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지인분을 통해 꽤 재미있는 경험을 하고 왔습니다.
바로 서울 장충동에 위치한 대한민국에서 가장 유명한 호텔, '신라호텔' 을 다녀온 것인데요...
호텔 숙박을 한 건 아니고 호텔 1층 로비에 있는 '신라호텔 더 라이브러리' 에 위치한 해피아워 이벤트를 즐기고 왔어요.
신라호텔 더 라이브러리는 그 유명한 '신라호텔 애플망고빙수' 를 판매하는 곳이기도 합니다.
이 곳에서 신라호텔의 가격이라고는 믿을 수 없을 만큼 합리적인 가격에 해피아워 세트 메뉴를 판매한다는 이야기를 하며
같이 한 번 가 보지 않겠냐는 제안을 아셔서 그 제안을 승낙, 저도 이 기회에 호텔 구경하러 한 번 가 보게 되었습니다.
신라호텔은 서울 3호선 동대입구역에서 가장 가깝습니다.
장충체육관 쪽 출구로 나와 조금만 언덕으로 올라가면 한옥 양식의 출입구를 만나게 되는데 여기가 신라호텔 입구입니다.
호텔신라 전경.
건물 외관이 특급호텔 치고 조금 수수하다는 인상이 있는데 1979년에 오픈하여 40년 넘은 역사를 자랑하는 건물입니다.
호텔 입구에는 소나무와 함께 분수대를 비롯, 조경을 꽤 잘 꾸며놓았더라고요.
뒤에 보이는 기와 건물은 신라호텔의 영빈관.
호텔 본관은 현대식 건축물이지만 1층 로비 아래 지붕은 기와로 만들어놓은 것이 특징.
수많은 차량들이 호텔 로비를 오가고 있는데 진짜 거의 대부분 외제차인 것이... 여기가 엄청난 곳임을 느끼게 하는...
당연하겠지만 신라호텔은 5성 호텔입니다.
1층 프론트 데스크레 들어가자마자 보이는 화려한 장식물.
그냥 단순한 장식물인 줄 알았는데 미술가의 작품이라고 하더군요.
1층 로비 장식물 앞에 이 조형물을 만든 아티스트, 그리고 작품에 대한 간략한 설명이 담긴 간판이 세워져 있습니다.
프론트 데스크에서 바라본 1층 로비 주출입구의 모습.
생각보다 꽤 많은 사람들로 북적이고 있습니다.
실제 숙박을 하기 위해 찾아온 사람들도 있겠지만 식당을 이용하거나 다른 목적으로 온 사람들도 많더군요.
그리고 다들 신라호텔은 신기한 경험인지 열심히 앞에서 기념사진을 찍고 있던...
1층 로비 바로 옆에 꽤 큼직한 소파와 함께 응접실이 마련되어 있습니다.
내부 숙박객이 아니더라도 여기 앉아 휴식 취하면서 숙박객을 기다리거나 혹은 뭐 식당 출입 전 대기한다거나 가능.
저도 일단 좀 일찍 도착했기에 여기 앉아서 함께 들어갈 일행 오길 기다렸습니다.
이내 일행분이 도착, 바로 1층의 '더 라이브러리' 로 입장.
신라호텔의 바 & 라운지, '더 라이브러리(THE LIBRARY)'
그 유명한 애플망고 빙수를 파는 그 라운지 맞습니다. 다만 제가 갔을 땐 아직 망고시즌이 아니라 팔진 않고 있었지만요.
애플망고 빙수 판매 시즌엔 워낙 인기가 많아 줄을 서야 할 정도라고 하니 그 시즌 되기 전 일찍 잘 찾아간 셈이지요.
물론 해피아워 이벤트도 사전 예약이 필요하기 때문에 미리 예약을 하고 찾아갔습니다.
신라호텔의 해피아워 이벤트 이름은 'APERITIVO DELIGHTS SET(아페리티보 딜라이트 세트)'
더 라이브러리에서 새롭게 선보이는 바 메뉴와 페어링 와인을 함께 서비스하는 코스로
1병의 보틀 와인, 그리고 두 종류의 요리를 동시에 즐길 수 있으며 가격은 부가세, 봉사료 포함 13만원입니다.
물론 밖에서 즐긴다고 하면 나오는 것에 비해 비쌀 수 있겠지만... 여기는 대한민국 최상의 호텔, 신라호텔... 입니다.
신라호텔 라운지에서 저렴한 잔 와인 한 잔 즐기는 가격도 2~3만원 호가하는 걸 감안해보면
신라호텔에서 제공하는 서비스를 받으면서 그 공간에서 와인 한 병, 그리고 요리를 두 개나 즐기는 거니 꽤 파격적인 가격.
직원에게 안내를 받아 창가 옆에 자리를 잡았습니다. 아직 해가 지기 전.
저희가 앉은 테이블 바로 옆에 라이브 공연장이 있는데 머물러 있는 동안 계속 라이브 공연이 열리고 있더라고요.
음악은 거의 대부분 매장 분위기와 적절히 잘 어우러지는 재즈 음악 위주로 가까이서 들으니 진짜 좋긴 좋네요.
계속 공연을 쉬지 않고 하는 건 아니고 대략 한 시간 정도 노래를 부른 뒤 잠깐 휴식, 그리고 다시 나와 부르는 식으로 진행.
라이브 공연을 하지 않는 시간대엔 그냥 매장 내에서 자체적으로 튼 음악이 나왔습니다.
https://www.youtube.com/shorts/sw4c-Up-Pp0?feature=share
막 공연 끝나고 박수쳐야 하는 분위기는 아니었어요. 그냥 매장에 흘러나오는 bgm과도 같은 느낌으로 즐기면 됩니다.
테이블에 설치되어 있는 스탠드.
그 옆에 세워져 있는 위스키 메뉴판.
기본 식기 준비.
아페리티보 딜라이트 세트를 이미 주문하긴 했지만 그와 별개로 호기심이 생겨 주류 메뉴판도 한 번 구경.
요리 메뉴가 아닌 주류 메뉴만을 준비해놓은 메뉴판인데 와인만 해도 그 종류가 엄청납니다.
...호텔이 호텔이니만큼 가격은 기겁할 정도로 비싼 편.
특히 마지막에 있는 건 2,600만원짜리라 처음에 보고 기절할 뻔했는데 다행히(?) 9병 보틀 세트라고 하더군요.
와, 그러면 한 병 300만원 꼴이니 저렴하다...(일 리가 없다)!!
여기서 본 레드와인 중 가장 가격대가 높은 제품은 미국 와인 'Screaming Eagle(스크리밍 이글) 2019' 으로
보틀 한 병 가격이 무려 990만원입니다. 정가는 대충 4,500달러 정도 한다고 하니 610만원 정도.
호텔에서 제공하는 서비스 감안하면 대충 이 가격이 맞긴 한데 과연 여기서 이걸 마시는 사람이 있을까 살짝 궁금...ㅋㅋ
와인 외에 싱글 몰트 위스키도 다양하게 구비 중.
보틀이 아닌 잔 단위로도 판매하는데 역시 신라호텔답게 가격대가 다소 있는 편입니다.
새삼 우리가 주문한 13만원의 코스가 진짜 저렴한 가격이 맞구나... 라는 걸 메뉴판 보고 다시 한 번 깨닫는 중.
와인잔이 먼저 나왔고요...
와인은 얼음이 가득 들어있는 아이스 버켓에 담겨 나왔습니다.
직원분께서 먼저 와인을 들어 오늘 서비스되는 와인에 대해 설명을 해 주셨어요.
레드 와인, 화이트 와인, 스파클링 와인 중 하나를 선택할 수 있는데 우리가 선택한 와인은 '스파클링 와인'
'DE VERGY BLANC DE BLANCS(드 베르지 블랑 드 블랑)' 이라는 이름의 프랑스 스파클링 와인입니다.
신라호텔에서 즐기는 와인이라니... 분명 가격도 엄청나게 비쌀 거야...!! 라고 생각할 수밖에 없겠지만
실제 절대 비싼 와인은 아닙니다. 궁금해서 한 번 구글에서 가격 검색을 해 보니...ㅋㅋ 진짜 부담없이 살 가격이더군요.
가격은 저렴하지만 와인 자체의 맛이 꽤 마음에 들었던지라 나중에 따로 구매해서 마셔도 되겠다고 느꼈을 정도.
와인은 직원분께서 직접 따라주십니다.
당연하겠지만 직원들의 서비스 정말 좋았습니다.
막 엄청 친절하고 상냥하다... 라기보다는 고급 호텔답게 서비스의 절도가 잡혀있는 느낌이라고 해야 할까.
단순 친절이 아닌 고상함을 잃지 않는 각 잡히고 기품 있는 서비스를 받는 느낌이라 되게 만족스러웠습니다.
기포가 조금 빠진 상태에서 한 번 마셔보도록 합니다.
와, 맛있다...!!
스파클링 와인이라 하여 막연히 디저트용 스위트 와인을 생각했는데 달지 않고 드라이한 맛.
탄산감과 함께 떫은 맛 거의 없이 굉장히 향긋하게 넘어가는 목넘김이 진짜 호불호 안 타고 부담없이 마시기 좋겠더라고요.
한 잔 마시고 바로 어떤 와인인지 정보를 찾아봤는데 가격 보고 '아, 이거 집에서 사서 마셔도 되겠다' 라고 확신.
따로 여기에 가격을 적진 않겠습니다만 진짜 부담없는 가격 맞으니 관심있으신 분은 한 번 구매해보시길 바래요.
...그리고 되게 좋았던 것 중 하나가 와인 다 마시고 추가로 따를 때 직원이 와서 직접 따라주었다는 것.
처음에는 그냥 잔 비어서 따르려고 병을 들었더니 멀리서 직원이 그걸 캐치, 급히 오시더니 '저희가 따라드리겠습니다'
라면서 잔이 비면 직접 와서 따라주시더라고요. 수시로 왔다갔다하며 고객의 잔이 비었는지 체크를 하는 듯.
'아우, 우리가 직접 따라마시는 게 편한데...' 라고 말하면서도 한편으론 이런 서비스도 다 받아보는구나 하는 즐거움도ㅋㅋ
이내 와인과 함께 할 음식들도 도착했습니다.
첫 번째 요리는 '슬로피 조 미니버거'
쇠고기 패티 위에 체다 슬라이스 치즈를 녹여 만든 신라호텔의 치즈버거로 감자튀김과 소스가 함께 서빙됩니다.
팬 위에 담겨나오는 버거 크기가 꽤 큼직한 편인데, 혼자 먹기보다는 2인 메뉴에 딱 걸맞는 크기에요.
대충 일반적인 햄버거 두 개 정도를 합쳐놓은 듯한 크기라고 보면 되지 않을까 싶더군요.
빵이 네 등분으로 나뉘어져 있어 칼 이용해서 쉽게 자를 수 있습니다.
함께 나온 감자튀김.
감자튀김 찍어먹는 함께 제공된 소스는 일반적인 케첩 같은 소스가 아니라 매장에서 자체적으로 만든 소스.
뭐라 설명을 해 주셨는데 안타깝게도 지금 기억이 잘 나지 않습니다. 여튼 일반적으로 맛보기 힘든 독특한 맛이었지요.
약간 한약재 같은 맛이 느껴졌는데 특별한 거부감 없이 꽤 맛있게 즐길 수 있었습니다.
버거 안에는 다른 일체의 소스 없이 체다 슬라이스 치즈, 쇠고기 패티만 들어있습니다.
버거를 감싼 번(빵)도 일반적인 패스트푸드 햄버거와 달리 엄청 보들보들한 질감에 굉장히 부드럽고 풍부하게 씹히는
쇠고기, 거기에 자연스레 녹아든 체다치즈까지... 와, 이게 신라호텔의 햄버거구나 라고 감탄할 만한 맛.
여태껏 먹어본 치즈버거 중에서 손가락 안에 충분히 들어갈 정도로 엄청난 만족도를 느낄 수 있었던 버거였습니다.
뭔가 특별한 비법이 있다거나 할 것 없이 그냥 느껴지는 그대로의 맛인데 그 만족도가 굉장히 높네요.
감자튀김은 뭐 트러플 감자튀김 그런 것 없이 그냥 평범하게 튀긴 감자인데 좋은 기름에 튀겨 깔끔하고 부담없는 맛.
두 번째 요리 메뉴는 둘 중 하나를 선택할 수 있습니다.
'깔라마리 튀김' 과 '베이컨으로 싼 야자대추와 블루치즈' 중 하나를 선택할 수 있는데 저흰 전자로 선택.
깔라마리(Calamari)는 지중해식 오징어튀김을 말한다고 하더라고요.
오징어튀김과 함께 감자튀김, 그리고 레몬 한 점이 바스켓에 담겨 넉넉하게 제공되었습니다.
함께 제공된 소스는 케이준 아일랜드 드레싱.
통통하게 갓 튀겨져 나온 오징어튀김 안에는...
이렇게 통통한 오징어가 빈 공간 없이 가득 들어있어 입 안 가득 쫄깃고소함과 짭짤함을 함께 느낄 수 있어요.
스파클링 와인과의 조합이 아주 좋습니다. 그리고 굉장히 깔끔하게 튀겨졌다는 게 느껴지는 꽤 고급스런 맛.
감자튀김도 기름지지 않고 상당히 깔끔한 맛이라 부담없이 먹기 좋았습니다.
치즈버거 쪽이 워낙 만족도가 높아 상대적으로 인상은 약하지만 이 역시 스파클링 와인과의 조합이 아주 만족스러웠어요.
그리고 와인 한 병, 요리 두 개를 나눠먹으니 생각 이상으로 포만감 또한 높아 엄청 배부름을 느낄 수 있었고요.
제가 술이 약해 금방 얼굴이 벌개지는 것도 있긴 한데 와인 반 병 마셨다고 알딸딸해지면서 이내 기분도 좋아지더라고요.
함께 가신 분은 약간 술이 모자랐는지 칵테일을 한 잔 추가로 주문했는데요, 주류 가격은 대략 잔당 2만원대.
칵테일 주문시 견과류 안주가 함께 제공되어 따로 안주를 주문하지 않아도 괜찮습니다.
와인과 안주는 정말 남김없이 깔끔하게 싹싹 비웠고요...ㅋㅋ
마지막으로 물 한 잔 마시고 퇴장.
신라호텔에서 제공되는 물은... 역시 호텔의 물은 뭔가 달라고 다르... 진 않고 그냥 물맛입니다...
어느덧 밤이 찾아오고 주변 분위기도 바뀌었는데요, 좀 전에 입장할 때만 해도 빈 자리가 듬성듬성 보이던 이 곳은
어느새 사람들로 가득 차고 저마다 왁자지껄한 분위기로 완전히 바뀌었어요.
뭔가 되게 조심스럽고 고풍스런 분위기일 줄 알았는데 이 왁자지껄함은 생각보다 부담 없고 편안함이 느껴졌습니다.
의외로 가족 단위 손님들도 많고 또 친구들과 온 경우도 많다보니 생각했던 것만큼 진입 장벽이 그리 높진 않나봅니다.
처음 경험해보는 '신라호텔 더 라이브러리'
지금은 망고빙수가 시작되어 더 많은 사람들로 붐빌텐데 평소라면 솔직히 한 번 가기 다소 부담스러울 수도 있겠지만
이런 이벤트를 잘 활용하면 생각보다 '한 번은 가볼만한데?' 싶은 가격에 꽤 즐거운 경험을 할 수 있을 거라 생각합니다.
여기 오시는 주 손님들에 비해 제가 지출한 금액은 별로 크지 않았지만(...^^;;)
그래도 '아, 이게 신라호텔의 접객이구나' 라고 느낄마한 접객도 함께 경험할 수 있어 더 즐거운 방문이었던 것 같아요.
호텔 위치가 역에서 살짝 떨어져있고 언덕에 있는지라 이렇게 호텔과 역을 오가는 셔틀버스도 운행하고 있더라고요.
함께 간 일행과 함께 이거 보면서 '여기 묵을 정도의 사람들이라면 보통 자차를 끌고 오지 않을까요?' 란 이야기를...
여튼 혹여라도 호텔 이용을 하러 오실 분들은 셔틀버스를 타고 오시는 것도 방법일 수 있겠습니다.
밤에 바라본 호텔 본관 앞 정원, 그리고 영빈관의 전경은 낮보다 훨씬 예쁘더군요.
특히 저기는 결혼식장으로도 많이 활용된다고 하는데 엄청 비싸겠다 싶은 생각이 먼저 들더군요...ㅋㅋ
셔틀버스 없이 저희는 그냥 걸어서 호텔 밖으로 나와...
멀리 보이는 신라호텔의 야경을 뒤로 하고 집으로 향했습니다.
이상 처음 경험해보는 신라호텔, 그리고 신라보텔의 펍 앤 라운지 '더 라이브러리(THE LIBRUARY)' 체험이었습니다.
. . . . . .
※ 서울신라호텔 더 라이브러리 찾아가는 길 : 지하철 3호선 동대입구역 5번출구 하차, 신라호텔 본관1층 프론트데스크 옆
https://www.shillahotels.com/index.do
2024. 5. 13 // by RYUNAN
'음식(외식) > 주점' 카테고리의 다른 글
2024.5.21. 노량진 할머니 왕파전(노량진) / 속이 꽉 찬 고기파전과 인생 잔치국수, 이게 한국의 감성이지! (2) | 2024.05.21 |
---|---|
2024.5.20. 펀더멘탈 브루잉(수원시 원천동) / 창고 스타일의 양조장에서 즐기는 수제맥주, 그리고 기대 이상으로 맛있었던 요리 (0) | 2024.05.20 |
2024.4.9. 야몽야몽 크래프트 비어 펍(성남시 정자동) / 맛있는 맥주, 그리고 피자가 함께하는 맥주집 (0) | 2024.04.09 |
2024.4.8. 깡우동(하남미사점) / 잊을 수 없는 맛! 얼큰하고 시원한 국물! (0) | 2024.04.08 |
2024.3.9. 해물포차 꼴통 3호점(노량진) / 이 가게 두고 회 먹으러 굳이 수산시장 초장집 갈 필요가...? (0) | 2024.03.09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