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내일로 패스와 함께한 지난 5월의 짧은 여행>
(21) 사람 없는 을씨년스러움, 지방도시의 쓸쓸함이 느껴졌던 김천 구시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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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천시는 한때 20만 넘는 인구에 힘입어 경부선상에 위치한 도시로 큰 존재감을 과시하고 있었으나
바로 옆에 붙어있는 구미에 밀려 발전이 정체되며 인구가 서서히 감소하기 시작했고, 지금은 노령인구가 20%를 넘어가는데다
인구 또한 14만명이 붕괴, 빠른 속도로 인구 감소가 진행되고 있는 도시라고 한다.
대한민국 지방도시 중 인구감소가 진행되지 않는 도시가 어디 있겠느냐마는 유독 김천은 경부선상에 인접한 도시임에도 불구하고
그 몰락하는 속도가 상당히 빠른 편이라고 하는데, 이 때문에 어떻게든 도시의 정체성을 유지하고 외부 관광객을 유치하기 위해
얼마 전 '김천 김밥축제' 라는 걸 열었을 정도. 다행히 그 축제가 기대 이상으로 크게 주목받는 큰 성공을 거뒀다고는 한다.
다만 내가 5월 김천에 방문했을 땐 흥했던 김밥축제조차 이야기나오지 않던 상황.
그래서 역에서 내려 만두집으로 왔다갔다하는동안 인적 드문 썰렁한 분위기의 역 주변과 김천시 구 도심의 모습을 봐야만 했다.

김천역으로 들어가는 경부선 철도.

역 주변의 구시가지는 전형적인 지방 도시 읍내 분위기를 띠고 있었다.
좁은 도로를 중심으로 상가가 쭉 뻗어있고 대부분의 가게가 문을 열고 있었지만 거리를 다니는 사람은 보이지 않았다.

용암사거리 로터리. 로터리 한가운데 분수대가 만들어져 있는 모습.

이번 김천 방문의 목적이었던 '중국만두' 집은 이 시장 안에 위치해 있었는데, 놀랄 정도로 시장엔 사람이 없었다.
아니 진짜 아무리 시장이라 해도 이 정도로 인기척이 없는 시장은 거의 처음 본다. 정말 영업하는 게 맞나? 싶을 정도;;

철도 아래 지하도는 도시 미관을 위해 페인트 도색이 되어있었지만 그조차도 사람이 없으니 을씨년스런 분위기...

그나마 가장 많은 사람들이 있었던 '김천역 앞'

하지만 이 역전 광장조차도 어디까지나 다른 데 비해 상대적으로 사람이 많을 뿐이지
결코 사람 많고 북적북적한 분위기는 아니었다. 그나마 프랜차이즈 혹은 체인 가게들이 몇 있긴 했지만 손님은 거의 없는 듯.
지방 도시는 수도권에 사는 사람들이 생각하는 것 이상으로 고령화가 빠르게 진행되고 인구 유출 속도가 어마어마하게 빠르다는데
그 뜻이 뭔지, 그게 어떤 모습으로 진행되는지 이 짧은 시간동안 너무 크게 느낄 수 있어 좀 당혹스러우면서도 내가 정말 수도권 살며
이런 것들을 잘 모르고 있는 건 물론 심각하게 생각하지 않고 살았구나... 라는 걸 깨달을 수 있었다.

만두는 맛있게 먹었지만, 을씨년스런 구시가지 시내 풍경을 보며 조금은 무거운 마음으로 김천역으로 되돌아왔다.

내가 탈 열차는 14시 14분에 서울로 이동하는 ITX-새마을.
다만 내일로 좌석지정은 1일 2회에 한정되어 있기 때문에 이번엔 좌석지정을 안 하고 자유석으로 이용하기로 했다.
내일로 패스를 이용하여 열차를 탈 경우 좌석 지정을 따로 하지 않고 그냥 패스만 들고 입석+자유석으로 타는 건 언제든 가능.

바로 앞에 보이는 1번 타는 곳이 서울 방면, 그리고 아래로 내려가려면 고가 육교를 이용하여 넘어가야 한다.
김천역은 경부선, 그리고 경북선이 분기되는 분기역이기도 하다.

1번 승강장에서 바라본 대합실 방향.

승강장 쪽에서 바라본 김천역 역사의 안쪽 풍경.
2층 규모의 역사는 딱 봐도 상당히 오래 된 건물처럼 보이는데, 무려 1958년에 지어진 건물이라고 한다.
1984년에 증축 및 리모델링을 거쳐 지금의 모습이 되었다고 하는데, 중간에 리모델링을 거쳤다 해도 70년 가까이 된 역사 건물로
근대문화유산으로서의 가치가 충분히 있을 법한 건물이기도 하다.

열차 기다리는 중.

반대편 부산 방면 승강장에 도착한 무궁화호.
이제 몇 년 지나면 무궁화호 열차도 역사 속에서 사진, 영상으로만 찾아보게 되지 않을까?

김천역은 총 5개의 승강장, 그리고 5개의 선로가 있다. 역사 규모는 분기역답게 꽤 큰 편.

서울행 열차 도착.

이번에 탈 열차는 기존 새마을호 등급의 명맥을 잇는 열차, 'ITX-새마을'
열차 등급을 따지면 KTX 다음으로 높은 등급의 열차로 서울-부산 최속달 열차는 4시간 31분이 소요된다고 한다.

자유석이니만큼 아무 곳이나 빈자리가 나면 좀 앉아갈까 했는데 생각보다 좌석이 꽤 많이 차 있더라고.
뭐 어떻게든 앉기는 했다만 역 설때마다 내가 앉는 자리에 사람이 올까 두리번거리며 조금 편하지는 않게 이동해야만 했다.
굳이 지정석 1번 더 탈 것 놔두고 자유석을 선택한 이유는 바로 서울로 갈 것이 아니기 때문. 중간에 한 번 더 들러야 할 역이 있다.
= Continue =
2024. 11. 20 // by RYUNA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