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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식(외식)/중식

2023.11.13. 중화방(中華坊 - 인천근대개항거리) / 깐풍꽃게로 유명한 인천 노포 화상의 중식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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꽤 오래간만의 휴가를 마치고 다시 복귀했습니다. 다시 열심히 포스팅을 쓸 예정이니 잘 부탁드립니다.

이번에는 꽤 예전에 다녀온 인천 차이나타운 옆 근대개항거리에 위치한 노포 중식당 '중화원(中華坊)' 이란 곳입니다.

인천에는 선린동, 북성동 짜장면거리 이외에도 신포시장으로 넘어가는 길목인 이 쪽에 중화민국에서 건너 온 화상이

운영하거나 혹은 그 화상의 후손들이 이어받아 운영하는 노포 중화요릿집이 꽤 많다는 이야기를 들었는데요,

이 집도 그 중 하나로 특히 '깐풍꽃게' 라는 요리가 유명하다는 이야기를 들어 호기심에 한 번 방문해보게 되었습니다.

 

 

 

매장 내부는 생각보다 그리 크지 않더라고요. 평범한 동네 중화요리 전문점이었고 다소 오래 된 분위기도 있었습니다.

식사 시간이라기엔 조금 일찍 방문했음에도 불구하고 이미 테이블은 꽉 찬 상태. 다만 줄을 설 정도는 아니었지만요.

아무래도 위치가 위치다보니 인천 차이나타운을 목적으로 사전 정보 없이 온 관광객들이 쉽게 찾아올 곳은 아닙니다.

 

 

 

저희는 카운터가 바로 앞에 보이는 테이블에 자리를 잡고 앉았습니다.

카운터 아래 '복(福)' 글자를 거꾸로 붙여놓은 걸 볼 수 있네요. 출입문 중화방 글씨 위에도 동일한 것을 볼 수 있습니다.

 

 

 

중화방 메뉴판. 식사류와 요리류, 그리고 코스요리들도 준비되어 있어 선택의 폭이 꽤 다양한 편입니다.

다만 코스요리는 가격이 꽤 높은 편인데, 아마 인당 가격이 아니라 그냥 저 요리들이 나오는 세트메뉴인 것 같습니다.

식사 메뉴는 짜장면 6,000원부터 시작하니 지금 물가를 감안하면 나름 준수한 편. 요리도 탕수육 등의 자주 시키는 건

생각보다 그리 비싸지 않네요. 다만 우리가 시킬 예정인 깐풍꽃게는 40,000원으로 가장 비싼 가격을 자랑합니다.

 

 

 

앞접시와 함께 기본 식기 준비.

 

 

 

단무지와 양파, 배추김치, 고춧가루 뿌린 간장, 춘장, 그리고 후추소금의 기본찬이 준비되었습니다.

 

 

 

다른 것보다 여기서 놀란게 이 춘장이었는데요, 일반 중화요릿집의 달짝지근한 춘장이 아닌 살짝 물기가 있는

짠맛과 함께 엄청 고소함이 담겨있는 춘장이었습니다. 아, 춘장이라는 게 원래 이런 거였구나... 하는 느낌의 맛.

 

 

 

후추소금은 고기튀김을 시켜 같이 나오는 것 같았습니다. 거의 맛소금 수준으로 아주 곱게 나온 것이 특징.

 

 

 

첫 번째 요리는 '고기튀김(14,000원)'

보통 옛날 중화요리 전문점에서 '덴뿌라' 라는 이름으로도 나오는 요리인데, 돼지고기를 밀가루 반죽에 버무린 뒤

기름에 바싹 튀겨낸 요리입니다. 언뜻 탕수육처럼 보일 수도 있지만 소스 없이 그대로 간장이나 소금 찍어먹는 게 특징.

양도 14,000원이라는 가격 치고 꽤 준수한 편입니다. 두 명이선 배부르고 세 명이서 식사 시켜 나눠먹어도 좋을 양.

 

 

 

좀 바싹~ 하게 튀긴 것 같은데요, 갓 튀겨나온 거라 굉장히 따끈따끈한 상태입니다.

 

 

 

후추소금, 혹은 고춧가루 간장에 살짝 찍어서 맛을 보았습니다.

기본적으로 밑간이 거의 되어있지 않기 때문에 처음엔 간이 되지 않은 튀김 그 자체의 고소한 맛을 즐긴 뒤

이후 취향에 따라 양념장을 찍어먹으면 됩니다.

 

 

 

엄청 바삭바삭할 것 같았는데, 의외로 바삭함보다는 약간의 폭신함이 느껴지는 식감의 맛.

굉장히 잘 만든 고기튀김이라는 걸 느낄 수 있었는데요, 돼지고기의 육즙은 뭐 굳이 더 말할 필요는 없을 것 같고

일단 튀김옷이 정말 좋습니다. 겉은 바삭하면서 딱딱하지 않고 폭신하게 씹히는 이 느낌이 정말 기분 좋게 해 주더군요.

튀김이 이 정도로 좋다면 여기 탕수육은 어떨지 살짝 궁금해질 정도.

 

 

 

두 번째 요리인 오늘의 메인, '깐풍꽃게(40,000원)' 가 나왔습니다.

꽃게 여러 마리를 통째로 튀겨내어 각종 야채와 함께 깐풍기처럼 매콤하게 볶아낸 것이 특징인 요리로

꽃게 머리가 통째로 담겨나온 호쾌한 모양새가 보통 요리가 아니라는 걸 알게 해 주는군요. 양도 가격만큼 꽤 많은 편.

 

 

 

매콤한 양념과 함께 다진 야채도 넉넉하게 들어있습니다. 깐풍기라 하려 붉은빛을 내는 소스가 아닌

다소 어둡고 거무튀튀한 소스 색이 특징인데, 예전 의정부에서 한 번 먹었던 깐풍기도 이와 비슷했던 걸로 기억을 해요.

아마 원래 깐풍기가 이런 거고 현재 양념치킨처럼 붉게 나오는 것이 사람들 취향에 맞춰 개량된 것 아닐까 생각되는...

 

 

 

일단 게 다리 하나를 집어왔는데요, 마치 닭다리를 집은 듯한 느낌.

 

 

 

껍질이 있긴 하지만 한 번 튀겨낸 거라 아주 딱딱하진 않기 때문에 껍질째 씹어먹는 것이 어느 정도 가능합니다.

다만 날카로운 부분에 입 안쪽이 베일 수 있으니 씹을 때 조금 조심하는 게 좋겠고 껍질까지 씹어먹는 것이

제대로 먹는 게 맞는지는 사실 잘 모르겠습니다. 일단 저는 껍질째 먹어도 괜찮겠다고 판단하여 으적으적 씹어먹은 거...

 

 

 

결론은 막 이름만큼 엄청 화려하고 눈 돌아갈 정도는 아니었지만 딱 기본에 충실한 맛이었다는 것.

껍질 안에 충실하게 들어있는 촉촉하고 맛있는 게살, 그리고 적당히 매콤하게 야채와 함께 맛있게 볶아낸 깐풍 소스,

그리고 고기튀김처럼 너무 딱딱하지 않고 폭신하게 튀겨낸 튀김 솜씨가 한데 섞여 절묘하게 조화되는 이 맛이

아, 이렇게 밸런스 잡힌 요리가 완성되기까지 얼마나 많은 시행착오가 있었을까, 오랜 경력은 허투루 나온 게 아니네 하는

꽤 큰 만족을 얻을 수 있었습니다. 술 좋아하는 사람들은 그야말로 술을 무한으로 부르게 만드는 요리였어요.

 

 

 

세 번째 식사 메뉴는 '볶음밥(7,000원)' 입니다.

일반 중화요리 전문점의 짜장소스 나오는 공기 모양의 볶음밥이 아닌 둥근 접시에 흐트러트려 나오는 볶음밥입니다.

 

 

 

반숙계란 후친 것 한 개를 투박하게 밥 위에 얹었고...

 

 

 

채썬 파와 당근 약간이 들어간 계란국도 한 그릇 나옵니다.

흔히 뭐 제대로 하는 집의 볶음밥은 짬뽕국물 대신 계란국 나온다는 이야기 있는데, 저는 짬뽕국물이 더 좋던데...ㅋㅋ

그냥 요즘 드는 생각인데, 중화요리 볶음밥에서 계란국 대신 짬뽕국물 주는 건 주방장의 실력 여부를 떠나

얼큰한 거 좋아하는 한국 사람들이 짬뽕국물을 더 선호해서 바뀐 것 아닐까 하는 생각도 조심스레 해 봅니다.

혹은 짬뽕국물과 함께 계란국도 같이 준비하기 힘들어 그런 걸 수도 있고요.

 

 

 

계란부침을 적당히 익혀 속이 감동란처럼 촉촉하게 익은 것이 특징. 잘 부쳐냈네요.

 

 

 

의외로 먹어보고 다들 크게 놀랐던 것이 이 볶음밥이었는데요, 엄청 고슬고슬하게 잘 볶았습니다.

그야말로 볶음밥의 정석이 아닐까 싶을 정도로 밥알이 하나하나 코팅되어 입안에서 식감이 아주 잘 느껴지는 맛이었어요.

거기에 너무 과하게 기름지지 않고 간도 딱 적당한 편이라 아무 생각없이 마구 퍼먹기 좋았던 맛.

단순 야채만 넣은 게 아닌 돼지고기도 적당히 다져넣어 고기 씹히는 풍부함도 함께 느낄 수 있었던 상당히 좋은 볶음밥.

 

 

 

개인적으로는 이름값을 충분히 할 만한 요리들을 맛볼 수 있었던 아주 만족스런 식당이었습니다.

고기튀김은 기대 이상이었고, 깐풍꽃게는 이름에 충실한 맛이었으며 볶음밥은 깜짝 놀랄 정도의 훌륭한 맛이어서

요리든 식사든 어떤 건 목적으로 가든 충분히 만족할 만한 중화요릿집이라는 인상을 크게 받을 수 있었습니다.

 

다만 가게가 갖고 있는 딱 하나 치명적인 문제가 있는데, 이는 어쩔 수 없는 것이라지만 '대기 시간'

손님 여럿이 테이블에 앉아 다양한 요리를 시키고, 주방에서 요리를 하는 사람은 한정되어 있다 보니(혼자 하는 것 추정)

음식 나오는 속도가 다른 중화요리 전문점과 비교했을 때 극악한 수준으로 느린 게 치명적인 문제입니다.

저희가 주문한 요리도 진짜 오래 걸렸는데요... 거의 세 개의 요리가 나오는 데 한 시간 반 정도 걸렸던 듯(...)

좀 성격 급한 사람은 화날 수 있을 정도로 엄청 오래 걸리는지라 진짜 느긋하게 인내심 있는 사람들만 가는 게 좋겠습니다.

이게 고의적으로 느리게 만드는 게 아닌 어느 정도 한계가 있다는 걸 감안했기 때문에 딱히 화는 안 났지만

그래도 모르는 상태로 가면 '이 정도로 오래 걸린다고?' 싶을 정도로 좀 당황할 수 있으니 미리 감안하고 가는 게 좋고

그게 아니면 사람이 없는 시간을 찾아가는 것이 좋겠습니다.

 

. . . . . .

 

 

 

※ 중화방 신포본점 찾아가는 길 : 수도권 전철 수인분당선 신포역 3번출구 하차, 인천광역시 중구 신포로27번길 43

https://naver.me/FKKOXCUF

 

중화방 신포본점 : 네이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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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 11. 13 // by RYUN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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