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24.3 일본 오사카+도쿄 >
(Season.1-5) 난바에 없는 난바역, 이 곳은 JR난바역(難波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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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사카로 여행을 간 리듬게이머들이 가장 많이 찾는 게임센터 하면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라운드 원 스타디움 센니치마에점'
여러모로 추억이 많이 담긴 장소기도 하거니와 2012년 첫 오사카여행 이래 오사카 갈 때마다 한 번도 빠지지 않고 들렀던 곳이다.
지금은 1층이 프라이즈 게임(인형뽑기)으로 꽉 차 있지만, 옛날엔 저 출입구에 댄스 게임인 댄스 에볼루션 아케이드,
그리고 댄스 댄스 레볼루션도 있어 저 앞에서 게임을 하면 지나가던 사람들+관광객이 구름떼처럼 몰리는 진풍경도 벌어졌었다.
참새는 방앗간을 그냥 지나가지 않지요.
7년 반의 센니치마에 라운드 원. 그 사이 얼마나 많은 것이 바뀌었을까 기대를 안고 들어가보았는데... 정말 많이 바뀌었다.
댄스 댄스 레볼루션은 전부 골드 기체(금기체)로 변경되어 총 네 대가 가동 중.
기기마다 전부 옛날엔 없던 파티션이 쳐져 있었는데 아마 코로나19 시기의 흔적이 지금도 남아있는 것 아닐까 생각 중.
비트매니아IIDX도 전부 신형 라이트닝 기체로 교체, 구 기체는 단 한 대도 남아있지 않았다.
지금 여행기를 쓰는 2025년 1월 현재는 32.Pinky Crush라는 신작이 돌아가고 있지만, 이 당시엔 31.EPOLIS가 현역이었다.
기타도라 - 드럼매니아 초기 DX 기체.
그리고 이 쪽은 기타도라 - 기타프릭스.
내가 방문했던 날 기타도라의 신작인 '갤럭시 웨이브(GALAXY WAVE)' 가 막 가동을 시작했던 터라 이 버전의 첫 플레이를
대한민국이 아닌 여기, 센니치마에 라운드 원의 DX기체로 처음 플레이해볼 수 있었다.
후기 모델인 백기체에 비해 판정, 피킹 등의 감각이 다소 다르지만 DX만의 가진 웅장한 사운드 하나만큼은 정말 할 때마다 감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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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은 그냥 기타프릭스 한 판 가볍게 맛 보는 정도로 끝낸 뒤 밤에 다시 제대로 즐기기로 하고
역 바깥으로 나와 큰길을 따라 서쪽으로 쭉 걸어갔다. 목적지가 있었기 때문.
바로 'JR난바역(難波駅)'
여기서 사전에(대한민국에서) 홈페이지를 통해 미리 예약해놓았던 열차 티켓을 교환, 발권해야 했다.
JR난바역은 지하에 대합실이 있고 개찰구 지나 한 계단 더 내려가면 승강장이 있는 구조인데,
그래서인지 얼핏 대합실을 보면 지하철역 같은 느낌. 사실 JR과 사철, 지하철을 구분 못 할 경우 그냥 지하철처럼 보일 것이다.
원래 이 역은 1994년까지 난바가 아닌 미나토마치역이라는 이름을 갖고 있었는데, 그 해 칸사이 국제공항이 문을 열면서
난카이 전철 공항선이 영업을 시작할 때 해당 사철과 경쟁하기 위해 JR난바로 역명을 바꿔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는 것이라 한다.
그래도 JR난바역은 난바라는 이름을 갖고 있음에도 불구, 타 난바역과 거리가 상당히 떨어진 혼자 외진 곳에 위치해 있고
심지어 공항철도가 다니는 터미널역인 난카이난바역과는 도보로 무려 10분이나 떨어질 정도로 상당히 먼 거리에 떨어져 있다.
원래 난바역은 지상 역사였으나 현재의 지하역사는 1996년에 지어졌고 지금은 '야마토지선' 이란 나라 방면의 노선이 운행 중.
방일 외국인용 JR패스를 소지하지 않은 이상 외국인이 난바를 가기 위해 이 역을 이용할 일은 없다.
센니치마에 상점가, 도톤보리, 신사이바시, 닛폰바시 등 그 어떠한 난바 역세권의 번화가와도 가깝게 연결되어 있지도 않거니와
그 주요 지점을 바로바로 쏴 주는 오사카메트로와 난카이전철을 놔 두고 JR패스 대신 표값 제대로 내고 난바를 가기 위해
일부러 JR난바역을 이용할 외국인 관광객은 이상한 취미 가진 철덕이나 변태 말고는 아무도 없을 것이다.
단 JR서일본 패스, 칸사이 미니 패스 등의 JR계열 교통 패스를 갖고 있다면...? 불편해도 절찬리에 이 역 이용해야지 뭐...
어쨌든 여기를 온 이유가 JR서일본(니시니혼) 홈페이지에서 예약한 표를 찾기 위해서였는데...
무인 발매기에서 저 '예약한 티켓을 수령' 메뉴를 눌러 예약 번호를 눌러도 자꾸 오류가 나더라고... 어, 내가 뭐 잘못했나?
계속 시도해도 표가 제대로 발권되지 않아 결국 유인 역무원 창구(미도리노마노구치)의 도움을 받기로 한다.
다른 오사카의 JR역에 비해 존재감도 희박한 작은 역이라지만, 이 역에도 유인 창구는 존재한다.
JR난바역에선 외국인용 JR패스 교환이 불가능.
JR패스 교환은 오사카, 신오사카, 교토, 나라, 혹은 칸사이공항 역 등의 큰 역에서 교환 가능하니 참고.
전화번호부 급의 엄청 두꺼운 책자 하나가 비치되어 있길래 보니 JR그룹에서 발행한 2024년 3월 기준 시각표임.
얘네는 이런 책자를 지금도 꾸준히 내고 있구나... 싶어 좀 놀랍더라.
JR난바역 유인 창구에는 나이 지긋한 할아버지 역무원 한 분이 업무를 보고 있었는데, 다행히 이 분을 통해
큰 무리 없이 사전 예약한 JR열차 티켓을 발권받을 수 있었다. 그나저나 아까전 무인 발매기에선 내가 뭔 실수를 했던 걸까?
곰곰히 생각해봐도 어떤 실수를 했기에 거기서 발권이 안 된건지 도무지 모르겠음...;; 뭐 어쨌든 표 받았으니 됐지.
난바역을 나오니 어딘가 노랫소리가 들려오길래 고개 돌려보니 아아, 바~니라, 바~니라데 아루바이토!
이거 신카이 마코토 '날씨의 아이' 애니메이션 본 사람들이라면 한 번에 바로 알듯ㅋㅋㅋ
https://www.youtube.com/watch?v=ow6Q0zRa4Xw
'바닐라 구인(バニラ求人)' 은 일본의 유흥업소 구인구직 사이트로 이쪽 계열의 구인구직 사이트 중 가장 인지도가 높다고 한다.
특히 이 CM송이 묘하게 중독성이 있어서 한 번 들어본 사람들은 절대로 잊어버리지 않는다고(...) 나도 그렇고...;;
여튼 목적도 달성했으니 다시 난바 쪽으로 되돌아가야... 겠지만, 어째서인지 나는 호텔과 반대 방향인 서쪽을 향해 더 걸어갔다.
한 번도 걸어서 가본 적 없는 이 서쪽 끝엔 대체 뭐가 있을까?
= Continue =
2025. 1. 10 // by RYUNA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