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25.5 중국 산동성 칭다오(青岛)
(13) 인생최강 괴식(人生最强怪食), 루웨이자이(鲁味斋)의 돼지족발맛 소프트 아이스크림(扒鸡味冰淇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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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가 서서히 지는 중산로 거리를 걸어가던 중 어떤 가게 앞을 지나게 되었다.
가게 이름은 '루웨이자이(鲁味斋)' 그냥 평범한 중화요리 전문식당이다 생각하고 지나치려 했는데 이상한 입간판이 하나 있었다.

음? 식당에서 소프트 아이스크림을 파네?
중화요리 식당에서 아이스크림이라니 조금 특이하긴 한데, 뭐 그럴 수 있지...
그런데 아이스크림 콘 뒤에 뭔가 이상한 사진이 있네?
약간 돼지족발 같이 생겼는데... 뭘까? 아, 돼지족발맛 아이스크림이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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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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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홀리듯 들어왔습니다.
왜 들어왔는지에 대해선 묻지 말길 바래요...

식당 안에는 사람이 그리 많지 않았는데, 처음에 직원이 식사하러 온 손님인 줄 알고 맞이했는데
아이스크림 먹으러 온 거라 저 기기를 가리키니 바로 이해를 하셨음. 계산대 근처에 소프트 아이스크림 기기가 설치되어 있고
그 앞에 굉장히 신경쓰일 정도로 큼직한... 돼지족발맛 소프트 아이스크림 모형 이미지가 인쇄되어 있었다.

원래 정가는 12위안인데 할인가로 9.9위안에 판매하는 듯. 대략 2,000원 아주 약간 안 되는 가격.
살집 좀 있는 젊은 직원이 소프트 아이스크림을 직접 담아주었다.

그렇게 구매했습니다. '돼지족발맛 소프트 아이스크림'

아이스크림을 담은 콘이 갈색이 아닌 검은색인 것이 살짝 신기했는데, 뭐 여기까지는 충분히 있을 법한 거고
그 위에 얹어진 아이스크림도 얼핏 보면 그냥 초콜릿...은 아니고 커피맛 소프트 아이스크림 정도로 생각할 수 있을 것 같다.
그런데 여기서 나는 냄새가 너무 이상했다. 그 아이스크림에서 절대 나면 안 될 그런 기괴한 냄새가 나더라.
그게 뭐냐면... 뭐 당연하다면 당연한 거지만, '돼지족발 냄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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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단 최대한 무미건조하게 객관적인 맛만 이야기하자면 소프트 아이스크림의 식감은 부드러운 아이스크림이라기보다는
약간의 서걱서걱한 식감이 섞여있는 셔벗 같은 질감의 좀 빨리 녹는 그런 소프트콘이다. 일반적인 소프트콘의 식감과는 좀 다름.
그래서 이 식감에 있어 호불호가 있을 수 있지만, 나는 오히려 이런 셔벗 질감을 더 좋아하기 때문에 식감은 좋았음.
다만 단점이 있다면 아이스크림 녹는 속도가 빠르기 때문에 재빨리 먹거나 요령껏 먹지 않으면 녹아서 흘러내린다는 문제가 있음.
그래서 먹을 때 과자 아랫부분으로 내용물 흘러내리지 않도록 잘 조절해 먹는 게 필요함.
맛은 돼지족발맛이다. 굳이 설명하자면 돼지족발 삶은 한약재랑 이것저것 넣은 그 육수, 커다란 냄비 안에 돼지족발 넣고 삶은
그 까만 물... 그 까만 물을 꺼내 소금과 설탕을 좀 넣어 단짠단짠(하지만 짠맛이 더 강한)하게 간을 한 뒤 그걸 우유와 함께 섞어
소프트 아이스크림으로 만든 느낌. 돼지족발 국물의 진하고 풍부한 한방의 향과 함께 달콤, 하지만 뒷맛은 꽤 짭짤하게 남는 게
진짜 너무나도 돼지족발맛이라 나는 돼지족발도 먹고 싶고 아이스크림도 먹고 싶은데 동시에 같이 먹을 방법은 없을까? 라고
고민하는 사람들에게는 매우 효율적이고 경제적인 선택이 될 것이다. 한 번에 족발과 아이스크림을 같이 먹을 수 있으니 좀 좋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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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디 여러분은 나 같은 실수를 저지르지 않길 바란다.
진심이다.

이번 칭다오 여행에서 먹은 음식 중 가장 강렬한 기억으로 남았던 것.
사실 여기 전까지만 해도 '와, 중국 생각보다 맛있는 거 많고 좋다' 라고 생각했는데, 이 아이스크림 하나만으로
잠깐 잊고 있었던 '대륙의 기상' 이라는 시리즈가 바로 떠오를 수 있었다.
...농담이고...ㅋㅋ 진짜 평생 이 맛은 잊지 못할 것 같아.
그 일본에서 괴식이라고 파는 시라스(치어) 넣은 아이스크림이라든가 파에 우동쯔유 넣은 아이스크림은 명함도 못 내밀 수준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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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서히 해가 지면서 거리의 간판, 건물들도 하나 둘 불빛을 밝히기 시작한다.

오, 여기도 한식 전문점이 있긴... 한데, 어느 부분이 한식인지는 잘 모르겠지만 어쨌든 한식집.

거리의 연등들도 불을 조금씩 밝히기 시작했고...

계속 걷다보니 지하철역 출입구 근처까지 와 버렸음.
칭다오 지하철 1호선 '중산로(中山路)' 역이다. 중산로 관광을 목적으로 온다면 칭다오역이 아닌 이 역에서 내리는 게 더 빠르다.

십원빵이 왜 여기까지 진출해 있는건데...ㅋㅋ
아, 김구선생님 보고 계십니까...

'다바오바오 센트럴 블록' 의 건물 안내도.

어떤 주점 앞의 맥주잔 들고 있는 고양이.

조경, 조명을 꽤 예쁘게 해 놔서 거리는 고풍스러운 건물들임에도 불구 낡지 않고 상당히 세련되고 깔끔하다는 느낌이다.

와, 여기는 연등 밝혀놓으니 정말 예쁜데?
해 뜰때는 잘 몰랐는데, 해가 지고 밤이 찾아오니 더욱 아름다워지는 거리가 있다.
= Continue =
2025. 9. 22 // by RYUNA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