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24.3 일본 오사카+도쿄 >
(Season.1-3) 양 너무 많아! 덴덴타운 감성이 녹아든 촉촉한 카츠동 포미에(ポミエ-POMMIER)
. . . . . .
3월 중순에서 말 쯤의 오사카.
그래도 서울보다 기온 높은 곳이라 가볍게 봄옷 차림으로 가면 되겠다고 생각했는데, 생각 이상으로 너무 추웠다.
기온 자체는 별로 낮지 않았는데 이 날 바람이 너무 세게 불어 추위 덜 타는 나도 옷 너무 가볍게 입고왔나 하는 생각이 들 정도.
어쨌든 오사카에서의 첫 번째 식사는 덴덴타운 한가운데 있는 '포미에(ポミエ-POMMIER)' 라는 곳.
카츠동을 메인으로 하고 각종 정식을 판매하는 밥집으로 주변에 다녀온 친구를 통해 존재를 알게 되었다.
이 가게, 찾아보니 호텔에서 도보 1분 거리... 의도한 건 아닌데 호텔에서 정말 가까운 데 위치해 있다.
가게 입구에 메뉴판과 함께 음식 사진이 있는데 카츠동이 메인이랑 걸 자랑하듯 거의 대부분 사진이 카츠동이더라.
그리고 밥 시간대라 대기가 살짝 있어 밖에서 조금 기다린 뒤 들어갈 수 있었다. 가게 앞에 이름을 쓰는 곳이 있어 써 놓고 기다렸음.
매장 입장.
가게 자체가 크지 않고 테이블도 많은 편이 아니라 좌석이 꽉 차 있어도 붐빈다는 느낌은 덜했음.
한 페이지로 된 양면 메뉴판을 줬는데, 이 쪽은 사이드 메뉴.
그리고 이 쪽이 메인 메뉴 및 드링크 메뉴.
모든 식사 메뉴는 1,320엔으로 통일되어 있고 곱배기 옵션이 있는데 곱배기는 330엔을 더하면 된다고 한다.
그런데 여기 사전 정보 듣기로는 기본 나오는 양도 엄청 많다고 해서 곱배기는 정말 큰맘먹고 주문해야 한다고 하더라.
음료 메뉴도 전부 550엔으로 통일되어 있는데 마실거리는 맥주 제외 꽤 비싸다. 맥주는 그렇다쳐도 콜라를 같은 가격 받는건 좀...;;
일단 물, 그리고 물티슈.
일본 식당으로서는 조금 특이하게(?) 물을 직접 가져다 마시는 셀프 시스템.
포미에의 간판메뉴, '카츠동(カツ丼 - 돈까스 덮밥)' 도착.
가격은 기본사이즈 기준 1,320엔(세금 포함).
보통 일본 밥집에서 다른 반찬이나 국물 없이 밥만 덜렁 나오는 경우도 많은데, 여긴 된장국이 함께 나오고...
소량이긴 하지만 밑반찬으로 단무지도 약간 제공된다.
의외로 일본 단무지가 한국에서 먹는 것과 비슷한 맛 나는 경우가 많음. 한국보다 수분이 약간 적긴 하지만 거슬리지 않는 맛.
이게... 보통사이즈라고...??
보통사이즈가 다른 카츠동집 단품 1.5배~2배는 되는 것 같은데요...;;
반숙으로 촉촉하게 부친 계란지단이 돈까스가 보이지 않을 정도로 밥그릇 전체를 뒤덮고 있는데 얼핏 이게 카츠동 맞나 싶을정도.
적어도 우리나라에서 이런 스타일의 카츠동은 한 번도 본 적 없는데 여기 카츠동 참 특이하게 만들었단 생각이 들었다.
우왓, 이거 계란 맛있어...!!
원래 반숙계란을 별로 좋아하지 않고 스크램블 에그도 완전히 익혀야 먹을 정도로 덜 익은 걸 선호하지 않는 편인데
이 카츠동의 계란은 조금 덜 익혀 끈적이는 식감이 남아있음에도 불구하고 계란 특유의 불쾌한 비린맛 없이 굉장히 촉촉했다.
그리고 그 촉촉함 속 일본 양념 특유의 진한 단맛과 짠맛이 자극적으로 어우러지는 게 있는데 이게 진짜 입맛 당기게 만듬.
계란지단을 걷어내면 그 안에 계란옷이 스며든 돈까스가 모습을 드러내는데, 돈까스도 결코 작지 않음.
튀김옷이 좀 두꺼운 것도 있지만 튀김옷 못지않게 안에 들어간 돼지고기도 상당히 두껍다는 걸 알 수 있다.
그릇 넘칠까봐 돈까스 걷어내는 작업도 버거울 정도. 이렇게 계속 발굴을 해도 계란, 돈까스에 덮여 밥은 거의 보이지 않는다.
진하고 자극적인 양념이 된 계란물이 스며든 돈까스는...? 바삭함은 없지만 엄청 촉촉하고 쥬시하게 씹히는 게 최고.
원래 카츠동에 들어가는 돈까스가 촉촉한 맛으로 즐기는 거라지만 이 카츠동의 돈까스는 진짜 그 촉촉함이 독보적인 수준.
계란옷과 소스도 넉넉한 편이라 그 아래 깔린 밥도 간이 아주 잘 배어들어 있다.
아니 오히려 사람에 따라 조금 짜게 느껴질 수도 있을 정도. 전반적으로 자극적이고 짜게 즐기는 걸 선호하는(별로 좋은 건 아니지만)
나로서는 이 자극적인 짠맛이 꽤 좋았는데, 그래도 간간함이 꽤 세서 간 센 거 싫어하는 사람은 살짝 힘들지도 모르겠다.
그러나 일본음식 특유의 짠맛을 즐기는 사람, 익숙한 사람들이라면 정말 맛있게 먹을 수 있다고 자신함.
...그리고 양이 정말 많음. 진짜로 많음.
그냥 딱 음식 나온 것만 봐도 많아보이는데, 실제로 먹으면 끝이 보이지 않으니 정말 큰 맘 먹고 공복상태로 가게 와야 한다.
곱배기 안 시키길 정말 잘 했음.
그런데 한편으론 여기 곱배기 시키면 양이 얼마나 나올까 궁금증이 좀 생겼는데...
...그런데 그 궁금증, 바로 옆 테이블에서 해소해줬음(...)
내가 앉은 테이블 옆에 일본인 젊은 커플이 앉아있었는데, 여자는 정상적인 메뉴, 남자는 곱배기로 나오는 정식을 주문,
비록 나랑 같은 카츠동 대신 반찬과 밥이 따로 나오는 정식을 주문하긴 했는데... 음식 나온 거 직접 보니... 와... 우와... 진짜;;
남자가 음식 양 보고 보고 기겁해서 얼어있는데 그 앞 여자친구로 보이는 분이 굉장히 즐거운 표정으로 남자에게 한 마디 하더라.
'간바레(힘내)!'
현재는 어떨지 모르겠지만 2024년 3월 기준 포미에는 카드결제 불가능.
혹시 카드 결제가 가능하냐 물어보니 현금만 가능한 가게라고 한다. 여기 갈 땐 현금 준비해가자.
일본이 예전에 비해 카드결제 받는 곳이 많아져 편해지긴 했지만, 그래도 아직 대도시 한복판에도 현금만 받는 가게가 많다.
일본여행 할 때 귀찮아도 소량의 현금은 꼭 준비하는 게 필요한 이유.
(덴덴타운 카츠동, 정식전문점 포미에 구글지도 링크 : https://maps.app.goo.gl/hUhL6574bp7X1h3K6)
배 엄청 부른 상태로 나왔는데, 어라 이 애들 뭐지...? 왜 다들 키노피오 모자 쓰고 있어...ㅋㅋ
좀전 길거리 카트도 그렇고 키노피오 모자도 그렇고... 이런 거 볼 때마다 여기가 서브컬쳐 중심 거리라는 걸 다시금 느끼게 된다.
덴덴타운 내 어떤 가게 앞의 'LGBT 프렌들리 샵' 간판.
성소수자를 뜻하는 LGBT에 친화적인 가게라는 뜻. 그리고 여기서 말하는 성소수자는 가장 널리 알려진(?) 게이에 한정되지 않고
Lesbian(레즈비언), Gay(게이), Bisexual(양성애자), Transgender(트랜스젠더)를 모두 포용하는 단어라고 한다.
= Continue =
2025. 1. 9 // by RYUNA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