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는 수도권 전철 1호선 평택역 2번(서부) 출구입니다.
AK백화점과 함께 수많은 평택 시내버스들이 집결하는 북적북적한 동부 출구와는 다소 분위기가 다른 편인데
대부분의 1호선 경부선 라인의 역들이 동부 출구 위주로 시가지가 조성되어있고 서부쪽은 이렇게 휑한 경우가 많더라고요.
여튼 이 곳을 찾은 이유는 얼마 전, 'SBS 백종원의 골목식당 - 평택역 뒷골목 편' 에 방영된 가게를 찾기 위해서입니다.
번화가가 조성되어 있는 동부 출구와 달리 서부 출구는 별다른 번화가나 상점가 없이
바로 상가 몇 개 있는 인기척 덜한 주택가로만 이루어져 있습니다. 왜 골목식당을 여기서 찍었는지 알 것 같은 느낌.
방영 당시엔 이 곳에서 총 세 가게가 솔루션을 받았는데, 그 중 제가 방문한 가게는 바로...!!
'쎄요~' 사장님께서 운영하는 떡볶이집 '모퉁이집' 입니다.
방영 당시 처음엔 손은 컸지만 음식 솜씨가 없어 역대 최악의 떡볶이를 선보인 빌런(...)으로 나왔지만,
사실 실력이 없는 게 아닌 누군가에게서 배우지 않고 혼자서 터득한 거라 대중적인 사람들의 입맛에 맞지 않았던 것.
이후 빠른 속도로 떡볶이 만드는 법, 그리고 백종원 대표가 전수해 준 평택쌀을 이용한 '백쌀튀김' 을 습득하면서
평택역 뒷골목 편에서 가장 극적인 성공을 거둔 곳으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중간에 한 번 흘린 눈물은 많은 사람들을 찡하게 했지요.
방영 당시 백종원 대표가 직접 써 준 손글씨 간판은 지금은 인쇄된 간판으로 바뀌었는데요,
원래는 순대, 튀김 등 여러가지 메뉴를 취급했지만 지금은 떡볶이, 백쌀튀김, 어묵, 세 가지로 조절되었습니다.
쎄요~ 영업시간 10시 30분 이어라~
주인 할머니의 '쎄요~' 는 사실 '어서오세요' 라는 뜻인데, '어서오' 를 작게, '쎄요~' 를 크게 발음하여
사람들에게 '쎄요~' 라고 강하게 각인이 된 상태. 할머니 본인도 이 밈을 내심 즐기시는 듯 ㅋㅋ
의외로 별로 안 기다리고 들어갈 수 있었습니다. 손님이 꽤 있는 편인데, 먹고 가는 손님보단 포장 손님이 더 많았습니다.
메뉴는 떡볶이와 백쌀튀김, 그리고 어묵 세 가지가 전부.
떡볶이 1인분 가격은 3,000원으로 무난무난한 편.
백종원 대표에게 전수받은 '백쌀튀김' 은 모퉁이집에서만 맛볼 수 있는 간판 메뉴로
'평택쌀'을 이용해 만든 특별한 쌀튀김이라고 합니다. 튀김 고유의 맛을 먼저 느낀 후 떡볶이 국물에 튀겨먹는 걸 추천.
그리고 반찬으로는 단무지 한 가지가 있는데 단무지는 셀프.................쎄요~^^
테이블에는 각종 그릇, 종지와 함께 티슈통, 간장종이, 꼬치 등이 비치되어 있습니다.
단무지는 주방에서 직접 가져오면 됩니다.
떡볶이 2인분과 백쌀튀김 3개, 그리고 어묵 3개 구성. 가격은 총 합해 11,100원.
세 명이서 방문했는데, 이거 먹은 후 또 하나 먹으러 갈 거라 일단 가볍게 맛만 보는 걸로.
모퉁이집의 떡볶이는 국물이 상당히 걸쭉한 편인데, 학교 앞 분식집 떡볶이 스타일과 꽤 비슷하게 생겼습니다.
양념 색이 생각보다 그리 진하지 않고 어묵, 대파가 함께 들어갑니다. 양은 1인분치고 넉넉한 편.
보통 떡볶이에 비해 매운맛과 단맛 등의 자극적인 맛이 조금 약한 맛.
방송 솔루션으로 완성된 떡볶이는 자극적인 맛이 약해 한번에 입맛을 확 당기게 만드는 튀는 요소는 다소 부족하지만
질리지 않고 꾸준하게 먹을 수 있는 매력이 있습니다. 국물이 걸쭉한 편이라 이런 걸 좋아하시는 분들께 추천.
방송 솔루션을 통해 눈이 번쩍 뜨일 정도로 맛있는 떡볶이가 탄생했다 - 라기보다는 편안하게 먹을 수 있는 맛이라는 인상.
어묵 꼬치는 딱 어묵꼬치 그 자체의 맛입니다. 굳이 더 설명할 필요는 없을 듯.
방영 당시 국물에 대해서도 말이 나왔던 것 같은데, 지금 국물은 다행히도 괜찮네요.
다만 국물맛이 조금 옅다는 느낌이라 약간 간을 더 해서 진한 맛이 더해져도 괜찮을 것 같습니다.
꼬치어묵이야 당연히 맛이 없을 수 없고요. 떡볶이 먹을 때 같이 있으면 좋은 궁합.
사실 떡볶이, 어묵만 놓고 보면 굳이 일부러 이 곳까지 찾아올 필요도 없고
그냥 동네에 하나쯤 있을법한 평범한 떡볶이집... 정도로 남겠지만, 일부러 여길 찾아온 이유는 이것 때문입니다.
평택쌀을 이용해 만든 도넛 모양의 '백쌀튀김' 으로 방영 당시에도 떡볶이보다 이 튀김 맛이 어떨지 상당히 궁금했습니다.
튀김 크기는 도너츠 한 개 크기와 비슷한데, 약간 납작합니다.
바로바로 튀겨져 나오는 거라 뜨거우니 먹을 때 조심. 방영 당시에도 절대 미리 만들어놓지 말라고 했었지요.
다행히도 그 약속을 아직까지는 잘 지키는 듯. 미리 만들어 식은 게 아닌 따끈한 백쌀튀김을 바로 받았습니다.
참고로 백쌀튀김은 사람이 많을 땐 인원수에 맞춰 인당 하나씩만 주문 가능할 수도 있다고 하니 참고하세요.
일단은 그냥 먹어보았는데요, 되게 바삭바삭하게 씹히고 살짝 소금간이 되어있어 그냥 먹어도 맛있네요.
밀가루로 반죽한 튀김과는 확연히 다른 쌀가루만의 바삭함과 느끼하지 않은 산뜻함이 있습니다.
이 가게는 백쌀튀김이 진짜배기 다크호스인 듯. 바삭바삭한 가벼운 식감이 굉장히 맛있게 먹을 수 있었습니다.
처음엔 백쌀튀김을 그냥 먹다가 추천대로 떡볶이 국물에 찍어서 먹어보았는데, 이렇게 먹어도 좋습니다.
떡볶이 국물이 자극적인 편이 아니라 백쌀튀김 고유의 향과 맛을 해치지 않고 조화롭게 잘 어울리는 편.
어쩌면 떡볶이의 자극적인 맛을 좀 억누른 것도 백쌀튀김과 함께 먹는 조화를 고려한 게 아닐까 싶기도 합니다.
백쌀튀김과 함께한 모퉁이집의 떡볶이 체험은 꽤 만족!
맛있게 먹을 수 있었습니다.
매장 한쪽 벽에 붙어있는 잠언의 문구.
열심히 떡볶이를 만들면서 손님이 계속 몰려도 내내 친절했던 사장님 모습이 좋은 인상으로 남았던 곳입니다.
떡볶이 하나만 보고 내려오기엔 일부러 찾아가는 건 가성비(?)가 떨어질 수도 있지만
아주 맛있는 바삭바삭한 백쌀튀김을 떡볶이 국물에 찍어먹는 맛과 사장님의 ~쎄요 인사 때문에 다음에 또 찾고싶은 집.
방영 당시에도 마음고생 많이 하면서 눈물도 보였던 곳인데
'떡볶이 한 판을 다 팔고싶다' 라는 소원이 이루어졌으니 앞으로도 계속 장사 잘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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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택역 뒷골목 편에 함께 나온 국수집인 '맛짱할매의 멸치국수'
여기도 한 번 가 보고 싶은 곳이지만 다음 먹을거리가 있어 나중을 기약하기로...
끝내 완전한 마무리를 못 짓고 다소 열린 결말로 마무리되었던 돈까스집인 '하우드 수제돈까스' 전경.
세 가게가 서로 도보로 30초 미만일 정도로 옹기종기 붙어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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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모퉁이집 찾아가는 길 : 수도권 전철 1호선 평택역 서부(2번) 출구 하차, 케빈스 커피 골목에서 좌회전 후 쭉 직진
2020. 4. 28 // by RYUNA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