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3년만의 재도전, 인생 첫 베트남 하노이(2023.4)
(14) 쌀국수, 계란요리, 열대과일이 함께하는 하노이 베리스 호텔의 아침식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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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리스 호텔의 경우 넷플릭스가 기본으로 가입되어 있어 호텔TV로 넷플릭스 시청이 가능하다.
다만 넷플릭스가 베트남 기준으로 되어있어 대한민국에서 서비스하는 것과 컨텐츠의 종류가 조금 다르긴 하지만
그래도 오징어게임을 비롯하여 의외로 한국 드라마가 꽤 충실한 편.

...사실 여기서 수리남 드라마가 보이길래 어 그냥 한 번 볼까? 하고 첫날 밤에 대충 켜봤는데
이게 꽤 재밌어서 친구랑 나랑 여행하는 5일동안 수리남 전편을 전부 정주행해버렸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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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쨌든 베트남 하노이에서의 둘째 날 아침이 밝았다.
하노이 베리스 호텔은 내가 종종 이용하는 호텔 체인인 토요코인 호텔과 마찬가지로 투숙객에게 무료 아침을 주는데
호텔 프론트 데스크 아랫층의 그라운드층이 식당 겸 라운지로 운영되고 있어 이 곳으로 내려오면 된다.
식당의 규모는 그리 크지 않은 편. 하긴 호텔도 그렇게 객실이 많은 아주 큰 호텔은 아니니까...

내려와보니 종류는 그리 많지 않지만 나름 다양성을 추구한 여러 음식이 마련되어 있었고
식기류를 이용해 먹고 싶은 음식을 알아서 담아가는 건 다른 호텔의 조식 뷔페와 크게 다를 게 없어보였다.

포트 안에 담겨있는 건 베트남 커피.
그 앞의 그릇에 티스푼와 함께 무언가가 담겨있는데 왼쪽은 설탕, 그리고 오른쪽은 가당연유.
그래 베트남에서 생산한 커피는 쓴맛이 강하기 때문에 중화를 위해 커피에 연유를 많이 넣어먹는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과일과 야채 샐러드가 비치되어 있는 코너.
그 위에는 씨리얼 2종, 그리고 물과 라임주스, 그리고 파인애플 주스가 비치되어 있어 컵으로 자유롭게 따라마실 수 있다.

이 호텔에도 바나나가 아침식사로 무료 제공된다.
어제 식당에서 먹었던 바나나가 너무 맛있었던 기억이 있어 여기 바나나도 그 못지않게 맛있을 거란 확신이 듬.

바게트빵과 식빵, 그리고 그 오른편엔 2종의 버터와 함께 딸기잼이 비치되어 있다.
바게트빵은 전자렌지를 이용해서 데우면 되고 식빵은 왼편에 토스터기가 있어 거기에 넣고 구울 수 있다.

뜨거운 요리 코너.
이건 매일매일 구성이 조금씩 바뀌는데, 오늘은 데친 브로컬리와 닭가슴살을 넣고 볶은 라면(?), 그리고 새우 칩이 제공.

여기까지만 보면 뭐 그래도 갖출 건 갖췄다손 쳐도 어딘가 메인요리라 할 만한 게 없어 좀 부족하단 느낌이 있을 것이다.
테이블에 양념분말(소금, 후추)가 담긴 통과 냅킨 통, 그리고 뭔가 적혀 있는 테이블 메뉴판이 있는데...

사실 메인 메뉴는 뷔페 코너에서 이용하는 게 아닌 따로 주문을 하는 것.
뷔페 코너에 비치되어 있는 음식은 메인 메뉴를 곁들이는 샐러드바 같은 개념이라 음식 종류가 좀 부족한 것이었다.
아침마다 투숙객들은 이 곳에서 직접 만드는 요리 두 개를 선택할 수 있다.
먼저 윗 사진 테이블 메뉴 리스트에 인쇄되어 있는 네 종류의 쌀국수 요리 중 하나.

그리고 그 뒷면에 있는 계란 요리 중 하나를 선택할 수 있다.
계란 요리를 보면 그냥 계란 후라이도 있고 오믈렛, 스크램블 에그, 그 외에 팬케이크, 프렌치 토스트 등도 선택 가능.
이렇게 메인 요리라 할 수 있는 국수 요리, 계란 요리 하나를 필두로 하여 나머지 사이드를 담아먹는 형태다.

베트남 호텔에서의 첫 식사기도 하니까... 일단 풍족하게 이것저것 담아와봤지...ㅋㅋ
종류가 얼마 안 되는 줄 알았는데, 막상 접시에 담아놓고 보니 먹을거리가 꽤 많다.

주스는 라임 주스.

스리라차 소스를(어째서...) 넣은 야채 샐러드.
왜 이걸 샐러드에 넣었냐고 물어볼 수 있는데, 여기에 넣을 만한 드레싱이 이거 말곤 따로 준비되어 있지 않아서;;

닭가슴살을 넣은 라면볶음은 간이 좀 심심하게 된 편. 기름지다기보다는 생각보다 담백한 맛이 꽤 강한데
자극적이고 매운 것 좋아하는 우리나라 사람 입맛에는 상당히 심심할 수 있겠다는 인상이 들었다. 많이 먹을만한 건 아님.
그리고 새우칩은 뭐 그냥 평범한 새우칩이고 브로컬리 데친 것도 그냥 우리나라의 브로컬리와 큰 차이 없다.

햄을 넣은 오믈렛 하나를 메인 요리로 주문했는데, 보이는 것보다 크기가 꽤 작은 편.
둘이 나눠먹기엔 좀 모자랄 듯 하고 한 사람이 하나 먹으면 딱 좋은 양이다. 오믈렛 자체는 꽤 맛있게 만들어진 편이고
곁들이 데코레이션으로 달려있는 건 수박껍질(...)이다. 저건 뭐... 먹어도 상관없겠지만 안 먹는 게 낫겠지;;

메인 쌀국수는 네 가지 중 하나를 선택할 수 있다.
쇠고기와 닭고기, 크랩(게), 그리고 고기 고명이 들어가지 않은 야채 쌀국수의 네 가지 종류가 준비되어 있는데
나는 가장 기본이 되는 쇠고기 쌀국수인 '퍼 보(Phở bò)' 를 선택.

넓적한 쌀국수면과 함께 얇게 썬 쇠고기 양지살이 고명으로 올라갔는데, 베트남에서 맛본 첫 번째 쌀국수의 맛은
생각했던 것보다 전혀 기름지지 않고 굉장히 깔끔한 국물이었다는 것.
우리나라의 포호아라든가 포몬스 같은 류의 쌀국수 전문점에서 나오는 고기기름 듬뿍 들어간 고깃국물같은 쌀국수가 아닌
굉장히 깔끔하고 잡내없는 가벼운 느낌의 국물이라 부담없이 후룩후룩 넘어간다는 인상이 강했다.
...정말 의외겠지만 이런 느낌의 국물과 가장 비슷한 맛이 나던게 그 저가형쌀국수 체인인 '미스 사이공' 이었음(...)
아, 그리고 기본적으로 고수가 국물에 다진 상태로 들어있기 때문에 고수 원치 않는 사람은 미리 빼 달라 말할 것.

동남아에서는 과일을 많이 먹어줘야지.
이 날 준비된 과일은 망고와 수박, 파인애플과 바나나.
다른 건 몰라도 대한민국에선 예전보다 나아졌다지만 여전히 비싼 망고를 여기선 원하는 만큼 양껏 먹을 수 있다.

바게트빵은 빵 속을 파낸 뒤 그 안에 야채와 함께 볶음라면에 들어있는 닭고기고명, 스리라차 소스 등을 넣어
즉석 바인미를 만들어 먹어보았다. 후추도 좀 뿌렸는데 전반적으로 간이 심심한 것 빼곤 꽤 그럴싸한 맛이 났음.

파인애플이야 뭐 우리나라에서 먹는 파인애플과 큰 차이 없고.. 어떻게 이런 꽃모양으로 썰었는진 신기하지만...

망고의 경우 약간의 복불복이 있는게, 달콤한 건 진짜 육즙이 줄줄 흘러넘칠 정도로 엄청 달고 맛있었는데
개중에 덜 익은 망고가 몇 개 껴 있어 그건 육질이 단단하면서도 거의 신 귤처럼 신맛이 상당히 강했다.
자연 망고에서 신맛이 난다는 걸 이번 여행을 통해 제대로 처음 알아서 '달지 않은 망고도 있구나' 라는 것이 좀 의외였다.
하지만 그런 망고는 극히 일부였고 거의 대부분의 망고는 우리가 생각하기 쉬운 그 '달콤한 망고' 가 맞다.

이번 여행에서 망고는 단 한 번도 사 먹지 않았는데, 그 이유는 다른 것 없이 호텔에서 이렇게 내어주기 때문.
진짜 여행 중에 호텔 조식을 먹는동안 망고는 원 없이 먹을 수 있었다.

바나나 진짜 맛있음. 전날 식당에서 먹은 바나나와 큰 차이 없을 정도로 당도가 강하고 육질도 훨씬 단단하다.
특히 바나나 속이 하얗지 않고 샛노란 부분이 보이는데 저 부분 씹을 때 단맛이 진짜 황홀함이 느껴질 정도.

결국 너무 맘에 들었던 바나나를 한 개 더 먹고...

마무리로는 베트남 커피... 인데, 산미는 사실상 없다시피하고 거의 한약처럼 엄청 쓴맛이 강하더라.
베트남 커피가 전반적으로 이런 계열이라는 건 어느 정도 알고 있었지만 이건 좀... 에스프레소 원액보다도 더 쓴데...

결국 커피에 뭘 넣어마시는 걸 선호하지 않는 나조차도 이건 그대로 마시기 힘들 것 같아 연유를 좀 타놓으니
부드러운 우유와 단맛이 더해지면서 마실만한 커피가 되었다. 왜 베트남 사람들이 연유 넣어먹는지 좀 알 것 같아...

여튼 이렇게 호텔에서의 첫 아침 식사도 든든하게 마무리.
이제 오늘은 2일차의 본격적인 일정을 시작해야 한다. 오늘도 여기저기 가볼 곳이 많으니 바쁘게 움직여야겠지...
호텔 아침식사는 아주 훌륭하다곤 할 수 없지만, 호텔에 숙박했던 숙박 가격을 고려해보고 또 이게 유료가 아닌
무료 서비스라는 걸 생각하면 황송할 수준. 아침에 이렇게 쌀국수와 과일을 먹을 수 있다는 것 만으로도 아주 훌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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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날씨가 흐리긴 해도 비는 오지 않네.
흐린 날씨야 어쩔 수 없지만 비는 안 왔으면 하는 바램. 그러고보니 여행 중 날씨가 맑았던 적은 한 번도 없었다.
그래서 내 머릿속에 기억하고 있는 베트남 하노이라는 도시에 대한 이미지는 항상 '흐려있었다' 라는 것?

전날 밤에 봤던 호텔 앞 거리 풍경이 아침엔 이렇게 바뀌는구나...

삿갓을 쓰고 자전거 타며 돌아다니는 아주머니 손에 든 것은 바인미에 들어가는 바게트빵.
곳곳에 바인미 파는 가게가 많고 이렇게 빵 들고 돌아다니는 모습을 보니 바인미가 베트남에서는 쌀국수과 함께
사람들의 식사를 책임지는 중요한 주식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호텔 근처에 있는 마사지샵 '오마모리 스파'
일단 이번 여행 중에도 마사지는 최소 한 번은 받을 예정이라 가게 위치만 먼저 파악.

마리오와 루이지가 함께 그려져 있는 이 가게는 이발소.

전날 바인미를 비롯하여 각종 열대과일 주스 등을 만들어 팔던 노점은 지금은 장사 끝내고 정리되어 있는 상태.
아마 이따 오후에 다시 돌아오면 좌판이 열려있겠지. 과일 등이 저렇게 비치되어 있긴 한데 누가 가져가진 않으려나...

차량이 다니는 큰길가 쪽으로 나왔다.

전날 갔던 성 요셉 대성당 쪽으로 이동했는데 성당 앞에 한글 간판이 있었음. 어젠 보지 못한건데...
카페...라곤 하는데, 그냥 플라스틱 의자 몇 개 가져다 놓은 구멍가게에 좀 더 가까운 느낌.

시내 곳곳을 다니는 자동차를 보면 대한민국 자동차가 꽤 많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처음 하노이 도착해서 현대차라든가 대우차를 봤을 때 '와, 신기하다. 한국 차가 있네?' 라고 생각하긴 했는데
계속 돌아다니다보니 이 차가 생각 이상으로 많다는 것을 알게되어 이제는 봐도 그냥 그러려니...

아직은 낯선 도시, 베트남 하노이에서의 2일차 여정이 이렇게 시작된다.
= Continue =
2023. 9. 24 // by RYUNA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