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2024.3 일본 오사카+도쿄 >
(Season.2-9) 그 국물맛은 너무 익숙했다. 로스트비프 오오노 아키하바라점(ローストビーフ 大野 秋葉原店)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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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철을 타고 마음의 고향(?) 아키하바라로 다시 되돌아왔다.
이 마음의 고향이라는 게 진짜 빈말이 아닌게 꼭 서브컬쳐가 아니어도 도쿄에서 가장 많이 방문했던 지역이 아키하바라고
사람들과 약속을 잡고 만난 곳도 거의 대부분이 아키하바라 쪽이어서 여러모로 나한테는 굉장히 친숙한 곳이다.
뭐 여튼 아키하바라로 돌아와 저녁으로 방문한 곳은 이번에도 H君의 추천을 받아 방문한 밥집.
도쿄 쪽의 유명한 음식점, 명소 부분에 있어서는 나보다 이 사람이 몇 수는 더 위라 이번엔 추천을 받은대로 따라다니기만 했다.
가게 이름은 '로스트비프 오오노 아키하바라점(ローストビーフ 大野 秋葉原店)'
로스트 비프를 넣은 덮밥을 전문으로 판매하는 밥집이다.

꽤 잘 나가는 집인지 가게 앞에는 이렇게 매장으로 들어가기 위한 줄이 길게 늘어서 있다.
뭐 일단 우리도 줄 서기 시작.

가게 들어가기 전 직원이 나와 메뉴판을 보여주는데, 한글 전용 메뉴도 구비되어 있었다.
쿠로게 와규를 넣은 로스트 비프 덮밥 정식 리치(초호화)의 가격은 1,980엔, 일반 로스트 비프 덮밥 정식 헬시(건강한)은 1,210엔.
그 외에 고기의 양을 1.5배, 2배 추가로 늘리는 유료 옵션이 있고 밥 양을 선택하는 것도 있다.
밥은 200~350g중 선택 가능, 그 이상은 100g마다 110엔의 금액이 추가되다고 한다.

중간에 고기 추가도 가능하다고 함. 그 아래엔 음료, 주류 메뉴도 함께 나와있다.

와, 근데 진짜 인기 있는 집인지 건물 안에도 줄이 있음...;;
난 안에 들어가면 바로 입장할 수 있는 줄 알았는데, 건물 안에도 줄이 있고 가게는 지하에 있어 한 층 아래로 내려가야 했다.

약 40분 정도 기다린 끝에 간신히 입장.
매장이 엄청 좁은 줄 알았는데, 다행히 생각보다 그렇게 좁진 않았고 4인 테이블도 있어 함께 마주보고 앉을 수 있었다.

'로스트비프 오오노' 라 써 있는 소 그림이 그려진 액자 바로 옆에 앉음.

테이블에는 얼음 들어간 물병과 함께 티슈통, 소금, 후추통, 물티슈 등이 기본 비치되어 있다.

일단 따뜻한 차부터 한 잔.

테이블에 로스트 비프 덮밥을 먹는 방법에 대한 안내서가 있는데, 한글 번역본도 있으니 참고.
만약 한글 메뉴판이 없을 경우 직원에게 요청하면 가져다주니 요청을 해 보자.

'로스트 비프 덮밥 헬시(1210엔)' 도착.
밥은 250g 기본으로 선택. 앞에서 이것저것 먹은 게 많고 여기 먹고 나와서 또 맥주마시러 갈 거라...

나무젓가락과 함께 수프 떠먹는 스푼이 함께 제공된다.

'소꼬리 수프' 라고 하는 맑은 국물이 나오는데, 이거... 한국사람 한정으로 한 수저 떠먹으면 웃음나오는 맛(...)
맛이 이상해서 웃음나오는 게 아니라 너무 익숙한 맛이라 나오는 웃음...
이거 설렁탕 국물 맛이랑 똑같다!!
아니 맑은 국물인데 어떻게 이렇게 당황스럴 정도로 설렁탕이랑 똑같은 맛이 나지...? 이건 진짜 먹어본 사람들 다 공감할 듯...;;

종지에 함께 담겨나오는 덩어리가 두 개 있는데, 홀스래디쉬와 크림치즈 된장절임.
취향에 따라 로스트비프 위에 조금씩 잘라 얹어 함께 즐기면 맛있다고 한다.

바닥에 밥을 깔고 그 위에 얇게 썬 로스트비프를 돌돌 말아올린 뒤 양배추 코울슬로, 마요네즈, 계란노른자를 올려 마무리.
소스는 두 가지 중 하나를 선택할 수 있는데, 나는 기본적인 오리지널 양파 소스를 선택했다.

일단 고기부터 한 점 떼어서 그 자체의 맛을 보기로 함.
얇게 썬 로스트 비프는 퍽퍽하지 않고 굉장히 쫄깃, 부드럽게 씹히는데 양파 소스의 은은한 향과 굉장히 자연스럽게 잘 어울린다.
비싼 와규가 아닌 일반 쇠고기로 선택했는데 일반 쇠고기라고 하여 더 퍽퍽하거나 맛이 떨어지지 않음. 매우 훌륭한 맛.

계란 노른자를 이렇게 톡! 터뜨려 밥 위에 스며들도록 하고...

로스트 비프를 걷어내면 그 안에 양념이 배어든 쌀밥이 보인다.
밥 위에 쇠고기를 얹어 덮밥처럼 즐기면 된다. 내 안의 한국인 유전자가 이걸 어서 비비라 말하고 있었지만 끝까지 참는데 성공;;

원래 비린맛 때문에 날계란을 좋아하지 않는 편인데, 여기 계란은 비리지 않고 고소하니 맛있더라.
그냥 양념에 배어든 밥 위에 계란노른자 터뜨린 것만으로도 맛있다. 여기에 고기 한 점 올려 함께 먹으면 훨씬 더 맛있고.

살짝 매운맛을 내는 홀스래디쉬 소스도 한 점 올려 함께 즐겨주고...

중간중간 조금 느끼해졌다 싶을 때 양배추도 반찬 삼아 즐겨주며...

안 어울릴 것 같지만 실제로는 부드럽고 고소한 맛을 한껏 극대화해주는 크림치즈 된장절임도 올려 정말 맛있게 즐김.
고기가 부드러운데 또 지방이 많지 않은 살코기 위주라 느끼하거나 부담스럽지 않게 먹을 수 있다는 게 정말 좋았다.
그리고 고기와 밥의 조합... 이건 진짜 실패할 리 없는 조합이라 더 만족스러웠기도 하고...

40여 분의 기다림을 한 번에 보상받는 듯한 만족스런 맛.
가격도 1,210엔이면 우리나라에서 한 끼 먹는 가격과 비슷한 수준이니 일단 가성비 면에서도 충분히 우수한 편.
솔직히 서울 어디서 이와 비슷한 음식을 1만원대 초반에 먹어볼 수 있겠어...?
여튼 아키바 쪽에서 고기고기한 식사를 하고 싶은데 뭔가 지로계 라멘마냥 좀 난잡해 보이는(?) 음식을 피하고 싶다면
충분히 가 볼만한 가치가 있는 곳이다. 특히 저 소꼬리 수프의 친숙한 맛을 보다 더 많은 사람들이 알아주었으면 좋겠단 생각도ㅋㅋ
(로스트 비프 오오노 아키하바라점 구글지도 링크 : https://maps.app.goo.gl/yZBnVwhrL2GuYYxu6)
로스트 비프 오노 아키하바라점 · 일본 〒101-0021 Tokyo, Chiyoda City, Sotokanda, 1 Chome−2−3 土屋ビル
★★★★★ · 고기 요리 전문점
www.googl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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낮 시간보다 더 많은 사람들로 북적이는 아키하바라 거리.
이 아키하바라의 밤은 도쿄의 어느 지역보다 더 친숙하고 더 익숙하다. 아마 나와 비슷한 생각을 가진 사람들이 꽤 많겠지...

자, 밥도 먹었으니 이젠 게임도 하고 맥주도 마시러 가 볼까?
= Continue =
2025. 3. 3 // by RYUNA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