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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식(외식)/뷔페,무한리필

2024.1.11. 베지그린(개포동) / 비건도, 그렇지 않은 사람도 누구나 맛있게 즐길 수 있는 100% 식물성 재료만을 사용한 채식뷔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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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에 꽤 이색적인 뷔페를 다녀왔습니다. 바로 '100% 식물성 재료만을 이용하여 만든 비건 채식 뷔페' 인데요,

서울 개포동 쪽에 위치한 '베지그린' 이란 곳으로 지하철역에서 꽤 떨어져있는 외곽 쪽 골목가에 위치해 있어요.

그나마 가장 가까운 곳이 양재역이긴 합니다만 거기서도 약 15~20분 정도 걸어서 이동해야 하는 외진 곳에 있습니다.

 

 

 

'자연건강 채식뷔페' 를 지향하는 베지그린은 매장 내 모든 음식에 동물성 재료를 넣지 않은 100% 비건 음식을 취급해서

건강의 이유든 신념의 이유든 고기를 먹지 않는 사람들도 안심하고 식사를 맘껏 즐길 수 있는 곳이기도 합니다.

제 친구 중 한 명이 신념의 이유로 비건을 하는데, 그 친구가 종종 가면서 또 저한테도 추천해 준 집이기도 해요.

 

사실 비건 뷔페는 이번이 처음은 아니고 꽤 예전 아차산역에 위치한 '러빙헛' 이란 곳을 방문한 적이 있었습니다.

그게 거의 10년도 더 된 이야기긴 한데, 그 때도 나쁘지 않은 기억을 갖고 있었거든요. 그래서 이번에도 그 기억을 되살려

이색적으로 한 번 먹어보자 + 호기심으로 혼자 방문하게 되었습니다.

 

 

 

러빙헛 때도 느낀 거긴 하지만, 가게 내부에 진열되어 있는 액자라든가 문구 등을 보면 좀 종교적 색채가 강합니다.

그래서 이 특유의 분위기 때문에 비건 뷔페를 좀 꺼리는 분들도 분명 있어요. TV에서도 관련 내용이 나오고요.

 

...뭐 신경쓰지 않고 먹으면 됩니다.

그냥 내부에 그런 전시물만 있다는 거지 딱히 직원이 강요하거나 하는 것도 없고 불편한 분위기는 별로 아닙니다.

 

 

 

뷔페라고 하여 어느 정도 큰 규모의 매장을 생각했는데, 의외로 매장이 아주 작습니다.

길쭉한 회의용 테이블같은 큰 테이블 두 개가 놓여있고 거기에 의자가 옹기종기 놓여있어 알아서 자리잡고 식사하는

구내식당 같은 분위기. 그리고 식당도 그냥 평범한 동네 식당 같은 크기에요.

 

 

 

뷔페 음식 코너를 한 컷. 규모는 직장인 한식뷔페와 비슷하면서 그보다 종류가 조금 많은 정도입니다.

카운터 쪽 아주머니에게 선결제를 한 뒤 자리에 앉아 자유롭게 접시 이용해서 음식을 가져다먹으면 됩니다.

 

이용 가격은 1인 13,000원.

 

 

 

일단 음식 이것저것 가져와서 한 컷.

얼핏 보면 '이거 비건 뷔페 맞아?' 라고 말할 정도로 음식들이 되게... 일반 뷔페에서 볼 법한 요리처럼 나옵니다.

비건 뷔페라고 해서 전부 풀뙈기(...)만 있는 건 아니에요. 식물성 재료로 만든 일반 고기처럼 보이는 요리도 아주 많아요.

 

 

 

음료는 원두커피, 그리고 연잎차 두 가지가 준비되어 있었습니다.

처음에 아주머니가 연잎차 맛있다고 추천을 해 주셨는데, 연잎차 있는 곳을 찾지 못해서(주방 쪽으로 꺾어야 나옴)

연잎차를 바로 담진 못하고 커피를 담았어요. 커피는 좀 연하게 우려내었는데 은은하니 향 좋더군요.

 

 

 

과일을 갈아만든 드레싱을 올린 양상추와 새싹 샐러드.

뭐 샐러드는 그냥 일반 뷔페 등지에서 나오는 것과 동일한 맛입니다. 여기까지는 사실 새삼 새로울 건 없는데...

 

 

 

이제 여기서부터가 이 가게에서만 먹을 수 있는 식물성 재료만을 이용하여 만든 독특한 음식들인데요,

북어국 같은 느낌으로 만든 채식 무국이에요. 무와 함께 북어 모양의 가공 대체육이 들어갔습니다.

국물은 좀 달짝지근한 편. 대체적으로 여기 음식들이 간이 세지 않은 건 좋은데 일반 음식에 비해 단맛이 조금 있더군요.

 

 

 

얼핏 보면 영락없는 북어인데, 북어와 비슷한 찔깃한 질감을 내는 대체육입니다. 콩으로 만들지 않았나 추정 중.

맛에 있어서는 실제 북어와 약간의 차이가 있지만 의외로 식감이 북어와 거의 동일해서 조금 놀랐던 메뉴.

 

 

 

접시에 담아 온 음식들.

기본적인 밑반찬부터 시작하여 탕수육, 치킨, 불고기 등 일반 뷔페에서도 볼 법한 메뉴들이 전부 준비되어 있습니다.

 

 

 

식물성 후라이드 치킨.

콩고기를 이용하여 튀긴 치킨으로 일반 치킨에 비해 조금 뻣뻣한 감이 있어요. 식감이 고기라기보다는

말린버섯 쪽에 좀 더 가까운 느낌이라 식감 쪽에 호불호가 있을 것 같지만 저는 먹을만했습니다. 노력을 많이 했다는 느낌.

다만 이건 진짜 치킨을 좋아하는 사람이 처음 먹으면 식감 부분에서 조금 불호 쪽에 가까울 수 있겠습니다.

 

 

 

반면 콩고기로 만든 불고기는 아주 마음에 들었는데요, 간이 세지 않고 부들부들하고 촉촉하게 씹히는 것이

그냥 먹어도 부담없고 밥반찬으로도 손색없단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건 진짜 고기 먹는 느낌이 들더군요.

개인적으로 후라이드 치킨보다는 콩불고기 쪽이 좀 더 비건을 하지 않는 사람들에게도 어필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던...

 

 

 

비건 탕수육은 이 날 먹은 유사 육류(?) 요리 중 가장 만족스러웠습니다.

콩고기 대신 새송이버섯을 넣고 튀겼는데, 버섯 특유의 포실포실함이 튀김옷과 정말 잘 어울리네요. 게다가 깔끔한 맛이라

부담도 적어요. 이건 꼭 '비건을 위한 음식' 으로 분류하지 않고 일반적인 '버섯탕수육' 이라 해도 통할 것 같습니다.

가게에서 먹었던 채식 요리 중 가장 만족도가 높았던 요리.

 

 

 

비건 김밥은 흑미와 함께 색소를 넣지 않은 단무지, 당근, 우엉 등의 야채를 넣고 말아내었습니다.

그냥 고기 들어가지 않은 야채김밥이라 생각하면 되는데 간은 좀 약해 살짝 심심하지만 아삭거리는 식감이 좋습니다.

가게에서 파는 이색적인 비건 요리 중 이후 먹은 떡볶이와 함께 가장 일반적인 음식과 큰 차이 없이 가까웠던 맛.

 

 

 

비건 부리또로 잘게 썬 양배추를 겹겹이 채워넣어 또띠야에 싼 요리. 겉에는 채식 머스타드 소스를 발랐습니다.

간이 거의 되어있지 않아 순수 소스의 맛으로 즐기는 건데 맛보다는 아삭거리는 식감을 즐기기에 특화된 요리입니다.

 

 

 

흑임자를 갈아 만든 죽.

간이 전혀 되어있지 않기 때문에 함께 비치되어 있는 죽염을 넣어 섞어먹으라고 안내해 주었습니다. 고소한 맛.

 

 

 

동물성 재료를 넣지 않은 비건 떡볶이...라는데, 사실 육수나 오뎅 넣지 않고 끓인 떡볶이는 다 동물성 재료 안 들어가지요.

그래서 이건 그냥 일반적인 떡볶이와 별다른 맛의 차이가 없지 않을까 싶었는데요...

 

 

 

아니나다를까 그냥 평범한 떡볶이입니다. 아주 익숙한 맛. 말캉말캉한 떡볶이는 언제 먹어도 좋지요.

 

 

 

첫 번째 접시를 순식간에 해치우고 두 번째 접시.

두 번째는 콩고기로 고기요리 느낌을 재현한 것과 별개로 나물류의 반찬들도 담아와 보았습니다.

파래무침이라든가 콩나물, 그리고 청포묵 같은 일반적인 밑반찬들도 함께 있었습니다. 간은 대부분 심심하게 된 편.

 

 

 

비건 생선초밥이라고 하는데요, 위에 올라간 건 실제 생선이 아닌 곤약으로 만든 생선입니다.

흰살생선 올린 초밥과 유사한 맛이 나는데 역시 맛보다는 식감으로 즐기는 것. 그런데 이게 의외로 그럴싸합니다.

 

 

 

이게 무슨 요리였는지 기억이 안 나네요. 약간 무말랭이 같은 느낌의 반찬이었는데 실제 무는 아니었고

후라이드 치킨, 혹은 북어국에 들어갔던 그 비건 고기를 튀겨 양념에 버무린 것 같은데 닭강정 같은 맛이 나서

진짜 이거 맛있다 - 라고 생각했거든요. 다른 요리들에 비해 간이 좀 세고 단맛이 강해 꽤 선명한 인상으로 남았던 음식.

 

 

 

비건 토마토 스파게티도 있어 한 그릇 담아와 봤습니다.

 

 

 

토마토 스파게티 역시 익숙한 맛. 살짝 매콤하게 소스를 만들었더군요.

다만 토마토 이외에 버섯 같은 재료를 좀 더 넣었더라면 더 볼륨감있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도 살짝 들던...

 

 

 

비건 음식의 장점은 동물성 재료를 사용하지 않아 꽤 많이 먹어도 위에 부담이 적다는 점입니다.

앞으로도 비건을 할 생각은 딱히 없고 동물성 재료를 사용한 육식을 좋아하는 저로서도 이 부분은 확실하게 인정.

많이 가져다 먹어도 속이 더부룩해지지 않다는 것 하나만큼은 진짜 인정할 수밖에 없는 부분이라고 생각해요.

 

 

 

비건 냉면이 있다고 한 번 드셔보시라고 적극 추천을 받아 조금 가져와 보았는데요,

면을 미리 삶은 걸 비치해놓아 살짝 떡져있는 거야 어쩔 수 없지만 국물이 진짜 놀랄 정도로 새콤하고 맛있었습니다.

별 기대 안 하고 먹었는데 대체 어떻게 국물을 낸 거지 싶을 정도로 새콤달콤한 맛이 상당히 강렬했는데요,

이 국물 때문에라도 다시 한 번 가 봐야 하나... 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이 날 먹은 음식 중 가장 기억에 남는 음식이었어요.

 

 

 

원래는 커피를 나중에 마셔야 하지만... 식사할 때 커피를 곁들여 마셨으므로 커피 대신 추천받은 연잎차로.

은은하게 향이 배어있고 또 약하게 단맛이 느껴져 부담없이 마시고 입 안을 깔끔하게 씻어내려주기 참 좋습니다.

 

 

 

디저트로는 비건 식빵과 함께 발라먹을 스프레드로 비건 크림, 그리고 해바라기씨를 넣은 딸기잼이 있더군요.

 

 

 

우유나 계란이 들어가지 않아 좀 거칠지 않을까 생각했는데 의외로 빵이 꽤 괜찮았습니다.

일반 식빵에 비해 확실히 조직이 좀 더 단단하긴 했지만 그 단단함의 단점을 촉촉함으로 어느 정도 커버한 것 같아요.

그냥 먹어도 촉촉한 식감과 함께 단맛이 올라와서 꽤 괜찮다고 느꼈습니다. 딸기잼은 그냥 아주 평범한 딸기잼 맛.

 

 

 

그리고 진짜 마무리로 차갑게 식힌 매실차가 있어 한 잔 담아와 마무리.

원래 고깃집에서도 고기 먹고 후식으로 매실차 주는 곳이 많았는데 요새는 그런 곳 찾아보기가 쉽지 않아서...

 

 

 

10여 년 전, 채식뷔페를 한 번 갔던 기억을 떠올려 다시 한 번 방문했던 개포동의 비건 뷔페 '베지그린'

식물성 재료로 고기 요리를 표현할 수 있는 한계가 어느 정도 있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꽤 재현을 잘 한 것도 있었고

굳이 고기 느낌을 내지 않고 그냥 자연스럽게 식물성 재료만을 이용하여 만든 음식들도 하나하나 다 정갈하니 좋았던

만족스런 경험이었습니다. 무엇보다 이렇게 잔뜩 먹었음에도 불구하고 '더부룩하다' 라는 느낌이 아닌

'기분 좋게 배불리 먹었다' 라는 느낌을 받았던 게 가장 좋았던 것 같습니다. 여기는 진짜 다시 한 번 가 보고 싶을 정도.

 

접근성이 서울 안에서도 정말 나쁘다는 걸 제외하면 한 번 가볼만하다고 추천하는 집.

비건을 실천하는 채식주의자들이라면 이미 잘 알고 계실테고, 그렇지 않은 사람들이라도 한 번 추천하고 싶어요.

앞서 이야기했듯 저도 철저한 육식주의자지만, 이렇게 한 번씩 채식을 실천해보는 것을 긍정적으로 생각하고 있습니다.

 

. . . . . .

 

 

 

※ 베지그린 찾아가는 길 : 서울특별시 강남구 개포로20길 24-10 광민빌딩 1층(개포4동 1234-8)

https://naver.me/5nXQZBB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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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 1. 11 // by RYUN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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