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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여행/2023.11 타이완 전국일주

2024.8.27. (58) 마음을 편안하게 녹여주는 한 접시의 굴전과 어묵완자탕, 안평귀기미식문화관(安平貴記美食文化館) / 인생 첫 11일짜리 장기여행, 2023년 11월 타이완 전국일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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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 첫 11일짜리 장기여행, 2023년 11월 타이완 전국일주

(58) 마음을 편안하게 녹여주는 한 접시의 굴전과 어묵완자탕, 안평귀기미식문화관(安平貴記美食文化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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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평노가(安平老街)까지 왔는데 아무것도 안 하고 그냥 돌아가기는 좀 그렇고

그렇다고 여기서 뭔가 기념품 같은 걸 사기엔... 딱히 사고싶다는 생각이 드는 건 전혀 없고... 그러면 뭐다?

 

...먹는 거지 뭐, 먹는 게 남는 거니까...

 

그런데 여기서 사람들 찾는 특별한 맛집이 있다는 걸 전혀 알지 못하는 상태, 갖고 있는 정보따위 조금도 없기 때문에

진짜 그냥 감에 의지해서 '이 집이 좋겠다' 싶은 곳을 대충 들어가보기로 했다. 약간 고독한 미식가 모드가 된 거지.

그렇게 하여 발견한 가게 '안평귀기미식문화관(安平貴記美食文化館)'

 

미식문화관... 이 우리말로 해석하면 음식문화센터... 같은 뜻인데 뭔가 되게 거창하고 화려한 느낌이다.

 

 

 

가게 앞이 사람도 없고 굉장히 썰렁한 분위기길래 장사 끝난건가? 하며 조금 걱정했는데 다행히 그건 아니었다.

다만 그래도 문 닫을 시각이 되어 조금씩 정리를 하고 있는 것 같아 빠르게 먹고 돌아가기로 했다.

 

입구 들어서면 안쪽의 홀로 안내해주는데, 홀 출입문 위의 부성제일미(府城第一味) 라는 글씨 되게 카리스마 있네.

읽는 방향이 오른쪽에서 왼쪽 방향이라 미일제성부가 아니라 부성제일미라고 읽는 게 맞다.

'이 지역에서 제일가는 맛' 이라는 뜻.

 

 

 

좀 썰렁하긴 한데... 사진엔 없지만 식사하고 있는 손님이 한 팀 있긴 했다.

아무데나 앉아도 된다고 하여 적당한 곳에 일단 자리부터 잡음.

 

 

 

메뉴판, 그리고 메뉴를 체크하는 종이를 같이 내어주었다.

 

 

 

일단 여기도 관광지라 그런지 다행히 한자 아래 영어 메뉴가 같이 적혀있었고 이미지 사진이 있어 그걸 보고 판단도 가능.

식사 메뉴는 뭐... 그냥 타이완 로컬 음식 위주로 완자탕이라든가 굴전 같은 대표적인 음식들도 있었다.

 

 

 

내가 선택한 요리는 굴전(蚵仔煎), 그리고 어묵완자가 들어간 맑은 탕. 여기선 '어환탕(魚丸湯)' 이라 부르나보다.

가격은 각 80NT$(약 2,500원)과 55NT$(약 2,300원). 합쳐서 5천원이 약간 안 되는 금액.

 

가운데 체크를 하나 더 해놓은 게 있는데 그건 주문하지 않은 것. 나중에 주문할 때 X를 치고 이건 빼 달라고 했다.

 

 

 

식기는 테이블에 기본 비치되어 있어 직접 준비.

 

 

 

먼저 도착한 '어묵완자탕(魚丸湯 - 55NT$ / 약 2,300원)'

대접에 맑은 국물, 그리고 그 안에 잘게 썬 배추와 어묵완자, 그리고 특이하게 튀김빵 썬 것이 함께 올라간다.

 

 

 

어묵완자는 알고 시킨거라지만 튀김빵 들어간 건 좀 신선하네... 보통 이런 건 따끈한 두유에 담가먹지 않나.

국물은 굉장히 맑고 담백한 맛. 조금 심심하다고도 느낄 수 있는데 산뜻한 자연 그대로의 맛이라 깔끔하게 먹기 좋았다.

어묵완자는 일반적인 어묵보다는 좀 더 고기의 식감에 가까운 느낌. 살짝 단단한 식감인데 뽀득뽀득 괜찮은 맛.

 

이거 춥고 입맛없을 때 먹으면 좋을 것 같다. 진짜 속을 녹여주는 맛이야. 비록 지금은 더운 계절이긴 하지만...

아 물론 식당 안에 에어컨이 빵빵하게 나오고 있어서 먹기 힘들거나 그러진 않았다.

 

 

 

함께 나온 '굴전(蚵仔煎 - 80NT$ / 약 2,500원)'

굴전은 전날 타이베이 라오허제 야시장에서 처음으로 먹어봤는데 거기서 먹었던 게 그렇게 강한 인상이 아니라

거기의 굴전이 표준이 맞는 건가, 다른 지역이나 가게에서 먹어도 비슷한 맛이 날까 궁금하여 다시 한 번 시켜본 것.

만약 두 가게에서 굴전을 시켜 함께 먹어보고 둘 다 비슷한 맛이라면 내가 먹었던 것이 표준에 가까운 맛이 맞는 것이다.

 

 

 

여기도 녹말을 넣고 부쳐내어 살짝 쫀득... 이 있긴 하지만 흐물흐물에 좀 더 가까운 식감.

안에 파와 함께 숙주도 꽤 많이 넣는다.

 

 

 

소스가 닿지 않은 부침개 끝부분은 바삭바삭.

 

 

 

그리고 그 안에는 꽤 많은 양의 굴과 계란이 소스에 푹 절여져 있고 완전히 풀어헤쳐져 있어

이건 전, 빈대쩍이라기보단 그냥 볶음 같은 느낌으로 집어먹어야 함. 깨끗하게 먹는 것 자체가 아예 불가능하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라오허제 야시장에서 먹은 굴전과 거의 동일한 맛. 그냥 이게 굴전의 표준적인 맛이구나.

넉넉하게 들어간 굴이 꽤 향긋하게 입맛을 자극하고 좀 걸쭉하지만 자극적이지 않은 소스와의 조합,

그리고 계란도 하나 풀어넣어 더욱 고소하고 담백함을 더하는 맛 자체는 좋았다. 다만 역시 이 흐물거리는 식감 때문에

그 부분에서 호불호는 확실히 갈릴 듯. 식감을 버틸 수 있고 무엇보다 굴을 정말 좋아한다면 한 번 먹어보면 좋을 듯.

다만 둘 다 해당사항이 아니다...? 그러면 굳이 무리해서 먹지 않아도 된다는 게 이 음식에 대한 개인적인 생각이다.

 

 

 

줄 서는 맛집, 관광객들에게 딱히 알려지지 않은 곳.

네이버 등의 포털에 검색해봐도 다녀온 한국인의 후기따위 전혀 없는 그냥 감에 맡겨 적당히 찾아들어간 밥집.

맛 자체도 눈이 번쩍 뜨일 정도로 대단한 건 아니어서 '굳이 일부러 찾아가지 않아도 될 거다' 라고 말할만한 곳.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적한 식당 안에서 느긋하게 즐기는 식사는 생각 이상으로 즐거웠다.

역설적으로 이 만족감과 즐거움을 얻을 수 있었던 건 오히려 이 곳이 유명해서 북적이는 가게가 아니라 그런 걸지도...

 

 

 

너무 사근사근하진 않지만, 적당히 쿨한 친절함이 묻어났던 아주머니의 인사를 뒤로 하고 가게를 나섰다.

내가 마지막 손님이었던 듯. 내가 나가고 나니 가게 불을 끄고 오늘의 장사를 접을 준비를 하더라.

 

일부러 다시 찾아갈 일이 있을 것 같진 않지만 '그래, 거기서 먹은 음식 덕에 마음이 참 편해졌어...' 라고 회상할만한

좋은 추억을 남겨주었던 것 같다. 유독 타이난에서 이런 인상을 받은 가게들이 참 많네...

 

※ 안평귀기미식문화관(安平貴記美食文化館) 구글지도 링크 : https://maps.app.goo.gl/PxXfxmRTqUEbHums7

 

安平貴記美食文化館 · No. 93號, Yanping St, Anping District, Tainan City, 대만 708

★★★★☆ · 대만 레스토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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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 8. 27 // by RYUN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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