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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여행/2023.3 부산

2023.7.20. (6) 잊을 수 없는 뒷고기와 파채의 환상조합, 오늘 김해 뒷고기 하단본점(부산 하단동) / 2023년 3월 첫 국내여행, 부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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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 3월 첫 국내여행, 부산

(6) 잊을 수 없는 뒷고기와 파채의 환상조합, 오늘 김해 뒷고기 하단본점(부산 하단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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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그네이트 카페 이후 여기저기 이동한 곳이 있긴 했지만

별도의 포스팅으로 따로 뺄 만한 것이 없어 중간 사진은 거의 없고, 밤으로 시간 이동을 해 버렸습니다(...)

낮에 만난 친구들과 헤어지고 저녁에 다른 분들 만나 같이 밥 먹으러 이동한 곳은 부산 하단 쪽에 위치한 고깃집

'오늘 김해 뒷고기' 라는 가게입니다. 하단에 있는 본점 외에 경상도 몇 지역에 지점을 운영하고 있는 고깃집이라고 해요.

 

지금 찾아보니 본점 포함 총 다섯 곳의 매장이 운영 중이더군요.

하단 본점, 서면점, 김해외동점, 울산달동점, 그리고 포항쌍사점. 전부 경상도 쪽에 몰려 있는 소규모 프랜차이즈입니다.

 

 

워낙 인기 있는 가게인지 가게 앞에 이렇게 대기용 의자가 따로 놓여 있었습니다.

다행히 제가 방문했던 시간대엔 대기 손님이 없어 바로 들어갈 수 있었지만요.

 

 

본점이라 해도 실내는 그리 넓지만은 않은 편. 그냥 평범한 동네 고깃집이라는 느낌입니다.

고기 먹으러 온 손님들로 테이블은 가득 차 있지만, 그렇다고 너무 시끄럽지 않고 적당히 왁자지껄함이 묻어나는 분위기.

 

 

수도권 사람들에게 '뒷고기' 라고 하면 좀 생소하게 들릴 수 있어요. 사실 수도권에는 없는 명칭이거든요.

경남 김해가 본고장인 '뒷고기' 는 돼지고기를 팔기 위해 나누고 자르며 떼어낸 잡다한 자투리고기를 말한다고 합니다.

정식으로 판매하지 않는 '뒤로 나가는 고기' 에서 이름이 유래되었는데, 그 자투리 고기들을 한데 모아 구워먹기 시작한게

현재 뒷고기의 시초가 되었다고 해요. 위키 쪽에 뒷고기에 대한 내용이 있으니 재미로 한 번 읽어보셔도 좋을 것입니다.

다른 고기 부위와 달리 쫄깃쫄깃한 식감이 굉장히 매력적이고 또 일반적인 부위보다 가격이 저렴한 것도 장점.

 

(나무위키 뒷고기 : https://namu.wiki/w/%EB%92%B7%EA%B3%A0%EA%B8%B0)

 

뒷고기 - 나무위키

이 저작물은 CC BY-NC-SA 2.0 KR에 따라 이용할 수 있습니다. (단, 라이선스가 명시된 일부 문서 및 삽화 제외) 기여하신 문서의 저작권은 각 기여자에게 있으며, 각 기여자는 기여하신 부분의 저작권

namu.wiki

 

 

오늘 김해 뒷고기의 경우 여러 자투리 부위를 모은 게 아닌 돼지 전지 부위를 사용한다고 합니다.

 

 

가게 안에 TV가 있는데, 일반 방송이 아닌 가게 홍보 영상이 끊임없이 반복되어 나오고 있던...

 

 

판매하는 구이용 고기는 뒷고기 단 하나 뿐.

가격은 110g 기준 5,000원으로 최소 주문 단위는 3인분(330g) 부터라고 합니다. 약간 애매하게 느껴지는 양이긴 한데

100g 단위로 계산하면 약 4,500원 정도니 확실히 삼겹살이라든가 다른 돼지고기 부위에 비해 저렴한 편이긴 해요.

 

그리고 여기 무엇보다도 2023년 현재 기준으로 소주가 한 병 3,000원이거든요...!!!

저야 소주를 별로 좋아하지 않지만 소주 좋아하는 사람들이라면 진짜 쌍수들고 환영할 만한 가격.

서울의 경우 한 병 5,000원 받는 곳도 이제 심심치않게 찾아볼 수 있는데, 2023년에 소주 한 병이 식당에서 3,000원이라니.

 

메뉴판에는 뒷고기 구워먹는 방법에 대한 안내가 함께 적혀있습니다. 일반적인 고기 굽는 것과 방법이 좀 다릅니다.

 

 

앞그릇와 함께 기본 식기 준비.

 

 

쌈야채로 나온 적상추와 고추, 고추는 땡초급의 엄청 매운 청양고추라 하나 먹고 더 입에 대지 못했습니다(...)

 

 

뒷고기를 구워먹는 데 있어 엄청나게 중요한 역할을 하는 콩나물 파절이.

미리 고추장 양념이 다 무쳐진 상태로 제공되어 그냥 먹어도 맛있는데, 이건 뒷고기 구울 때 함께 조리해야 더 좋습니다.

 

 

기본 찬으로 나온 오이피클.

 

 

잘게 채썬 김치도 뒷고기 조리시 꼭 필요한 것 중 하나.

 

 

간장에 절인 양파.

 

 

무생채.

 

 

마지막으로 마늘과 쌈장. 여기까지가 고기와 함께 기본으로 제공되는 찬입니다.

추가 찬은 더 가져다달라 요청하면 가져다주니 적당히 먹을 만큼 즐기면 될 것 같아요.

 

 

고기 불판이 올라가고 가스불이 켜졌습니다.

숯불 대신 가스불을 사용하는데, 숯을 더 좋아하는 사람도 있겠지만 저는 화력 조절이 자유로운 가스불이 더 편하더군요.

 

 

뒷고기(110g 5,000원) 등장.

적당히 달궈진 불판 위에 뒷고기를 바로 올렸습니다.

 

 

특별한 모양이나 결, 고른 크기 없이 적당히 뭉텅뭉텅 투박하게 썰어 내어온 뒷고기.

확실히 수도권에서 고기 먹을 때 이런 식으로 담겨나온 부위는 보지 못했어요. 이게 경상도 사람들 좋아하는 뒷고기구나.

 

여튼 일단 투박하고 적당적당하게 썰어져 나온 고기를 굽기 시작합니다.

 

 

여기서부터가 진짜 중요한데요, 고기가 어느 정도 익었을 때 고기를 가장자리로 빼놓은 뒤

고기 구웠던 가운데 자리에 좀 전에 나온 잘게 썬 김치를 얹어서 한 번 더 구워줍니다.

그리고 김치가 어느 정도 익었을 때 마지막으로 파절이를 전부 불판 위에 올려 김치와 섞어 숨이 죽을 때까지 굽습니다.

 

 

김치와 함께 섞은 파절이 숨이 어느 정도 죽고, 고기가 다 익었다 싶었을 때 먹으면 됩니다.

한 쪽에 살짝 공간을 내어 마늘 굽는 것도 빼놓으면 안 되겠지요.

 

 

이건 먹어보지 않아도 알겠다. 엄청 쫀득쫀득하고 촉촉할 것 같아...!!

일반적인 삼겹살이라든가 목살 구운 것과는 확연히 다른 모양새인데 외관만 봐도 엄청 촉촉할 것 같이 잘 구워졌습니다.

 

 

부산에 왔으면 왠지 대선을 마셔야 할 것 같지만, 오늘의 소주는 대선 대신 참이슬로 시작.

 

 

대신 잔은 대선 전용잔이 나오네요.

평소 소주를 별로 좋아하는 편은 아니나, 어쩌다 한 번씩 입에 달짝지근에 짝짝 달라붙는 날이 있는데, 그 날이 오늘.

 

 

처음 먹어보는 뒷고기는 생각했던 것 이상으로 굉장히 맛있었습니다.

삼겹살이라든가 목살 같은 우리가 흔히 먹는 다른 돼지고기 부위랑은 확연히 달라요. 일단 부위는 목전지이긴 하고

굳이 비슷한 부위를 꼽자면 목살 쪽이긴 한데, 일반적인 목살보다 훨씬 더 촉촉하고 쫄깃하게 씹히는 깊이가 다릅니다.

 

 

그리고 왜 파절이와 김치를 그냥 먹지 않고 한 번 구워서 같이 먹으라고 하는지 알 것 같아요.

첫 점은 그냥 고기만 맛보며 쫄깃한 식감만을 느꼈는데, 뒷고기의 맛을 완성시키는 덴 파절이와 김치가 필수라는 걸.

맛의 깊이가 완전히 달라집니다. 파절이와 돼지고기는 원래부터 궁합이 잘 맞았다고 하지만

그래도 이렇게 찰떡같이 달라붙는 궁합은 처음 겪어봅니다. 아니 파절이, 김치가 이렇게 돼지고기와 잘 맞았나...?

 

 

당연하겠지만 쌈과의 궁합도 훌륭.

노릇하게 구운 마늘 두 점 올려서 쌈으로도 풍성하게. 파절이 자체에 간이 잘 되어있어 쌈장은 따로 필요없습니다.

진짜 이번에 고기 먹을 때 기본찬으로 함께 제공된 쌈장은 아예 손도 안 댔어요.

 

 

이번에 뒷고기라는 걸 처음 먹으면서 꽤 중요한 걸 배웠는데, '파절이를 고기와 함께 구우면 더 맛있어진다는 점'

다음에 꼭 뒷고기가 아니더라도 삼겹살집이라든가 다른 돼지고기구이집 가면 시도를 해 봐야 할 것 같습니다.

 

 

뒷고기 두 개(220g) 추가. 고기 불판도 새로운 불판으로 갈아끼웠습니다.

2인분이라고 말하지 않는 이유는 개인적으로 고기 110g이 1인분이라고 절대 생각하지 않기 때문이라는 자존심도 약간.

여기 고기 판매 단위가 100g 단위가 아닌 110g 단위로 판매하는 것도 약간은 더 저렴해 보이게 하려는

(실제로도 다른 고깃집에 비해 저렴하지만) 의도가 어느 정도 숨어있는 게 아닐까 싶기도 합니다.

 

 

두 번째 판에 올라간 고기도 열심히 구워서...

 

 

김치와 파절이를 추가로 준비.

 

 

첫 번째 불판보다 훨씬 더 많은 파절이와 김치, 그리고 생마늘을 넣어 숨이 죽을 때까지 노릇노릇 구웠습니다.

고기 먹을 때 파절이 듬뿍 떠서 거의 1:1 비율로 먹어야 맛있다는 걸 알아버렸기 때문.

 

 

두 번째 불판에서 익은 고기도 아주 맛있게 즐길 수 있었습니다.

이 뒷고기를 경상도에서만 먹을 수 있다니... 이런 좋은 걸 너희들끼리만 알고 있었다니... 하는 약간의 배신감ㅋㅋ

다만 어디까지나 여행을 가서 즐긴 고기라 약간 여행 + 지역 버프도 있지 않을까 생각하고 있어요.

설령 서울이나 수도권에 뒷고기집이 생긴다 하더라도 이 특수한 분위기, 그리고 이런 가격은 절대로 나오지 않겠지...

 

 

고기 먹고 난 뒤 마무리 볶음밥을 요청했는데, 가격이 8,000원이라 꽤 비싸다 생각했거든요.

아니나다를까, 양이 꽤 많습니다. 거의 밥 세 공기 정도 넣은 듯한 양.

딱히 나오는 양을 보고 놀라지는 않았어요. 그냥 가격 비싼 거 보고 '아, 양이 많구나' 라고 생각했을 뿐.

은박지 위에 이미 고추장에 이미 한 번 볶은 쌀밥이 한 가득 담겨나옵니다.

 

 

그 위에 김가루를 아주 듬뿍 뿌린 뒤...

 

 

은박지 위에서 즉석으로 김가루와 밥을 슥슥 비벼줍니다.

 

 

비벼진 밥 위에 마지막으로 모짜렐라 치즈를 듬뿍 올린 뒤...

 

 

은박지로 밥을 곱게 싸놓고 그 위에 쌈장 종지를 올려놓으면 완성.

이렇게 밥이 조리될때까지 몇 분 정도 기다렸다가 직원이 은박지를 열어 꺼내주면 그 때 볶음밥을 먹을 수 있습니다.

아까 전 고기먹을 때 쌈장에 손을 전혀 안 댔다고 했는데, 쌈장에 손 하나도 안 댄 흔적 그대로 보이지요?

 

 

어느 정도 시간이 지난 뒤 은박지를 열면 열기로 인해 모짜렐라 치즈가 밥 위에 그대로 녹아든 것을 볼 수 있습니다.

가운데 부분에 살짝 덜 녹은 것도 있지만 차갑거나 딱딱하지 않아 바로 먹을 수 있을 정도에요.

이렇게 모짜렐라 치즈가 듬뿍 들어간 볶음밥을 고기 구워먹은 뒤 마무리로 즐길 수 있습니다.

 

 

김가루 듬뿍 넣어 노릇하게 비빈 밥 위에 치즈 듬뿍 올라가니 이건 맛이 없을래야 없을 수 없는 조합이네요.

양도 상당히 넉넉한 편이라 둘이 먹기엔 꽤 많고, 세 명 정도가 나눠먹기 딱 좋은 양입니다.

만약 둘이 가서 고기 먹는다면 고기 먹는 양을 조금 줄여서 뱃속을 약간 남겨놓은 뒤 볶음밥을 시키는 게 좋을 거에요.

 

 

은박지 벗겨지기 직전까지 싹싹 긁어먹고 참이슬도 간만에 각일병.

굉장히 기분좋게 배부른데다 살짝 알딸딸하니 기분 굉장히 좋네요. 술 약해서 한 병 마시는 것도 평소엔 힘든데

이 날은 사람도 좋고 음식도 좋아 그런지 한 병을 다 마셨는데도 정말 의외로 꽤 멀쩡했습니다.

 

 

둘이서 이렇게 배 터지게 고기와 술, 거기에 볶음밥까지 즐겼는데도 4만원이 채 안 나온 걸 보면 진짜 매력적인 곳 맞지요.

그나저나 메뉴 내역에 '손님' 이라는 건 뭘까... 그냥 두 명 손님이 왔다는 걸 표시한 것 아닐까 싶은.

 

 

이렇게 생애 첫 '뒷고기' 체험은 성공적으로 마무리.

지금도 글 쓰면서 그 특유의 쫀득쫀득하고 쥬시한 식감, 그리고 파절이와의 조합이 계속 생각나는데

다음에 부산을 또 가게 된다면 그 때도 이 뒷고기를 한 번 더 먹게될 것 같습니다. 뒷고기의 맛에 눈을 제대로 떴거든요.

 

. . . . . .

 

 

이번 여행에서 원래 한 번도 묵어본 적 없는 토요코인 호텔 서면을 예약했거든요.

그런데 이번에 저녁 같이 먹은 분께서 자기네 집에서 하루 자고가면 어떻겠냐고 권유를 하여 호텔 예약을 취소하고

하단 근처에 있는 이 분 집으로 함께 가게 되었습니다. 혼자 나와 사는 분이라 부담없이 편하게 들어갈 수 있었어요.

 

이미 밥 잘 먹고 나오긴 했지만, 그래도 그걸로 끝나기엔 살짝 아쉬워 맥주도 한 잔.

일본여행 다녀올 때 사 왔다면서 맥주를 냉장고에서 꺼내는데, 와... 저거 한국에서 최근 핫한 그 '아사히 생맥주 캔?'

 

 

이 날 처음 마셔본 아사히 생맥주 캔은 거품이 꾸준하게 계속 올라와서 캔맥주임에도 불구하고 생맥을 마시는 듯한

크리미한 질감, 그리고 시원한 맛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이건 은색 아사히맥주와 완전히 다른 맥주네...ㅋㅋ

이 당시만 해도 한국에 아직 정식 발매가 되지 않았을 때였는데, 지금은 편의점에서도 구할 수 있는 제품이 되었지요.

 

 

역시 여행에서 사 왔다는 DARS 프리미엄 화이트 초콜릿과 함께 달콤하고 알딸딸하게 부산에서의 하루 마무리.

1박 2일 일정의 짧은 여행이라 내일이면 다시 집으로 돌아가는데, 이번에도 짧은 시간 꽤 알차게 보내는 것 같군요.

 

= Continue =

 

. . . . . .

 

※ 오늘김해뒷고기 하단본점 찾아가는 길 : 지하철 1호선 하단역 7번출구 하차, 사하구 낙동대로519번길 25(하단동 504-2)

https://naver.me/IMp6FOg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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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 7. 20 // by RYUN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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