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 첫 11일짜리 장기여행, 2023년 11월 타이완 전국일주
(83) 이 모든 게 다 공짜?! 대한민국 TV가 나오는 포르모사 블러바드 스테이션 가든 호텔(美麗島捷運庭園旅宿)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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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센터에 거의 4~5시간은 박혀있던 것 같았음.
마음은 상쾌(...)하지만 몸은 완전히 너덜너덜해진 상태로 짐 끌고 다음 호텔이 있는 곳으로 이동했다.
다음 호텔이 있는 곳은 메이리다오(美麗島)역 근처. 우리 호텔이 있던 곳과는 대각선으로 정반대방향에 위치해 있다.
이 건물, 호텔이 한두개가 있는 게 아닌데... 일단 내 호텔은 4층이다.
'포르모사 블러바드 스테이션 가든 호텔(美麗島捷運庭園旅宿)' 이라는 곳. 이번 호텔 역시 아고다를 통해 예약.
4층으로 올라오자마자 제일 먼저 보인 것은 자동문. 그리고 그 위에 호텔 로비가 있는데... 뭔가 일반적인 호텔과는 좀 다른 느낌.
일단 이게... 호텔 로비.
로비 겸 휴게실로 쓰고 있는 곳인데 일반적인 호텔이라기보다는 뭔가 게스트하우스 같은 분위기에 좀 더 가까운 느낌.
윗윗 사진의 가장 오른쪽에 서 있는 키 작은 할아버지가 이 호텔의 지배인(...이라기엔 옷차림이 너무 편해 보였지만...;;)인데
숙박 예약을 확인한 뒤 의외로 꽤 유창한 영어를 써 가며 나에게 호텔 시설에 대해 이것저것 소개를 해 주셨다.
그리고 출입구 옆에 있는 노트북을 이용하여 영상을 하나 틀어주었는데... 이 영상의 정체는...
무려 호텔 시설에 대한 소개를 '한국어로' 알려주는 것.
저 영상에 나오는 사람이 누군진 모르겠지만 일단 한국인이었음. 호텔 이것저곳을 다니며 시설에 대한 소개를 해 주는 거였는데
이 쪽은 뭐 세탁실이다, 여긴 냉장고다, 이걸 이용할 수 있다... 하면서 굉장히 구석구석 친절하게 알려주는 영상이었다.
와, 이거 진짜 아이디어다 싶더라. 아무리 지배인이 영어를 잘 해도 시설 소개에 대한 안내에 있어선 무조건 한계가 있기 마련인데
이렇게 한국인이 소개하는 영상을 따로 찍어 그냥 보여주기만 해도 바로 이해를 할 수 있으니 이보다 더 편한 게 있을까?
확실히 여기가 일반적인 호텔이 아니라고 느낀 게, 보통 호텔 프론트에 이런 주방이 있진 않잖아...
아고다상에는 일단 '호텔' 로 등록이 되긴 했는데 사실상 개별 방이 있는 게스트하우스에 좀 더 가까운 시설이라 보면 된다.
주방에는 각종 식기류가 꽤 깔끔하게 비치되어 있다. 그릇부터 물컵, 커피잔, 식기류 등 다 자유롭게 이용 가능.
컵라면은 아니지만 용기에 물 부어 컵라면처럼 먹을 수 있는 봉지라면.
음료 디스펜서와 커피 머신.
냉장고가 두 개가 있는데 왼쪽 냉장고엔 생수, 그리고 각종 꽤 많은 종류의 팩 음료, 그리고 과자가 비치되어 있고...
오른쪽 냉장고엔 푸딩과 생수, 그리고 각종 과일이 비치되어 있다.
그리고 여기에 비치되어 있는 모든 과일과 과자, 음료 등은... 투숙하는 동안 전부 자유롭게 가져다먹을 수 있다.
무려 '공짜'
전날 묵은 스카이원 호텔처럼 아침식사를 따로 제공하는 곳이 아니긴 하지만 이 정도면... 여기서 아침식사 먹어도 되겠는데...??
아니 오히려 아침식사는 없더라도 저녁에 주전부리도 해결할 수 있으니 어떤 의미로는 더 좋은 거 같은데...?!
정수기와 세탁기.
세탁기 또한 무료로 이용 가능하기 때문에 여기서 한 번 중간 세탁을 하고 가기로 했다.
심지어 세탁기 옆에도 태블릿PC가 설치되어 있어 중국어, 영어, 일본어, 한국어로 사용법에 대한 안내가 영상으로 나오고 있음.
진짜 여기 호텔... 다국적으로 오는 투숙객들 엄청 신경썼구나...
주방 쪽에는 좀 낡은 냉장고가 하나 있는데 음식물 쓰레기 버리는 냉장고다.
실외에 음식물 쓰레기 놓으면 파리 꼬이고 냄새나기 쉬우니 음식물 쓰레기는 봉지 묶어 냉장고 안에 넣어놓으라는 것.
실제 냉장고는 꺼진 냉장고가 아니라 정상적으로 가동하는 냉장고라 걍 문 열고 과일껍질 같은 음식물쓰레기를 버리면 된다.
한국어 가이드북도 로비에 비치되어 있음. 이 정도면 계획 없이 와도 여기서 가이드북 보며 즉석 계획 세워도 될 정도인데...ㅋㅋ
내가 묵을 방은 10호실.
방 안까지 지배인 할아버지가 와서 직접 안내를 해 주었다.
와... 여긴 창문 있는 방...!!
...더블 침대였어? 난 싱글로 예약한 건데... 아마 더블 침대가 기본 옵션이고 그냥 1인이 예약하면 이 방을 내어주는 듯.
그리고 방이 뭔가... 혼자 쓰기에 꽤 넓고... 어... 그러니까 이거 호텔방 맞아?
방 느낌이 호텔방이 아니라 그냥 친구네 원룸 놀러온 것 같은 느낌임. 아니 무슨 호텔방 인테리어가 이렇게 아기자기해?
바깥은 탁 트인 시티 뷰가 아닌 맞은편 건물이 훤히 보이는 그렇게 좋은 뷰는 아니지만...
그래도 전날 창문 없는 방에서 하루 묵어 '창문 있는 방' 의 소중함을 알게 되었기 때문에 이렇게 통유리가 있는 것만으로도 좋다.
프라이버시를 위해 커튼을 쳐 놓을 수도 있음. 그리고 커튼 오른쪽 위를 보면... 옷걸이 여러 개가 걸려 있는 게 보인다.
여기서 빨래를 하면 저기 옷걸이에 바로 걸어서 말릴 수 있음.
화장실과 별개로 마련되어 있는 세면대는 어찌나 넓은지 무슨 공공빌딩 화장실 세면대를 보는 것 같았고...
비데는 아쉽게도 없지만 화장실도 상당히 깔끔한 편.
특이하게 화장실 변기 바로 뒤로 어항이 하나 설치되어 있었는데, 안에 물고기는 따로 살고 있지 않았다.
아마 화장실 정화조 물과 뭔가 연관이 있는 것 같은데 저기 써 있는 한자가 무슨 뜻인지 모르겠네...
샤워 시설은 욕조 대신 샤워 부스가 설치되어 있는 걸로 대체.
욕조 바로 옆에 있는 어매니티들.
2인 기준으로 어매니티가 구비되어 있는 걸 보니 여기 원래 2인실이 맞긴 맞나보다.
여기 숙박하면서 제일 놀랐던 건데(...) 지배인 할아버지가 한국어 안내 코팅지를 하나 가져와 보여주는 것이었다.
이건 바로 '한국TV 채널 보는 방법' 안내.
일반적으로 해외에서 TV를 켜면 한국어 방송은 언감생심 어쩌다 KBS world 채널 정도만 나와도 감지덕지한 상황인데
여기는 저 방식대로 접속을 하니 한국에서 나오는 공중파는 물론 YTN 같은 케이블 방송까지도 전부 시청하는 게 가능했다!
낯선 가오슝의 호텔에서 YTN이 나온다니... 것도 유튜브로 보는 게 아닌 객실에 설치된 TV로 본다니, 너무 신기하잖아...
TV 옆의 태블릿 PC에는 한국어로 각종 안내가 적혀 있어 궁금한 게 있으면 터치를 하여 확인할 수 있다.
간단한 투숙객의 숙박 규칙 등을 비롯하여 근처 편의시설 및 교통, 맛집 등에 대한 정보까지 정말 깔끔하게 정리해 놓았다.
...이 정도로 해외 투숙객들에게 진심인 호텔은 처음 겪어봐서 살짝 당황스러울 정도;;
타이베이 원산대반점 같은 5성급 호텔이야 시설이 아주 화려하고 좋긴 하지만 여기는 그런 고급 호텔과는 결이 다르게
투숙객 맞춤 서비스가 상상 이상으로 엄청나다는 것을 느꼈다. 보통 일반적인 숙박시설에서 이 정도로 신경쓰는 경우가 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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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단 먹을 게 공짜라는 말에 완전 혹해서 샤워 마친 뒤 당장 이것저것 가져와봄.
과자들은 그냥 가볍게 즐길 수 있는 전통과자들인데 약간 젊은 트렌드라기보다는 어르신들 위한 전통과자에 가까운 것들.
대한민국에서도 정식 수입되어 판매하는 타이완 꽈배기 스낵도 비치되어 있었다.
이거 아마 라임 주스였던 걸로 기억.
과자나 음료도 음료지만 평소 먹기 힘든 열대과일 등을 여기서는 맘껏 먹을 수 있다.
물론 망고는 없긴 하지만 패션후르츠라든가 구아바 같은 대한민국에서 쉽게 접할 수 없는 과일들도 있으니 얼마나 좋아...
사과도 하나 가져다 먹었는데 이 때만 해도 대한민국의 사과 가격이 지금처럼 말도 안 되는 금값이 될 줄 누가 알았을까...
과일이랑 과자 이것저것 주워먹고 마무리 커피까지 한 잔.
사실상 이 정도면 식사 한 끼를 한 거나 마찬가진데...ㅋㅋ
짐 정리하고 샤워하고 빨래까지 한 뒤 이것저것 주워먹고 나니 어느새 해가 져서 깜깜해졌다.
뭔가 가오슝에서의 둘째날은 한 것도 없이 엄청 빨리 지나간 것 같은데 이게 다 오락실 다녀온 덕이지 뭐(...)
여튼 계속 호텔에서 쉴 수만은 없으니 저녁 일정 소화하러 밖으로 슬슬 나가본다.
= Continue =
2024. 9. 17 // by RYUNA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