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5월, 1박2일 후쿠오카 나들이
(15) 어짜피 잠만 자고 나올 거니까, 의외의 가성비 게스트하우스, 언플랜 후쿠오카(UNPLAN FUKUOK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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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쿠오카 만다라케가 텐진역 근처라고 하지만 사실 위치를 보면 진짜 애매한 곳에 있다.
지하철역 기준으로 따지면 텐진역, 그리고 그 다음역인 아카사카역 딱 중앙에 위치해 있어 어디서 가든 거리가 비슷.
그래서 어느 역에서 내리든 접근성은 거의 비슷하다고 봐도 되나 그나마 텐진역이 번화가니까 이 쪽 접근성이 나은 편.
이제 후쿠오카에서 1박을 할 숙박지로 이동해야 하는데 사실 시간상으로 따지면 숙박할 곳에 가서 먼저 체크인한 뒤
다시 텐진으로 돌아와서 만다라케를 간 게 맞긴 하다. 그냥 편의상 순서를 조금 바꿔쓴 거라
아까 전 만다라케 갔을 땐 깜깜한 밤이었는데 왜 갑자기 낮으로 바뀌었냐 하고 의아하게 생각할 수 있어 미리 말하는 것.
공항선 텐진역 서쪽 개찰구.
관광객이 텐진역에 내리면 가장 많이 나오게 될 출구이기도 하다. 파르코 백화점 쪽과 연결되는 출구라서...
3월 27일, 나나쿠마선 연장 개통으로 기존까지 유지하던 공항선 텐진 - 나나쿠마선 텐진미나미역 간의
연락(소프트) 환승이 종료된다는 안내문. 기존엔 교통카드는 아무 개찰구로나, 일회권은 환승 전용 개찰구로 나온 뒤
2시간 이내에 반대편 역으로 가면 환승 처리가 되었는데, 나나쿠마선 하카타역 연장 개통으로 하카타역이 정식 환승역이
되면서 텐진역에서의 이 환승 체계는 완전히 사라져버렸다. 텐진역과 텐진미나미역은 이제 별개 역으로 취급.
공항선 텐진역으로 내려와 역명판을 한 컷.
하카타역이 후쿠오카의 교통 중심지라면 텐진역은 후쿠오카의 쇼핑, 관광의 중심지라고 보면 될 것 같다.
물론 텐진역에도 니시테츠 후쿠오카라고 니시테츠 사철의 터미널역이 있어 교통의 중심이 맞긴 하지만
실제 놀 거리, 먹을거리 등의 관광객들이 즐길 거리는 하카타역보다 텐진역이 더 많고 번화가도 넓게 펼쳐져 있다.
물론 그만큼 승강장에 사람도 정말 많은 편. 퇴근시간대 겹치면 거의 서울 2호선 뺨칠만큼 많은 사람들로 북적이게 된다.
열차 기다리는 중.
내가 탈 열차는 18시 24분에 도착하는 메이노하마행 열차.
후쿠오카 지하철 승강장 전광판은 서울지하철처럼 아주 직관적이진 않지만 도착 예정 시각을 바로 보여주는 게 좋다.
지하철 도착.
지하철 차량 내 전광판에도 한글 표기가 충실하게 잘 되어있는 편.
그만큼 일본 내 한국인 관광객이 많이 늘었다는 뜻이기도 하겠지. 이 한글 안내는 오사카, 도쿄에도 잘 되어있긴 하지만...
두 정거장을 이동, 내가 내려야 할 역은 '오호리코엔(공원)' 역이다.
코엔이라는 일본어는 공원을 뜻하는데, 이런 역명의 경우 그냥 일본식 발음기호 그대로 한글로 적은 게 특징.
대신 후쿠오카 공항만큼은 후쿠오카 쿠코가 아닌 후쿠오카 공항이라고 표기하고 있다.
텐진역에서 두 정거장 이동 후, 오호리공원(大濠公園)역에 도착.
후쿠오카 지하철은 서울지하철 서울교통공사 구간과 달리 좌측통행으로 열차가 운행하는 것이 특징.
오호리공원 역 역명판.
부역명으로 '후쿠오카시 미술관 입구' 라는 명칭이 있는데, 근처에 오호리공원과 미술관이 있어 붙은 이름이라고 한다.
역사 타일도 그렇고 전체적으로 분위기가 어둑어둑한 편인데, 이 노선이 1981년 개통한 40년 넘은 노선이라 그럴지도...
도쿄나 오사카의 JR노선, 혹은 지하철에 비하면 역사가 그렇게 긴 건 아닌데 대한민국과 비교해보면 꽤 오래 된 노선이다.
오호리공원 역 개찰구.
시내 중심가에서 살짝 떨어진 곳에 있긴 하지만 여전히 한글 안내는 아주 잘 되어있다.
나는 4번 출구로 이동.
4번 출구 위에서 찍은 오호리공원역 출입구.
바로 옆에 큰길가가 있고 그냥 평범한 상가 건물과 주택이 이어진 비교적 한적한 도심 내 거리 풍경이 나온다.
그리고 4번 출구로 나오자마자 바로 눈앞에 보이는 이 건물.
'UNPLAN(언플랜)' 이라는 간판이 달린 여기가 내가 이번에 숙박을 하게 될 곳이다.
다만 여기 처음 찾아오는 사람은 출입구 못 찾아 헤맬 수도 있는데 큰길가에 출입구가 있는 게 아닌 왼쪽으로 꺾어야 한다.
왼쪽으로 꺾어 골목 안으로 들어가면 이렇게 입구에 파라솔 하나가 쳐 있는 건물 출입구가 나오는데
이 곳이 이번 1박 2일 후쿠오카에서의 숙박을 책임져줄 게스트하우스, '언플랜 후쿠오카(UNPLAN FUKUOKA)' 다.
사실 이번 짧은 여행에서 숙소에 머무는 시간이 굉장히 짧을 거라 숙박에는 큰 투자를 하지 않기로 했다.
진짜 밤 늦게 들어와서 '잠만 자고 아침일찍 나갈 수 있는' 싼 숙소를 찾다 발견한 곳이 여기인데
여러명이 묵는 도미토리룸 기준 숙박 요금이 2천엔대 중반. 우리돈으로 3만원 안 되는 금액에 묵을 수 있다고 하고
거기에 지하철역도 바로 앞에 있는데다 나는 2일간 후쿠오카 지하철 1일권을 연속으로 쓸 거라 추가요금 나갈 일도 없다.
그래서 선택하게 된 것. 늘 그렇듯 아고다 쪽을 이용하여 숙소 예약을 했다.
(언플랜 후쿠오카 구글지도 위치 및 정보 : https://maps.app.goo.gl/apULFV1T8zBatq379)
큰길가 쪽 건물에도 상점이 하나 있는데 처음에 이거 보고 내가 길 잘못찾았나 하고 살짝 쫄았었음(...)
여기는 숙박업소랑 전혀 상관없는 상점이니 신경쓰지 않아도 된다.
언플랜 후쿠오카 1층은 바와 함께 테이블, 소파 등이 여럿 놓여있는 로비로 운영되고 있었다.
여기까지는 숙박하지 않는 사람들도 뭐 술 마시거나 커피 마시러 들어와도 되는 공간.
바 바로 맞은편에 프론트 데스크가 있는데, 이 곳에서 체크인을 하면 된다.
사전에 예약한 아고다 예약번호, 그리고 여권을 제출하면 바로 체크인 업무를 해 줌. 일본어가 되면 베스트겠지만
일본어가 되지 않는다면 영어로 해도 어느 정도 소통은 가능하니 크게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게스트하우스는 총 여섯 개 층으로 운영되고 있는데, 1층은 카페 공간, 그리고 프론트 데스크가 있고
2층부터 5층까지 ;방이 있다. 5층에는 주방, 라운지가 있어 음식 조리, 혹은 사 갖고 온 음식을 먹을 수 있다고 한다.
많은 방문객들이 남기고 간 메모지.
그 아래엔 한국인 관광객들을 위해 '후쿠오카 맛집, 여행지 추천' 에 대한 안내가 한글로 친절하게 표시되어 있다.
심지어 한국인 대상으로 인스타그램 이벤트도 하고 있어(...) 저거 진짜로 해서 키츠네우동 하나 받았지 뭐야..ㅋㅋ
프론트 데스크를 운영하는 시간은 오전 10시부터 저녁 7시까지라고 한다. 시간이라 써야 하는데 사간 오타가 난 듯;;
그리고 숙박 무료를 조건으로 청소 헬퍼도 모집한다고 하는데, 이건 여기 장기거주하는사람들에게 유리할지도.
숙박을 이용하는 동안 주의해야 할 사항 등은 한글로도 친절하게 안내가 되어 있으니 한 번 읽어보면 된다.
객실에서는 음식 먹으면 안 되고 5층의 라운지에서만 취식 가능, 흡연은 1층에서
그리고 체크아웃은 오전 11시, 짐은 체크아웃 후 당일 7시까지 보관 가능. 수건은 첫날만 무료 등 여러 조건이 있다.
어두침침한 객실 복도를 따라 내가 묵을 도미토리 방의 문을 열고 들어가면...
짜잔, 캡슐호텔처럼 보이는 2층 규모의 조그만 방이 양 옆으로 펼쳐져 있는데
의외로... 숙박을 하는 사람들이 꽤 많았다. 신발 놓여져 있는 자리 전부 다 저 안에 사람 있다는 것 아냐...
일단 나는 1층으로 안내를 받았고 나가는 문 바로 옆에 있는 방(?) 아니 침실이었다.
별도의 잠금 장치는 따로 없고 그냥 커튼으로 여닫는 방식.
이 도미토리 방으로 들어오기 위해선 별도의 카드 키를 쓰거나 혹은 비밀번호를 입력해야 한다고 한다.
커튼을 열고 침실로 들어가면 이렇게 좁은 공간에 베개 하나, 이불 하나, 그리고 수건 하나가 놓여있는 걸 볼 수 있다.
천장도 매우 낮고 실내 조명 작은 것 하나 있고 핸드폰이나 안경 올려놓을 수 있는 작은 선반 하나 있는 게 전부.
다행히 핸드폰 충전할 수 있는 콘센트는 방마다 다 설치되어 있어 전자기기 충전에는 큰 문제가 없긴 했다.
뭐... 일단 이런 방이라는 거 알고 예약한 거긴 한데, 역시 막상 들어오고 나니 좀 많이... 좁긴 하네...^^;;
배낭 하나 매고 온 여행이었으니 망정이지 만약 캐리어 들고 다니는 여행이었더라면 이런 데 묵는 건 무리였을지도 모른다.
그리고 호텔에서 좀 더 오래 머물거나 늦잠을 자는 일정이었다면 아마 멀쩡한 호텔을 예약하지 않았을까.
짐 풀어놓고 샤워 한 번 한 뒤(공용 샤워실을 사용) 옷 싹 갈아입고 일단 5층 라운지가 어디 있는지 먼저 확인.
라운지는 대충 여기에 있다 정도로만 확인한 뒤 다시 밖으로 나왔다.
금방 해가 지네... 다시 지하철 타고 텐진역으로 돌아가자.
다른 나라도 아니고 일본에서의 밤, 일본에서 밤은 뭘 하며 즐긴다? 뭐 블로그를 쭉 봐 오신 분들이라면 다 아시겠지만;;
= Continue =
2023. 12. 10 // by RYUNA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