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전 블로그를 통해 일본 요코하마 풍 '이에케 라멘' 을 전문적으로 취급하는 '마치다 쇼텐' 을 소개한 적 있었지요.
이번에 그 가게 바로 옆에 또 하나의 일본식 면요리 전문점이 오픈했다고 하여 호기심에 찾아가보게 되었습니다.
가게 이름은 '간소 아부라도(元祖油堂-원조유당)' 우리나라에선 다소 생소한 '아부라소바' 를 판매하는 일본 면요리 전문점입니다.
(마치다 쇼텐 첫 방문 후기 : https://ryunan9903.tistory.com/570875)
오픈한 지 얼마 안 되어 아직은 소문이 크게 안 났고 일본라멘이라든가 서브컬쳐 좋아하는 씹덕들(...)에게만 좀 알려진 듯 합니다.
그래... 마치다쇼텐도 처음 오픈했을 때 가게 찾은 사람들은 일반인들이 아니라 전부 씹덕들이었어... 비하표현 아닙니다;;
아부라소바(油そば)는 국물 없이 비벼먹는 일본 면요리의 한 종류로 이름 그대로 해석하면 '기름 소바' 라는 뜻을 갖고있습니다.
그릇 바닥에 간장, 참기름을 베이스로 한 소스를 넣고 그 위에 밀가루면 삶은 걸 올린 뒤 토핑을 올려 비벼먹는 면요리로
얼핏 비벼먹는 면요리라는 점에서 마제소바와 비슷하게 느껴질 수 있지만 마제소바와는 다른 계열의 음식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저는 이 아부라소바를 서울 연남동에 위치한 '쿄라멘' 에서 처음 먹어봤고 이후 동부산 이케아 근처의 '마츠도' 에서 먹어봤지요.
그리고 이번이 세 번째 아부라소바 도전입니다.
특히 이 '간소 아부라도' 는 마치다 쇼텐과 마찬가지로 실제 일본에 있는 매장으로 아시아 진출은 여기가 1호점이라고 해요.
아부라소바는 크게 네 가지 종류가 있습니다. 기본 아부라소바, 그 외에 아부라소바 A, B, C 이렇게 종류가 다른데
면의 양은 동일하고 위에 올라가는 토핑의 종류에 따라 구분되는 것 같아요. 가장 기본 아부라소바는 1만원입니다.
기본 아부라소바에는 멘마(죽순), 채썬 쪽파, 그리고 다진 돼지고기 차슈가 올라갑니다.
또한 면은 기본 150g 기준이지만 225g까지 무료로 증량을 해 준다고 해요. 이게 한시적 이벤트인지 상설인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이 가게가 마치다쇼텐 바로 옆에 오픈했거든요.
그런데 마치다쇼텐과 같은 곳에서 제면을 한다는 걸 이거 보고 알았습니다. 상호는 다르지만 사실상 같은 가게인 셈이네요.
매장 구조 또한 마치다쇼텐과 매우 유사. 사실상 그냥 대칭 구조라고 보면 될 것 같더군요.
마치다쇼텐에 비해 아직 잘 알려지지 않아 매장에 사람이 그리 많진 않았고 꽤 한산한 분위기였습니다. 직원은 매우 친절했고요.
입구 키오스크에서 결제 마치면 직원이 식권을 수거해가고 자리 앉으시면 된다고 안내해줍니다.
처음 방문할 경우 매장 이용방법에 대해 간단히, 그리고 친절히 안내해주니 그 안내를 받으면 됩니다.
테이블에는 젓가락만 비치되어 있어요. 일회용 나무젓가락을 사용합니다.
매장 한쪽에 셀프바가 있는데 사진엔 보이지 않지만 얼음이 함께 나오는 정수기가 오른쪽에 설치되어 있습니다.
물과 함께 나오는 얼음이 일본 식당에서 나올법한 잘게 갈은 얼음으로 나오는데 일본에서 직접 공수한 정수기라고 하더군요.
그 외에 디톡스워터, 얼그레이 블렌딩티, 자스민차 세 가지가 기본 구비되어 있어(시원한 것만) 자유롭게 갖다마실 수 있습니다.
물컵도 유리컵이나 플라스틱 컵이 아닌 스테인레스 컵 쓰더군요. 이거 마음에 들었어요.
물 대신 차가운 자스민차 한 잔 따라놓고...
뜨거운 물주전자가 하나 놓여있는데 이 안에 들어있는 물의 정체는 육수라고 해요.
살짝 따라 맛을 보았는데 그... 냉면집에서 나오는 온육수(면수 말고)와 맛이 꽤 유사합니다. 이거 사용법은 포스팅 마지막에...
젓가락과 티슈, 그리고 각종 양념통과 밑반찬이 들어있는 통.
아래 왼쪽은 젓가락, 아래 오른쪽은 티슈, 그리고 위 왼쪽엔 다진마늘, 생강절임(한국식 달짝지근 초생강), 다진양파가 있습니다.
뿌려먹는 소스가 진짜 다양해요. 파우더 가루 포함해서 무려 10종류나 됩니다.
위의 세 개는 액상소스로 맛간장, 식초, 고추기름이 들어있고
아래엔 순서대로 깨, 케이준(고춧가루랑 다름), 카레분, 고춧가루, 김가루, 흑후추, 생선가루(츠케멘집에 간혹 있는 그것)입니다.
이 액상소스와 파우더를 내 마음대로 조합하여 다양한 맛으로 즐겨볼 수 있다고 합니다.
아부라소바를 맛있게 먹는 방법 안내. 위와 같은 방법으로 즐기면 된다고 하는데요,
'커스터마이징' 이 생명인 음식이라 10종의 조미료 및 다진마늘, 양파를 조합하여 내가 원하는 맛을 제조할 수 있다고 합니다.
마치다쇼텐과 달리 여긴 밥 추가 비용이 1,000원인데 마제소바 먹고 남은 소스에 밥 비벼먹는 것처럼 먹으면 된다고 해요.
'아부라소바(기본 1만원)' 도착.
면은 225g으로 증량, 기본 아부라소바는 쪽파, 멘마(죽순), 그리고 잘게 썬 돼지고기 차슈가 올라갑니다.
여기서 가격을 올려 A, B, C등의 바리에이션을 선택할경우 김가루, 계란노른자 등의 추가 재료가 더 올라가는 형태.
소스가 전혀 안 보여 이걸 어떻게 먹어야하나 싶을 수 있는데 면 바닥에 깔려있어 그냥 이대로 비비면 됩니다.
일단 처음은 아무것도 넣지 않고 순정의 맛을 즐기기 위해 바로 비비기만 했습니다.
오, 이거 의외로... 아니 꽤 맛있는데...??
기름 소바라고 하여 엄청 느끼하거나 입 안에 기름이 코팅되는 맛일수도 있겠다 싶었는데 그런 느낌은 전혀 없었고
마제소바와는 다른 꽤 감칠맛나는 비빔면이라 맛있더군요. 적당히 짭짤하게 간이 잘 되어있어 호불호 전혀 안 탈 것 같은 맛.
면이 상당히 굵은 게 특징인데 부드럽지 않고 좀 탱탱하고 단단한 식감, 그런데 이게 한국라면의 쫄깃함과는 조금 다른 방향성.
다진 고기에 비벼먹는 마제소바에 비해 좀 더 날것의 매끈매끈한 맛이라고 생각하면 될 것 같습니다. 국물 없는 라멘의 느낌.
일단 첫 젓가락을 통해 기본 맛을 봤으니 다음은 내 마음대로 커스터마이징하기.
저는 고추기름과 식초 약간(고추기름을 한 바퀴 빙 두르기, 식초는 신 거 안 좋아하니 톡톡 정도로만)
그리고 참깨와 김가루, 흑후추를 넣고 다진마늘, 양파 다진 것을 추가했습니다. 한국인 입맛에 맞춰 다진마늘은 듬뿍 더했어요.
다시 한 번 잘 비벼줬습니다. 다진마늘은 잘 안 풀어지고 뭉칠 수 있으니 뭉치는 것 없도록 여러 번 풀어줘야 합니다.
이번엔 초생강도 살짝 담아와 반찬 겸해서 같이 먹었는데 일본 규동집의 맵기만 한 초생강이 아닌 달짝지근한 맛이 있는
우리나라 횟집에 나오는 그 초생강맛이라 더 익숙하지 좋았습니다. 재료를 더해 먹으면 맛이 훨씬 더 진해져서 정말 맛있어져요.
식초 안 좋아하는 저라지만 여기엔 식초 약간 넣는 게 답입니다. 약간의 톡 쏘는 맛이 면의 양념을 한층 더 끌어주는 것 같아요.
함께 간 친구가 카레분 넣어먹으니 맛있다고 하길래 면을 조금 남겨놓고 카레분도 한 번 추가해 보았거든요.
카레분 자체가 꽤 맛있는 향 나는 카레긴 했지만 일단 제 기준으로 카레는 안 넣는 게 더 취향이었습니다.
다만 어디까지나 제 취향일 뿐이니 카레 좋아하는 사람들은 이것 넣어서 더 향기롭게 즐겨보는 것도 좋겠네요.
마지막 마무리는 육수 부어 국물면으로 만들어먹기.
면을 조금만 남긴 뒤 육수를 부어 이렇게 마무리하면 따끈하고 깔끔하게 마무리할 수 있다고 해요.
육수 자체에 간이 되어있기 때문에 싱겁게 느껴지지 않습니다. 또 이 상태에서 밥 넣어 국밥으로 먹어도 괜찮을 것 같아요.
한 그릇 뚝딱, 이거 정말 이색적이면서도 맛있게 잘 먹었습니다.
아직은 소문이 덜 나서 그렇게 붐비지 않는 일본에서 건너 온 아부라소바 전문점, '간소 아부라도(元祖油堂)'
여기 아부라소바 진짜 괜찮습니다. 한국인 기준으로 호불호 갈리는 향이나 풍미 없이 진짜 친숙하게 즐길 수 있어요.
국물 있는 일본라멘, 츠케멘은 물론 마제소바 같은 일본식 면요리에 익숙한 분들이라면 꼭 한 번 오셔서 아부라소바라는 음식을
체험해보시고 이 면이 가진 매력도 만끽해볼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저는 재방문 의사 충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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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간소 아부라도 마리오아울렛 본점 찾아가는 길 : 지하철 1,7호선 가산디지털단지역 6번출구 하차, 마리오아울렛 12층 위치
2024. 12. 18 // by RYUNA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