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종원의 골목식당 '부천편' 에 등장했던 중화떡볶이 전문점, '승록이가 만든 별난 떡볶이' 를 다녀왔습니다.
재미있는 건 이 역곡 가톨릭대 골목은 제가 골목식당이 나오기 전부터도 몇 번 다녀왔던 골목이었어요.
떡볶이집 오른쪽에 있는 카페는 여기서 약속 있을 때 사람들과 자주 갔던 카페고, 왼쪽은 그 유명한 '크라이 치즈버거' 매장입니다.
그래서 처음 방송에 이 골목이 등장했다고 했을 때 '헐...' 하면서 조금 놀랐던 것도 사실이고요.
골목식당 부천편에 등장한 가게는 떡볶이집, 그리고 맞은편의 닭칼국수집, 또 하나는 최근 중간점검을 마친 피자집이 있습니다.
이 중 가장 가 보고 싶었던 매장은 사실 피자집이었는데, 영업을 좀 늦게 시작하기 때문에 시간에 맞출 수 없어
떡볶이집으로 향하게 되었습니다. 그렇다고 떡볶이가 싫은 건 아니고요. 여기도 꼭 한 번 가 보고 싶었던 가게입니다.
매장 규모가 그리 크진 않았습니다.
방송에 나온 지 어느 정도 시간이 지나 이제 줄이 길진 않고 그냥 적당한 수준? 느긋하게 자리를 잡았어요.
메뉴판을 한 컷.
백종원 대표의 솔루션을 받은 '매콤 해물 떡볶이', 그리고 '똥튀김(...)' 과 함께 음료를 주문했습니다.
떡볶이는 매운맛과 아주 매운맛 중 선택이 가능한데, 별다른 이야기를 하지 않으면 그냥 적당한 보통맛으로 해 주시는 듯.
테이블 바로 옆에 앞치마가 마침 준비되어 있었습니다.
아무래도 떡볶이 같은 음식은 혹시 모르니 앞치마 필수.
앞접시와 함께 기본 식기 세팅.
반찬은 무피클 한 가지가 준비되어 있습니다.
고추씨가 들어있는 걸 보니 고추씨를 넣고 살짝 칼칼하게 담은 피클인 것 같네요.
크기는 치킨무와 동일한 크기라고 보시면 됩니다.
맛은 약간 더 칼칼한 감이 있는 치킨무의 맛. 떡볶이와 같이 먹는데 이 정도면 충분하네요.
음료를 주문할까 말까 하다가 기왕 온 김에 제대로 된 걸로 주문해 보았습니다.
같이 간 일행은 오른쪽의 블루레몬 에이드, 그리고 저는 왼쪽의 자몽 에이드를 선택했습니다. 가격은 잔당 3,000원.
직접 담근 청으로 만든 자몽에이드라는데, 적당한 산미와 단맛, 그리고 탄산이 느껴지는 게 좋네요.
식당이니 이 가격이지 카페에서 팔았더라면 좀 더 비싼 가격을 받아도 될 만한 괜찮은 퀄리티.
메인 요리인 중화떡볶이, 그리고 똥튀김이 나왔습니다.
전체 세팅을 끝내놓은 뒤 한 컷. 골목식당 방영 당시 백종원 대표의 솔루션을 통해 탄생한 메뉴입니다.
'중화떡볶이(2인분 - 9,800원)'
국물 떡볶이도, 즉석 떡볶이 스타일도 아닌 국물이 많지 않은 분식집 떡볶이 스타일에 재료가 더 추가된 독특한 형태.
살짝 냄새를 맡아보았는데 특유의 불향이 떡볶이에서 꽤 잘 느껴집니다. 방송 당시에도 이걸 크게 강조했지요.
떡볶이 이외의 고명으로 어묵과 오징어, 그리고 면사리가 약간 들어있는데
보통 떡볶이에 넣는 면사리 하면 라면, 혹은 쫄면사리를 생각하기 쉽습니다만 여긴 특이하게도 '스파게티면' 을 넣었더군요.
적당히 국자를 이용해 앞접시에 덜어먹으면 됩니다.
개인적으로 이렇게 적당히 꾸덕하게 양념 묻은 떡볶이를 국물떡볶이보다 더 선호하는 편입니다.
떡볶이는 생각보다 그리 맵지 않아 아주 매운맛으로 따로 주문하지 않는 한 먹기에 부담이 없는 맛.
적당히 말캉말캉하게 씹히는 식감도 좋고 양념도 매콤달콤한 맛을 충실하게 잘 살렸습니다.
무엇보다 다른 떡볶이에 비해 차별화가 있다고 말할만한 가장 큰 개성은 음식에서 느껴지는 특유의 불맛이라 볼 수 있겠네요.
이 불맛이 자칫 그냥 평범한 떡볶이에서 '중화떡볶이' 라는 이름의 개성을 살리게 된 가장 큰 일등공신인 것 같습니다.
떡볶이를 먹으면서 느꼈던 건데, 옛날에 백종원 프랜차이즈 중 '해물떡찜0410' 이라는 것이 생각나더군요.
지금은 프랜차이즈가 다 정리된 걸로 알고 있는데 어쩌면 이 가게를 솔루션할 때
그 해물떡찜 시절의 경험이 어느 정도 반영이 되지 않았나... 라는 생각이 들더군요. 떡볶이에 들어간 오징어 등 해산물도 그렇고
양념의 맛이라든가 그런 게 대체적으로 좀 유사하다는 느낌을 받을 수 있었습니다.
물론 해물의 양은 해물떡찜 쪽이 압도적으로 많긴 합니다. 이 떡볶이의 해물은 오징어, 그리고 새우 약간이 전부.
마치 그 모양이 X... 같다고 하여 이름 붙여진 사이드메뉴 '똥튀김(3,500원)'
갓 튀긴 튀김 다섯 개가 네모난 접시에 담겨 나옵니다.
하필이면 굵기라든가 모양, 거기다 색까지 디테일이 너무 잘 살아있어서(...)
오히려 식욕을 망치는 게 아닌가... 란 생각도 드는데요, 개인적으로 네이밍 센스는 별로라 생각하고 있습니다.
튀김은 다진 야채를 넣어 뭉친 고로케와 비슷한 속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그냥 먹는것보다는 이렇게 떡볶이 소스에 찍어서, 혹은 떡볶이와 함께 먹어야 더 맛있게 즐길 수 있습니다.
다만 개인적으로 중화떡볶이에 비해 똥튀김의 인상은 '뭐 적당히 떡볶이랑 먹기 괜찮겠네' 라는 정도. 무난무난했습니다.
가격대가 그리 높지 않으니 떡볶이 먹을 때 튀김 같이 먹는 것처럼 사이드로 시켜먹으면 좋을 것 같아요.
다만 가격을 생각하면 살짝 애매해서 지금 가격에서 한 500원 정도만 낮춰도 좋지 않을까 싶습니다.
오징어의 양은 나름 만족스러웠지만, 새우는 좀 더 작은 칵테일 새우를 써도 괜찮으니
약간 더 많았으면 좋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도 있었고요. 그래도 소스 맛이 괜찮아서 크게 신경쓰이진 않았습니다.
고깃집이나 전골집에서 불판에 밥 볶아먹는 것처럼 승록이네에서도 볶음밥을 주문할 수 있습니다.
밥은 날치알 김가루밥(2,000원)과 볶음밥(3,000원) 둘 중 하나를 선택할 수 있는데, 저희는 볶음밥을 선택.
볶음밥 주문시 주방으로 후라이팬을 가져가 밥을 볶은 뒤 다시 테이블로 내어줍니다. 사진의 양은 1인분 양이고요.
김가루를 꽤 듬뿍 뿌려주는데, 밥 위에 올라간 김가루를 적당히 흩뿌려줍니다.
앞접시를 이용해 적당히 덜어먹으면 됩니다.
살짝 후라이팬에 눌어붙을 정도로 잘 볶아내었군요. 식사를 한 뒤에 이 볶음밥만큼은 한국인이면 참을 수 없지요.
고깃집의 볶음밥은 사실 어디서 먹든 그렇게 큰 차이가 없는 것 같습니다.
적당히 떡볶이 먹고 뒷마무리하기 좋은 무난하고 깔끔한 맛.
다른 사람들 후기에서 날치알 김가루밥을 찾아보니 그건 대접에 밥 담고 김가루와 날치알 뿌려 비벼먹는 밥이더군요.
떡볶이와 함께 즐기려면 그 쪽이 좀 더 나을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볶음밥은 생각보다(?) 평범하기 때문에 좀 더 특별하게 먹으려면 날치알 김가루밥을 먹는 게 더 나을지도.
뭐 말은 이렇게 해도 남기지 않고 깔끔하게 싹싹 긁어먹었지만요...^^;;
직접 담근 청으로 만들었다는 자몽에이드 꽤 맛있었습니다.
떡볶이와 함께 먹기 어울리는 편이었고요. 탄산음료와 가격차가 크지 않으니 돈 약간 추가하여 시켜보는 걸 추천.
'불맛나는 중화떡볶이' 와 '똥튀김' 솔루션을 받아 탄생한 부천 역곡 가톨릭대 앞 '승록이가 만든 별난 떡볶이'
기다리지 않고 들어가 느긋하게 먹을 수 있었고 음식의 맛도 비교적 만족했습니다.
하필 바로 맞은편에 '학교가는날' 이라는 엄청나게 유명한 분식집이 있어 거기와 경쟁하려면 좀 어려움이 있을지도 모르겠지만
꾸준하게 자리 지키면서 초심 잃지 않고 계속 잘 꾸려나갈 수 있었으면 좋겠네요. 맛있게 잘 즐기고 왔습니다.
※ 승록이가 만든 별난떡볶이 찾아가는 길 : 수도권 전철 1호선 역곡역 북쪽(2번)출구 하차, 역곡2동 주민지원센터 근방 위치
2020. 7. 29 // by RYUNA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