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하철 4,7호선 이수역 쪽에 위치한 유명한 분식집 '애플하우스' 를 꽤 오래간만에 다녀오게 되었습니다.
사실 여기 다녀온 지는 꽤 되었는데 계속 포스팅이 밀리고 밀리다보니 이제서야 다녀온 후기를 쓰게 되는군요.
무침군만두 맛있게 하는 집으로 워낙 유명한 곳이라 막 숨겨진 맛집 그런 건 애초부터 아니었고요...
제 블로그를 통해 예전에도 몇 번 방문한 후기를 남긴 적 있는 가게입니다. 원래 다른 지역에 있었는데 이수로 확장 이전한 곳.
옛 가게에서 사용하던 간판들을 그대로 가져와 붙여놓은 것으로도 유명하지요.
사실 옛날 첫 가게를 가 본 적은 없지만 첫 가게를 기억하는 분들은 이런 간판들을 통해 그래도 옛 흔적을 느낄 수 있지 않을까 싶던.
1986년 첫 영업을 시작했다고 하니 이제 햇수로 거의 40년 가까이 되어가는 상당한 연식을 가진 노포라 볼 수 있겠습니다.
예전에 왔을 땐 줄도 엄청 길어서 한참 대기한 뒤에 들어갈 수 있었는데 지금은 그렇게 줄이 길진 않아요.
다만 어디까지나 줄이 없다 뿐이지 사람은 저 넓은 홀을 가득 채울 정도로 아주 많습니다.
매장이 엄청 시끌시끌함. 그래서인지 테이블이 넓다고 해서 느긋하고 여유있게 즐길 분위기는 사실 아닙니다.
너무 탁 트여있어서 그런 것도 있고요. 무엇보다 냉방을 최대한으로 해 놔도 여름엔 다들 테이블마다 냄비 끓는 것이 있어
그 열기때문에 좀 덥기도 하고 그래요. 이건 뭐 어쩔 수 없는듯. 그래서 오히려 여기는 겨울 등 추울 때 가는 게 더 낫겠습니다.
테이블에 설치되어 있는 가스 불판.
메뉴판은 주문서 영수증으로 대체합니다. 이 가게의 대표 간판메뉴는 무침군만두. 다른 건 몰라도 저건 무조건 시켜야 하지요.
그리고 떡볶이가 일반떡볶이와 즉석떡볶이 두 종류로 있는데 둘 다 시킬 수도 있습니다.
기본 식기류는 셀프 서비스.
매장에서 음료를 따로 팔지 않는데 밖에서 사 갖고 와도 된다고 하더라고요.
그래서 바깥에 있는 편의점 가서 1+1 하는 펩시라임을 사 갖고 들어왔습니다.
→ 현재(2024.11.10 기준) 음료반입이 안 된다고 합니다. 매장 내에 있는 자판기를 이용해주십시오. 혼란을 드려 죄송합니다.
오뎅국물도 셀프. 오뎅국물 담긴 온수통 옆에 채썬 파가 있어 취향껏 담아올 수 있습니다.
단무지 역시 셀프.
첫 번째 요리, '무침군만두(4개 4,000원)' 도착.
말 그대로 야끼만두 튀김에 고추장 양념을 발라 무쳐낸 것으로 현재의 애플하우스가 있게 한 일등공신과도 같은 음식입니다.
예전에 마지막으로 왔을 땐 4개 3,500원이었는데 500원이 올라 지금은 개당 1,000원 꼴이 되었네요.
야끼만두 안에는 그냥 당면만 들어있는데 이 양념장이 마약. 그냥 떡꼬치 양념의 매콤달콤한 정도가 아니라 뭔가 여기만의
특수한 비법 소스가 들어간건지 진짜 사람 중독되게 만드는 미친 마성의 맛이 있습니다. 엄청 자극적인 매콤달콤이라
한 번 먹으면 계속 기억나게 만드는 맛이기도 하지요. 바로 전 포스팅에서 안동집 국수 소개하면서 심심한 맛이 당긴다고 썼는데
이렇게 한 포스팅만에 다시 엄청 자극적인 음식으로 돌아오다니... 뭔가 앞뒤가 안 맞는 듯 하지만 저는 두 방향 다 좋아합니다...;;
다음 요리는 '순대볶음(5,000원)'
신림동의 철판순대와는 좀 다르게 당면, 깻잎, 양배추 등을 넣고 적당히 매콤 달달하게 볶아낸 곱창 같은 느낌의 순대입니다.
1인분임에도 불구하고 양을 꽤 넉넉하게 내어주는지라 여럿이 나눠먹기 좋습니다.
이건 매운맛이 그렇게 강하진 않지만 전반적으로 꽤 간간하게 간이 되어있는 편.
분식으로 즐긴다기보다는 곱창 등과 같은 계열의 술안주로 즐겨야 더 어울릴법한 맛. 여기서 일반 순대도 따로 팔긴 하지만
가급적 일반 순대보다는 이 순대볶음 먹는 쪽을 좀 더 추천합니다. 아무래도 더 푸짐하기도 하고 여기서만 즐길 수 있으니까요.
즉석떡볶이와 별개로 일반떡볶이도 주문 가능해서 따로 시켜본 '일반떡볶이(5,000원)'
넓은 접시에 일반적인 1인분 떡볶이보다는 살짝 더 많은 양의 떡볶이가 넉넉하게 담겨나오는데 어묵과 함께 볶아낸 것이 특징.
떡볶이 양념의 색은 일반적인 분식집 떡볶이에 비해 조금 더 진한 색이 강합니다.
이 가게 음식들의 전반적인 특징이기도 한데 양념이 꽤 달아요.
상당히 매콤달콤한 맛인데 이게 사실 떡볶이는 원래 이래야 제맛이지라는 생각이 들면서도 그래도 양념이 꽤 과한데...라는 생각이
동시에 들 수밖에 없는 맛. 어쩌면 이 단짠단짠한 원초적인 본능에 충실한 자극적인 맛이 가게를 유명하게 한 걸지도 모르겠습니다.
싫다는 의미는 아니에요. 여기서만 느낄 수 있는 이 맛이 참 좋습니다.
무침군만두와 함께 대표메뉴인 '즉석떡볶이(2인분 - 1인분 4,500원)'
라면사리는 따로 추가한 것. 즉석떡볶이는 조리가 되지 않은 상태로 제공되기 때문에 냄비에 끓여가며 직접 조리해야 합니다.
처음엔 소스가 너무 거무튀튀해서 짜장떡볶이처럼 느껴질 수 있으나 국물이 끓기 시작하면 우리가 아는 색으로 변합니다.
어느 정도 국물이 자작하게 끓어오르고 라면과 떡이 적당히 익었을 때 건져내어 맛있게 즐기면 됩니다.
국물이 처음 소스만 나왔을 때에 비해 꽤 빨개지긴 했어도 그래도 일반적인 떡볶이에 비해 여전히 거무튀튀한 것이 특징.
일반떡볶이와 달리 즉석떡볶이는 미끈하고 말캉한 식감의 밀가루떡을 사용합니다.
정말 의외겠지만 일반떡볶이에 비해 즉석떡볶이의 양념이 더 달아요. 이건 단 것 싫어하는 사람은 '윽!' 할 수 있을 정도의
극강의 단맛이라 진짜 호불호 하나만큼은 심하게 갈릴 거라는 것이 개인적인 생각. 저는 특별히 문제 없이 즐길 수 있겠지만
제 기준으로도 조금은 덜 달아도 괜찮지 않을까? 라는 생각을 만들어내는 정도의 맛이라 남들에게 적극적으로 추천할 수 있냐면
살짝 애매하긴 합니다. 그래도 '떡볶이는 모름지기 달고 짜고 자극적이어야지' 라고 생각하시는 분들에겐 충분히 추천할 수 있어요.
이 가게에서 처음으로 주문해 보는 '김치볶음밥(6,000원)'
떡볶이 국물에 밥을 볶는 것 대신 대안으로 주문한 건데 김가루, 그리고 계란후라이를 하나 얹은 밥이 담겨나옵니다.
다른 음식들이 하나같이 다 간이 세고 자극적인데 반해 의외로 가장 간이 적당했던 김치볶음밥.
일반적인 식당에서 맛볼 수 있는 우리가 익히 생각하기 쉬운 딱 그 맛입니다. 떡볶이 등의 다른 음식과 함께하기 좋습니다.
네 명이서 이 정도로 먹으니 진짜 배가 찢어질 듯이 부르더군요.
몇몇 메뉴들에 한해 가격이 다소 오르긴 했지만 그래도 여전히 다른 외식음식에 비해 가격도 비교적 저렴한 편이라
꽤 든든하고 맛있게 즐길 수 있었습니다. 양념의 맛은 호불호가 있겠지만 일단 저는 기분좋게 잘 즐길 수 있었고요.
일단 올 초여름에 한 번 방문했으니 다음에 쿨타임이 한 번 더 차면 또 방문해야지요.
이 가게의 무침군만두는 정말 최고, 오랫동안 기억되며 많은 사람들이 찾는 맛으로 남을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 . . . . .
※ 애플하우스 찾아가는 길 : 지하철 4,7호선 총신대입구(이수)역 10~13번출구 하차, 동작대로27다길 29 2층
2024. 10. 20 // by RYUN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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