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 첫 11일짜리 장기여행, 2023년 11월 타이완 전국일주
(77) 가오슝 스카이원 호텔(天藝商旅)의 99NT$짜리 호텔 아침 뷔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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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이완 여행 8일차의 아침, 타이완 제2의 도시 가오슝(高雄)의 '스카이 원 호텔' 에서 맞이한다.
이 방... 냉방도 적당하고 침대도 아늑해서 좋긴 좋은데 창문이 없어 바깥 빛이 안 들어오는 게 뭔가 좀 어색하네.
완전히 깜깜해진 상태에서 알람 소리 듣고 잠이야 깼는데 뭔가 창문 안으로 들어오는 아침햇살 같은 게 없어 살짝 아쉬웠달까...
가오슝 스카이원 호텔은 아침 조식장을 따로 운영하긴 하나 토요코인처럼 숙박객들에게 무료로 식사를 제공하진 않는다.
숙박시 조식권을 따로 구매해야 하는데 숙박객에겐 99NT$(4,100원), 외부인들에겐 160NT$(6,700원)의 요금을 받는다.
이 가격이면 당연히 먹어야지...!! 뒤도 돌아보지 않고 바로 구매 완료.
조식당은 호텔 2층에 위치해 있다. 2층에서 내려 위의 안내를 따라가면 조식당과 바로 연결된다.
어제 구매한 아침식사 티켓.
아침식사는 오전 7시부터 10시까지 3시간동안 뷔페식으로 제공되고 티켓마다 날짜 도장이 찍혀있어 다른 날 사용 불가.
(아마 부정사용을 막기 위한 것으로 추정)
사실 가격이 어찌됐든 조식을 무조건 먹을 예정이었던게 나는 호텔 조식을 먹는것도 그 호텔을 온전히 즐기는 거라 생각하기 때문.
일부러 7시 맞춰 갔는데도 생각보다 사람들이 꽤 많았다.
그리고 당연하겠지만 이 많은 사람들 중 대한민국 사람은 나 혼자, 전부 타이완 현지인들이었다는 것.
재미있는 건 아무리 봐도 투숙객으로 안 보이는 사람들이 꽤 있었다는 건데, 아마 근처에서 밥 먹으러 온 투숙객 아닌 사람들인듯...
조식당 규모는 생각 이상으로 상당히 컸다. 분위기가 호텔 식당이라기보단 뭔가 한식뷔페 같은 느낌이긴 했지만...^^;;
사람이 꽤 많았지만 자리가 모자랄 정도까진 아니라 적당히 창가 쪽에 느긋하게 자리잡고 앉았음.
자, 그럼 어떤 음식이 있는지 살펴보도록 할까요?
이 쪽은 죽 코너.
타이완 사람들이 아침에 즐겨먹는 흰죽이 큰 솥에 담겨있고 그 옆에 죽에 올려먹는 각종 반찬 및 고명이 담겨있다.
실타래 같은 말린 돼지고기인 포크 플로스도 넉넉하게 준비되어 있었다.
샐러드, 그리고 견과류 코너.
이 쪽은 주스와 음료.
빵과 케이크 코너.
특이하게 찜통 안에 찐빵도 넣어 가져갈 수 있게 해 놓았다. 정확히는 중화식 꽃빵이긴 했지만...
각종 더운 요리들은 저렇게 뚜껑이 덮인 통에 담겨 그 앞에 비치된 집게 이용해서 가져가면 됨.
음식 코너는 대략 이렇게 준비되어 있고 이 외에 즉석에서 삶아먹는 국수 등 나름 라이브 스테이션 같은 코너도 있었다.
5일차 아침에 갔던 타이베이 원산대반점의 호화로운 조식엔 비할 바 못되지만 일반적인 호텔 조식 생각하면 아쉬움 없는 구성.
일단 기본 식기부터 가져다 놓고...
음식을 쫙 깔고 항공샷으로 한 컷...!!
찬물, 그리고 우롱차.
수프는 맑은 국물의 콘소메 수프 단 한 가지만 준비되어 있었다.
크루통과 올리브, 견과류 등을 듬뿍 올린 샐러드.
무순 등의 새싹야채가 양상추와 함께 구비되어 있어 넉넉히 담아봤다.
각종 즉석 요리들. 확실히 중화풍의 뷔페라 대한민국, 혹은 일본의 아침 뷔페 음식과 구성이 판이하게 다르다는 걸 느끼는 중.
전반적으로 찌고 삶은 요리들의 비중이 압도적으로 높다. 뒤에 햄처럼 보이는 건 햄이 아닌 베이컨.
아침부터 삶은 간이라니... 맛이 나쁜 건 아니었는데, 뭔가 매니악한데...ㅋㅋ
이런 류의 요리들을 좋아하는 편이긴 하나 확실히 대한민국 사람들에게 아침부터 먹으라고 하면 호불호는 좀 있을 것 같다.
그래도 전반적으로 음식들은 특이한 냄새 없이 적당히 먹기 괜찮은 편.
소시지는 의외로 평범한 소시지 맛. 타이완 샹창이 아닌 그냥 우리나라에서 먹는 비엔나 소시지와 크게 다를 바 없다.
만두튀김 같은 음식이었는데 크게 감흥이 가진 않더라.
흰쌀밥과 함께 타이완식 돼지고기 덮밥인 '루로우판' 이 있길래 밥 위에 듬뿍 얹어왔다.
다진 돼지고기 조림 위에 올라간 가루같은 건 말린 양파를 다진 것.
어우, 근데 여기 루로우판은 너무 비계 비중이 많아 그런가 솔직히 살짝, 아니 꽤 느끼하더라.
비계라든가 기름 좋아하는 사람들이라면 맛있게 먹을 것 같은데 그렇지 않은 사람들은 그냥 조금만 담아오는 것을 추천.
즉석조리 라이브 스테이션 코너에서는 야채, 면 등을 담아 바로 국수를 만들 수 있는 곳도 있었다.
보통 고급 호텔이나 뷔페에선 주방장이 항시 대기하고 있어 직접 요리를 만들어주는데 여기는 손님이 셀프로 면을 삶는 방식.
면과 각종 야채들을 올린 뒤 이렇게 푹 삶아 그릇에 담고 그 위에 육수를 부어오면 된다.
뜨거운 국물 대용으로 대충 얼기설기 담아온 국수.
얼핏 쌀국수 같은 느낌일 수도 있는데, 그건 아니고 그냥 담백한 육수에 국수 말아먹는 맛이라고 보면 되겠다.
굳이 비유하자면 훠궈 전문점에서 나오는 맑은 샤브샤브탕? 거기에 고기 제하고 야채 좀 넣고 면 넣어 끓여먹는 맛이랄까...
아침부터 너무 자극적이고 부담스러운 거 먹는 게 좀 힘들다 싶으면 이렇게 먹는 것도 나쁘진 않겠더라.
디저트 빵도 이것저것. 식빵 위에 바른 두 종류의 스프레드는 각각 딸기잼, 그리고 누텔라 비슷한 초콜릿 잼.
그 외에 알새우칩 같은 것도 있어 담아왔고 따끈따끈한 꽃빵도 종류별로 하나씩 가져와 요리와 함께 즐겼다.
냉정하게 얘기해서 식사빵은 압도적으로 대한민국 또는 일본이 훨씬 더 맛있음...ㅡㅜ 타이완이 펑리수 같은 과자는 잘 만들어도
솔직히 식빵이나 모닝빵 같은 일반 식사빵을 맛있다고 느낀 적은 없었던 것 같다...^^;;
음식 하나하나가 다 맛있었냐... 라고 하면 살짝 애매하긴 했지만(^^;;) 그래도 가격 대비로는 황송할 정도로 푸짐했던 아침식사.
아침도 든든하게 먹었으니 오늘 하루도 힘내서 여기저기 다녀보자. 일단 오늘 하루는 가오슝에 더 머물러 있을 예정이다.
= Continue =
2024. 9. 15 // by RYUNA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