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클라우드 클리어(Kloud Clear) 알콜 0.5%
그동안 가볍게 마셔왔던 캔맥주 이것저것을 한데 모아 간략하게 정리해보는 시간이 또 돌아왔습니다.
이번에는 총 6종류의 캔맥주를 마셔보았는데, 각 맥주에 대한 인상을 간단히 남겨보려 합니다.
일단 첫 번째로 마신 맥주는 롯데주류의 대표 맥주 '클라우드 시리즈' 의 신상품인데요, 예전에 무알콜 클라우드 맥주가
이미 나오긴 했지만 이 제품은 그와 별개로 '0.5%' 라는 초저알콜 도수를 갖고 있는 새로운 제품이더라고요.
일단 소개에 의하면 기존 맥주 공정에서 발효 온도와 시간을 조절해 알콜 생성을 제한하는 방식으로 양조된 맥주로
인위적으로 알콜 제거를 통하며 발생하는 향 변화를 없애 알콜이 없으면서도 자연스런 맥주 맛과 향을 구현했다고 합니다.
일단 설명은 그렇게 되어있긴 한데, 실제로 마셔보니 역시 알콜이 없는것에 대한 약간의 공허함은 남아있긴 하지만
그래도 다른 무알콜 맥주의 맥주 같지 않은 인위적인 공허함과는 확실히 달라 그래도 조금은 낫지 않나 하는 생각입니다.
정말 취하면 안 되는 상황에서, 혹은 술이 너무 약한 사람이 마시면 좋을 듯 한데 이것도 완전 0%는 아니고 아주 약한
그러니까 0.5%의 알콜이 들어있는 제품이니만큼 운전을 해야 할 상황 등에서는 가급적, 아니 절대 마시지 않는 게 좋을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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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이웃집 통통이 약과향 흑맥주.
두 번째는 꽤 재미있는 맥주입니다. CU에서 구매한 '이웃집 통통이 약과향 흑맥주' 라고 하는 제품인데요,
할매니얼이라는 새로운 디저트 트렌드가 유행하면서 우리 전통 과자인 약과를 이용한 디저트가 꽤 많이 나오고 있잖아요,
그 트렌드에 힘입어 약과향을 결합한 달콤향긋한 흑맥주라는 컨셉으로 '어메이징 브루잉 컴퍼니' 서 생산한 제품입니다.
스페셜 다크 몰트를 사용해 초콜릿, 카라멜, 쿠키 풍미를 느낄 수 있으며 목넘김을 통해 약과의 향을 느낄 수 있다고 해요.
알콜 도수는 4.3도. 한 모금 마셨을 때 계피향이 입 안을 감쌀 정도로 훅 치고 들어오는 게 꽤 인상적입니다.
그리고 그 계피향과 함께 씁쓸하게 느껴지는 흑맥주 특유의 맛과 바디감, 그리고 뒷맛에 달콤함이 은은하게 올라오는데
계피와 달콤함이 자연스레 어우러지면서 '아, 약과 풍미네' 라는 것을 어느 정도 느낄 수 있는 게 특징입니다.
그래서인지 달달하게 마시기 좋긴 했습니다만 목넘김이 청량감보다는 살짝 끈적한 감이 있어 시원하게 마시긴 좀 그렇고
달달한 맛으로 조금씩 홀짝홀짝 칵테일 같은 느낌으로 마시기 좋습니다. 단 것 싫어하는 분들께는 추천하지 않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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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설화용촹텐야(중국 맥주)
최근 중국 최고의 맥주 중 하나인 칭다오 맥주 공장에서 소변을 보는 영상이 일파만파 퍼지면서 논란이 꽤 커졌지요.
이 때문에 칭다오 맥주가 국내에서 자칫 주춤하게 되는 것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드는데요, 예전에 중국 맥주 하면
칭다오 하나만을 생각했겠지만, 사실 알게모르게 우리나라에 중국 맥주 브랜드가 꽤 많이 들어왔습니다.
대표적으로 중국요리 전문점에 가면 칭다오와 함께 리스트에 빠지지 않는 하얼빈을 비롯하여 연경맥주 등이 있는데요,
최근에 '설화용촹텐야(한국 이름 : 설화 텐야)' 라는 맥주가 한국에 정식 상륙, 꽤 저렴한 가격을 무기로 마트 등지에서
조금씩 모습을 드러내며 규모를 확장시켜가고 있더라고요. 이 제품은 예전 주류박람회에서 처음 마셔보긴 했는데
그 땐 그냥 시음만 해 보고 구매를 하지 않았지만, 이번에 동네 마트에서 꽤 싸게 팔길래 한 번 집어아보게 되었습니다.
맛은 칭다오와 마찬가지로 깔끔한 청량감을 강조한 맥주인 듯. 뒷맛이 살짝 쌉싸름한 전형적인 라거 맥주이긴 합니다만
단맛이라든가 홉의 풍미 등은 약한 편이라 깊이 있는 맛보다는 청량감에 중점을 둔 가벼운 맛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냥 맥주 자체만 마시는 건 별로 추천하지 않고 기름진 중화요리나 고기구이 등과 함께 먹는 것을 적극 추천합니다.
아예 그렇게 요리와 함께 마시라는 컨셉으로 나온 맥주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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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말표 배 에일.
역시 편의점에서 발견하여 호기심에 구매한 맥주. 말표구두약 브랜드를 카피하여 만든 상품인데
한때 이런 류의 상품 때문에 어린이들이 실제 구두약을 식품으로 오인하여 먹을 수 있다고 규제한다는 이야기가 있었는데
이상하게 사라지지 않고 지금도 계속 나오긴 하더라고요. 이 제품이 과자 같은 게 아닌 성인이 마시는 맥주기도 하고
이것과 말표구두약을 혼동하여 잘못 먹는 사례는 발생하지 않을 거라 그런 건지 모르겠지만요...
여튼 배를 넣은 에일 맥주라고 하는데, 갈아만든 배 음료에서 느낄 수 있는 배의 달큰한 향이 진하게 느껴지는 맥주로
이건 사실 맥주라기보다는 호로요이 같은 과실주에 가까운 느낌이었습니다. 안주 없이 홀짝홀짝 마시기엔 나쁘지 않군요.
이런 류의 맥주는 진짜 맥주를 좋아하는 정통 맥주파보다는 술을 평소 즐기지 않는 사람들에게 더 추천할 만 할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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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예산 애플리어 크래프트 비어.
최근 지역상권 살리기 프로젝트로 시작한 충남 예산시장이 엄청난 핫 플레이스로 떠오르고 있지요.
그 예산 지역의 특산품인 '예산사과' 를 사용한 크래프트 맥주로 요리연구가 백종원과 협업하여 만든 제품이라고 합니다.
알콜 도수가 4도로 다른 맥주에 비해 살짝 낮은 편이고 입안 가득 사과의 향긋함과 달콤함이 퍼지는 과실주로
다른 인공적으로 단맛이나 향을 첨가한 맥주에 비해 훨씬 자연스럽게 넘어가는 목넘김이 아주 마음에 들었던 맥주입니다.
이런 맥주라면 확실히 지역특산품으로 내놓아 지역을 홍보하는 효과 또한 톡톡히 볼 수 있을 것 같아요.
예산이 어디에 붙어있는 곳인지 모르는 사람도 '예산 하면 사과' 라는 걸 한 번에 알 수 있을 테니까요. 맛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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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제주 감귤오름 시트러스 비어.
예산사과맥주와 마찬가지로 백종원의 지역활성화 프로젝트로 생산된 이 맥주는 제주감귤을 넣은 맥주입니다.
백종원의 고향인 예산도 그렇지만 제주도는 백종원 더본호텔을 비롯하여 백종원이 운영하는 브랜드가 꽤 많은 정도로
백종원이 굉장히 공을 들인 지역이기도 한데요, 그래서 예산에 이어 제주 제품이 함께 나온 것 아닐까 싶습니다.
알콜도수는 4도로 역시 다른 맥주에 비해 도수가 조금 낮은 편이고요, 감귤착즙액을 직접 첨가한 맥주라고 하는군요.
일단 이 맥주는 향이 좋습니다. 감귤의 달큰한 향이 맥주 거품에서 은은하지만 존재감있게 느껴지고 있으며
한 모금 마셨을 때 훅 치고 들어오는 달콤하고 시트러스한 감귤향이 되게 인상적이네요. 거기에 상쾌한 청량감도 강해
안주 없이 그냥 음료처럼 꿀꺽꿀꺽 마시기에도 전혀 부담없단 생각이 들었습니다. 달달하게 즐기기 매우 좋은 맥주로
1차로 식사를 하고 난 뒤 가볍게 2차로 목 축일 때 선택하기 좋습니다. 다만 음식과는 잘 어울리지 않을 것 같아요.
2023. 10. 24 // by RYUNA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