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년만의 재도전, 인생 첫 베트남 하노이(2023.4)
(15) 테라스에서 성 요셉 대성당을 바라보며 마시는 최고의 코코넛 커피, 콩 카페(Cộng Caph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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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21년, 한창 코로나19가 심하게 유행하고 2020년 베트남 여행은 완전히 날아가버린 상태로 우울해있던 찰나,
서울 신도림 디큐브시티에 베트남의 커피 브랜드 '콩 카페' 가 상륙했다는 소식을 들어 친구와 함께
그래 베트남 여행을 못 가지만 베트남 커피는 내가 마셔봐야겠다 하는 일념 하나만으로 거기를 방문한 적이 있었다.
(2021년, 신도림 디큐브시티 콩 카페 방문후기 : https://ryunan9903.tistory.com/724)
그리고 그로부터 2년 후, 이렇게 베트남 하노이 현지에 있는 '진짜 오리지널 콩 카페' 를 가게 될 줄 누가 알았을까...
(물론 신도림에 있던 콩 카페가 짭이라는 건 아니고 대한민국에 진출한 정식 지점이긴 했지만...)
콩 카페(Cộng Caphe)는 베트남의 대표 커피 브랜드 중 하나로 열대과일인 코코넛을 갈아만든 코코넛 커피가 유명하다.
다만 베트남의 유명 브랜드라 해서 베트남에서 가장 매장이 많고 점유율이 높은 커피전문점은 아니다.
나도 베트남 가기 전만 해도 '베트남은 콩 커피가 가장 유명하겠지...' 라고 생각했는데 의외로 그건 아니더라.
실제 시내에는 콩 커피보다 더 많은 다른 브랜드의 커피가 있었고 콩 커피는 생각보다 매장을 찾기가 쉽진 않았음...
그나마 다행히 숙소 근처인 성 요셉 대성당 바로 맞은편에 콩 커피의 지점이 있어 이 곳을 아침 일찍 찾을 수 있었다.
성 요셉 대성당 맞은편에 위치한 콩 커피의 영업 시간은 오전 7시 30분부터 밤 11시 30분까지.
베트남 치고(?) 상당히 긴 영업시간을 가지고 있는 곳이다.
매장 밖에 세워져 있는 주요 메뉴와 가격이 적혀 있는 입간판.
가운데 어두운 바탕에 있는 커피가 콩 커피의 대표메뉴인 '코코넛 커피' 라고 한다.
매장은 세 개 층으로 구성되어 있었는데, 일단 2층 올라가는 계단에서 내려다 본 1층의 모습.
모든 음료 제조는 1층에서 이루어지며 각 층마다 직원이 한 명씩 있어 서빙, 청소 등을 책임지고 있다.
시멘트벽에 별도의 페인트 도색을 하지 않은 약간의 노출 콘크리트 스타일을 유지하고 있는 실내.
다만 철근이 튀어나왔다거나 하는 지저분한 부분은 보이지 않고 원목과 함께 어우러져 되게 독특한 분위기를 내고 있다.
2층으로 올라왔는데 와, 테라스 좌석도 있어...!!
테라스 쪽 좌석은 물론 저렇게 여럿이 앉을 수 있는 창문 있는 방 같은 공간도 있는데
화려한 천이 덮인 의자, 그리고 원목 바닥과 함께 우리나라에서는 볼 수 없는 굉장히 독특한 분위기를 자아내고 있다.
조명도 최소한으로만 밝혀놓고 자연 채광으로 거의 대부분의 조명을 대신하고 있어 분위기도 좋은 편.
여기 어두운 밤에 오면 꽤 깜깜하면서도 또 운치있을 것 같은데... 밤엔 실내가 어떤 분위기로 바뀔지 대충 상상이 간다.
3층으로 올라가는 계단이 있긴 하지만 2층에도 빈 자리가 많고 분위기가 좋아 더 올라가진 않았다.
그리고 NO SMOKING - 금연 문구가 있긴 하지만, 테라스 쪽의 현지 손님들은 다 담배 피우더라(...)
자리가 많은데 전부 마음에 드는 위치. 어디를 앉을까 한참 고민하다...
테라스 쪽에 자리가 비어 있는 것을 확인, 바로 저 곳으로 가 자리를 잡았다.
사진에 찍힌 사람은 현지 손님...이 아니라 여행 같이 간 친구(...)
테라스를 통해 밖을 바라보니 나무에 살짝 가려져 있긴 하지만 어젯밤 본 성 요셉 대성당의 모습을 볼 수 있었다.
오늘은 다행히 비가 오지 않지만 그래도 날씨는 여전히 흐리고 어제 온 비 때문에 땅은 젖어 있는 상태.
반대편 도로에는 아침부터 오토바이와 차들이 뒤엉켜 달리는 엔진 소리가 계속 들려오더라.
테이블마다 하나씩 놓여 있는 티슈통.
콩 카페의 메뉴판.
가죽 표지는 대체 얼마나 오래 쓰면서 사람들의 손을 탔는지 엄청난 손때가 묻고 낡은 게 그대로 보인다.
오른쪽에 콩 카페의 시그니처 음료인 '코코넛 커피(cột dừa cà phê)' 가 있다.
코코넛 커피는 스몰, 라지 두 가지 사이즈가 있으며 가격은 각 55,000동, 65,000동.
화폐 단위가 크니 여기도 그냥 0 세 개는 완전히 지워버리고 55K, 65K로 표기한다. 한국서 천원을 1.0이라 하는 것처럼...
아래는 알겠는데 가장 위에 있는 건 대마초 피지 말라는 뜻... 이겠지?
바로 옆옆나라인 태국은 대마가 합법으로 알고 있는데 베트남은 잘 모르겠네. 어짜피 여기서 피울 일은 없겠지만...
콩 카페의 대표메뉴, '코코넛 커피(cột dừa cà phê)'
사이즈는 라지 사이즈. 가격은 65,000동(약 3,500원)
큰 컵에 코코넛 슬러시를 가득 담은 뒤 그 위에 에스프레소를 부어 마무리한 코코넛 커피 슬러시 같은 느낌으로 제공된다.
난간 쪽에 커피 올려놓고 괜히 분위기 한 번 내며 한 컷.
얼른 사진만 찍고 바로 내려놓았다. 괜히 미끄러져서 아래로 떨어지면 대참사 발생하는 거니까(...)
코코넛 슬러시를 떠 먹을 수 있도록 티스푼이 함께 제공된다. 그리고 아... 여기도 결국 종이빨대 쓰는구나...
맛은 코코넛 슬러시의 달콤하고 향기로운 풍미에 에스프레소가 더해져 쌉싸름함이 한데 어우러지는
되게 맛있는 코코넛 커피 슬러시라는 느낌. 코코넛 슬러시는 어제 그 식당에서 먹은 코코넛 스무디와 비슷한 느낌인데
어제 식당의 스무디 쪽이 좀 더 진했다는 느낌은 있었다. 물론 이 코코넛커피의 슬러시가 묽다는 건 아니지만...
여튼 코코넛 슬러시와 에스프레소의 조합은 생각보다 꽤 매력적이었고 자연스레 나오는 단맛 또한 아주 인상적이라
베트남에 오면 꼭 한 번 마셔볼 가치가 있는, 마음에 들면 여행 내내 입에 달고 살아도 될 만한 아주 맛있는 커피였다.
특히 이건 얼음 슬러시 때문에 무더울 때 마시면 더 빛을 발할듯. 내가 여행한 4월에도 덥고 습해서 그만큼 더 맛있었고...
'콩' 로고가 인쇄되어 있는 유리컵은 기념으로 하나 갖고 오고 싶을 정도로 뭔가 마음에 들었다.
그냥 평범한 컵인데도 저런 로고 하나만으로 '갖고싶다' 라는 기분이 드는 건 브랜드가 가지고 있는 특수한 힘이겠지.
커피 한 잔 마시는데 65,000이라는 액수의 지폐를 지불해야 하다니...
대한민국의 화폐 단위도 낮은 편은 아니지만 베트남에 비하면 정말 아무것도 아니구나...
재미있는 건 베트남의 1만동 이상의 지폐는 종이가 아닌 특수한 비닐과도 같은 재질로 만들어져 있다는 것이다.
화폐 오른쪽에 구멍이 뚫린 듯한 투명한 부분이 있는데 저건 구멍뚫린 게 아닌 투명 비닐. 지폐가 종이가 아니기 때문에
굉장히 견고하고 잘 찢어지지 않는데, 지폐가 찢어질 경우 사용이 안 된다고 하니 주의할 것.
다만 1만동 미만의 5천동, 1천동 지폐는 우리나라와 동일한 종이 재질이다. 그리고 지폐 인물은 베트남의 국부, 호치민.
콩 카페를 나와 간판을 한 컷 찍고 발걸음을 돌린다.
콩 카페 바로 맞은편에 버거킹 매장이 있는데, 공교롭게 버거킹과 파파이스가 한데 붙어있음(...)
대체 매장이 어떤 구조로 만들어져 있는 것일까.
문이 굳게 닫혀있는 어떤 가게 앞. 콩 카페 바로 오른편에 있는 가게인데, 대체 이 가게의 정체는 뭘까.
무언가의 갤러리인 것 같은데 그 정체성을 도저히 알 수 없다.
게다가 그려져 있는 일러스트도 뭔가 공산주의 선전물 같은 느낌.
이런 게 적응이 안 될 수도 있으나, 우리는 의외로 살면서 북한 선전물 같은 걸 유머 자료나 뉴스로 많이 접했기 때문에
그냥 보고 '아, 북한이랑 은근 비슷하다' 정도로만 느끼게 된다.
오, 여기 꽤 다양한 가게들 많이 있네. 타코야키 전문점도 있다니...
간판 아래 살짝 보이는 좌우의 욱일기를 나타내는 듯한 느낌의 문양은 영 마음에 안 들지만...
= Continue =
2023. 9. 24 // by RYUNA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