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에 사회적 거리두기 2단계가 해제된 이후, 한동안 영업을 하지 못했던 수도권의 뷔페식당이 영업을 재개하면서
대표적인 뷔페형 패밀리레스토랑 중 하나인 '애슐리' 도 오래간만에 영업을 다시 시작했습니다.
몇몇 지방은 계속 영업을 하고 있었지마는, 수도권 지역은 한동안 모든 뷔페가 문을 닫았던 적이 있었습니다.
영업을 다시 시작한 애슐리에서 애플리케이션 알림을 통해 영업 재개를 알려줘 각종 이벤트를 한다는 것을 알게 되고
'그럼 오래간만에 한 번 가볼까?' 하는 생각에 몇 주 전, 오래간만에 한 번 방문하게 되었습니다.
이번에 방문한 매장은 서울 2호선 강변역 테크노마트 10충 식당가에 위치한 '애슐리W 강변점'
영업을 재개한 지 얼마 안 되기도 했고, 아직 사람들의 뷔페식당을 가는 것을 좀 불안해해서인지
평소와 다르게 평일 저녁시간대임에도 불구하고 매장 분위기는 굉장히 한산했습니다.
아니... 좀 많이 썰렁했다... 에 가까운 느낌.
테이블 식기류 받침에 프린팅되어 있던 스테이크 특가 할인 안내.
스테이크 150g에 5,900원이면 상당히 파격적인 가격에 제공하는 게 맞는 듯.
코로나19 이전과 비교하여 생겨난 새로운 변화.
식기류와 함께 테이블마다 사진과 같이 비닐장갑이 비치되어 있어 음식을 담을 때 장갑을 낀 상태로 이용해달라고 합니다.
아무래도 다시 영업을 재개하긴 했지만, 여전히 감염위험이 있는 만큼 매장에선 조심할수밖에 없는 듯.
재오픈 기념으로 2인 방문시 생맥주를 추가요금 없이 무료로 무제한 제공하는 이벤트가 진행중이었습니다.
사실 그래서 맥주 마실 목적으로 방문한 것도 좀 있었어요.
맥주는 직접 자기가 가져오는 게 아닌 직원에게 요청하면 이렇게 잔에 담아 테이블로 가져다줍니다. 추가시 다시 요청하면 되고요.
후추를 실수로 너무 뿌려 색이 좀 거무튀튀해진 수프.
이것저것 준비되어 있는 샐러드 몇 가지를 얹은 양상추 샐러드로 가볍게 시작.
탄산음료 디스펜서에 탄산수가 준비되어 있어 한 잔 가져왔습니다.
오른쪽은 깔라만시 에이드였던 걸로 기억. 음료 코너에 함께 있어 같이 담아왔고요.
첫 접시로 이것저것 담아오긴 했는데, 매장에 사람이 얼마 없어 분위기가 좀 쳐진 것도 있지마는
전성기 때의 애슐리W에 비해 뭔가... 메인이라 할 만한 것이 없고 어딘가 힘이 많이 빠진 느낌.
최근 애슐리W보다 한 단계 높은 등급의 애슐리 퀸즈가 런칭되면서 대다수의 애슐리W 매장이 퀸즈로 업그레이드하고 있고
W매장은 과거의 클래식 매장 수준으로 많이 줄었는데, 그래서인지 좀 많이 쳐져있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옥수수 알갱이에서 나오는 달콤한 즙이 꽤 맛있었던 즉석 그릴 코너의 버터구이 옥수수.
그릴 코너에 있던 돼지고기 직화구이.
딱 밥반찬으로 먹으면 좋을듯한 돼지불고기 맛.
달콤한 시즈닝이 뿌려진 순살치킨. 예나 지금이나 애슐리에서의 치킨은 만족을 주는군요.
초창기에는 애슐리 클래식에서도 순살치킨을 맛볼 수 있었지만, 지금은 W이상에서만 먹어볼 수 있는 순살치킨.
중간에 생맥주를 한 잔 추가했습니다.
두 번째는 피자와 스파게티 등의 면 요리 접시.
팽이버섯과 야채, 그리고 넓적한 당면으로 조리한 마라 볶음국수인데
보기에는 좀 볼품없이 생기고 육류도 들어가지 않았습니다만, 의외로 꽤 괜찮은 맛이었습니다. 마라향이 꽤 센 편.
치즈케이크, 마약옥수수, 마르게리따, 그리고 특이하게도 타피오카 펄이 올라간 피자까지, 총 네 종류의 피자.
다들 별다른 토핑이 많이 올라가지 않은 심플한 피자긴 하지만, 타피오카 펄 올라간 피자 빼고는 괜찮았던 걸로...
타피오카 펄 들어간 피자는... 뭔가 시도는 좋긴 했습니다만, 저는 개인적으로 조금 불호 쪽.
스파게티는 토마토 소스 스파게티와 까르보나라 스파게티, 그리고 로제 스파게티 세 종류가 있더군요.
보통 애슐리에서는 까르보나라를 많이 먹곤 하지만, 오늘은 좀 산뜻한 게 먹고 싶어 토마토 소스 선택.
신림동의 명물, 백순대도 있어 조금 담아와 보았습니다.
기름에 살짝 튀긴 순대를 야채와 함께 볶은 뒤 백순대 전용 소스를 살짝 끼얹어먹는 요리로
순대야 뭐 그냥 튀김순대인데, 저 백순대 소스를 꽤 잘 재현했더군요. 실제 신림동 철판백순대 먹는 것과 비슷했습니다.
중간에 갑자기 스프가 더 먹고 싶어져서 옥수수 수프와 함께 또띠아 빵을 한 조각 담아왔습니다.
수프는 맛없게 만들기도 어려운 것이라.. 따끈따끈한 상태로 먹으니... 속이 따뜻해지는 기분.
마지막 세 번째 맥주 추가.
맥주를 정말 많이 마시는 사람들이라면 더없이 좋겠지만, 주량이 약한 저로서는 이 정도가 한계.
두 번째 접시에서 먹어보지 못한 것들 몇 가지를 약간 더 담아왔습니다.
마파두부와 제육비빔밥, 들기름묵은지국수, 까르보나라떡볶이, 순살치킨과 팝콘감자.
묵은지와 김가루를 넣고 들기름과 함께 볶아낸 국수.
미리 만들어놓은 거라 면이 좀 불어있던 게 아쉬웠지만 향은 꽤 괜찮았던...
돼지고기 불고기를 듬뿍 넣고 볶아낸 제육비빔밥은 밥이 살짝 눌어붙은 것이
그 고깃집에서 고기 구워먹고 남은 양념에 밥 볶아먹는 딱 그 맛입니다. 애슐리 특유의 간이 센 것은 여전하고요.
백순대부터 들기름국수, 제육비빔밥까지... 뭐랄까 한식 메뉴들이 꽤 많아졌다 - 라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매장에 즉석 와플 기기가 있고 디저트 아이스크림 코너에 민트초코 아이스크림(...!)이 있어 만들어온
즉석 민트초코 아이스크림 와플. 그리고 살짝 잘렸지만 초콜릿 칩 쿠키 한 조각과 티라미수 케이크 한 조각.
과일도 좀 가져올까 싶었는데, 맥주 때문에 배가 한계치까지 차서 과일은 따로 가져올 생각을 하지 못했습니다.
아무리 맥주를 많이 마셔도 마지막 식사의 마무리는 커피.
나름 그래도 만족스럽게 잘 먹고 나왔긴 했었습니다만, 한참 영업을 못 하다 오래간만에 다시 영업을 재개했고
애슐리 퀸즈가 주력 브랜드가 된 상황에서 뒷전으로 밀리게 된 W라 뭔가 힘이 많이 빠져있단 느낌이 들었던 저녁이었습니다.
무엇보다 코로나19로 인해 아직 경계하는 사람들이 많아서인지 매장에 사람이 너무 없어 조용하긴 했지만
너무 썰렁했던 분위기 때문에 '정말 여기가 옛날 그 바글바글하던 애슐리 맞아?' 란 생각이 들 정도로 위화감도 좀 느껴졌고요.
이 날 방문했던 애슐리W 강변점은 현재 애슐리 퀸즈로 리뉴얼하기 위해 잠시 영업을 접고 오픈 준비중이라고 합니다.
어찌보면 제가 퀸즈로 바뀌기 전 W로서 영업하는 애슐리의 마지막을 보고 온 셈이 되겠군요. 그것만으로도 큰 의미.
나중에 혹여 또 오게 되면 다시 예전같은 분위기처럼 사람들 많고 활기찬 모습을 볼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사람이 많은 곳에 있을 땐 '사람 많아 싫어, 조용한 게 좋아!' 라는 생각을 했었습니다만
정작 사람이 너무 없는 걸 보고 나니 차라리 사람 많았던 활기찬 분위기가 그리워지는군요. 참 이상하단 말이에요.
2020. 11. 10 // by RYUNA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