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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식(외식)/한식

2023.9.14. 군산식당(천호동) / 사상 최강의 제육볶음 백반 노포, 먹어도 먹어도 줄어들지 않는 제육볶음이란... 뭘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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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호동 구사거리에서 강동성심병원 방향으로 넘어가는 언덕길에는 좀 낡은 상가건물이 많이 밀집되어 있는

큰길가와는 분위기가 사뭇 다른 다소 을씨년스런 거리가 있는데요, 이 거리에 옛날 어딜 가나 하나쯤은 있었을 법한

아주 허름함 간판의 작은 백반집 하나가 있습니다. 가게 이름은 '군산식당' 이라고 해요.

 

 

가게 외관만 봐도 세월의 흔적이 느껴지는 이 곳. 못 해도 최소 30년 이상은 영업했을 것 같은 이 낡은 가게를

평소였다면 그냥 한 번 흘끗 보고 지나쳤을테고 눈길조차도 주지 않았을텐데, 사실 이 곳은 엄청난 음식이 나오는 밥집으로

이 일대 사람들에게는 꽤 정평이 나 있는 곳입니다. 아니 대체 이 허름한 식당에 뭐가 있다고 그러는지 들어가보겠습니다.

 

 

매장 안으로 들어왔습니다.

 

 

좌식 테이블로 되어있는 매장 내부는 안쪽의 주방과 함께 바깥쪽엔 테이블 몇 개, 그리고 식당 용품이나 살림살이가

다소 난잡하게 정리 덜 된 채로 여기저기 널부러져 있는... 솔직히 말해 그렇게 깔끔한 분위기의 식당은 아닙니다.

꽤 어수선하면서 산만한 분위기. 뭐 근데 이런 분위기의 식당은 옛날에 꽤 많긴 했었지요.

 

 

판매하는 음식은 주로 한식 위주.

그리고 음식 가격이 꽤 저렴한 편인데요, 식사류 가격이 7~8천원 정도, 그리고 술도 파는 곳이라 안주 메뉴가 있는데

조기매운탕이라든가 두부김치, 닭볶음탕 같은 메뉴들이 있습니다. 제육이나 조기는 가격이 따로 써 있지 않아요.

물론 이런 음식들은 단품 식사 메뉴도 있으니 혼자 오거나 식사 목적으로 왔을 땐 이 단품을 시키면 됩니다.

 

 

기본 식기는 셀프. 물은 물병을 직접 가져다 주십니다.

할머니 한 분이 혼자 운영하는 가게라 음식 만드는데 시간이 다소 걸릴 수 있으니 시간을 갖고 느긋하게 기다리다 보면...

 

 

이내 음식이 하나씩 깔리기 시작하는데...... 어??

저희가 일단은... 세 명이 방문해서 동태찌개 1인분이랑 제육볶음 2인분을 주문했거든요...

 

 

일단 밑반찬으로 나온 파프리카 샐러드.

 

 

생 오이.

 

 

굽지 않은 김.

 

 

우엉조림.

 

 

마늘쫑을 넣고 볶은 멸치.

 

 

배추김치.

 

 

총각김치.

 

 

거기에 오징어젓갈까지... 여기까지가 일단 기본으로 깔리는 반찬이고요...

 

 

오징어젓갈이야 식당에서 직접 만드는 건 아니고 사 오는 거겠지만, 이게 또 밥도둑이라...

진짜 이 젓갈 하나만 있어도 밥 한공기 뚝딱이라는 게 완전히 가능할 정도로 맛이 아주 좋습니다.

 

 

단돈 8,000원짜리 백반용 '동태찌개 1인분' 입니다. 와 뭐지 이거ㅋㅋ

조금 믿기 힘들겠지마는 일단은 1인분이... 맞아요. 주방에서 다 끓인 상태로 제공되기 때문에 바로 먹으면 됩니다. 

일단 동태찌개 하나만으로 1인분을 주문하면 거의 2인분에 호가하는 엄청난 양이 나옵니다.

 

 

조금 얼큰하고 칼칼하게 끓인 동태찌개엔 큼직한 동태살은 기본, 무와 두부도 함께 들어있습니다.

적당히 앞그릇에 국자 이용해서 먹을 만큼 담아서...

 

 

푹 끓여서 가시가 아주 잘 발라지는 동태는 포실포실하게 씹히는 게 밥반찬으로도 술안주로도 둘 다 훌륭합니다.

국물 간이 좀 진하게 된 편인데 그래서인지 맛이 아주 진한 것이 잘 만든 얼큰한 동태찌개라는 걸 바로 알 수 있습니다.

 

 

콩나물이라든가 파, 호박, 미나리 등 야채도 아낌없이 팍팍 넣었어요.

8천원에 이게 가능한 건가 싶을 정도로 말이지요.

 

 

국물 안에 들어있는 두부는 거의 두부조림에 가까울 정도로 국물이 진하게 배어들어 있어 이 쪽도 아주 맛있고

국물에 밥 넣고 비벼먹어도 좋습니다. 물론 저는 제육볶음이 따로 있기 때문에 그렇게 하진 않았지만요.

여튼 여기는 제육볶음이 유명하다고 하여 그걸 목적으로 오고 국물은 그냥 구색용으로 시킨 건데 여기서부터 만족 시작.

 

 

그리고 대망의 '제육볶음(1인 8,000원, 사진의 양은 2인)' 인데요... 정말 이게 맞나?!

이게 진짜 2인분 맞나 싶을 정도로 접시 위에 어마어마한 양을 산더미처럼 쌓아 내어주었습니다. 와 이거 뭐지...ㅋㅋ

 

 

일단 일반적인 2인분의 양은 절대 아니고요, 평범한 가게에서 3인분 제육이라 나와도 푸짐하다 말할 수 있을 정도.

혹은 4인분이라 해도 될 만큼 엄청난 양의 제육을 산더미처럼 쌓아줍니다. 게다가 이게 요리용 제육 단품이 아니잖아요.

여기에 여러 종류의 밑반찬, 그리고 밥이 함께 나오는 제육백반인데 그 백반 제육을 이렇게 쌓아준다니 말이 되는건가;;;

 

 

제육 맛 자체는 불향이 가미되어 풍미가 매우 좋은 직화제육 스타일의 음식은 딱히 아니고 그냥 평범한 백반집 제육.

적당한 매콤함과 함께 야채가 들어가 몽글몽글한 단맛, 그리고 국물 자작해서 밥에 얹어 비벼먹기 좋은 제육입니다.

그러니까 맛 자체는 그냥 평범해요. 못 만든 것도 아니고 그렇다고 특출나게 뛰어나진 않은 '어, 무난무난하네' 싶은 맛.

하지만 그 무난함을 저렴한 가격, 그리고 어마어마한 양이 커버를 하니 인상에 강렬하게 남을 수밖에 없습니다.

 

진짜 먹어도 먹어도 양이 줄어들지 않는다는 게 이런 걸 말하는 것 아닐까 싶어요.

밥을 거의 안 먹고 고기만 퍼먹어도 줄어들지 않을 정도. 이 정도면 밥과 고기가 서로 주객전도된 것 아닐까 싶을 정도.

 

 

어떻게 열심히 먹어 고기는 전부 먹어치우긴 했는데, 진짜 말도 안 되는 포만감을 느끼고 나올 수 있었습니다.

결국 다른 찬들도 열심히 먹으려 노력했지만 다 해치우지 못하고 메인 음식과 밥만 겨우 바닥을 보이고 나올 수 있었어요.

와, 진짜 그동안 양 푸짐하게 주고 음식 잘 나오는 식당은 여러 번 갔다지만 이런 경험은 또 처음 해 보네;;

 

 

천호동의 군산식당.

얼큰하고 개운하게 잘 끓인 동태찌개는 물론 산더미처럼 쌓인 제육이 가히 파괴적인 수준을 자랑하는 이 곳.

자주 가는 지나가는 동네에 이런 내공있는 곳이 있었다니, 이걸 이렇게 늦게 알았다는 것이 조금 부끄럽게 느껴질 정도.

앞으로 기회가 있으면 가끔 한 번씩 와서 제육 먹고 가야겠다 - 라는 확신을 가졌던 가게였습니다.

 

. . . . . .

 

 

...그리고 결국 얼마 지나지 않아 다시 한 번 재방문.

이번엔 근처 사는 친구들 모아서 여기 쩐다고 얘기한 뒤 다함께 방문했습니다.

이번 방문은 저녁에 방문해서 좀 아슬아슬했는데, 제육이 마침 재료가 딱 우리 먹을 정도만 남았대서 막차로 주문 성공.

 

제육 3인분과 김치찌개, 그리고 순두부찌개를 하나씩 주문했는데(5인 방문) 제육을 2인, 1인 나눠서 담아줬거든요.

일단... 사진의 양이 제육 1인분입니다. 절대 1인분의 양이 아니에요. 2인분이라 해도 충분히 납득갈 만한 양이 나왔습니다.

맛이야 뭐 당연히... 딱 밥과 함께 먹기 좋은 매콤한 양념이 잘 배어든 매콤달콤한 제육볶음의 맛 그 자체였고요.

 

 

지난 번에 시키지 못해 궁금함에 시켜본 '김치찌개(7,000원)'

어마어마한 양이 양은냄비 가득 담겨 나왔던 동태찌개에 비해 김치찌개는 평범한 뚝배기에 끓여진 채 담겨 나왔습니다.

 

 

혼자 먹는 게 아닌 나눠먹는 거라 앞접시에 적당히 먹을 만큼 덜었지요.

잘게 썬 김치와 함께 두부, 돼지고기, 파 등이 들어있는데 탕보다는 국물 자작한 찌개 형식으로 끓여져 나온 게 특징.

일반적인 김치찌개처럼 라면사리를 넣어먹는다든가 계란말이랑 함께 먹기보다는 그냥 밥과 먹어야 할 것 같은 느낌으로

식당 김치찌개라기보다는 집에서 먹는 찌개 같은 느낌이 더 강했습니다.

 

 

무난하네요. 돼지고기도 적당히 넣어 기름지고 칼칼한 김치와의 궁합, 몽글한 두부와도 잘 어울리는 그런 맛.

동태찌개라든가 제육볶음처럼 파괴적인 비주얼은 아니지만 진짜 매일 먹어도 질리지 않는 그런 맛이라

김치찌개 먹고 싶은 사람이 와서 이거 단품 하나 시켜 느긋하게 먹어도 충분히 만족할 법한 모범적인 김치찌개였습니다.

 

 

'순두부찌개(7,000원)' 역시 평범한 뚝배기에 끓여져 나왔는데요, 보통 순두부에 비해 국물이 더 붉은 편입니다.

 

 

순두부에는 돼지고기는 들어가지 않고 대신 호박과 바지락이 들어가 조개를 발라내어 먹어야 합니다.

그리고 두부와 별개로 계란 한 개를 통째로 넣어 풀어 끓인지라 국물이 다른 찌개에 비해 살짝 걸쭉한 편이기도 해요.

 

 

와, 이거 엄청 얼큰하네... 무난무난했던 김치찌개와 달리 이 쪽은 '얼큰함' 이 꽤 강해 뇌리에 깊게 박히는 편.

막 엄청 매워서 먹기 힘들다는 정도는 아니지만 이 얼큰함이 진짜 칼칼한 음식 좋아하는 사람들이 환영할 만한 맛입니다.

여기도 진짜 오랜 시간 식당 해 오면서 쌓인 할머니의 내공이 보통 이상이 아닌 곳이더라고요.

어떤 음식을 주문하든 간에 맛있게 먹고갈 수 있는 곳이라 생각날 때 한 번씩 가기 좋은 곳으로 기억하고 있어야겠습니다.

 

. . . . . .

 

 

※ 군산식당 찾아가는 길 : 지하철 5호선 강동역 1번출구 하차, 천호동 태영아파트 뒷쪽 GS25 편의점 옆건물에 위치

https://naver.me/Fcg83Vk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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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 9. 14 // by RYUN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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