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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식(외식)/분식

2020.12.31. 철길떡볶이(충정로) / 기찻길옆 떡볶이집 아기아기 잘먹는다~♪ 칙~ 폭~ 칙.칙.폭.폭 칙칙폭폭칙칙폭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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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충정로역 근처에 꽤 재미있는 떡볶이 파는 분식집이 있다고 하여 얼마 전 찾아가보게 되었습니다.

가게 이름은 '철길떡볶이' - 왜 이 가게가 이런 이름이 붙었는지에 대해선 다시 한 번 이야기하도록 하겠습니다.

 

 

지하철 2, 5호선 충정로역.

철길떡볶이를 찾아가기 위해선 충정로역 5호선 8번 출구로 나오면 됩니다.

2호선과 5호선 역사가 서로 꽤 떨어져있기 때문에 지상으로 나오면 좀 헤맬 수 있으므로 지하를 통해 8번으로 나가는 걸 추천.

 

 

충정로역 일대엔 서울역으로 들어가는 경의선 선로가 이어져 있는데요,

이 선로는 경의.중앙선 가좌역에서 서울역으로 분기되는 선로로 서울역-문산간을 운행하는 일부 경의선 전동차와 함께

수색차량기지에를 오가는 수많은 일반열차(무궁화, ITX새마을 등)가 입, 출고하는 중요한 선로이기도 합니다.

 

 

그 경의선 선로 바로 옆에 딱 봐도 오래되어보이는 굉장히 낡은 건물 하나가 보이는데요,

LPG 가스통이 바깥에 설치되어 있는 걸 보아 도시가스가 아닌 LPG가스를 사용하는 건물인 듯.

 

 

이 낡은 목조 건물이 오늘 찾게 된 충정로역 근방의 떡볶이전문점 '철길떡볶이' 입니다.

간판 위에 '2대째 내려온' 이라는 문구가 있는 걸 보니 2대에 걸쳐 오래 장사해온 곳인 듯 합니다.

찾아보니 올해로 무려 48년이나 된 곳이라고 하는군요.

 

 

건물 오른편엔 건물 뒤로 가는 통로가 있는데요,

목조로 된 삐걱대는 낡은 바닥을 지나 건물 뒤로 돌아가면...

 

 

짜잔~ 건물 바로 뒤로 경의선 선로가 붙어있는 모습을 볼 수 있어요.

이 가게가 '철길떡볶이' 라는 이름이 붙은 이유는 말 그대로 경의선 선로 바로 옆에 붙은 떡볶이집이기 때문...;;

 

 

이 구간은 경의선 전동차가 약 1시간 간격으로 운행하기 때문에, 일반 전동차의 운행 빈도는 낮은 편이지만

수색차량기지와 서울역을 연결하는 일반열차의 입, 출고가 이루어지는 곳이라

밖에서 조금만 서 있으면 수시로 열차가 지나다니는 모습을 볼 수 있다고 합니다.

 

심지어 이 바깥 테라스(?)에도 테이블이 있어 춥거나 덥지 않은 날엔 바깥에 앉아 떡볶이를 먹을 수 있다고 해요.

 

 

매장 안으로 들어와 자리를 잡고 메뉴판을 한 컷.

여느 분식집과 마찬가지로 떡볶이, 순대, 오뎅, 튀김 등을 팔고 있으며 현금결제시 약간의 할인을 해 줍니다.

가격은 아주 싼 편은 아니고 그냥 일반 분식집과 비슷한 가격. 주문 후 먹고난 뒤 나갈 때 계산하면 됩니다.

 

 

오랜 세월이 느껴지는 낡은 실내.

창문은 바깥 선로쪽과 이어져 있어 실내에서도 창문을 통해 선로를 볼 수 있어요.

왼편의 주방에 있는 분이 주인 아주머니. 그 옆에 식기라든가 물, 그릇 등을 셀프로 직접 가져다 이용하면 됩니다.

 

 

출입구 쪽 창틀에 놓여있는 언제 가져다놓았는지 알 수 없는 오랜 화분과 각종 소품들.

 

 

전체적인 매장 분위기가 어둑어둑합니다.

좋게 이야기하면 외부와 차단된 듯한 아늑함, 그리고 안 좋게 말하면 어두운 분위기.

 

 

오른쪽에 저 루피(...) 인형은 2부 처음 시작할 때 나온 가짜 루피 아닌가 싶은...ㅋㅋ

여튼 조금 특이한 분위기의 실내를 구경하며 구석진 곳에 자리를 잡고 앉았습니다.

 

 

기본 식기 세팅.

 

 

오뎅 국물을 직접 가져다먹을 수 있어 큰 그릇에 담아왔습니다.

대단한 맛이라기보다는 어디서든 맛볼 수 있는 그 분식집 오뎅국물의 맛. 요즘같이 추울 때 먹기 좋은...

 

 

떡볶이(2인분)에 계란(2개 1,400원)와 김말이 3개를 추가.

떡볶이는 고추장 듬뿍 들어간 쉽게 만날 수 있는 분식집 밀가루떡볶이 스타일입니다.

 

 

순대(3,000원). 순대는 별도로 얘기 안 하면 간, 허파 없이 순대만 내어주는 듯 한데

간과 허파를 좋아하는 저로선 좀 아쉽지만 그래도 따끈하고 쫄깃하게 잘 삶은 건 마음에 들더군요.

 

 

꼬치어묵(3개 2,000원) - 사각어묵을 사용한 꼬치어묵.

역시 어디서나 맛볼 수 있는 무난무난한 맛입니다.

 

 

떡볶이용 떡은 밀가루떡을 사용하는데, 보기와 달리 단맛이 아주 강하지는 않은 적당한 맛.

학교 앞이나 재래시장에 있을법한 분식집에서 어렵지않게 만날 수 있는 무난한 맛이었습니다.

사실 이렇게밖에 설명할 수 없는게, 진짜 더 설명할 방법이 없는 전형적인 분식집 떡볶이 맛이라...^^:;

 

 

순대는 소금 찍어먹는 것보다 이렇게 떡볶이국물에 버무려먹는 게 더 맛있지요.

가끔 동네 근처의 재래시장에서 순대가 너무 먹고싶어 사 먹을 때가 있는데,

거긴 떡볶이국물을 조금만 끼얹어달라고 하면 끼얹어주는 점이 너무 좋습니다. 다 해주는 건 아니고 저희 동네에서만...

 

 

김말이 튀김은 직접 만드는 게 아닌 시판 제품을 사용하는 듯.

별거 아닌 재료도 떡볶이 국물을 만나면 맛있어진다지만 2개 1,500원은 나오는 것에 비해 좀 높은 가격이라

정말 꼭 먹고싶을 때만 추가하는 게 좋을 것 같아요.

 

 

다 익숙하게 맛볼 수 있는 분식류고 또 이런 음식들을 좋아하기 때문에 남기지 않고 싹싹 긁어먹었습니다.

여기는 맛 자체는 그냥저냥 평범하지만 경의선 선로 옆, 철길과 붙어있는 독특한 위치와 분위기때문에

사람들이 많이 찾게되는 가게 같아요. 나름 단골로 보이는 손님들도 먹는동안 들어오는 모습을 볼 수 있었습니다.

 

 

다 먹고 난 뒤 바깥 테라스로 잠시 나갔는데, 때마침 무궁화호 기관차만을 연결시켜놓은 독특한(?) 편성 한 대가

서울역 방향으로 이동하는 모습을 볼 수 있었습니다. 기관차 세 대가 붙어있네요...;;

 

 

기관차가 지나간 후 다시 조용한 평화를 되찾은 경의선 철길.

일반 전동차를 혹시 볼 수 있을까 시간표를 찾아봤는데, 당장 전동차가 지나갈 일은 없어 그냥 돌아가기로...

 

 

건물 왼편에 음식 내는 작은 창문이 있어 밖에 자리를 잡고 앉으면

창문을 통해 음식을 받을 수도 있나봅니다ㅋㅋ 따뜻한 맑은 날에 밖에서 철길 보면서 분식 즐기는 것도 운치있을 듯.

어쩌면 평범한 분식을 파는 이 가게가 유명해진 건 이런 운치 때문이 아닐까 싶기도 하고요ㅋㅋ

 

 

조금 재미있는 분위기와 특별한 경험을 할 수 있었던 충정로 '철길떡볶이'

현재 재개발 문제로 인해 이 가게도 철거될 위기에 놓여있다며 가게를 지켜달라는 호소문이 붙어있는 걸 볼 수 있는데,

앞으로가 어떻게 될지 알 순 없지만, 언제까지고 오래 남아있기엔 조금 어려울 것 같다는 생각도 들어요.

그래서 혹시라도 이 분위기가 좋고 또 즐기고 싶은 분들이라면 조금 서둘러 찾아가시는 게 좋을 것 같네요.

 

. . . . . .

 

 

사회적 거리두기 2단계 돌입 전에 방문했던 곳이라, 카페나 빵집은 정상 영업중.

충정로역 근방의 파리바게뜨에서 느긋한 저녁의 커피 한 잔.

 

 

대다수의 사람들에게 절대로 기억되고 싶지 않은 2020년도 이제 단 하루 남았군요.

2020년의 마지막 하루도 큰 일 없이 무탈히 넘어갈 수 있길 빕니다.

 

 

※ 철길떡볶이 찾아가는 길 : 지하철 2,5호선 충정로역 8번출구 하차, 서대문역 방향으로 직진, 경의선선로 바로 옆에 위치

http://naver.me/xNd1fGS8

 

철길떡볶이 : 네이버

방문자리뷰 172 · ★4.14 · 식객허영만의백반기행 7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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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 12. 31 // by RYUN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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