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24.3 일본 오사카+도쿄 >
(Season.1-18) 꿈의 초특급, 0계 신칸센이 보존되어 있는 JR서일본 교토철도박물관(京都鉄道博物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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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토에서 꽤 반가운 분을 만났다.
교토에 거주하는 일본인으로 한국인 여성과 결혼하여 살고 있는데, 어떻게 인연이 닿아 예전엔 집에도 놀러갈 정도로 가까워진 분.
진짜 코로나19 기간동안 왕래 못 한 채 몇 년만에 얼굴을 다시 보게 되었는데 하나도 변하지 않아 정말 다행이라 느꼈고
어쨌든 오늘 2일차는 이 분과 함께 계속 교토에 머물러 있기로 했다.
내가 가려는 목적지 근처에 철도역이 하나 있는데, JR우메코지쿄토니시역(梅小路京都西駅) 이라고 한다.
2019년에 새롭게 신설된 역으로 교토역에서는 약 1.7km 떨어진 곳. 역사 앞은 번화가는 아니지만 그래도 건물들이 좀 있고
꽤 넓게 광장도 조성되어 있어 썰렁한 느낌 없이 어느 정도 사람들의 왕래가 있는 역이라는 걸 알 수 있다.
그리고 이 역 바로 앞에 뭔가 독특하면서도 화려하게 생긴 건물이 하나 있는데, 여기가 바로 이번 내 목적지.
JR서일본 교토철도박물관(京都鉄道博物館)이다.
교토철도박물관은 JR서일본에서 조성한 철도박물관으로 2016년 4월 29일에 개관했다고 한다.
사이타마의 오미야 철도박물관에 이어 전국에서 두 번째 규모로 큰 철도박물관으로 이번에 여행 오면 꼭 가봐야겠다 생각했던 곳.
입장 요금은 성인 기준 1,500엔. 단체 구매시엔 1,200엔으로 20% 할인 가능.
입장권을 발권할 수 있는 무인 발권기가 있어 여기서 구매 가능. 이코카 교통카드는 되지만 일반 신용카드는 불가.
일반 신용카드로 입장 티켓을 구매하려면 유인 카운터로 가서 문의해야 한다.
외국인들의 방문이 많은 곳이라 일본어 외에도 영어, 중국어, 그리고 한국어 안내가 함께 적혀있음.
티켓 두 매 구매 완료.
실내 전시장으로 들어가기 전, 야외 전시장이 있는데 이 곳에 과거 운행하던 열차 몇 대가 보존되어 있다.
실제 철도역의 승강장과 비슷한 분위기로 재현한 곳에 열차를 보존시켜놓은 공간.
일본에서 가장 큰 규모의 여객 목적의 증기기관차 'C62-26', 1948년 만들어진 차량.
KUHA86-1 차량.
그리고 그 옆에는 일본 최초이자 세계 최초의 신칸센, 신칸센 0계 전동차 한 량이 보존되어 있었다.
신칸센 0계 시리즈 21형 1호차.
1964년 제작된 이 차량은 당시 세계에서 가장 빠른 200km/h 이상으로 달렸던 열차로 일본 고속열차의 상징과도 같은 존재다.
2008년까지 영업 후 완전히 퇴역하였는데, 퇴역 당시엔 특집 방송에 헌정곡까지 만들어질 정도로 화려한 마지막을 보냈던 열차.
'꿈의 초특급' 이라는 이름으로 불렸던 이 열차는 지금도 일본의 경제 발전을 상징하는 정신적 지주 같은 존재라고...
전시장 위의 통로를 고상홈 승강장과 동일한 높이로 조성해놓아 신칸센 0계의 경우 열차 안으로 들어가볼 수도 있다.
2 x 3 배열의 초기 신칸센 차량 내부.
지금도 도카이도, 산요 신칸센을 주력으로 달리는 N700계 전동차의 자유석은 이와 동일한 2 x 3 배열로 운행하고 있다.
0계 신칸센 차량에 선명하게 남아있는 '특실(그린샤)' 로고.
이 그린샤(특실)칸은 0계 16형 1호차량.
원목 위주의 푹신해보이는 마주보는 의자가 설치되어 있지만, 오래 앉아있음 어쩐지 허리가 아플 것 같은 이 차량은...
모하 80계 1호차량.
1950년대 제조된 차량으로 2차 세계대전 이후 최초로 도입된 장거리 운행용 열차라고 한다.
목조 바닥에 목조 의자, 그리고 폭신한 시트가 굉장히 고풍스러운 분위기.
차량 보존 상태가 좋아 지금 당장에라도 현역으로 열차가 달릴 수 있을 것 같다.
이 쪽은 마로네프 59형 1호차.
2차 세계대전 전인 1938년에 제작된 차량으로 일본 황실, 그리고 귀빈객을 위한 침대객차로 활용되었다고 한다.
2호 차량도 함께 붙어있었음. 은근 차량 색이 한큐전철 도색과 비슷한데, 한큐가 고동색 도색을 계속 유지하는 이유가
이 특유의 황실 느낌의 고급스런 색상을 재현하기 위한 것이라고 한다.
이쪽은 나시 20형 식당차.
1970년 제조된 차량으로 당시 침대특급열차는 '블루 트레인' 의 식당차로 운용되었다고 한다.
그리고 이 차량은 지금도 카페로 운영하고 있는데, 영업시간은 오전 10시부터 오후 4시 30분까지.
식사류를 따로 판매하진 않고 그냥 가벼운 음료과 맥주, 그리고 과자류 등을 취급하고 있다. 차를 제외한 음료 값은 좀 비싼 편.
0계 신칸센은 선두부 기관실 체험도 할 수 있는데, 16시 30분까지 볼 수 있다고 한다.
여기 들어가서 보려고 몇몇 사람들이 줄을 서 있었는데, 나도 따라 들어가보기로 함. 0계 신칸센 기관실을 본 적은 없기 때문에...
0계 신칸센 차량 한 칸은 내부를 전시실로 꾸며놓아 신칸센 당시의 의자를 포함하여 사용했던 물건 등을 전시해놓고 있었다.
전시 물품 앞에 간단한 설명이 써 있긴 하지만 일본어 위주, 그 외엔 영어로만 아주 간단히 써 있는 게 전부.
뭐 일부러 읽어보지 않아도 대략적으론 알 수 있으니 큰 문제는 없달까...
내부엔 0계 신칸센의 미니 모형도 전시되어 있다.
전시 공간의 한 쪽 외벽에 붙어있는 당시 설계도.
저 당시가 1960년대였는데, 그 당시 어떻게 이런 기술로 이렇게 빠른 차량을 제작할 수 있었는지 지금 보면 참 대단하다고밖에...
일본 최초의 신칸센, 도카이도 신칸센의 개통 및 0계 신칸센 차량 제작, 운영 등의 기록이 남아있는 당시 사진들.
이내 내 순서가 되어 신칸센 차량 안으로 들어가볼 수 있게 되었다.
오, 이렇게 생겼구나...
운전실로 올라오려면 꽤 높은 턱을 딛고위로 올라와야 하는데, 생각보다 운전실이 너무 좁아서 좀 불편하게 느껴질 정도.
속도계는 최고 260km/h까지 표시되어 있다.
당시 설계상 최고 속도는 230km/h까지 달릴 수 있었다고 하는데, 실 운용시엔 200km/h로 운행, 퇴역하기 직전에 개조를 받아
최대 220km/h까지 속도를 끌어올려 운행했다고 한다.
지금 보면 엄청난 아날로그 감성이 느껴졌던 계기판들.
지금으로부터 60년 전인 1964년 당시엔 시속 200km/h 이상으로 달리는 열차가 얼마나 빠르게 느껴졌을까...
바깥 전시 차량을 뒤로 하고 전시장 내부로 들어간다. 이 안에는 또 어떤 전시물들이 우릴 기다리고 있을까?
= Continue =
2025. 1. 15 // by RYUNA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