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로 패스와 함께한 지난 5월의 짧은 여행>
(27) 동까스 꽃이 피었습니다~ 넘쳐흐르는 치즈와 대파의 알싸한 만남, 달식당(천안시 대흥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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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안역 동쪽 광장으로 나와 천안역 삼거리에서 오른쪽으로 꺾어 큰길따라 조금만 걸어가면 작...진 않은 식당이 나온다.
'달식당' 이라고 하는 밥집인데 돈까스, 그리고 김밥을 전문으로 판매하는 약간 고급형 김밥천국(...?) 같은 느낌의 식당이다.
여기 돈까스랑 김밥이 꽤 맛있다는 좋은 평이 있어 집 돌아가기 전 잠깐 천안역에 들러 먹고 가기로 했다.
현수막이 어째 좀...ㅋㅋ 그러니까 저 해바라기 가운데 저게 돈까스라는 거지...;;
대충 여기서 이 가게의 정체성을 살짝 알 수 있을 것 같기도 한데 실외기 저렇게 막아놔도 괜찮은 걸까, 뭐 괜찮겠지...
기가 막힌 돈까스, 입이 막힌 김밥, 머리 띵하도록 맛있는 판모밀이 이 가게의 맛도둑이라고 한다...
살짝 어지러운 기분이 들 것 같지만 일단 들어가보자.
실내 전경. 매장이 생각보다 꽤 넓더라. 조명은 살짝 어두운 편.
식사를 받고 다 먹은 식기 반납하는 건 백화점이나 마트 푸드코트처럼 셀프 시스템으로 운영하고 있음.
무인 주문 키오스크를 통해 주문하면 된다. 음식 가격은 고만고만한 느낌.
김밥과 돈까스를 함께 먹고 싶은 사람들은 반달돈까스를 주문하면 절반 양이 나오기 땜에 거기에 김밥을 추가해도 된다.
근데 나는 여기 치즈돈까스가 맛있단 이야기를 들어 그거 주문해보기로 했음. 이 가게에서 제일 비싼 메뉴.
벽에 붙어있는 현수막 메뉴판도 한 컷.
달식당은 체인점으로 운영하는 곳이 아니라고 한다. 혹 천안역 외 다른 곳에서 달식당을 본다면 그냥 이름만 같은 다른 가게.
음, 여기 사장님이 밈적 사고나 드립을 꽤 좋아하시는 듯...
여튼 앞그릇, 밑반찬 등이 세팅되어 있는 셀프 바가 있어 자기가 먹고싶은 만큼 직접 담아가면 된다.
어린이들을 위한 뽀로로 그릇도 있다는데 어른 사용 금지랜다... 나도 뽀로로 접시에 먹고 싶은데...!!(사실 관심없음)
치즈돈까스 하나 주문.
스테인드 글라스 모양의 스탠드 전등이 설치된 창가 쪽에 자리를 잡고 앉음.
여기 되게 좋은게 테이블마다 저렇게 나무로 만든 스마트폰 거치대가 설치되어 있더라. 혼자 온 손님들 좋으라고 배려해준듯.
기본 식기 준비.
밑반찬은 단무지와 깍두기, 그리고 모밀이나 우동, 셀프 우동국물에 넣어먹을 수 있는 채썬 파가 제공된다.
다른 건 몰라도 파 썰은 걸 저렇게 셀프 바에 놓고 자유롭게 가져가라 해놓는 건 꽤 맘에 들더라.
셀프 우동국물도 가져와서 파 듬뿍 넣고... 우동국물은 그냥 따끈하고 무난한 우동국물 맛.
치즈돈까스 도착, 전체 상차림 세팅해놓고 항공샷으로 한 컷.
달식당 간판메뉴, '치즈돈까스(12,000원)'
어우, 여기 왕돈까스라고 해도 되겠는데, 돈까스 크기는 기대 안 했는데 뭔 양이 이렇게 많아...ㅋㅋ
접시 한 가득 담긴 돈까스는 말할 것도 없거니와 사이드메뉴도 꽤 예쁘게 담아내어 접시 가득 푸짐함이 넘쳐나는 느낌이다.
음식 정말 잘 담았음. 적당히 맞는 크기의 접시에 맞춰 꽉 차보이게끔 예쁘게 담아 서빙하는 것도 능력이라고 생각.
두 종류의 소스를 뿌린 채썬 양배추, 후리카케를 살짝 뿌린 밥 한 덩이, 베이크드 빈, 그리고 오이피클이 기본으로 담긴다.
그렇게 대단한 식재료들은 아닌데 예쁘게 담아낸 것 만으로도 뭔가 좋은 느낌을 준다.
보통 치즈돈까스 하면 돈까스 고기 안에 모짜렐라 치즈를 넣어 칼로 썰면 치즈가 쭉쭉 늘어나는 그런 걸 생각하기 쉬운데
이 가게의 치즈돈까스는 그 방식이 꽤 특이함. 돈까스를 튀긴 그 그 위에 모짜렐라 치즈를 듬뿍 올려 오븐에 한 번 구워낸 것.
돈까스 위에 얹은 치즈가 노릇노릇하게 표면은 익고 또 쫀득하게 녹아내리면서 돈까스 위에 자연스레 달라붙는데
10년, 아니 20년 가까이 된 옛날 추억의 홍대 돈까스피자집, '피자돈스' 를 생각나게 하는 비주얼이다. 치즈돈까스가 아니라
돈까스를 도우로 삼은 치즈피자라는 느낌이랄까...ㅋㅋ 그리고 옥수수콘 통조림도 토핑으로 살짝 얹었음.
그냥 먹는 것도 좋지만 이 위에 다진 파를 수북하게 올려 파와 함께 먹으면 더 맛있다.
요새 파돈까스라고 이런 식으로 돈까스 주는 집들이 꽤 있음. 여기 말고 천안에 이걸 주력으로 하는 유명 돈까스집이 또 있고.
달식당의 돈까스는 기본적으로 일식 돈까스 스타일이기 때문에 경양식이나 왕돈까스의 얇게 편 돈까스보다 훨씬 두툼하다.
웬만한 일식돈까스집과 견주었을 때 전혀 밀리지 않을 정도로 두툼한 고기를 자랑하고 있는데 고기 안쪽이 아닌 위에
모짜렐라 치즈 구운 것까지 넉넉하게 녹아들어가있으니 이게 맛 없을 리 없다. 진짜 입 안 가득 기분좋고 행복해지는 만족감.
소스 살짝 찍어서 이렇게 파 듬뿍 올려놓으면 파의 아삭거리며 살짝 알싸하고 향긋한 향이 더욱 시너지 효과를 내 준다.
파 채썬 것과 돈까스 안 어울릴 것 같은데 한 번 기회되면 먹어보길. 의외로 튀긴 돈까스와 파의 조합은 정말 훌륭하다.
소스는 기본 돈까스 소스가 제공되는데, 셀프 바에 매운 소스가 있어 취향껏 그걸 섞어먹어도 좋은데
나는 조금 담아와서 한 번 찍어먹어봄. 막 입에서 불날 정도는 아니지만 그래도 꽤 매운 편이니 이건 매운 거 좋아하는 분께 추천.
다만 개인적으로 소스는 일반 쪽이 훨씬 맛있다. 매운 건 따로 가져오는 것보단 일반 소스에 살짝 섞어먹는 것이 더 좋을 것 같다.
와, 근데 여기 돈까스 진짜 먹다보니 양이 너무 많아 다 먹고나니 포만감 장난 아님.
돈까스 자체 면적은 그냥 평범한 왕돈까스처럼 보일 수 있으나 일단 두께가 두껍다는 걸 생각해야 한다.
돈까스 두께가 일식 돈까스 잘 하는 집에 견주어도 밀리지 않을 정도로 두꺼우니 같은 면적의 돈까스라도 양이 많을 수밖에 없다.
밥 추가를 따로 안 하고 그냥 나온 것만 먹었는데도 불구하고 장난아닌 포만감이 밀려들어오더라고... 정말 맛있게 먹었음.
천안역 앞 맛있는 돈까스가 있는 '달식당'
여기 김밥은 안 먹어봐서 모르겠지만 돈까스 이 정도로 잘 하니 김밥은 안 봐도 확실하겠지.
천안이 수도권 전철이 연결되어 있긴 해도 경기도가 아닌 충청남도라 수도권에서 찾아오기 쉽지 않은 거리기 때문에
일부러 이거 하나 때문에 수도권에서 내려오진 않아도 되지만 천안 거주, 혹은 천안에 놀러온다면 한 번 가 볼만한 집이라 생각.
※ 달식당 찾아가는 길 : 수도권 전철 1호선 천안역 1, 3번출구(천안역 동부광장) 하차 후 대흥로 따라 오른쪽으로 조금 직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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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 11. 22 // by RYUNA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