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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여행/2023.11 타이완 전국일주

2024.9.19. (87) 나, 드디어 '취두부(臭豆腐)' 극복했어... / 인생 첫 11일짜리 장기여행, 2023년 11월 타이완 전국일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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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 첫 11일짜리 장기여행, 2023년 11월 타이완 전국일주

(87) 나, 드디어 '취두부(臭豆腐)' 극복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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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우허 야시장(六合觀光夜市)' 에서 먹은 것들 이것저것.

여기서 세 가지 음식을 먹었는데 이번엔 항상 야시장에서 먹던 것들에서 탈피하여 새로운 것들에 도전을 한 번 해 보았다.

 

일단 첫 번째 가게는 한 국수집. 생선튀김을 올려먹는 국수집 같았다. 저 앞에 포장마차처럼 앉아 먹으면 되는 방식.

가게 이름은 '焿魚魠𩵚' 라고 한다. 한자가 우리나라의 상용한자가 아니라 뭐라 읽는지도 모르겠음;;

 

 

 

곱창국수 같은 걸쭉한 국물이 담긴 통 양옆엔 카라아게처럼 보이는 생선튀김, 그리고 생면이 있는데

국수를 한 그릇 주문하면 그릇에 면을 담은 뒤 국물을 떠서 담고 그 위에 저 튀김을 얹어 내어준다. 가격은 60NT$(2,500원)

 

 

 

내가 받아든 작은 사이즈의 국수.

위에 고수가 기본으로 올라가는데 아주머니께서 고수 넣냐고 물어보는데 넣어달라 이야기를 했다. 그냥 손짓발짓으로...

 

튀김 고명은 세 덩어리가 올라가는데 크게는 이자카야의 카라아게 정도 크기.

 

 

 

살짝 걸쭉한 국물은 곱창국수의 그것과 꽤 유사했다. 곱창국수보다는 조금 더 가벼운 느낌이랄까...

고수를 넣어 고수향을 함께 느낄 수 있는게 일단... 나로서는 상당히 좋지만 취향이 갈릴 수 있으니 못 먹는 사람은 빼 달라 할 것.

 

 

 

국수면은 다소 두꺼운 중면을 사용하는데, 곱창국수처럼 툭툭 끊어지는 질감이 아닌 나름 찰기가 있는 질감이라

숟가락으로 무리해서 퍼먹지 않고 젓가락으로 먹는데도 전혀 문제가 없다. 쫄깃함은 없지만 후루룩 먹기 좋은 부드러운 질감.

 

 

 

생선튀김은 대략 이만한 크기의 튀김 세 덩어리가 올라간다. 가격 생각하면 나쁘지 않은 볼륨감.

 

 

 

튀김옷을 입혀 튀긴 거라 그런가, 생선이라기보다는 진짜 닭튀김에 가까운 느낌.

국물을 적당히 먹어서인지 바삭바삭보다는 부드러운 느낌이 강하고 국물 스며든 간이 나름 나쁘지 않게 잘 배어들어 있음.

 

 

 

개인적으로 거부감드는 맛은 없었지만 뭐랄까... 눈이 번쩍 뜨일 정도로 맛있냐? 라고 하면 약간 의문이 드는 맛이랄까.

분명 가볍게 먹기엔 좋지만 다른 음식을 제쳐놓고서라도 무조건 이걸 먹어야 한다! 라는 그런 메리트는 크게 없는 것 같다.

다만 워낙 부담없이 먹을 수 있는 가격과 맛이라 일부러 야시장에 와서 맛있는 걸 즐긴다기보다는

그냥 지나가는 길에 살짝 출출해서 가볍게 한 그릇 하고 간다... 라고 하면 더할 나위 없이 괜찮은 선택.

 

 

 

일단 한 그릇 잘 먹었고요...

 

 

 

사이즈는 큰 것과 작은 것, 두 가지가 있고 각 가격이 다르긴 한데

관광객으로 와서 이것저것 다양하게 맛보고 싶으면 작은 걸 추천한다. 한 가지 음식만으로 배부르기엔 좀 아쉬우니까...

여튼 가격 나쁘지 않고 적당히 먹을만한데다 우리나라에선 쉽게 접해볼 수 없는 맛이라 나름대로 만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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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번째로 찾은 집은 모듬 꼬치 전문점.

 

 

 

특정 한 가지 꼬치만 있는 게 아닌 다양한 종류의 꼬치를 종류별로 파는 곳인데 가격은 10~40NT$.

아쉽게도 여기도 영어 또는 한국어 메뉴는 존재하지 않는 찐 로컬 가게다.

 

 

 

대신 꼬치 실물이 이렇게 진열되어 있어 직접 보고 먹음직스러운 or 먹고싶은 걸 자유롭게 선택할 수 있다.

 

 

 

익숙한 닭날개라든가 소시지부터 포함하여 고기완자, 삼겹살팽이버섯말이, 족발 등 그렇게까지 생소한 음식들은 없음.

 

 

 

스뎅 그릇을 하나 주는데 여기에 먹고 싶은 것들을 직접 담으면 바로 계산해준다고 한다.

다만 바로 주는 건 아니고 재료들을 한 번 더 튀기거나 구워 따끈따끈하게 익힌 뒤 내어주는 방식.

 

 

 

총 다섯 개의 꼬치를 담았고 한 번 다시 데운 꼬치는 종이봉투에 넣어 이렇게 비닐에 한 번 더 싸준다.

사실 이거 편하게 먹으려면 이대로 호텔 가져가 맥주와 함께 먹는 게 제일이겠지만... 난 그냥 길거리 돌아다니면서 먹으려고...

어짜피 여기 야시장은 다들 돌아다니면서 먹는 거라 이렇게 들고 다니면서 먹어도 딱히 이상할 게 없다.

 

 

 

첫 번째는 어묵 꼬치. 맛은 적당히 짭짤한 우리나라의 어묵과 그렇게 큰 차이가 없는 무난무난했던 맛.

처음 이런 류의 꼬치에 도전한다면 입문용으로 먹으면 괜찮을 것 같은 느낌이다.

 

 

 

닭껍질 꼬치는 빠싹~ 하게 튀겨 조금 바삭바삭한 식감인데 껍질 튀긴데서 느껴지는 특유의 감칠맛이 참 좋단 말이지...

 

 

 

완자꼬치는 딱 그 미트볼... 인데 소스를 바른 미트볼이 아닌 적당히 소금간을 한 미트볼 맛.

 

 

 

그리고 타이완에 오면 언제나 먹어야 하는, 언제 먹어도 질리지 않는 소시지.

 

 

 

바삭하게 한 번 더 튀겨서 겉은 찔깃찔깃하면서도 씹으면 육즙이 터지는 이 맛이 맥주를 부를 수밖에 없는 마귀같은 맛이다.

 

 

 

진짜 좋아하는 사람들은 한 손엔 맥주캔, 다른 한 손엔 이 꼬치를 들고 시장 구경하며 함께 즐겨도 정말 좋겠다는 느낌.

다음에 여행 가서 야시장 찾게 된다면 그 땐 좀 더 매니악한 종류의 꼬치들에도 한 번 도전해야겠다는 생각을 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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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야시장을 가나 '취두부(臭豆腐)' 는 꼭 있기 마련이다.

멀리서부터 뭔가 생전 처음 맡아보는 고약한 냄새가 풍기기 시작하면 근처에 취두부 파는 가게가 있다는 뜻이다.

 

당연히 이 야시장에도 취두부 파는 곳이 하나 있었다. 그리고 의외로... 타이완 현지 사람들에게 꽤 인기가 많은 집.

 

 

 

취두부를 2022년 여행 때 한 번 도전해보고 반 정도 먹은 뒤 토할 것 같아 포기했던 아픈 경험이 있는데

어쩐지... 어쩐지 지금 다시 먹으면 먹을 수 있을 것 같아... 게다가 이건 조린 취두부가 아닌 튀긴 취두부라 장르가 다르기도 해서

'이 취두부는 내가 먹을 수 있지 않을까?' 라는 자신감이 갑자기 생기더라고...

 

어떻게 할까... 다시 한 번 도전해볼까...?

아니 예전에 그 뼈아픈 트라우마가 있는데 그냥 지나가는 게 맞는 거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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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자리에 앉아버림(...)

 

 

 

저 통 안에 들어있는 게 취두부.

통 안에 들어있는 취두부를 꺼내 기름에 한 번 튀긴 뒤 접시에 담아 그 위에 소스를 끼얹어 내어주는 것 같았다.

 

 

 

대망의 타이완 취두부(臭豆腐) 2회차!

한 접시 가격은 70NT$(약 2,900원)

 

다만 첫 취두부 체험 때 먹은 것과는 외관이 상당히 다르다. 그 땐 그릇에 담겨 나온 국물이 있는 두부조림 같은 조린 취두부였고

이건 바삭하게 기름에 한 번 튀긴 뒤 그 위에 칠리 소스, 그리고 숙주, 배추절임 등의 고명을 올려낸 튀긴 취두부다.

 

 

 

그... 조린 취두부만큼은 아니지만 그래도 냄새는 꽤 있는 편인데... 이거 괜찮을까, 괜찮은 걸까??

눈 딱 감고 '아이씨 몰라!' 하고 한 입 크게 베어물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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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 이게... 왜 맛있지...??

 

분명 다르다. 예전에 먹은 그 조린 취두부와는 결이 완전히 달라. 이거 풍미 생각보다 고약하지 않고 오히려 고소해...

거기에 절인 배추와 숙주의 아삭아삭하게 씹히는 식감과 매콤달콤한 칠리소스와의 조화가 생각 이상으로 찰떡궁합이잖아...??

엄청 고약한 냄새와 함께 입 안에서 역한 풍미가 느껴질 거라 생각했던 취두부였는데 내가 생각한 것과 전혀 다른 맛이 나서...

그것도 꽤... 맛있는 맛이 느껴져서 한 입 먹고 난 뒤 오히려 당황스러웠을 정도. 아니 맛있을 리 없는 이게 왜 맛있는건데?!

 

 

 

눈 깜짝할 사이에 취두부 한 접시 홀랑 비워버림;;

와, 취두부라는 게... 왜 사람들이 고소하고 맛있다고 하는지... 이렇게 먹어보니 조금은 알 것 같기도... 하다;;;

 

 

 

여기서 확실히 깨달은 게 있었음. 취두부는 '조린 취두부' 말고 '튀긴 취두부' 를 먹어야 한다는 것.

같은 취두부임에도 불구하고 조린 것과 튀긴 것에서 느껴지는 맛의 차이가 상당하다. 처음 취두부를 튀긴 걸로 입문해야 했는데

튀긴 것 먹는 과정을 건너뛰고 바로 매니악한 조린 취두부를 도전했으니... 역한 냄새 때문에 못 먹는 게 당연한 거였어...

반면 이 튀긴 취두부는 그 특유의 냄새가 강하게 나긴 했지만 조린 것에 비해 강도는 훨씬 약한 편이고 튀겼을 때 나는 고소함이 있어

훨씬 먹기 편했다. 오히려 그 역한 냄새조차도 고소하게 느껴질 정도. 거기에 칠리 소스의 매콤달콤한 조합이 기대 이상이었고...

 

...이렇게 나는 '취두부' 라는 요리를 극복하게 되었다.

다만 아직 완전히 극복한 게 아닌게 '조린 취두부' 가 남아있기 때문. 다음에 가면 튀긴 거 한 번 더 먹어보고 괜찮다 싶으면

그 때 포기했던 조린 취두부를 다시 도전해볼까... 좀 생각해봐야겠다. 어쩌면 다시 먹으면 다 먹을 수 있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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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시장에서 배부르게 먹고 호텔 돌아와 맥주 한 캔 더 마시고 풀 수면...!!

가오슝에서의 마지막 밤은 다행히 야시장과 함께 꽤 기분좋게 마무리할 수 있었던 것 같아. 내일은 다시 새로운 도시로 이동한다.

 

= Continue =

 

2024. 9. 19 // by RYUN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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