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25년 3월, 일본 칸사이(関西) 3박 4일
(20) 오사카 우메다 키타신치역 앞의 위스키 바, 바 파크모어(BAR PARKMORE)
. . . . . .

나는 술을 잘 마시지 못한다.
사실 아예 못 마시는 정도까진 아니지만 그냥 가볍게 반주로 한두 캔 정도 마시는 것 뿐이지 이 쪽에 조예도 전혀 없는 편.
하지만 이번에 같이 간 친구는 몇 년 전부터 위스키에 입문하여 집에 위스키만 수십 병을 모아놓고 있을 정도로
굉장히 위스키 쪽의 취미에 깊게 심취해있는 상태. 이번 여행에서도 내 몫의 면세술까지 전부 주문하여 가져가겠다고 할 만큼
해외 나가면 면세점이나 해외 바틀샵을 이용하여 진귀한 위스키를 모으는 데 진심인 사람이다.
당연히 오사카에서도 꼭 가보싶은 위스키 바가 있었는데, 호텔 돌아가기 전 꼭 같이 한 번 가 보자고 간곡히 제안하길래
못 이기는 척 호텔 돌아가기 전 이 친구따라 바를 한 번 찾아가보게 되었다. 다행히 가게는 키타신치역 바로 앞에 위치해 있어
여기서 술 마시고 막차 시각에 맞춰 나오면 바로 막차 타고 호텔로 쉽게 돌아가는 게 가능했다.

가게 이름은 '바 파크모어(BAR PARKMORE)'

건물 3층에 위치해있는 작은 가게로 바로 위에는 와인 바도 하나 위치해있음.
보니까 한국인들에게도 꽤 유명한 가게인 듯, 검색을 해 보니 한국인들의 방문 후기가 생각보다 꽤 많이 나오더라.

가게 입구는 목재로 만든 문으로 굳게 닫혀있었고 그 앞에 '위스키 Only' 라는 문구가 적혀 있었다.
영업을 하지 않는 건 아니었고, 현재 정상 영업중. 오후 5시에 문을 열고 다음날 오전 1시에 영업이 끝난다고 한다.

가게 앞 계단에 쌓여있는 위스키 박스들.
어쨌든 문을 열고 가게 안으로 들어가본다.

오와... 엄청나게 많은 위스키 보틀...!!

바 테이블은 약 여섯 명이 앉으면 꽉 찰 것 같이 굉장히 규모가 작았다.
다수를 위한 공간이라기보단 그냥 소수의 애호가들을 위해 작게 영업하는 샵이라는 느낌.
나보다 나이가 살짝 더 많아보이는 남성 마스터 한 명이 운영중이었는데, 젠틀하게 정장을 차려입고 우리를 맞이해주셨다.
굉장히... 꼭 바가 아니더라도 다른 업종에서 서비스업을 하더라도 배울 필요가 있다 느낄 정도로 젠틀하신 분이었음.

생전 처음 보는 술들에 눈이 돌아갈 정도.
이 쪽에 대해 완전히 문외한이라 해도 딱 봐도 엄청난 곳에 왔다는 것을 직감할 수 있게 해 준다.

물티슈, 그리고 '바 파크모어' 의 로고가 인쇄되어 있는 나무 합판으로 만든 코스터.

모든 위스키는 반 잔 단위로도 판매한다기에 반 잔(15ml)을 주문.
사실 잘 아는 것이 없어 같이 간 친구, 그리고 마스터에게 처음 마시는 사람에게 '추천(오스스메)' 가 뭐냐고 물어봐서 받은 것.
로얄 브라클라(ROYAL BRACKLA) 12년, 셰리 캐스크 피니시.
정확히는 버번 캐스크에서 숙성을 한 뒤 셰리 캐스크에 담아 마무리한 제품이라고 함.
1833년, 영국 왕 윌리엄 4세로부터 '로얄(Royal)' 칭호를 받은 스카치 위스키 증류소인 '로얄 브라클라' 에서 생산한 위스키.
알콜 도수는 46도. 2019년에 새롭게 리뉴얼되어 그 이후 굉장히 맛도 좋아지고 가성비 위스키로 대중적 사랑을 받는 제품이라 한다.
그래서 위스키를 처음 시작하는 사람들에게 엔트리용으로도 괜찮은 편이라는 이야기를 들음.

위스키 주문시 가볍게 집어먹는 안주로 땅콩, 그리고 초콜릿 볼이 함께 제공된다. 저 초코볼 맛있었어.

내가 위스키를 모르기 때문에 맛에 대해 정확히 평하긴 어렵지만, 되게 달콤하면서 알싸한 스파이시가 느껴지는 맛.
벌컥벌컥 마시는 게 아닌 그냥 가볍게 입만 대면서 향과 맛을 음미하는 것만으로도 꽤 즐거워지는구나... 라는 걸 느낄 수 있었다.
왜 엔트리용인지, 가성비가 좋은지, 그리고 사람들에게 사랑받는지(호불호 안 타는)를 어느 정도 알 수 있었던 제품이랄까...
아마 처음 마셔보는 나에게 이걸 추천해준 것도 이게 그만큼 호불호 안 타고 가격도 안 높으면 대중적이라 권한 것 아닐까 싶다.

두 번째 위스키는 '1988 빈티지 링크우드 (Linkwood 1988 Signatory Vintage)'
스코틀랜드의 링크우드 증류소에서 생산한 싱글 몰트 위스키로 역시 반 잔만. 알콜 도수는 43도. 이것도 셰리.
개인적으로 이 두 가지를 다 마셔보고 느낀 점이 있다면... 내 위스키 취향을 굳이 고르라면 버번보다는 셰리 쪽이라는 것...?
예전에 권해줘서 마셔본 버번과 비교해보면 확실히 셰리 쪽이 나한테 더 잘 맞는다는 느낌을 받을 수 있었다.

같이 간 친구는... 뭐 신났지...ㅋㅋ
도쿄의 유명 관광지와 건물을 배경으로 한 독특한 라벨의 되게 재미있는 위스키도 있어 한 컷. 굉장히 희귀한 제품이라 한다.

내가 오른쪽의 두 병을 천천히 마시는 동안 이 사람은 신나서 여러 잔을 마시고
기분이 좋아져서 마스터와 이런저런 대화도 나누고, 손님이 우리밖에 없어 전세 내는 느낌으로 편안하게 즐길 수 있었다.
개인적으로 술도 술이지만 가게의 분위기, 젠틀한 마스터의 응대 등에서 배울만한 점도 많이 있다는 걸 체감할 수 있었는데
여러모로 혼자 여행을 왔으면 경험하지 못했을 분위기를 체험할 수 있어 상당히 의의가 있었다고 느껴진다.
이런 느낌의 위스키 바라면, 다음에 또 와도 괜찮을 것 같아... 라는 생각이 들었던 방문.

나갈 때 계산서.
총 비용은 브라클라 반 잔 1,000엔, 링크우드 반 잔 2,000엔, 거기에 서비스 차지 600엔이 추가되어 3,600엔.
여기에 세금 10%가 추가되어 3,960엔. 한 시간 살짝 넘게 진중한 분위기에서 느긋하게 즐기는 비용 치고 괜찮았다고 생각.
(바 파크모어(BAR PARKMORE) 구글지도 링크 : https://maps.app.goo.gl/UZTbjNUi5fzxoNV8A)
Whisky Bar Parkmore · 일본 〒530-0002 Osaka, Kita Ward, Sonezakishinchi, 1 Chome−4−17 Yu Bldg, 3F
★★★★☆ · 술집
www.google.co.kr
. . . . . .

링크우드를 나와 도보 1분이 채 안 되는 바로 코앞에 키타신치역으로 내려갈 수 있는 전철 출입구가 있다.
슬슬 토자이선 막차시각이 되어 조금 서둘러 나와 뛰...진 않고 약간 빠른 걸음으로 계단을 내려갔음.

키타신치역을 0시 21분에 출발하는 하나텐행 보통열차가 오늘의 마지막 열차. 현재 시각은 0시 18분.
진짜 열차 올 시각 얼마 안 남아 바로 패스 집어넣고 서둘러 승강장으로 내려갔다. 키타신치역은 승강장도 꽤 깊은 편.

마지막 열차 시간대인데 생각보다 사람들이 꽤 있는 편.
북적이는 정도까진 아니어도 그래도 귀가하려는 사람들이 좀 있네... 정도의 느낌이랄까...
1년 전, 이 시간대엔 이 곳에서 도쿄로 가는 특급 선라이즈를 지상 오사카역에서 탔는데, 오늘은 키타신치역에서 막차를 타네.

보통열차 도착.

열차를 타고 한 정거장 이동, 모든 영업이 다 끝난 오사카텐만구역에 다시 귀환.
개찰구를 지키고 있는 역무원도 잠깐 다른 곳에서 마감 업무를 보고 있었고 그 자리엔 자동 개찰구만 덩그러니 남아있다.

호텔에서 바로 길 건너편에 24시간 운영하는 이온 계열의 수퍼마켓, '코요(KOHYO)' 가 있었다.
이온 계열 마트라 이온에서 판매하는 PB상품들도 일부 취급하는데, 24시간 영업이라 돌아가기 전 마트 쇼핑은 여기서 해야할 듯.
2층 규모로 나름 크기도 꽤 되는 편이라 면세는 안 되지만 여기서 구매하면 바로 호텔 가져가 편하게 정리할 수 있을 것 같아.

자정을 훌쩍 넘긴 프론트 데스크에도 사람들이 전부 빠져 조용한 분위기. 물론 호출을 하면 직원이 나오긴 하지만...
이렇게 오사카에서의 2일차도 끝.
내일은 비가 좀 내린다고 하는데, 일정 소화하는 데 문제 없으려나 하는 걱정이 살짝 들지만... 뭐 괜찮겠지.
= Continue =
2025. 7. 16 // by RYUNA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