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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여행/2023.11 타이완 전국일주

2024.8.27. (56) 어쩐지 눈물이 날 것 같았다. 인생에서 가장 아름다웠던 타이난 바다의 석양 / 인생 첫 11일짜리 장기여행, 2023년 11월 타이완 전국일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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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 첫 11일짜리 장기여행, 2023년 11월 타이완 전국일주

(56) 어쩐지 눈물이 날 것 같았다. 인생에서 가장 아름다웠던 타이난 바다의 석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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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이난은 바다와 맞닿아있는 도시라 시내 서쪽으로 가면 해변이 펼쳐진 바다로 나갈 수 있다.

특히 타이난의 바닷가 쪽은 석양을 볼 수 있는 구역을 중심으로 공원까지 조성해놓을 만큼 신경을 꽤 쓰고 있다고 하는데

해가 지기 전, 아니 정확히는 해가 질 때에 맞춰 이 석양을 한 번 보러 가 보고 싶었다.

 

타이베이, 타이중과 달리 시내를 운행하는 도시철도가 없는 타이난 시내에서의 이동은 버스를 타야 하는데

다행히 타이난 역 바로 앞에 수많은 버스가 집결하는 환승센터가 있어 버스 타러 나가는 건 꽤 쉬웠다.

 

 

 

내가 타야 할 버스는 99번 버스.

일반적인 다른 버스들 노선과 달리 이렇게 표기해놓은 걸 보니 약간 관광객들을 위한 버스라는 생각도 든다.

버스 배차간격은 대략 1시간에 한 대 꼴이라고 하더라. 구글지도로 버스 도착시각 확인한 뒤 정류장으로 바로 나갔음.

 

 

 

버스 환승센터 앞 전광판에 노선버스들의 도착 예정 시각이 적혀있어 확인이 편리하긴 하나...

배차간격이 진짜 좋지 못하다. 여기 대중교통 많이 열악하구나...

 

내가 탈 99번 버스는 8분 후 도착이라 하니 그나마 사정이 나은 편.

 

 

 

타이난 역에서 내린 많은 사람들이 이 곳으로 와 각자의 집으로 돌아갈 버스를 기다리고 있다.

버스가 올 때마다 우르르 몰려 버스를 타는 모습은 우리나라의 그것과 전혀 다르지 않더라.

 

 

 

그리고 내가 탈 99번 버스는... 예정했던 것보다 거의 15분 더 늦게 도착...;;

아니 대체 무슨 일이 있었길래 예정 시각보다 이렇게 지연된거지...?? 뭔가 사연이 있겠지만 알 수 있는 길이 없음.

 

해 지는 모습 보기 위해 시간 맞춰 나온건데 이렇게 늦어버리면 자칫 해 다 지고 깜깜해졌을 때 해변 도착하는 거 아닌가.

여기서 해안가까지 가는데 걸리는 시간도 있어 내심 불안한 마음을 안고 버스를 탔다.

 

 

 

버스는 우리나라 버스와 마찬가지로 탈 때 카드를 찍고 내릴 때 한 번 더 찍는 방식.

여기서 바닷가까지의 절대적인 거리가 멀진 않지만 시내 곳곳을 다 들렀다 가고 시내 교통량이 꽤 많은 편이라

목적지까지 가는데 거의 한 시간 가까이 걸렸던 것 같다. 지도상으로 보이는 것에 비해 진짜 시간 오래 걸렸음.

 

 

 

구글지도상으로 한 시간 걸린다고 나왔는데 난 그래도 거리 보고 그정도까지 걸리겠어? 라고 생각했단 말임...

그런데 진짜 한 시간 걸리더라(...) 하, 이거 구글지도의 정확함에 감탄할 수도 없고... 울 수도 없고...ㅋㅋ

 

어쨌든 원래는 석양을 보려 온 건데 버스가 지연된 것도 있고 너무 답답해게 운행해서 도착하니 이미 거의 깜깜해진 상태.

이 상태에서 제대로 된 석양을 볼 수 있을까? 아무리 마음 비우고 하는 여행이라지만 이러면 좀 빡칠 것 같은데...;;

 

 

 

이 곳에 들어오는 버스는 99번 단 하나뿐인 것 같았다.

이따 돌아갈 때도 이 버스를 타긴 타야겠네;;

 

어쨌든 아, 석양 날렸네... 하는 허탈한 마음이 들었지만 일단 바닷가로 나가보긴 해야 하니 발걸음을 이동했다.

다행히 버스정류장에서 바닷가까지는 도보로 1분도 채 걸리지 않았다. 그렇게 도착한 바닷가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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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석양을 보기 위해 모인 사람들...

 

 

 

그리고 개중에 몇 명은 저렇게 바닷물 안으로도 들어가고 있었다.

11월이긴 해도 여긴 여름 수준으로 따뜻하니... 들어가는 데 문제는 전혀 없긴 하지만...

 

 

 

이미 해는 저 수평선 너머로 떨어져 흔적도 남지 않았고...

태양에서 내보낸 빛만이 살짝 남아있을 뿐인... 너무 늦은 상태긴 했지만...

 

 

 

어쩐지... 구름 하나 없는 이 고요한 바다... 새빨갛게 물든 하늘을 보고 있자니...

아무 이유 없이... 살짝 눈물이 나더라.

 

그냥 이 풍경을 보는 것 만으로도 다리가 풀려 주저앉을 것 같았고... 눈물이 자꾸 떨어지려는 걸 참을 수 없었다.

 

 

 

파도는 치지만 비교적 잔잔한 바다.

그리고 누군가가 지나간 발자국이 그 앞에 선명히 새겨져 있는 모습.

 

 

 

어디선가 잔잔하게... 는 아니지만 약간 시티팝 같은 음악이 나오고 있었다.

음악이 나오는 쪽을 보니 젊은 애들 몇 명이 와서 석양 보면서 음악 틀어놓고 있더라.

 

공공장소에서 음악 틀어놓는 거... 어떻게 보면 비매너일 수도 있는데 여기서만큼은... 정말 너무나도 잘 어울리더라.

오히려 그 음악이 해변에 잔잔하게 깔린 것 때문에 더 감동을 받았을지도 모른다.

 

모두들 바다를 보며 비슷한 생각을 했을까?

나와 같은 감정을 느꼈을까? 그게 아니라면 이 바다를 보며 무슨 생각들을 하고 있을까...?

 

 

 

새빨갛게 물든 하늘을 두고 오기가 너무 싫어서... 나오면서도 계속 미련을 담아 뒤돌아보고 또 뒤돌아보고...

내 인생에 있어 이런 석양을 다시 볼 수 있는 날이 올까...?

 

여태껏 봤던 노을 중 가장 아름다웠던 타이난 바다의 노을. 진짜 이 순간 느꼈던 기분은 지금도 잊을래야 잊을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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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도 일단 관광지라 그런지 노점들이 꽤 많이 들어서 있었다.

규모는 아주 작지만 살짝 야시장 같은 분위기.

 

 

 

어느덧 해는 완전히 져서 깜깜한 밤이 찾아왔고 석양 대신 야시장의 노점들이 빛을 밝히고 있다.

 

 

 

화장실 겸 발 씻는 세면장.

바닷가 나갔던 사람들이 이쪽 와서 수돗물에 손발을 씻는 곳인데 외국인은 거의 보이지 않았다.

 

 

 

안평노가 쪽으로 이동하는 도중에 본 한 고양이.

가까이 갔는데도 별로 경계하는 눈빛 없이 이 쪽을 빤히 쳐다보고 있어 덕택에 사진 엄청 찍을 수 있었지...ㅋㅋ

 

= Continue =

 

2024. 8. 27 // by RYUN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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