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모 분의 초대를 받아 함께 방문하게 된 서울 5호선 방이역 근처(오금동) 이자카야 '동양(東洋)' 이란 가게입니다.
군산에 위치한 어묵회사인 '동양어묵' 의 3대 대표가 서울에 운영하고 있는 오뎅 전문 일식 이자카야 레스토랑이라고 하더군요.
함께 하신 분께서 사전 예약을 해 주셔서 함께 방문할 수 있었는데 예약을 해야 방문이 원활한 가게인 듯합니다.
가게 입구에도 '50년 전통 동양어묵' 이라는 입간판이 세워져 있어요. 군산 동양어묵의 역사를 이어가는 것 같습니다.
글씨체도 묘하게 옛날 레트로풍이 느껴지는 게 좋네요. 약간 짭 레트로가 아닌 나름 캐주얼한 나쁘지 않은 레트로랄까...
실내는 이자카야답게 꽤 어둑어둑한 편. 테이블은 전부 주방을 중심으로 한 바 테이블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의외로 일본식 분위기는 별로 나지 않고 굳이 따지자면 심야식당 같은 밥집에 더 가까운 분위기?
주방 뒷쪽에 진열되어 있는 사케 병에서 여기가 이자카야라는 것을 알 수 있게 해 줍니다.
테이블에 기본 비치되어 있는 간장, 후추, 그리고 티슈와 간장 종지.
앞접시와 물티슈를 포함한 기본 식기 준비.
사케를 마셔야 할 것 같지만 일단 시작은 에비스 생맥주부터.
그러고보니 저 대한민국에서 에비스 생맥주를 마셔보는 건 어째 이번이 처음인 것 같습니다. 맛있네요...ㅋㅋ
가격은 사실 잘 모르겠습니다. 이번엔 제가 얻어먹은 거라...
기본 국물은 따끈한 오뎅국물로 제공됩니다. 당연히 리필 가능.
일본주는 잔술로도 판매를 하는데 이렇게 술을 고를 수 있습니다. 병을 가져와서 직접 설명을 해 주시더군요.
오늘의 술은 키노쿠니 분자에몬 쥰마이.
다만 저는 사케는 따로 마시지 않았고 함께 가신 분께서 마신거라 저는 맛을 잘 모르겠네요.
정확한 요리 이름을 잘 모르겠지만, 약간 전채(에피타이저) 같은 개념으로 시킨 튀긴어묵.
바삭하게 튀긴 사각어묵 위에 아귀 간 페이스트, 연어알, 식용꽃 등을 올려 마무리한 에피타이저 요리입니다.
바삭하게 튀긴 어묵은 어포 같은 식감과 고소함을 내게 해 주고 팡팡 터지는 연어알과 식용꽃이 상큼함을 더해주는 맛.
경험해본 적 없는 맛임에도 불구하고 호불호 안 갈리는 맛이라 가볍게 즐기기 좋았습니다.
두 번째 요리는 소힘줄을 간장에 조린 요리.
쫄깃... 보다는 쫀득함에 가까운 푹 삶은 소힘줄은 질기지 않고 굉장히 부들부들하게 씹힙니다.
기본 양념이 간장 베이스긴 한데 마냥 짠 게 아닌 단짠단짠하게 어우러지는 맛이 겨자를 살짝 찍어먹으니 훨씬 맛나고 좋더군요.
세 번째 요리는 '모듬 오뎅'
쇠고기 아롱사태와 기본 사각어묵, 그리고 치즈 가마보코 어묵이 국물, 그리고 약간의 겨자와 함께 제공됩니다.
앞접시에 덜어 취향에 따라 간장, 그리고 겨자와 함께 먹으면 됩니다. 간장은 굳이 더하지 않아도 되지만 겨자는 꼭 찍어드세요.
은은하게 치즈의 풍미가 느껴지는 쫀득하고 폭신한 풍미의 가마보코 어묵.
고급 부위 중 하나인 아롱사태는 살코기만으로 구성되어 있음에도 퍽퍽하지 않고 아주 부들부들하게 씹히는 게
정말 좋은 쇠고기라는 걸 느낄 수 있게 해 줍니다. 이것만 산더미처럼 쌓아놓고 먹고 싶을 정도.
기본 사각어묵 또한 오랜 전통이 있는 어묵답게 아주 맛있게 잘 만들었더군요.
일반적인 시판 사각어묵에 비해 두께가 좀 얇은 편인데 그만큼 부담없이 즐기기엔 더 좋았습니다.
다음 요리로 주문한 '토리텐'
갓 튀긴 닭고기와 함께 위에 뿌려먹을 수 있는 생 레몬이 함께 담겨나옵니다.
토리텐을 일본 오이타 지역의 명물 음식으로 카라아게와는 살짝 달라요.
바삭하게 튀긴 카라아게와 달리 약간 우리나라의 시장통닭처럼 조금 폭신폭신하게 튀겨낸 것이 특징.
밑간을 한 닭고기에 전분 튀김옷을 입힌 카라아게와 달리 이 쪽은 밀가루, 계란을 넣은 튀김옷을 입혀 튀겨낸 요리라고 합니다.
레몬즙을 살짝 뿌려 상큼함을 더했고 닭다리살의 쫄깃하고 육즙 넘치는 식감이 정말 좋았던 아주 맛있는 튀김이었습니다.
어묵만 잘 하는 게 아니라 튀김도 맛있게 잘 튀기는 집이었어요.
어딘가 이자카야를 갔을 때 '토리텐' 이라는 메뉴가 있으면 꼭 시켜보시길. 카라아게와는 다른 폭신한 매력이 있습니다.
마지막 식사 메뉴로 주문한 '시오(소금) 야키소바'
진한 우스터 소스 넣고 단짠단짠 자극적으로 볶아낸 일반적인 야키소바와 달리 소금간을 하여 가볍게 볶아낸 야키소바로
가볍게 볶았다고 하지만 고명은 정말 푸짐하게 올라갔습니다. 데친 양배추와 돼지고기, 초생강, 계란노른자 등을 듬뿍 올렸어요.
양은 1인 식사 메뉴로 하기에도 좋지만 다른 요리들 먹고 마무리로 먹는 거라 적당히 앞접시에 덜어 먹었습니다.
저 초생강은 달짝지근한 한국식 초생강이 아닌 일본 규동집에 나오는 매운맛만 있는 초생강이더라고요.
이거 깔끔하고 꽤 맛있습니다. 좀 싱거울 것처럼 보이는데 실제 싱겁지도 않고 맛에 있어 부족함이 전혀 없는 진한 맛이었어요.
반드시 소스를 치덕치덕 발라야 진하고 맛있는 야키소바라는 제 상식을 깨버렸던 아주 마음에 들었던 맛.
진짜 싹싹 긁어 깔끔하게 식사를 마무리하던 찰나...
옆 테이블에서 케이크를 한 조각 주더라고요(...)
알고 보니 옆 테이블 일행 중 한 명이 생일이라 생일 케이크를 놓고 작게 파티중이었음.
생일축하 노래 부르고 초를 끈 뒤 매장에 있는 저희를 포함하여 주인에게도 케이크를 한 조각씩 나눠줘서 감사히 받을 수 있었어요.
어디 케이크인지 모르겠습니다만 되게 맛있었습니다. 크림이 전혀 느끼하지 않고 굉장히 고소하고 촉촉하게 녹아드는 맛.
좀 어둑어둑한 분위기이긴 한데, 시끌벅적하지 안아 두런두런 이야기나누며 음식 즐기기 정말 좋았고요...
음식 또한 맛있었던(가격은 비쌌겠지만) 오뎅 전문 이자카야, '동양(東洋)'
맥주를 비롯하여 일본 사케와 함께 맛있는 요리 즐기기 좋았던 꽤 매력적인 가게였습니다. 맛있고 기분좋게 먹고 나올 수 있었어요.
가격은 다소 있어도 조금 분위기있는 곳에서 음식 즐기고 싶을 때, 혹은 누군가를 초대하기 좋은 가게로
기본 모듬오뎅은 물론 토리텐, 시오야키소바 등 일반적으로 맛보기 힘든 요리를 맛보고 싶을 때 방문하면 꽤 만족할 수 있을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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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동양 찾아가는 길 : 지하철 5호선 방이역 1번출구 하차, 송파구 양재대로72길 17 1층(오금동 11) 오금현대백조아파트 상가
2024. 12. 18 // by RYUNA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