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 첫 11일짜리 장기여행, 2023년 11월 타이완 전국일주
(76) 어째서 호텔 앞에 오락실이...?! Tom`s World 가오슝류허점(湯姆熊高雄六合店)
. . . . . .
루이펑 야시장에서 가장 가까운 가오슝 첩운 홍선 '쥐단역(巨蛋站)'
이 역의 대합실에도 메이리다오역의 '빛의 하늘(光之穹頂)' 광고가 걸려있는 것을 볼 수 있다.
'感愛, 光之穹頂' 이라는 말이 무슨 뜻일까 해석해보니 '사랑, 빛의 돔' 이라는 의미였다.
이 역에 커피 자판기가 하나 설치되어 있었는데 어째 낯이 좀 익다...?
아니...ㅋㅋㅋㅋ 이거 타이난에서 묵었던 티에 다오 호텔 1층의 그 커피자판기랑 완전히 동일한 거잖아...ㅋㅋㅋ
거기서 구글평점 5점 주면 100NT$ 상당의 커피 한 잔을 준다고 했던 그 자판기 커피...ㅋㅋㅋㅋㅋㅋ
그리고 이 자판기의 커피 가격은 한 잔에 30NT$... 티에 다오 호텔에서 거의 3개 가까이 뻥튀기해서 가격을 매긴 거였어...
(타이난 티에 다오 호텔 : https://ryunan9903.tistory.com/570990)
원래는 지하철을 타고 호텔로 돌아가야 하는데 오늘은 어째서인지 좀 한계치까지 걷고 싶단 생각이 들었다.
좀 전에 렌츠탄 호수를 엄청 걸었는데도 불구, 뭔가 한계를 체험해보고 싶어서... 그냥 호텔까지 한 번 걸어가보기로 했다(...)
여기서 호텔까지는 지하철로 약 여섯 정거장 거리... 뭐 못 갈 거리까진 아니지만...;; 지금 생각해보면 왜 이런 짓을 했을까 싶기도...
여튼 걸어가는 도중 발견한 한 한식당. 뷔페식으로 제공되는 식당인 것 같은데 가격대는 대충 저 정도.
타이완의 뷔페 식당도 평일 점심, 저녁, 그리고 주말 가격이 서로 다르다는 걸 처음 알게 되었다.
버스정류장에 붙어있던 타이완의 '붕괴 : 스타레일' 광고.
타이완에서의 게임 명칭은 '崩壞:星穹鐵道' 이라고 한다.
이 디디치킨은 예전에 다른 곳에서도 한 번 봤던 기억이 있는데 정작 대한민국에는 없는 브랜드란 말이지...
맛이 어떨지 살짝 궁금하긴 한데 그렇다고 일부러 사 먹을 정도로 아주 절박한 건 또 아니라서...
가오슝 첩운 홍선이 바로 아래로 지나가는 중산대로는 아주 넓은 왕복 8차선 도로로 이루어져 있다.
잘은 몰라도 가오슝 시내를 가로지르는 주 간선도로라는 건 확실히 알겠다.
'허우이(後驛) 역' 출입구를 한 컷.
출입구 캐노피 모양이 다소 제각각인 타이베이 첩운과 달리 가오슝 첩운은 역 간판, 출입구 등이 거의 대부분 통일되어 있다.
중간에 이 지역의 마트인 'PX MART' 라는 곳을 발견.
이마트나 롯데마트 같은 규모의 대형 마트는 아니고 이마트에브리데이 정도 되는 식품 전문 슈퍼마켓인 듯 하다.
타이베이에 있을 땐 단 한 번도 보지 못했는데 이후 지방 도시 여행을 할 때 많이 발견한 마트기도 하다.
한큐...?? 내가 알고 있는 그 칸사이의 '한큐백화점' 의 그 한큐...??
뜬금없이 '한큐베이커리 특별전' 이라는 것을 열고 있다기에 이건 무조건 구경해봐야겠다 싶어 바로 들어갔다.
그냥 슈퍼마켓만 있으면 '아, 슈퍼마켓이네' 하고 가볍게 지나쳤을텐데 뜬금없이 보이는 한큐 로고... 이건 무조건 들어가봐야지;;
슈퍼마켓은 그냥 평범한 슈퍼마켓.
입구 근처에 과일, 야채 매대가 있고 안으로 들어가야 그 밖의 공산품들이 나오는 구조 또한 우리나라의 마트와 별반 다르지 않다.
한큐베이커리 특별전에 대한 안내. 지난 11월 3일부터 16일까지 2주간 진행했으니 내 여행 일정과 딱 맞아떨어졌달까.
실제 일본에 한큐베이커리라는 빵집이... 아마 뭐 한큐백화점 안에 있겠지...;;
여튼 그 일본의 빵을 타이완에서도 만나볼 수 있도록 기획된 기획 특별전 같은 것 아닐까 싶다.
낯선 타이완 땅에서 일본 한큐의 로고를 만나게 될 줄은 정말 몰랐는데...ㅋㅋ
이렇게 한큐베이커리 특별전으로 나온 빵들은 전용 매대에 진열되어 있어 다른 공산품 빵과 확실하게 구분되어 있었다.
...다만 너무 늦은 시각에 방문해서인지 대부분의 빵은 다 팔린 상태라는 게 문제라면 문제였지만...
와, 진짜 거의 다 오링나고 몇 개밖에 안 남았네... 어쩔 수 없는 건가;;
거의 유일하게 남아있던 멜론빵. 가격은 30NT$(약 1,250원)으로 확실히 우리나라 빵에 비해 압도적으로 싸다.
아마 대한민국 빵집에서 같은 빵이라면 아무리 못 해도 2,500원 정도는 받았을텐데 여긴 거의 절반 정도밖에 안 하네...
여튼 당장 오늘 밤에는 못 먹더라도 내일이든 언제든 한 번 먹을 요량으로 이 남아있는 멜론빵 한 개를 집어들었다.
. . . . . .
빵 하나 사들고 나와 걷다보니 어느새 '가오슝(高雄)역'
가오슝역은 한창 공사중이라 아직도 다소 어수선한 분위기.
가오슝역을 지나 호텔 근처로 들어가려 하는데, 밤이 늦어서인지 차도 별로 없고 길거리를 다니는 사람도 없이 한산했다.
그래도 많은 가게들이 불을 밝히고 있어 아직 그렇게까지 늦은 건 아니구나... 라는 생각을 하고 있는데...
어, 이건 낮에 못 보던 풍경인데... 왜 여기 야시장이 있는 거지?
분명 낮에 이 도로를 지나가긴 했는데, 이런 야시장은커녕 노점 하나도 없는 그냥 평범한 차 다니는 거리였는데...;;
알고보니 이 야시장의 이름은 '리우허 야시장(六合觀光夜市)'
낮에는 그냥 평범한 차 다니는 도로지만 해가 지면 도로의 차량을 통제한 뒤 하나 둘 노점들이 나와 장사를 하는 야시장이라고 한다.
오... 타이난에서도 야시장을 못 보고 좀 전에 갔던 루이펑 야시장도 생각보다 많이 아쉬웠는데 여기서 이걸 보게 된다라...
다만 오늘은 너무 피곤해 있던 차... 이 야시장을 오늘은 포기하고 내일 다시 와서 한 번 둘러봐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일단 내일도 가오슝에 머물러 있을 예정이라 굳이 무리해서 오늘 가지 않아도 괜찮다.
. . . . . .
어찌저찌 걸어서 호텔 앞에 도착.
피곤에 쩔어 호텔 들어가려고 하는 찰나 맞은편에 불 환하게 켜놓고 장사하는 집이 있어 바라보니, 어... 저거 뭐지...??
TOM`S WORLD... 여기 오락실이었어?!
와, 호텔 바로 맞은편에 오락실이 있었어...!!
호텔 잡을 때 이거 사전에 알고 일부러 잡은 것도 아닌데 완전 우연히 잡아걸린 거야... 와 대박, 대박...
렌츠탄 호수에서부터 엄청 많이 걸어 땀에 절고 발바닥엔 불이 날 것 같았지만 오락실을 보니 갑자기 기운이 펄펄 살아나 입장.
이 곳은 일단 2층 규모의 아케이드 게임센터로 1층엔 건반, 터치류의 리듬게임, 2층엔 구형 리듬게임 및 체감형 게임들이 설치된
상당한 규모의 매장이었다. 비마니, 세가 리듬게임 다 있고 네트워크까지 정상으로 돌아가. 완전 청소년 아케이드 게임센터잖아!
매장 내에서의 모든 게임은 자체 제작한 코인을 사용하는데 10NT$(410원)을 넣으면 코인 네 개가 나온다고 한다.
게임 종류에 따라 코인 갯수가 각각 다르다. 다만 몇몇 비마니 게임들의 경우 게임 대신 10NT$ 동전을 바로 넣는 경우도 있다.
가령 BeatmaniaIIDX 같은 게임은 전용 코인을 넣을 경우 들어가는 코인 갯수가 너무 많아져 그냥 10달러 동전 넣게 세팅한 듯.
2층으로 올라와 봤는데 처음 보는 리듬게임이 있어 신기한 마음에 한 컷. '록 피버(Rock Fever)' 라는 제품인데 이건 대체 뭐지.
버전은 3버전, 그리고 5버전이 각각 하나씩 있는데 둘 다 누가 봐도 옛날 게임 느낌이 폴폴 나는 브라운관 모니터를 쓰고 있었다.
플레이 요금은 코인 두 개... 우리 돈으로 200원 약간 넘는 금액인데 이건 나중에 한 번 직접 해 봐야 뭔지 알 것 같다.
그리고 무려 디디알이 두 대나 있었음!
당시 기준으로 최신작인 디디알 A3(현재는 WORLD가 최신작), 그리고 디디알 익스트림!
심지어 A3의 경우 과거 슈퍼노바 기체로 설치되어 있어 더 귀한데, 이렇게 최신작을 SD기체로 플레이하는 거 진짜 오래간만이야.
다만 저 SD기체는 A3 버전을 마지막으로 업데이트 지원이 종료, 지금은 어떤 식으로 가동하고 있을지 알 수 없다.
드럼매니아, 기타프릭스 V버전의 마지막 작품인 V8 세션도 한 조 존재.
1층에 최신 리듬게임 라인업에 기타도라 시리즈는 없는 대신 10년도 훌쩍 넘은 V8이 아직 온전하게 보존되어 있었다. 오래간만.
가장 열심히 했던 시리즈였던 이니셜D 버전3도 2조(4대) 건재.
이렇게 2층엔 약간 철 지난(DDR 최신작 제외) 리듬게임들이 설치되어 있고 상당히 저렴한 가격에 가동하고 있었다.
와... 이건 진짜다. 내일 여기 와서 게임 좀 해야겠어...!
오늘도 게임을 하고 싶긴 했지만 몸 상태가 게임하기 적합하지 않아 일단 기기 라인업과 상태만 확인한 뒤 다시 발걸음을 돌렸다.
게임센터 정문 앞에서 찍은 도로 풍경.
그렇다... 우리 호텔은 이렇게 정확히 반대편에 서서... 게임센터와 서로 마주하고 있다...
이거 절대 의도한 거 아님;;;
어쩄든 일단 호텔로 귀환.
호텔 1층에 자판기가 설치되어 있는데 음료는 물론 컵라면 자판기도 있어 읭? 싶었다. 가격은 편의점 파는 것보다 살짝 비싸더라.
뭐 일본 호텔 자판기에도 과자나 맥주 같은 거 나오는 게 있어 딱히 이상할 게 없긴 하지만...
내 방은 606호. 카드 키를 사용하고 있다.
호텔 방 올라와 일단 뜨거운 물로 샤워부터 좀 한 뒤 뽀송뽀송하게 옷 갈아입고...
냉장고에 넣어놨던 석가 꺼내먹어야지... 가오슝85대루 근처 과일가게에서 사 온 39NT$짜리 '스찌아(釋迦-석가)'
이거 타이베이 관광지에서 파는 것의 거의 1/5~1/6정도 수준의 가격인데 아무리 조금 작다 쳐도 어떻게 이 가격이 나올 수 있지.
다만 워낙 농익은 거라 호텔 가져와 냉장고에 보관해놓으니 이렇게 가운데가 스스로 벌어져 흐물흐물해졌다.
굳이 크게 힘을 주지 않아도 과육이 스르르 흘러넘치는데 하나씩 뽑아 쏙쏙 집어먹으면 된다.
가격은 1/5 수준으로 훨씬 저렴하지만 맛은 타이베이에서 먹은 석가랑 조금도 다를 바 없이 엄청 농익은 달콤부드러운 맛.
진짜 나는 이 과일이 왜 대한민국에 못 들어오는지 모르겠다니까... 워낙 부드럽고 잘 물러지는 과일이라 운송의 문제가 있다면
이런 부드러운 석가 말고 좀 더 단단한 과육의 파인애플 석가라도 들어와준다면 좋을텐데...
뭐 그 덕에 이렇게 타이완에 가서 맛볼 수 있는 기회가 귀하긴 하다. 그것도 여름엔 없고 가을, 겨울철에만 체험가능한 환상의 과일.
원래 맥주 사 온 것도 마시려 했는데 석가 하나 까먹고 나니 배도 적당히 부르고 잠도 솔솔 몰려와 오늘은 여기서 끝.
내일도 가오슝에서 하루 더 머물러 있을 예정이다. 다만 호텔은 여기가 아닌 다른 곳으로 이동.
벌써 타이완에 온지 7일이 지났네... 이제 여행도 반환점엔 진즉 접어들었고 후반부를 향해 조금씩 달려가고 있다.
= Continue =
2024. 9. 15 // by RYUNA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