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로 패스와 함께한 지난 5월의 짧은 여행>
(25) 위기의 KTX를 구할 차세대 구원투수, KTX 청룡(靑龍) 출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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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박 3일의 경남지역 여행을 마치고 며칠이 지난 후, 내일로 패스 3일권 중 마지막 남은 1일권을 소진하기 위해 용산역을 찾았다.
서울역이 경부선과 경부고속선 열차의 시발역이라면 용산역은 호남선, 그리고 호남고속선과 전라선 열차의 시발역.
경남권에서 서울을 올라오면 만나는 서울의 첫 관문이 서울역, 전라권에서 서울 올라오면 용산역을 제일 먼저 만나게 된다.
호남고속선, 호남선 출발역답게 용산역 대합실 규모는 서울역 못지않게 큰 편.
여기에 수도권 전철은 경의중앙선, 1호선, 그리고 직접환승은 안 되지만 4호선 신용산역 3개 노선이 만나니 결코 작은 역이 아니다.
어, 여기 삼진어묵 있는 거 첨 알았음.
굳이 삼진어묵 먹으러 부산까지 안 가도 되겠네.
오늘 내가 탈 열차는... 무엇일까요?
9번 승강장으로 내려가라고 해서 그 쪽을 따라 내려간다.
생각해보니 내가 서울에서 전철이 아닌 기차를 탈 때, 서울역과 수서역은 이용해봤어도 용산역을 이용해보는 건 이번이 처음이다.
진짜 생각해보니 군산이라든가 전주, 혹은 광주 같은 전라권 도시 갈 때 나 항상 버스 타고 다녔었구나...
어쨌든 승강장으로 내려와 호남고속선 용산역 역명판 한 번 찍어주고...
내가 탈 열차가 9번 승강장에서 기다리고 있다. 그 열차는 바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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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세대 KTX의 새 이름, KTX 청룡!!
KTX 청룡(靑龍-CHEONG RYONG)은 한국철도공사(코레일)에서 도입 및 운행하는 3세대 고속열차로 HEMU-430X의
기술을 바탕으로 생산한 차량이다. KTX 2세대 차량으로 중앙선, 그리고 강릉선에 투입되는 준고속열차 KTX 이음과 동일한 플랫홈.
제조사는 자체적으로 고속열차 기술을 갖고 있는 현대로템에서 제작한 순수 국산 차량.
지난 5월 1일 처음으로 영업운행을 시작하였으며 여행 당시 총 2편성이 각각 왕복 1회 경부고속선, 호남고속선을 운행하고 있다.
사실 지난번 부산 다녀올 때 이 열차를 이용해보고 싶었으나 시간이 안 맞았던 것도 있었고 뭣보다 너무 빠르게 매진되는 바람에
그 여행에선 열차를 이용하지 못하고 이렇게 내일로 하루 남은 기회를 이용하여 열차를 타 보게 된 것이다.
즉 이 여행은 어딘가의 목적지로 가서 관광을 하기 위한 여행이 아닌 정말 순수하게 '열차를 타기 위해 일부러 잡은 여행'
국산 기술로 만든 3세대 신형 KTX인 'KTX 청룡' 을 직접 시승해보는 것이 이번 당일치기 여행의 순수 목적이다.
차량 측면에 래핑되어 있는 'KTX 청룡' 의 로고.
이 차량의 추가로 우리나라에서 운행하는 KTX 차량은 KTX, KTX산천, KTX이음, KTX청룡까지 총 네 종류의 차량이 있게 된다.
다만 전부 똑같은 등급의 고속열차 차량이기 때문에 그냥 열차 이름만 구분지어 부르는 것 뿐, 요금은 전부 동일하다.
이 당시 경부고속선 KTX 청룡은 서울 - 대전 - 동대구 - 부산역만을 서는 최속달 노선으로 운행하고 있고
호남고속선 KTX 청령은 용산 - 익산 - 광주송정역 구간만 서는 최속달 노선으로 운행하고 있었다.
신형 차량답게 중간 정차역도 줄여 '아주 빠른 속도로 목적지에 도착할 수 있다' 라는 걸 홍보하기 위한 목적도 반영된 듯.
KTX 청룡 차량 내부. 좌석은 2x2 배열.
회색 시트의 좌석은 초기 KTX보다 훨씬 넓지만 느낌상 KTX 산천보다는 약간 좁은 것 아닌가 싶은 생각도 들었다.
그리고 차량 창문이 좌석 하나당 하나씩 할당되어 있기 때문에 다른 좌석 승객 눈치보지 않고 블라인드 조절을 하는 것도 가능.
좌석 앞에는 KTX 잡지가 비치되어 있는 잡지비치함과 함께 의자 사용법, 무선충전장치 사용법 안내가 적혀 있다.
여기에 스마트폰을 집어넣으면 케이블 없이도 자동 충전이 된다고 하는데 이거 되게 좋은데...?
그리고 그 아래 동그란 구멍이 220v 콘센트 단자라 전자기기 등도 사용 가능.
좌석 앞 간격이 상당히 넓은 편.
발받침이 있어 발받침을 내려 앉아도 되고 그냥 다리를 쭉 펴도 걸리는 것 없이 편하게 다리를 뻗을 수 있다.
글쎄, 다른 키 큰 사람이나 다리 긴 사람이 앉으면 어떨지 모르겠지만 적어도 내가 다리 펴는 데 있어 불편함은 전혀 없었어.
이 열차는 오후 16시 8분에 출발하는 광주송정행 KTX 청룡 열차.
왜 이렇게 늦은 시각에 열차를 타냐 하면... 하루 한 번 운행하는 호남고속선 KTX 청룡이 이 시간에 출발하기 때문.
정차역은 앞서 이야기했듯 익산역, 그리고 종점 광주송정역이 전부.
용산부터 광주송정역까지 약 300여km의 거리를 최단시간인 1시간 36분만에 주파한다.
익산역의 도착 예정 시각은 오후 5시 12분.
그리고 종점 광주송정역의 예상 도착 시각은 오후 5시 44분이라고 한다.
사실 시간이 극적으로 단축되는 건 아닌게 일단 용산역에서 경부고속선 타는 광명역까지 기존선으로 천천히 가는 문제가 있고
현재 경부고속선 일부 구간이 선로문제로 인한 감속 이슈가 있어 최고 속도를 내지 못하는 문제가 있기 때문이다.
어쨌든 열차는 광주광역시를 향해 힘차게 출발. 한강철교를 건너며 여의도 일대를 한 번 찍어준다.
지방 사는 친구 이야기로 '내가 서울에 왔구나' 라는 걸 느끼게 되는 순간이 있는데 바로 열차로 이 한강을 건널 때라고 한다.
밥 때는 아니지만 살짝 배고플 때라 열차 안에서 간식도 먹어주고...
경부고속선과 호남고속선의 분기점인 '오송역'
철도 동호인은 말할 것도 없거니와 철도이용에 아주 약간의 관심이 있는 일반 사람들에게도 욕 얻어먹는 그 문제의 역.
오송역이 왜 문제인지에 대해선 이 글을 한 번 읽어보면 도움이 될 것이다. 다만 출처가 나무위키인지라 그냥 심심풀이로만 즐기자.
어쨌든 오송역을 지나면 고속선은 경부고속선, 그리고 호남고속선으로 분기를 하게 된다.
평소 여기 지나갈 땐 그리 크게 신경 안 쓰고 있었던 건데 이번엔 한 번 어떤 식으로 노선이 분기되는지 유심히 지켜보았음.
호남고속선에 들어온 열차는 이제서야 제대로 된 속도를 내며 힘차게 달리기 시작한다.
사실 경부고속선 구간은 워낙 다니는 열차가 많아 선로 포화인 것도 있고 선로문제로 인한 감속도 걸려있어 시원하게 못 달린다.
햇빛이 많이 들어온다 싶으면 이렇게 블라인드도 쳐놓을 수 있음.
창문히 한 의자당 하나씩 설치되어 있기 때문에 기존 KTX 차량마냥 블라인드 내리거나 올릴때 앞뒷자리 사람 신경 안 써도 됨.
용산역 출발 1시간 6분 후, 열차는 정각에 '익산역' 에 도착했다.
종점 광주송정까지 가고 싶었으나 거기까지 갔다 돌아오기엔 너무 빡셀 것 같아 익산역에서 하차.
이번 내일로 패스로 KTX 지정좌석을 쓸 수 있는 게 이번 탑승이 마지막이라 돌아오는 건 ITX새마을이나 마음을 타야 했기 때문.
저녁 6시 다 되어 광주송정 도착하면 이후 일반열차 타고 서울 와야 하는데 대체 어느 세월에 서울로 돌아올 수 있겠어;;
KTX청룡은 동력분산식 차량이라 기존 동력집중식 차량인 KTX, KTX산천에 비해 열차의 가, 감속이 상당히 빠른 편이다.
그래서 이번 운행처럼 정차역이 적은 운행보다는 중간 정차역이 많은 방식으로 운행해야 차량의 성능을 최대한 끌어올릴 수 있는데
그렇게 하지 않고 중간정차역이 적은 최속 노선으로 노선을 짠 건 아무래도 '빠르다' 라는 홍보의 목적이 더 큰 것으로 보인다.
위에서 보여주는 것과 같이 KTX 청룡은 최고시속 300km/h에 도달하는 시간이 기존 KTX 산천대비 무려 1분 44초나 더 빠르다.
기존 KTX가 속도 올라가는 게 너무 느려 답답했다고 느끼는 분들은 KTX 청룡을 타면 확실히 가속이 빠르단 체감이 확 올 것이다.
그리고 동력분산식, 그리고 동력집중식이 뭔지 궁금한 사람들은 아래 링크의 차량 동력 구조에 대한 설명을 읽어보는 것도 좋겠다.
https://namu.wiki/w/%EC%B2%A0%EB%8F%84%EC%B0%A8%EB%9F%89/%EB%8F%99%EB%A0%A5%20%EA%B5%AC%EC%A1%B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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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 11. 21 // by RYUNA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