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로 패스와 함께한 지난 5월의 짧은 여행>
(28-完) 기차여행의 좋은 친구, 음료수와 삶은계란...말고 천안명물 호두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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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도권 전철 1호선 천안역.
여기에 수도권 전철이 들어온 게 2005년 1월이었으니 이제 좀만 있으면 전철 개통 20주년을 맞이하게 된다. 벌써 그렇게 됐네...
어쨌든 천안에서 학교를 다녔기 때문에 학교 다닐 당시 전철 1호선 개통을 본 적이 있고 되게 신기하게 생각했던 적이 있는데
그로부터 벌써 20년 가까운 시간이 지났다.
당시에도 천안역 역사는 임시 가건물을 사용하고 차후 민자역사를 새로 짓는다 했지만 20년이 지난 지금도 그 역사 그대로 사용 중.
다만 임시역사 치곤 역사 건물이 꽤 튼튼하고 구조, 동선도 좋은데다 안에 상업시설도 들어와있어 그냥 써도 상관없긴 하지만...
천안역 앞 주차장 겸 택시 정류장.
원래 학교 다니던 시절엔 이 앞은 그냥 광장이었는데 졸업 후 어느 날 내려와보니 이렇게 바뀌어 있더라고.
정작 택시 이외에 노선버스는 들어오지 않아 노선버스 타려면 큰길가로 나가야 하긴 한다.
열차 시각이 조금 남아 천안역 지하상가의 '스마일오락장' 이라는 게임센터 잠시 방문.
여기 옛날엔 평범한 철도역 앞 허름한 오락실이었는데 언젠가부터 비마니 게임을 막 들이더니 지금은 꽤 잘 나가는 곳이 됨.
아니 천안에서 비마니 게임을 즐길 수 있는 사실상 유일한 장소가 되었다는 이야기가 있다.
그래도 여기 보면 현재 아케이드 게임센터에서는 보기 힘든 + 절대 못 보는 레어한 옛날 게임들이 몇 남아있는데 가령 이 게임은...
고스톱 게임(...)
이거 생긴 것만 보면 무슨 80년대에 나왔을 법한 게임이지만 의외로 2000년에 나왔으니 말도 안 되게 오래된 게임은 또 아니다.
좀 심드렁하게 게임장 한 번 둘러보고 열차 타러 다시 천안역 입장.
천안역에서 열차는 보통 장항선 타는 곳으로 가 서울 가는 급행전철만 탔지 일반 여객열차를 일부러 탄 적은 거의 없기 때문에
경부선, 호남선, 전라선 타는 일반열차 대합실로 이동하는 게 조금 생소하게 느껴지긴 한다.
천안이 호두과자로 워낙 유명한 지역이라 역사 내 대합실에도 호두과자 전문점이 있음.
역사 앞 수많은 전통 있는 호두과자 전문점에 비해서는 조금 명성은 떨어질 수 있어도 급하게 선물용으로 사기에 나쁘진 않음.
그리고 뭣보다 이 집은 바깥 호두과자집보다 가격이 더 쌈.
천안에서 제일 먼저 호두과자를 시작한 원조 학화 할머니 호두과자의 경우 15알 들어있는 게 6,000원인데 여긴 20알 6,000원.
그리고 꼭 선물용 목적으로 사지 않아도 가볍게 간식으로 먹을 수 있는 6알 2,000원짜리도 있어 가볍게 맛볼 수도 있다.
열차 안에서 먹을 호두과자 하나 사들고 승강장 내려가기.
경부선 하행 승강장은 1,2번, 상행 승강장은 3,4번을 사용한다.
5~8번은 장항선 승강장으로 여기와 대합실이 별도로 떨어져있는데 수도권 전철을 타려면 그 쪽으로 건너가서 타야 한다.
4번 승강장에 무궁화호 한 대가 들어왔는데 알고보니 엄청 지연 먹고 들어오는 거더라고.
일단 이거 타면 먼저 도착이야 하겠지만 내가 탈 열차는 아니라 보내고...
천안역에서 다음 열차가 오길 기다린다.
내가 탈 열차는 20시 43분에 서울로 향하는 ITX 마음.
이번 열차 역시 중련 운행으로 올라오는 거라 같은 열차임에도 두 대가 동시 표시되어 있음. 그런데 6분 지연 도착한다고 한다.
저 건너 장항선 승강장에 서울에서 내려온 수도권 전철 한 대가 천안역으로 들어오고 있었다.
지금이야 익숙한 풍경이긴 한데 2005년 처음 수도권 전철이 천안으로 연장되었을 때만 해도
서울, 경기도에만 다니는 전철이 충청도까지 내려온다는 것에 신기해하고 또 놀라워하던 사람들이 꽤 많았던 걸로 기억한다.
지금은 전철 요금이 올라 편도 요금 2,000원 넘는 구간이 얼마든지 나오긴 하지만 당시엔 서울에서 천안까지 내려올 경우
전철 요금이 2,000원이 넘기 때문에 '전철 한 번 타는데 2,000원 넘게 요금을 낸다' 라는 것에 놀라기도 했었고...
6분 지연이라고 하지만 실제론 그보다 더 지연된 상태로 느릿느릿 ITX 마음 도착.
어짜피 늦은 거, 그냥 천천히 가야겠지...?
열차 자리에 앉아 좀 전에 대합실에서 구매한 호두과자, 그리고 편의점에서 1+1으로 산 제로칼로리 오렌지환타를 꺼냈다.
호두과자는 갓 구운 따끈따끈한 걸 담아줬는데 밖에서 열차 기다리느라 좀 식었지만 그래도 온기가 남아있다.
6개 2,000원. 바깥의 다른 호두과자 전문점보다 조금 싸지만 크기는 결코 작지 않고...
안에는 큼직한 호두알과 함께 달콤한 단팥이 들어있어 딱 기분좋게 먹기 좋은 맛.
역사 안에서 파는 즉석 호두과자라 해서 맛이 바깥에 비해 결코 떨어지지 않는다. 우리가 아는 그 익숙하고 기분 좋은 호두과자고
달콤한 팥앙금 이외에도 호두알이 큼직하게 박혀 있어 '역시 역에서 파는 호두과자도 천안에서 파는 건 다르다' 란 걸 알 수 있다.
이 정도로 맛이 괜찮으면 굳이 원조집 가서 안 사도 괜찮지 않을까? 라는 생각이 살짝 들었던 부분.
호두과자는 뭘 어떻게 하든 맛있다. 맛 없는 호두과자라는 건 음... 정말 어지간해선 생길 수 없는 일이다...ㅋㅋ
수도권 전철, 그리고 ITX 마음이 함께 나란히 승강장 들어오는 걸 우연히 캐치해서 한 컷.
하지만 열차 지연은 좀 전보다 더 생겨 어느새 9분까지 벌어져버렸음. 여기가 어디였더라... 성환역이었나?
그리고 최종적으로 종점 서울역에 도착했을 때 ITX 마음은 무려 14분이나 지연.
음... 뭐 5분 정도 지연은 그럴 수 있다 치더라도 14분 지연은 인간적으로 좀 심한 것 아닌가 싶은데...
특별히 승하차 지연이 많이 발생한 것도 아님에도 불구하고 이렇게 지연 누적으로 발생하는 건 진짜 차체에 결함이 있긴 있는 건가...
여튼 영업운행을 시작한지 꽤 되었음에도 여전히 안정화가 덜 된 열차, 무궁화를 대체하기에 정말 괜찮은걸까 하는 생각이 있다.
맞은편 승강장에는 KTX 이음 한 대가 대기중인 모습을 볼 수 있었다. 아마 강릉 가는 거겠지.
강릉선, 그리고 중앙선 구간을 달리는 KTX 이음은 아직 한 번도 타본 적 없는데 언젠가 타볼 기회는 생기지 않을까?
첫 출발은 용산역에서 했는데 돌아올 땐 서울역.
어둠이 짙게 깔린 밤에 환하게 빛을 밝힌 서울역사를 뒤로 하며 나의 내일로 패스 3일권과 함께한 모든 여행도 끝.
이제 다시 또 잠깐의 평범한 일상이 계속되다 언젠가 여행 가고 싶은 욕망이 도질 때 새로운 목표를 가지고 또 떠나는 날이 오겠지.
이번 여행도 이렇게 끝!!
= Fin =
2024. 11. 23 // by RYUNA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