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로그를 통해 여러 번 소개한 적 있는 하남시의 중화요리 전문점 '왕비성' 을 오래간만에 다시 찾았습니다.
검단산 등산로 바로 아래 있는데, 가게 간판은 좀 그래도(...?) 여기 웬만한 정통 중화요리 레스토랑보다 음식 잘 해서
동네 사람들에게는 꽤 알려진 곳이기도 하지요. 가게 앞에 주차공간도 작게나마 있어 차 끌고 오는 것도 가능합니다.
이번에는 식사 메뉴판을 한 컷.
오래간만에 방문하니 가격이 조금씩 올랐더라고요. 뭐 어쩔 수 없다는 건 알지만, 그래도 메뉴판 가격 새로 붙은 거 보면
좀 아쉽다는 생각이 드는 건 어쩔 수 없나봅니다.
물병과 함께 테이블에 기본 비치되어 있는 양념통, 그리고 식기류.
앞접시가 함께 비치되어 있어 따로 달라 요청하지 않고 그냥 자유롭게 쓸 수 있어 좋습니다.
기본 식기, 간장 준비.
찬은 단무지와 양파, 춘장 약간, 그리고 짜사이가 함께 나옵니다.
모자란 찬은 셀프 바를 이용하여 직접 더 가져올 수 있고요.
제가 이 집 정말 좋아하는 이유 중 하나가 이 짜사이 때문이기도 한데요,
제가 여태까지 먹어본 중화요리 전문점의 짜사이 중 이 집이 제일 맛있어요. 그냥 맛있는 게 아니라 압도적으로 말이지요.
물론 대림동, 건대 같은 중국인 거리의 현지인 음식점에서 나오는 엄청 짠맛 강한 짜사이랑은 거리가 상당히 먼 편인데
양념을 완전히 한국 사람 입맛에 맞춰 새롭게 하여 매콤하면서 달짝지근하고 아삭아삭한 식감이 느껴지는 게
다른 요리 없이 이 짜사이 하나만으로도 밥 한 끼를 거뜬히 먹을 수 있을 정도로 그 만족도가 아주 높습니다.
다른 요리도 좋지만 진짜 여긴 짜사이 맛집. 이건 인정할 수밖에 없음(...)
요리로 주문한 탕수육.
소스가 따로 담겨 나옵니다. 기본이 찍먹으로 나오는데, 취향껏 부먹으로 먹어도 되고 편한 대로...
소스는 다른 중화요리 전문점 탕수육에 비해 색이 좀 진한 편.
저는 크게 가리지 않는다지만 굳이 고르라면 찍먹보다는 부먹을 좀 더 선호하는 편이라
같이 간 친구에게 양해를 구한 뒤 부먹을 선택. 이렇게 소스를 부어야 좀 더 먹음직스럽게 보이는 것도 있고요...
찹쌀탕수육(꿔바로우) 메뉴가 따로 있긴 한데, 꼭 그게 아닌 일반 탕수육도 튀김옷이 쫀득쫀득한 편입니다.
적당히 쫀득한 튀김옷 속에 돼지고기가 알차게 들어있고 달달한 소스와의 조합도 흠 잡을 곳 없이 매우 좋습니다.
진짜 잘 하는 집 탕수육은 볶먹이 기본이라지만, 여긴 그런 전문점 탕수육과 비교해도 전혀 꿀리지 않을 정도로 좋아요.
이번에 처음으로 시켜보는 '사천짜장(9,000원)'
각종 야채와 해산물을 길쭉하게 썰어 매콤하게 볶아낸 짜장으로 제가 생각한 그것과 너무 달라 첫 인상은 조금 당황.
저는 매운 짜장이라고 해도 그냥 기본적으로 까만 춘장 소스 베이스인 줄 알았는데 전혀 아니었거든요.
얼핏 보면 짜장면이 아니라 국물 없는 볶음짬뽕 같은 이미지에 더 가깝습니다만, 일단은 짜장입니다.
그리고 되게 매콤한 향이 풍겨나오는 게 특징. 야채와 해산물 건더기도 상당히 알차게 넣었습니다.
적당히 먹을 만큼 앞접시에 덜어서...
와, 이거 엄청 맛있는데요... 왜 그동안 이런 메뉴를 전혀 모르고 있었지 싶을 정도로 진짜 괜찮아요.
적당히 달짝지근하면서 기름진, 그리고 얼얼함까진 아닌 기분 좋은 매콤함이 입 안에 남는 감칠맛있는 사천짜장인데
재료의 아삭아삭하게 씹히는 맛과 상당히 잘 어우러집니다. 좀 자극적이지만 중독성있게 계속 들어가는 매력이 있어요.
이건 면도 면이지만 남은 소스에 밥 비벼먹어도 좋을 것 같다는 느낌. 생각 이상으로 만족도가 매우 높았습니다.
왕비성의 시그니처라고도 할 수 있는 '볶음밥(8,000원)'
일반적인 중화요리 전문점 볶음밥과 달리 베트남 요리 전문점의 볶음밥처럼 숙주가 들어가고 색이 진한 것이 특징.
그리고 짜장 소스가 함께 담겨나와 따로 먹기도 좋고 함께 비벼먹기도 좋습니다.
볶음밥 자체에 굴소스 베이스의 간이 잘 배어있어 그냥 먹어도 심심하지 않고 간간하니 아주 맛있습니다.
숙주가 아삭아삭 씹히는 것이 중화요리가 아닌 동남아 풍의 볶음밥을 맛 보는 느낌. 밥알은 물론 고슬고슬하고요.
여기 짜장 소스가 좀 달짝지근한 편인데(전반적으로 이 가게 음식들의 간이 단맛이 강한 편이긴 합니다)
그 달짝지근한 짜장과 볶음밥의 조화도 되게 좋아요. 뭐 진짜 고수들이 만들어내는 볶음밥은 짜장 소스를 안 낸다지만
꼭 다 그런 건 아닙니다. 그리고 저는 솔직히 짜장소스 안 주는 것보다 이렇게 따로 주는 걸 더 좋아하기도 하고...
볶음밥과 함께하는 국물은 짬뽕국물이 나오는데, 야채만 들어가는 게 아닌 해산물도 꽤 넣어주는 편입니다.
아마 단품 짬뽕 끓일 때 사용하는 국물을 함께 쓰는 듯. 서비스로 나온 국물도 상당히 실합니다.
맛 또한 단품 짬뽕과 동일한 맛. 밥 넣으면 미니 짬뽕밥이 만들어질 수도 있겠네요.
단품 식사로 사천짜장과 볶음밥 하나씩 시킨 뒤 공기밥 하나 추가해서 짜장 소스에 밥 반절 비비고 짬뽕 국물에
남은 밥 반절 비벼서 함께 즐기는 것도 괜찮겠습니다. 물론 둘이, 혹은 혼...자서 다 먹을 수 있다면 말이지요.
음식이 전반적으로 달달하고 자극적인 맛이 강한 곳이긴 하지만, 애초에 튀기고 볶고 기름 많이 쓰는 중화요리에서
담백하고 깔끔한 맛을 기대한다는 것도 넌센스이기도 하고... 중화요리 고유의 특징을 아주 잘 살려내어 맛깔나게 조리하는
꽤 괜찮은, 아니 하남시에서 제일 좋아하는 중화요리 전문점 '왕비성' - 동네 오신 분들께 항상 소개하고 싶은 가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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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왕비성 찾아가는 길 : 지하철 5호선 하남검단산역 3번출구, 검단산 등산로 입구 애니메이션고등학교 맞은편 위치
http://naver.me/Fslq2hNx
왕비성 : 네이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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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 7. 10 // by RYUNAN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