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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식(외식)/중식

2023.11.13. 공화춘(共和春 - 인천 북성동 차이나타운) / 말도 많고 탈도 많은 그 '공화춘', 차이나타운 첫 방문 이래 14년만에 드디어 가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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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인천 차이나타운이라는 존재를 처음 알게 된 것이 2009년이었고요, 그 사이 14년의 시간동안

손에 셀 수도 없을 정도로 이 곳을 많이 방문했고, 또 이 곳의 수많은 가게들을 찾은 기록을 블로그에 계속 남겨왔습니다.

 

그런데 그 14년의 시간동안 존재는 알고 있었지만 단 한 번도 방문한 적 없었던 가게가 있어요.

심지어 그 곳은 차이나타운 내에서 가장 눈에 잘 띄는 곳에 위치해 있고 가장 사람들에게 인지도가 높은 가게임에도 불구

저는 한동안 이 곳에 대해 굉장히 안 좋은 편견을 가지고 있었고, 주변 사람들에게도 '여기는 가짜니 가지 마라' 라면서

이 가게의 방문을 적극적으로 말린 적이 있었습니다. 다들 짐작하셨겠지요. 차이나타운 내 '공화춘(共和春)' 입니다.

 

. . . . . .

 

아시다시피 공화춘은 대한민국 최초의 중화요리 전문점으로 알려진 곳입니다.

최초로 운영하던 공화춘의 건물은 한동한 폐건물로 방치되다 깔끔하게 정비하려 지금은 짜장면박물관으로 운영 중이고

우리가 알고 있는 정보로는 공화춘을 최초로 연 창업자 우희광의 손녀딸인 왕애주씨가 운영하고 있는 '신승반점' 이

공화춘의 명맥을 이어 운영하는 정통 직계 후손이고 현재의 공화춘은 가게가 망하고 난 뒤 상표권만 따로 사들여

공화춘이라는 최초의 중화요리 전문점 이름을 빌려 운영하는 '가짜 가게' 로 알고 있습니다. 저도 그렇게 알고 있었고요.

 

그런데 여기도 약간 복잡한 사정이 있더라고요. 저는 이 가게를 옹호하는 게 아니라 그냥 사실에 얽힌 이야기만 풀 것이고

주관적인 개입 없이 가게 이름에 얽힌 역사에 대해서는 여러분이 판단하시는 것이 옳으리라 생각합니다.

 

현재의 공화춘은 2004년에 오픈했다고 합니다. 당연히 예전 최초의 중화요릿집 공화춘과는 무관한 게 맞아요.

다만 현재 공화춘의 대표인 '이현대' 라는 사람은 1998년부터 공화춘 재건 프로젝트를 주도하여 2004년 공화춘을 열었고

초기 공화춘에서 일하던 주방장을 영입하여 가게를 열었다고 합니다. 그래서 지금 저 위치에 있는 공화춘은

'예전 공화춘을 다시 살려내어 명맥을 이어간다' 는 명복으로 홍보하며 현재까지 운영을 하고 있는 것이라고 하더군요.

 

다만 이 과정에서 원조 공화춘의 명맥을 잇는다는 점이 허위 광고라며 기존 공화춘 창업자의 후손인 왕애주 씨와

신승반점 측에서 이 새로 오픈한 공화춘을 고발했고, 소송전은 증거불충분으로 인해 신승반점 쪽 패소로 끝났다고 합니다.

이현대의 공화춘은 '옛 공화춘을 재건하기 위해 노력하는 과정에서 상표를 인수했다는 취지로 홍보를 했기 때문에'

원조 공화춘의 명맥을 잇는다는 홍보가 사기가 아니라는 판단이하에 이 판결이 내려졌고, 신승반점 측도 항소를 포기하고

소송 결과를 그대로 받아들이게 되어 오랜 시간 걸친 두 가게의 상표권 문제는 최종적으로 종지부를 찍었다고 합니다.

즉 현재의 공화춘은 옛 공화춘과는 다른 식당이긴 하나 옛 공화춘의 명맥을 잇기 위해 과거의 공화춘에서 일하던 주방장을

영입하는 등 옛 공화춘의 명맥을 잇기 위해 노력을 한 것은 맞다고 볼 수 있겠지요.

 

좀 더 자세한 이야기는 위키의 공화춘 항목이나 공화춘, 신승반점 홈페이지 등을 찾아보면 도움이 될 수 있겠습니다.

다만 공화춘과 신승반점 홈페이지에서는 각자 자신의 시선으로 기술이 되어있으니 참고하고 읽으시면 될 듯.

https://namu.wiki/w/%EA%B3%B5%ED%99%94%EC%B6%98#fn-1

 

공화춘 - 나무위키

이 저작물은 CC BY-NC-SA 2.0 KR에 따라 이용할 수 있습니다. (단, 라이선스가 명시된 일부 문서 및 삽화 제외) 기여하신 문서의 저작권은 각 기여자에게 있으며, 각 기여자는 기여하신 부분의 저작권

namu.wiki

 

※ 공화춘 공식 홈페이지

https://gonghwachun.co.kr/

 

공화춘

인천차이나타운 대표 중국요리전문점입니다. 편안한 서비스와 정성스런 음식을 대접하겠습니다.

gonghwachun.co.kr

 

※  신승반점 공식 홈페이지

http://ss-chinese.com/layout/res/home.php?go=main

 

신승반점

백 년이 넘는 역사를 간직한 전통의 맛을 이어가기 위해 진심과 노력을 아끼지 않습니다.

ss-chinese.com

 

. . . . . .

 

 

 

어쨌든 한동안 저도 공화춘을 별로 좋아하지 않았고, 지금도 일부러 차이나타운까지 가서 공화춘을 굳이...? 란 생각으로

여기를 방문한다는 것이 그다지 매력있는 행동은 아니라 생각해왔는데, 그래도 지나가면서 간판을 여러 번 봐 오니

막상 또 궁금해진 거에요. 과연 이 집은 음식 맛이 어떨까? 하는 궁금증 말이죠. 그래서 한 번 혼자 방문해보게 되었습니다.

호기심과 함께 약간은 그런 점도 있었지요. '공화춘을 까더라도 일단은 한 번 먹어보고 까자' 라는 마음.

 

 

 

공화춘은 1층, 그리고 건물 옥상에 주차장이 마련되어 있는데, 옥상 쪽 주차장은 건물 뒷편과 연결되어 있습니다.

공화춘 건물 바로 뒷편이 엄청 높은 언덕이라 뒷쪽 차도와 건물 옥상이 서로 연결되어 있다는 걸 알 수 있어요.

여튼 차 갖고 오시는 분이 얼마나 될지 모르겠지만 일단 주차 가능하니 참고하시면 될 듯.

 

 

 

1층의 주차 요원으로 보이는 직원에게 '몇 명이 방문했다' 라고 말을 해준 뒤 안내를 받아 올라가면 됩니다.

실내엔 홀로 들어가는 엘리베이터도 있었는데, 저는 계단 통해 올라갔어요. 계단 창틀에 중국 화병도 전시해 놓았더군요.

 

 

 

3층으로 안내를 받았는데, 안내를 받아 올라가니 제일 먼저 보인 것은 병풍 모양의 창틀.

 

 

 

이 아저씨는 언제 또 여기 오셨대(...)

지금은 사라졌지만 공화춘 바로 맞은편 공갈빵집에 '철수오빠도 반한 맛' 이라며 안철수가 공갈빵 먹는 사진도 있었지요.

다만 이 때의 정치인으로서의 안철수 이미지와 지금의 안철수 이미지를 생각해보면... 말을 아끼겠습니다...^^;;

 

 

 

아니, 그러니까 홀은 대체 언제 나오는 거야(...)

저는 그냥 엘리베이터 타고 올라가면 바로 식사하는 홀이 나올 줄 알았는데 한참을 안으로 들어가야 되네요.

매장 내부 구조가 제가 생각했던 것과 너무 달라서 조금 의아했습니다. 여기 내부라 이렇게 미로처럼 복잡했었나 싶던;;;

중간에 '공화춘 역사의 공간' 이라는 이름의 사진 액자가 전시되어 있는 전시 공간이 약간 마련되어 있더라고요.

 

 

 

공화춘 홀은 다른 층은 어떨지 모르겠지만 제가 방문한 3층은 거대한 넓은 홀이 하나 크게 있는 게 아닌

작은 방이 여럿 나뉘어져 있어 방 하나마다 테이블이 여럿 놓여있는 구조로 되어있습니다.

중앙의 복도를 중심으로 양 옆에 테이블이 놓여진 방이 있는 거지요. 다만 한 팀씩 들어가는 방이 아닌 여럿 들어가는 방.

그리고 식사 시간대를 다소 비껴갔음에도 불구하고 실내엔 식사하러 온, 혹은 요리를 즐기러 온 손님이 꽤 있었습니다.

 

이렇게 평일에도 인기가 많으니 주말에는 건물 밖에 긴 줄이 늘어서 있을 정도로 사람이 많지... 라는 생각이 들었던 순간.

 

 

 

공화춘의 메뉴판.

오랜 시간 재인쇄나 리뉴얼을 하지 않았는지 메뉴판이 꽤 낡은 상태입니다.

 

 

 

메뉴판 첫 페이지에 공화춘에 대한 간략한 소개와 함께 100년을 지켜온 자부심이란 문구가 적혀 있습니다.

아무래도 이 100년이라는 문구 때문에 여기가 진짜 공화춘의 명맥을 잇는 가게라는 오해를 하는 사람들이 꽤 있을 듯.

다만 초기 공화춘 시절에 근무했던 주방장을 일부러 영입할 정도였으면 음식 맛의 명맥만큼은

어느 정도 이어졌을지도 모르겠단 생각이 살짝 들더군요. 뭐 이건 제가 옛날 공화춘을 먹어본 적이 없으니...

 

 

 

여기서 먹어 볼 메뉴는 딱 하나, '공화춘 짜장면' 입니다.

일반 짜장면과 별개 메뉴로 해산물이 올라가는 간짜장이라고 보면 될 듯. 가격은 11,000원으로 다소 높은 편.

다른 요리들도 시켜보면 좋을텐데 혼자 간 거라 그냥 짜장면 하나만으로도 충분할 것 같아서요.

 

 

 

테이블에 기본으로 비치되어 있는 차주전자와 티슈통, 그리고 식초통.

 

 

 

차주전자 안에는 따끈한 자스민차가 들어있는데, 향긋한 향이 은은하게 몸 속에 스며드는 느낌이 좋습니다.

젓가락 줄 때 전용 수저받침을 같이 내어주는 게 마음에 드네요.

 

 

 

기본찬은 여느 중화요리 전문점과 마찬가지로 생양파와 단무지, 춘장이 제공됩니다.

맛은 아주 기본적인 맛이에요. 따로 더 설명할 것 없는 평범한 중화요리 전문점의 기본찬 맛. 춘장도 마찬가지고요.

 

 

 

앞접시와 함께 숟가락, 그리고 조금 특이하게 가위가 나오는데, 면 잘라먹으라는 의미 같습니다.

 

 

 

'공화춘 짜장면(11,000원)' 도착.

위에서 내려다보는 항공샷으로 한 컷.

 

 

 

채썬 오이를 고명으로 살짝 얹어 마무리한 삶은 면.

 

 

 

간짜장처럼 짜장 소스는 별도로 따로 담겨나오는데, 큼직한 새우와 함께 청양고추 채썰어 올린 것이 눈에 띕니다.

짜장소스와 함께 볶은 건더기는 양파를 비롯하여 오징어, 돼지고기도 큼직하게 썰어들어가 있어 꽤 풍족하고 알찬 느낌.

 

 

 

면 위에 짜장 소스를 그대로 붓고...

 

 

 

적당히 면과 잘 섞이도록 비벼서 맛있게 즐기면 됩니다.

짜장 소스가 몽글몽글한 느낌이라 면과 잘 달라붙어 생각보다 꽤 잘 비벼지더라고요.

 

 

 

오홍, 이런 맛이란 맛이지...

일단 결론부터 말하자면 막 눈 돌아갈 정도로 아주 뛰어나지는 않은, 그렇다고 진짜 몇몇 노포의 정통 옛날 짜장마냥

자극적이지 않고 단맛 없이 고소한 맛만으로 승부보는 류의 짜장도 아닌 것 같습니다.

적당히 달짝지근한 소스 맛이 입 안에 퍼지면서 조미료로 인해 입에 척척 달라붙는 아주 익숙한 짜장 맛이에요.

 

여기까지 일부러 와서 찾아먹을 정도는 아니지만 익숙한 맛. 그 익숙함 때문에 '그래 맛있긴 맛있네' 라고 느낄 만한 맛?

다만 건더기를 큼직하게 썰어 큼직한 건더기 씹히는 풍족함만은 확실히 돈값은 어느 정도 한다는 느낌.

새우는 위에 올라간 두 마리가 전부지만 돼지고기가 정말 많이 들어갔어요. 적어도 재료만은 아끼지 않은 것 같습니다.

 

 

 

면을 다 먹을 때 쯤이면 '공화춘' 로고가 찍혀 있는 밥공기 하나를 내어주는데요...

 

 

 

그 안에는 이렇게 약간의 쌀밥이 들어있습니다. 밥 양은 일반 공기밥 기준 1/4 정도 되는 양이랄까... 진짜 적은 양.

공화춘 짜장면을 시키면 서비스로 나오는 밥이라고 하대요.

 

 

 

면을 어느 정도 건져먹은 뒤 남은 소스에 서비스로 나온 밥을 얹고...

 

 

 

소스와 함께 적당히 슥슥 비비면 짜장밥이 완성되어 남은 소스를 밥과 함께 먹을 수 있습니다.

소스와 건더기가 꽤 많이 남는 편이라 좀 더 많이 먹고 싶은 사람은 공기밥을 따로 시키는 것도 괜찮을 것 같습니다.

 

 

 

달짝지근한 소스가 너무 과하게 짜지 않아 밥이 조금만 들어갔음에도 부담스럽지 않게 퍼먹을 수 있습니다.

사실 밥 넣지 않고 그냥 소스만 따로 퍼먹어도 그렇게 짜거나 부담스럽지 않다는 건 좋네요.

윗 사진에 공교롭게 오징어 썰어넣은 건더기가 보이는데, 해산물, 돼지고기는 저 정도 크기로 썰어졌다고 보면 됩니다.

 

 

 

처음엔 '일단 까더라도 먹고 까자' 라는 생각으로 들어와 시킨 공화춘 짜장면이었는데,

막상 먹어보니 생각보다 꽤 맛있어서 '어, 음식은 또 괜찮네...' 라는 인상을 받았던 한 그릇이었습니다.

진짜 옛날식 짜장이라거나 혹은 노포의 자존심이 느껴지는 맛이라기보단 대중적인 사람들의 입맛을 최대한 고려하여

풍족하고 또 호불호 갈리지 않는 맛으로 만들기 위해 노력한 흔적이 어느 정도 보여 저로서는 꽤 괜찮게 먹을 수 있었어요.

적당히 달짝지근하고 해산물, 돼지고기 풍족하게 씹히는 푸짐한 짜장면을 맛 보고 싶은 사람들에겐 추천할 만 합니다.

 

 

 

계산은 또 2층 카운터로 내려가서 하면 된다더군요. 3층엔 카운터가 별도로 없습니다.

이 말 뜻은 먹튀도 가능하다는 건데(...) 가급적이면 그런 건 하지 맙시다. 매장 안에 CCTV 다 설치되어 있으니(...)

카운터 쪽에서 일하는 아주머니 되게 친절하셨습니다. 좀 뭐랄까... 처음 가게에 갖고있던 고정관념이 녹아내리는 기분.

 

 

 

나가는 통로엔 믹스커피, 또는 아메리카노를 선택할 수 있는 자판기가 있으니 식후 한 잔 뽑아가면 좋습니다.

왼쪽이 에스프레소나 아메리카노 계열, 그리고 오른쪽은 자판기 믹스커피.

 

 

 

저는 아메리카노 한 잔 뽑아든 뒤 그 옆의 원보병가에서 받은 시식용 공갈빵으로 디저트도 깔끔하게~!

 

 

 

처음엔 고정관념을 갖고 들어갔던 차이나타운의 공화춘이었습니다만, 막상 들어가 짜장면 한 그릇 뿐이긴 해도

음식을 직접 먹어보고 나니 '굳이 고정관념을 가질 필요가 있나?' 라는 생각이 들었던 방문이 된 것 같습니다.

 

원조 공화춘의 이름을 빌려 100년 전통의 가게다 - 라는 걸 내세우는 건 확실히 오해의 소지가 충분히 발생할 만 하고

이 점에서 욕 먹고 비판받는 것도 어쩔 수 없다 생각하지만, 정작 나오는 음식 자체는 생각보다 꽤 만족스러웠던지라

다른 요리는 잘 몰라도 적어도 짜장면 같은 식사메뉴 먹어볼 요량으로 방문하는 건 나쁘지 않을 것 같단 생각이 들어요.

다만 이 만족이 '여기만의 뛰어난 무언가가 있다' 가 아닌 '익숙한 맛인데 푸짐하게 잘 만들었다' 라는 쪽에 가깝기 때문에

가게를 방문해도 괜찮을지 여부는 여러분께서 판단하시는 게 좋을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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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대개항거리에서 신포동 쪽으로 넘어가는 길목에 위치한 '중화루'

이 곳도 꽤 오래 된 노포 중화요리 전문점으로 과거 초창기 공화춘에서 일하던 사람이 나와 근무하는 곳이라는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아마 다음에 차이나타운 일대를 방문하게 되면 이 집을 가게 되지 않을까 싶어요. 눈여겨보는 곳.

 

 

 

여튼 이번 방문은 '그 유명한 현 공화춘의 짜장면 맛은 어떨까?' 하는 목적이었기에, 목적 달성에 대한 만족감은 높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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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공화춘 찾아가는 길 :  수도권 전철 1호선, 수인분당선 인천역 하차, 중화문 너머 북성동 짜장면거리 내 위치

https://naver.me/GD50ZG5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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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 11. 13 // by RYUN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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