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생 첫 11일짜리 장기여행, 2023년 11월 타이완 전국일주
(84) 곱창국수와 치킨버거를 함께, 가오슝 로컬 패스트푸드 '단단버거 시즈완점(丹丹漢堡 西子灣店)'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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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이완 가오슝을 먼저 다녀온 친구에게 '가오슝 가면 꼭 한 번 가 봐야 할 식당이 있다' 라는 정보를 하나 들은 게 있다.
특정 유명 식당은 아니고 그냥 이 지역에 매장을 두고 있는 프랜차이즈 식당인데 퀄리티가 꽤 좋아 한 번 가 보라고 권유받은 것.
저녁엔 그 식당을 가기 위해 한 번 움직여보기로 했다. 구글지도 켜고 가장 가까운 식당이 있는 곳을 보니...
하마싱역(이 당시 시즈완역) 근처에 매장이 있네...? 어제 낮에 다녀온 타카오 영국영사관 가는 길목에 있는 가게다.
와, 뭔가 이 지역과 인연이 있는 건가... 어제도 종일 저 근처 있다 왔고 오늘 아침에도 근방을 다녀갔는데 밤에 또 가게 되네...;;
사진은 메이리다오역 앞 교차로. 퇴근시간대가 되어 그런지 꽤 많은 오토바이이들이 나와 타이베이 못지않은 혼잡함을 보여주었다.

메이리다오역 10번 출구 역 기둥.
내가 묵는 호텔에서 가장 가까운 출구가 바로 이 출구.

홍선, 귤선 타는 곳 승강장 안내.

이번에도 귤선을 탄다.
귤선 승강장과 개찰구는 빛의 기둥이 있는 광장에서 다소 떨어진 길쭉하게 삐죽 튀어나와 있는 곳에 위치해 있다.
모든 역이 다 그런 건 아니겠지만 전반적으로 가오슝 첩운을 처음 이용했을 때 느낀 점이 역사가 어둑어둑하다... 라는 것인데
여기도 마찬가지. 그나마 승강장은 좀 낫지만 개찰구가 있는 대합실 쪽은 규모와 달리 조명이 어두워 꽤 독특한 분위기가 난다.

뜬금없이 교토 케이한 전철 광고를 보게 될 줄은 몰랐지... 뭔가 가오슝 첩운과 연관이 있는 건가, 아니면 단순 광고인 걸까?

귤선 메이리다오 역 하마싱 방면 승강장.
이 역의 경우 열차가 서지 않는 구간은 수도권 전철 수인분당선 분당구간 역들처럼 아예 저렇게 넘어갈 수 없게 막아놓았다.

세 정거장을 지나 종점, 시즈완(西子灣 - 현 하마싱) 역에 다시 도착.
출입구가 애초에 두 개밖에 없는 역인데 목적지는 순환선과 환승할 수 있는 2번 출구와 가까워 이 쪽으로 다시 나왔다.


고양이들이 엄청 많은데, 여기 무슨 가게일까...? 라는 생각을 하며 가게를 지나쳤다. 생각해보면 사진관 같기도 하고...

가게 도착!
어제 점심에 갔던 가게, '젠바오도시락(珍飽便當-진포편당)' 의 거의 맞은편에 위치해 있는 곳으로
'단단버거(DAN DAN Burger - 丹丹漢堡)' 라고 한다.
호텔에서 그나마 가장 가까운 곳에 있는 이 지점은 '시즈완점(西子灣店)'
단단버거는 타이완 남부 지역에만 있는 프랜차이즈 햄버거 전문점으로 타이난, 가오슝에만 지점이 있고 타이베이, 타이중엔 없다.
어쩐지 타이베이를 그렇게 다녔는데도 이 가게의 존재를 전혀 몰랐던 건 다 이유가 있던 거야.

주문 카운터가 바깥 인도 쪽에 위치해 있어 밖에서 이렇게 줄 서서 주문을 하면 된다.

뭔가 프로모션 이벤트가 있는 것 같지만 내가 그것까지는 사실 잘 모르겠고...

망고, 그리고 패션후르츠를 함께 넣은 음료가 나온 것 같은데, 먹어보지 않아도 무슨 맛인지 알 것 같은 기분.

카운터 윗쪽으로 사진과 함께 메뉴판이 있어 세트를 먹을 때 번호를 이야기해주면 쉽게 주문할 수 있다.
그와 별개로 타코야키...도 파는데 타코야키와 다른 사이드 메뉴가 붙어오는 세트 메뉴도 있음.

메뉴판을 좀 더 확대시켜 한 컷.
세트 메뉴는 12가지 종류가 있는데 특이하게도 패스트푸드점인데 감자튀김은 없고 대신 곱창국수가 있다.
햄버거 또는 치킨과 곱창국수, 그리고 탄산음료를 한데 붙여 세트메뉴로 파는데 대체 이 독특한 조합의 구성은 뭘까 싶더라.
가격은 로컬 프랜차이즈답게 엄청 싼 편. 세트메뉴 중 가장 가격이 비싼 것도 겨우 109NT$(약 4,500원)밖에 안 한다...!!
이 중 가장 내가 선택한 세트는 치킨버거와 곱창국수, 그리고 탄산음료가 함께 붙어오는 가장 비싼 9번 세트.
가장 비싼 세트가 우리 돈으로 4,500원밖에 안 한다니... 대한민국 패스트푸드점 가서 치킨버거 단품만 시켜도 이보다 더 비쌀텐데.

타코야키는 딱 봐도 일본과의 콜라보레이션인 듯. 기간한정 제품으로 타코야키 단품은 69NT$,
그 외에 곱창국수, 햄버거 등과 함께 즐기는 세트메뉴도 고를 수 있다.

곱창국수는 2022년 12월, 타이베이 스린야시장에서 한 번 먹어보았는데 여기의 맛은 어떨지 좀 궁금.
스린야시장의 곱창국수는 뭐랄까... 관광객들이 더 많이 찾는 집이지만 여기야말로 진짜 현지인들 찾는 로컬 가게 아닌가.

아르바이트 구인 광고인 듯 싶다. 근무시간이 들쭉날쭉한 게 스케줄 근무로 근무하는 것 같은데...
시급은 178NT$니 우리 돈으로 대략 7,400원 정도. 최저임금은 대한민국의 최저임금보다 조금 낮은 편.

매장 안에 먹고갈 수 있는 공간이 있어 주문 후 바로 안으로 들어왔다.

안쪽 외에도 이렇게 바깥 테라스 테이블이 마련되어 있었지만 밖에서 버거 먹는 사람은 없더라. 다 에어컨 쐬러 안으로 들어왔지.

저 펠리컨 모양의 캐릭터가 이 가게의 마스코트인 것 같음. 처음 얼핏 봤을땐 오리인 줄 알았는데 자세히 보니 펠리컨이야.

화장실 위에 전광판이 있어 저기에 번호가 뜨면 가서 음식을 받아오면 된다.

음식 주문 번호가 인쇄되어 있는 영수증 한 번 인증.

버거세트 도착!
쟁반에 담겨 나온 음식 전체샷 한 컷.
단단버거의 대표 치킨 크리스피 버거, 곱창국수, 탄산음료로 구성되어 있는 가장 기본적인 세트. 처음 오면 기본적인 걸 먹어야지.

단단버거의 치킨버거가 그렇게 맛있다고 하는데, 얼마나 맛있는지 한 번 이 몸이 체험해 보실까...

오, 꽤 그럴싸한데...

버거 크기도 적당한 편이고(롯데리아나 모스버거처럼 말도 안 되게 작진 않음)
안에 들어있는 치킨 패티도 맘스터치 못지않게 꽤 두꺼운 편. 다만 구성 내용물 자체는 상당히 단순하다.
참깨빵 사이에 큼직한 크리스피 치킨 패티와 함께 양상추 조금, 그리고 소스로만 구성된 굉장히 심플한 구성. 내용물은 뭐 없지만
핵심이라 할 수 있는 치킨 패티가 큼직한 편이라 볼륨감 면에서 아쉬움이라든가 부실하다는 생각은 들지 않는다.

뭐야, 이거 치킨패티 닭다리살이었어?
당연히 가슴살일 거라 생각했는데 의외의 닭다리살 튀김이라 엄청 쥬시하고 쫄깃쫄깃하게 씹히는 게 완전 마음에 드는데?
양상추와 두툼한 치킨 패티가 만들어내는 이 조화로운 맛이... 이거... 정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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맘스터치맛...ㅋㅋㅋ
아니 진짜 맘스터치와 너무 비슷한 맛이라 뭐라 더 설명할 게 없다. 굳이 말하면 맘스터치보다 소스 단맛이 살짝 더 강한 편?
특수한 향신료의 맛이라든가 한국인에게 거부감 드는 풍미가 전혀 없는 '치킨버거 좋아한다면 누구나 좋아할 만한' 그런 맛이라
조금의 거부감 없이 맛있게 즐길 수 있었다. 한편으론 '타이완까지 와서 이걸 먹는다고?' 라며 싫어하는 사람이 있을지도...
하지만 뭣보다 세트 가격이 4,500원 정도밖에 안 하는데 그 가격에 곱창국수 포함해서 이런 버거를 먹는 거, 귀중한 경험이지...

콜라 컵에 그려진 펠리컨 마스코트.

이거 어쩐지... 곽철이 이모티콘이랑 묘하게 비슷한 것 같아 첨 봤는데도 묘한 친밀감 드는 이 기분.

곱창국수는 타이베이 야시장에서 먹었던 것에 비해 양은 다소 적은 편. 세트로 나오는 거니까 그러려니...
걸쭉한 국물 안에 굉장히 부드러운 식감의 국수면이 들어있어 젓가락보다는 숟가락 써서 죽처럼 떠먹어야 하는 건 동일하다.

매운 칠리 소스를 주는데 취향껏 위에 뿌려먹으라고 하더라. 그런데 결국 이건 먹지 않고 그냥 우리나라로 가져옴.
이후 뭔가 집에서 튀김류 먹을 때 쓰긴 썼는데... 어디다 썼는지는 지금 기억이 안 난다;;;
여튼 매운맛이 좀 필요할 경우 이 칠리소스 넣으면 되니 취향껏 즐기면 될 듯.

곱창국수 특유의 걸쭉한 식감은 있는데 이게 그 게살스프 같은 걸 먹는 식감이라 특별히 거부감은 없었음.

국수는 타이베이에서 먹었던 그 국수보다 좀 더 찰기가 있는 편. 그래도 매우 부드러워 후루룩 먹기에는 좋았다.
누군가는 이게 너무 인스턴트 느낌이 나서 싫다고 하는데 나는 딱히 그런 건 못 느꼈도 그냥 맛있게 먹었던 걸로 기억하고 있다.
살짝 간이 간간한 편인데 조금 자극적인 곱창국수를 선호한다면 여기에 칠리소스 넣어 즐기면 딱 취향에 맞을 것 같음.
버거에 감자튀김 먹는 것도 궁합이 좋지만 사람에 따라 좀 모자라다 느낄 수 있는데 감자튀김 대신 국물 있는 곱창국수가 함께하니
확실히 포만감 하나만큼은 남다르더라. 햄버거 세트로 이렇게 배가 부를 수 있구나.

생각 이상으로 만족했던 '단단버거' 의 치킨 크리스피 버거와 곱창국수.
타이베이엔 없고 오로지 타이난, 그리고 가오슝에만 있는 브랜드니만큼 여행을 오게 된다면 꼭 한 번 가볼 만 하다.
타이완에서만 맛볼 수 있는 독창적인 맛! 까진 아니어도 지역 로컬 브랜드 + 엄청 저렴한 가격, 이것만으로도 그 가치는 충분하다.
※ 단단버거 시즈완점 구글지도 링크 : https://maps.app.goo.gl/z3U61XdUZria57MAA
Dan-Dan Hamburger Xiziwan Shop · No. 24號, Linhai 2nd Rd, Gushan District, Kaohsiung City, 대만 804
★★★★☆ · 햄버거 전문점
www.googl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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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 9. 18 // by RYUNA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