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내일로 패스와 함께한 지난 5월의 짧은 여행>
(24) 성심당 역사의 모든 원점은 대전역에서부터, 성심당 대전역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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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여행의 진짜 마지막 일정, '성심당 대전역점'
그동안 성심당을 여러 번 오갔지만 정작 대전역점에서 빵을 산 적은 없었는데 그 이유는 성심당 간 뒤 서울 올라올 때
철도보다는 주로 버스를 이용했기 때문이다.
서울 동쪽에 붙어있는 경기도 도시에 살고 있기 때문에 사실 대전에서 집으로 갈 땐 철도를 타는 것보다 버스가 압도적으로 유리.
게다가 우리 집 근처로 가는 직행 노선도 있어 그걸 타고 집 근처 버스 공영차고지에서 내리면 걸어서 집으로 이동도 가능해서
항상 대전에서 집으로 갈 땐 성심당이 있는 으능정이거리에서 버스 타고 복합터미널로 가서 시외버스, 고속버스를 타곤 했지만
이번엔 '내일로 패스' 를 이용하여 서울로 올라가는 거라 집에 가는 게 좀 번거롭지만 어쩔 수 없이 서울역으로 가야 했다.

그래서 자연스레 대전역을 갈 일이 없었고, 성심당 대전역점도 이번에 처음 방문하게 된 것. 좀 특이하긴 하지.
근데 애초에 본점을 찾아간 이상 굳이 대전역점을 들릴 이유가 없는 것도 사실이다.

대전역점 출입구 쇼윈도에 전시되어 있는 브라운관 TV, 그리고 각종 전시물들.

아무래도 튀김소보로가 성심당의 시그니처 메뉴이니만큼 엄청나게 많은 튀김소보로 박스가 쌓여있는 걸 볼 수 있다.
성심당 본점이 케익부띠끄와 더불어 케이크류, 그리고 다양한 빵이 종류별로 판매되고 있는 매장이라면
대전역점은 규모가 작아 본점에 비해 빵의 종류가 조금 적고, 선물용으로 사갈 수 있는 튀김소보로를 중점적으로 팔고 있다.

2024년은 KTX 개통 20주년이 되는 해.
성심당에서도 KTX 개통 20주년을 맞이하여 '기차마들렌' 이라는 순수마들렌을 이용한 한정 상품을 내놓았다.
다만 아이러니하게 이런 제품을 내놓을 정도로 코레일과 긍정적인 상생을 하다 이후 임대료 갈등이 터져(현재는 해결되었지만)
큰 논란이 되었다는 걸 생각하면 참... 앞일이라는 건 알 수 없지, 그나마 원만하게 합의가 되어 다행이긴 하지만...

성심당 대전역점은 본점이나 롯데백화점 지점에 비하면 규모가 매우 협소한 편.
그냥 좀 규모 큰 파리바게뜨나 뚜레쥬르 정도 되는 면적이라 빵 매대도 작고 당연히 판매하는 빵의 종류도 적은 편이다.
확실하게 기억나지 않지만 케이크류는 아예 팔지 않았던 것 같음.

대신 여기서만 파는 한정 제품이 있는데, 일단 KTX 개통 20주년 기념을 맞이하여 나온 '순수마들렌 한정판' 이라든가...

'KTX 20주년 빵' 같은 본점이나 다른 지점에서는 만날 수 없는 대전역점만의 한정 제품이 있다.

KTX 20주년 빵은 뭔가 특별한 제품은 아니고 '빅매치' 라는 빵 베이스에 KTX 20주년 로고를 각인시킨 것.
바삭한 비스킷 베이스의 빵에 메이플 시럽, 그리고 크림치즈를 넣어 달콤하고 부드러운 맛을 더한 제품으로 일반 빅매치보다
가격이 200원 더 비싸다. 개당 2,500원이라 그럼에도 다른 프랜차이즈 빵집에 비해 가격은 좋은 편.

규모는 협소하지만 사람은 정말 많음. 그래도 본점만큼이나 미어터지는 수준은 아닌 게 다행이랄까...
다만 계산 매대가 조금 협소하고 인원이 적은 편이라 계산줄 긴 건 어쩔 수 없더라.

튀김소보로에 모든 걸 올인하는 대전역답게 타 지점에서는 보기 힘든 풍경을 대전역점에서는 볼 수 있는
바로 '튀김소보로 만들어지는 과정'

매장 한 쪽에 투명 유리를 설치해놓아 튀김소보로가 만들어지는 과정을 눈 앞에서 볼 수 있다.
이게 진짜 대단한게 하나하나 직접 반죽해서 만들고 튀기는 게 아니라 모든 공정이 전부 기계화가 되어 있어
빵 반죽이 오른쪽에서부터 서서히 이동하며 둥글게 뭉쳐지고 소보로가 덮이고 기름에 빠져 튀겨지는 과정을 지켜볼 수 있다.

이거 보는 과정이 꽤 재미있음. 그 유명한 튀김소보로가 이렇게 만들어진다는 걸 알 수 있는 것도 그렇지만
와, 이 정도까지 완벽하게 자동화되어있다고? 이러니 그 많은 수요를 감당하지... 라는 걸 확실히 깨달을 수 있다.
진짜 빵 만들어내는 스케일이 다르더라. 어쩌면 성심당 튀김소보로의 그 저렴한 가격도 이런 공정이 있어 가능한 것일지도 모른다.

도시통근형 디젤열차 부품을 일부 가져와 인테리어 소품으로 활용하였는데, 기차여행 느낌을 위해 일부러 가져다 놓았다고...
대전역에 보통 오는 사람들은 여기서 빵을 사고 기차를 타기 때문에 그 컨셉을 꽤 잘 살렸다는 생각이 든다.

빵을 고르는 시간은 빨랐지만, 계산에는 꽤 많은 시간이 소요되었다.
저렇게 카운터를 다 열어놓았는데도 불구하고 계산줄이 워낙 길어 계산하는데만 거의 20분 가까이 기다렸던 것 같다.

그렇게 구매한 'KTX 개통 20주년 한정 - 기차마들렌 세트'

성심당 케익부띠끄의 시그니처 메뉴인 '순수마들렌' 선물세트로 옛 기차 모양의 전용 박스에 10개의 순수마들렌이 들어있다.
마들렌 박스를 보면 '흥남-성심당' 이라는 행선지가 있는데, 흥남은 성심당의 창업자 1대 임길순 대표의 고향이라고 한다.
함경남도 함흥(함주) 출신인 초대 대표가 한국전쟁 당시 흥남 철수선에 몸을 싣고 대한민국으로 내려오게 되었는데
그걸 기념하고 또 기억하기 위해 '흥남' 이라는 지명을 박스에 새겨넣은 것. 이 때문에 성심당은 앞으로도 대전 이외의 타 지역에
지점을 낼 계획은 절대 없긴 하나 예외적으로 언젠가 통일이 되면 선대 창업자의 고향인 흥남 쪽에 지점을 낼 생각은 있다고 한다.

박스만 전용 박스일 뿐, 내용물은 그냥 평범한 '순수마들렌'.
굳이 한정이라는 것이 중요하지 않고 맛만 보고 싶다면 그냥 일반 순수마들렌 단품을 사는 것이 더 좋긴 하다.

한 개(35g) 당 열량은 158kcal.
가볍게 먹기 좋은 간식용 빵이긴 하나 열량은 절대 가볍지 않음(...)

봉지 안에는 동글동글하고 폭신한 컵케이크 한 개가 들어있는데...

살짝 기름지면서도 달콤 촉촉한 이 빵이 진짜 무한정으로 들어가게 만드는 마성의 매력이 있음.
성심당에서 제일 유명한 튀김소보로나 판타롱 부추빵 같은 경우 갓 구워져 나온 걸 바로 먹어야 맛있고 식으면 급격하게 맛이
떨어지는데다(물론 나는 식은 것도 좋아하지만) 사람에 따라 호불호가 다소 갈릴 수 있다는 문제가 있지만
순수마들렌, 그리고 보문산 메아리는 정말 호불호 갈리는 일 없이 누구나 다 좋아할 맛이라 선물용으로 사기 정말 좋은 빵이다.
그래서 만약 누군가에게 선물을 해 주기 위해 성심당 빵을 산다면 난 보문산메아리, 순수마들렌 선물해주는 걸 적극 추천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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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고, 이런 거 알았으면 내일로 티켓 구매할 때 여기 지정해놓을걸...;;
내일로 티켓 구매하면서 이런 혜택이 있다는 건 이번에 처음 알았다. 내 아까운 튀김소보로;;;
여튼 다른 분들은 내일로 티켓에 이런 혜택이 있다는 걸 알고 나처럼 눈 앞에서 혜택 놓치는 실수를 범하지 말길 바란다.

이제 진짜 모든 일정 끝. 집으로 돌아가는 것만 남음.

대전역 물품보관소를 보면 성심당 빵 봉투나 케익 박스를 보관해놓는 경우를 많이 볼 수 있다고 하는데
그걸 진짜 보게 될 줄은 몰랐지... 이 분, 쇼핑백 잘 회수해서 빵 잘 갖고 돌아가셨으려나...ㅋㅋ

다시 대전역 승강장으로 내려와서...

한국철도공사 본사가 있는 쌍둥이 건물도 한 번 찍어주고...

내가 돌아갈 때 탈 열차는 18시 9분, 서울로 향하는 ITX-마음.
시간대가 맞으면 좀 더 착석감이 좋은 ITX-새마을을 타고 싶었으나 아쉽게도 새마을은 이 시간대에 따로 없더라.

조금 지연되긴 했지만 열차가 승강장으로 들어오고 이번엔 좌석을 지정해놓아 바로 탈 수 있었다.

ITX-마음과 함께 KTX 산천도 한 대 거의 동시에 출발.
역에서 출발은 동시에 하여 처음엔 나란히 달렸으나 당연히 산천은 이내 더 빠른 속도로 내 시야에서 멀어져갔다.

경부선 천안역 도착. 여기서부터는 수도권 전철이 이어지는 익숙한 구간.
이렇게 서울로 올라오며 2박 3일간의 짧은 여행이 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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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아직 나는 '내일로 선택 3일권' 중 이틀만 사용, 아직 하루가 남아있고 KTX 좌석지정권도 1회는 사용하지 않은 상태.
그럼... 이 남아있는 1일권도 어떻게든 소비해야 하는데... 어떻게 소비를 해 볼까나...
부산을 비롯한 동남권 여행은 여기서 마무리되지만, 내일로 여행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집엔 왔지만 여행은 계속 이어진다.
= Continue =
2024. 11. 21 // by RYUNA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