?

 

 

테이블에서 바닥으로 내려온 녀석.

매장 곳곳을 천천히 돌아다니면서 매장에 방문한 손님들의 사랑과 카메라 세례를 동시에 받는 중.

 

 

이렇게 보니 덩치가 진짜 크긴 큰데, 그래도 고양이 특유의 사랑스러움은 감출 수 없다.

수많은 손님들과 만나는 집고양이답게 얘도 사람에 대한 경계심이 별로 없어 함께 있는 동안 되게 편안해 보이더라고.

큰 덩치에 이 우유부단한 성격으로 그동안 얼마나 많은 관광객들의 마음을 사로잡았을까, 이 마성의 고양이 같으니...!!

 

허우퉁 고양이 마을의 224호 카페 '숨바꼭질(躲描描)'

이 건물의 다른 카페도 물론 저마다의 개성이 담겨 있는 좋은 공간이겠지만, 어딜 가야 할지 확신이 서지 않는다면

꼭 이 곳을 선택하여 한 번 들러볼 수 있길 바란다.

낡았지만 아늑하고 따뜻한 분위기, 맛있는 차와 디저트, 거기에 고양이까지 있는데 이보다 더 완벽한 게 또 어디 있을까?

 

 

카페 내부에서 보고 경악했던 2023년 1월 달력.

중화권 국가의 '춘절' 이 최대 명절이자 연휴라는 건 익히 알고 있었지만 1주일 넘게 빨간날이라는 건 이 때 처음 알았다.

와, 진짜 이 정도로 오래 쉬는 연휴가 왜 우리나라엔 없는 걸까...;;

 

 

4년만에 다시 찾은 허우퉁 고양이 마을 역시 아련하고 좋은 기억으로 머릿속에 간직될 것 같은데

그 좋은 기억으로 남게 된 가장 큰 이유는 역시 이 카페 때문이 아닐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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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게 언제가 될지 비록 정확한 시기는 알 수 없지만, 허우퉁 고양이 마을은 언젠가 타이완을 오면 꼭 다시 찾을 것이고

그 날이 다시 온다면 또 한 번, 이 맛있는 밀크티와 펑리수, 그리고 고양이들과 함께 행복한 시간을 보낼 것이다.

그리고 이 카페에서의 행복한 시간을 최대한 많은 사람들과 공유하고 싶다.

 

(허우퉁 카페 躲描描 구글지도 링크 : https://goo.gl/maps/RcPskkxKhADrvgeL7?coh=178572&entry=tt)

 

Hide & Seek Café (Hide and Seek) · No. 223號, Chailiao Rd, Ruifang District, New Taipei City, 대만 224

★★★★★ · 카페

www.google.co.kr

= Continue =

 

2023. 5. 15 // by RYUN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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