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26.2 설 다음날의 당일치기 인천투어
(6-完) 혼자 또다시 찾은 동인천, 70년 노포의 튀김우동과 장어튀김 신포시장 '신신옥'
. . . . . .

이건 사실 여행기에 묶기보다는 따로 분리를 해 놓아야 할 것 같은데, 가족들과 인천 다녀온지 며칠 되지않아 다시 찾은거라
그냥 함께 묶어도 되겠다 싶어 지난 인천 당일치기 가족여행의 에필로그 같은 느낌으로 가볍게 써 볼까 싶다.
말 그대로 일 쉬는 날, 인천을 다시 한 번 찾았다.
주 목적이 여길 여행하는 것보다는 이 근처의 다른 곳에 볼일이 있는 게 컸는데, 어짜피 가서 식사는 한 번 해야 했기 때문에
평소 궁금했지만 가볼 기회가 생기지 않았던 신포시장 내의 한 가게를 일부러 찾아가보기로 했다.
가게 이름은 '신신옥'
1958년부터 영업을 시작한 노포 국수집으로 튀김우동, 그리고 장어튀김을 주력으로 파는 식당이라고 한다.
여기 다녀온 사람들 후기가 꽤 많았고 인천에서 판매하는 여행자용 패스인 '누들패스' 에도 속해있는 곳이라 되게 궁금했던 가게.
다만 나는 누들패스를 사용하진 않고 가게 개점 시각인 오전 11시에 거의 맞춰 오픈런으로 방문했다.
신포시장에서 제일 유명한 신포닭강정집 바로 옆옆 점포에 붙어있는 곳이라 찾기 어렵지 않음. 시장 초입부에 위치해 있다.

노인까진 아니지만 주인 아저씨는 장년의 남성.
안에는 주인 아저씨의 친구로 보이는 사람 한 명이 앉아있었고 한창 둘이 열심히 이야기나누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혹시 영업 하나요?' 하고 물어보니 '네네, 편한데 앉으세요' 하고 바로 응대.
적당히 편한 곳에 자리를 잡고 앉았고 이후 아저씨는 주문 받고 음식을 만드면서도 친구로 보이는 아저씨와 열심히 대화를 나눴다.
(둘이 대화나누는 게 나한테도 다 들릴 정도)

오히려 이렇게 주인 시선 신경 안 쓰고 편하게 앉아있을 수 있는 게 나로선 더 좋기 때문에
적당히 자리 잡아 앉고 음식 주문한 뒤 실내 여기저기 구경을 해 보기로 했음.
식당은 낡았고 테이블과 의자도 오래되었지만, 그래서 느낄 수 있는 신뢰같은 게 있다. 벽에는 오래 된 영화 포스터가 붙어있었고...

누들패스 사용 가능한 가게임을 인증하는 포스터, 그리고 언제 소개되었는지 모를 오래 된 신문 스크랩,
'매주 월요일 정기휴일' 이라는 지금 사람들에게선 쉽게 찾아볼 수 없는 반듯하게 쓴 손글씨.

메뉴는 단순.
튀김우동과 물만두, 그리고 장어튀김 뿐이다.
장어튀김은 혼자 온 손님을 위한 반접시로도 판매하는데, 튀김우동 하나, 그리고 장어구이 반접시가 딱 맞을 것 같아.
주류도 취급하는 곳이라 장어튀김 안주로 반주 곁들이기 가능.
메뉴판 아래 파노라마 사진으로 뽑은 길쭉한 액자가 있다. 아마 이 일대 모습을 담은 옛 인천의 풍경 아니었을까?
실내 곳곳에 이렇게 빛 바랜, 혹은 흑백의 인천 사진 풍경이 여기저기 붙어있어 잠시나마 시간여행을 하는 기분을 느낄 수 있었다.

수저통과 티슈통, 그리고 꽤 낡은 소스통 안에는 고춧가루와 간장, 후추, 그리고 소금이 놓여있다.

주인 아저씨가 주방으로 음식 만들러 바로 들어가버리는 바람에 물은 그냥 내가 직접 가져옴.
여튼 기본 식기 준비해놓고...

기본찬은 단무지와 배추김치.
여기 배추김치가 꽤 맛있다는 이야기를 들었는데 아니나다를까, 기대했던 것 이상으로 입에 잘 맞았음.
그리고 기분상 그런지 모르겠지만 통단무지도 다른 분식집의 단무지와 달리 좀 더 아삭아삭거린다고 해야 할까?
왠지 튀김우동과 잘 어울릴 것 같다. 어느 쪽이든.

튀김 찍어먹는 양념장이 나왔는데, 무를 갈아만든 양념장이었다.

'장어튀김 반(7,000원)'
사진으로 봤던 것보다 크기가 더 작음. 사진으로 봤을 땐 그래도 큼직큼직하다 생각했는데 생각보다 실제 보이는 크기는 더 아담.
뭐 그래, 다른 튀김도 아니고 장어를 튀긴 거니 이 가격에는 이 정도가 딱 맞겠지... 하며 납득을 하긴 했다.
총 14점으로 토막쳐 튀김옷 입혀 튀긴 장어가 나오는데, 한 입에 먹기 딱 좋은 크기긴 하다. 그리고 당연하지만 바다장어(아나고)
애초에 민물장어는 이 가격에 못 만들 테고 또 이 그 좋은 민물장어를 구워먹지 튀김으로 먹진 않을테니까.

튀김옷이 꽤 바삭바삭한 편.
뭔가 식당의 튀김이 아닌 집에서 부모님이 만들어 준 튀김 같은 느낌이다. 되게 가정집 반찬 같은 느낌이랄까...

안에는 이렇게 가시를 발라 손질한 장어가 통째로 들어있는데, 장어 특유의 미약한 흙향과 함께 부드러운 흰 살이
튀김옷의 바삭함과 더불어 입 안에서 은은하게 퍼지는 맛. 이거 그렇게 자극적이지 않아 조금 심심하다고도 느껴질 맛인데
확실히 내가 어디서 장어튀김을 먹어보겠어, 이런 곳이니 먹어볼 수 있는 거지... 엄청나게 맛있다고 할 순 없지만
그렇다고 나쁘지 않은, 이런 곳이니까 먹어볼 수 있는 무난하고 차분한 맛이었다. 과하게 튀지 않는 이 차분함이 매력적.

'튀김우동(기본 7,000원)'
여기서 처음 튀김우동을 받아들면 좀 당황할 수 있을텐데, 일단 튀김이 없음.
정확히는 튀김이 올라가긴 하지만 튀김 튀기고 남은 튀김가루, 일본어로는 텐카스라고 불렀나... 그게 수북하게 고명으로 담긴다.
재료를 넣고 튀긴 내용물이 올라가는 튀김우동이 아닌 튀김가루만 잔뜩 올린 튀김우동.
튀김가루 외의 고명으로는 잘게 다진 파만이 올라간다. 국물은 맑은 국물 계열.

국물이 되게... 튀김가루가 올라갔는데도 깔끔.
좋게 얘기하면 깔끔함인데 이걸 다르게 얘기하면 심심한 맛. 일본의 기본 국물우동인 카케우동과 비교해도 그보다 간이 약한데
그 약한 간에 튀김가루가 듬뿍 올라가니 여기서 올라오는 기름지면서 아주 미약한, 집중해야 알 수 있는 은은한 단맛이 느껴짐.
뭐지 이거, 우동계의 평양냉면 같은 존재인가.

면발은 우동의 면발이 아닌 중화요리집에서 나오는 면발. 노란빛을 띠고 탄력이 있는데 그렇다고 고무줄처럼 질기지는 않아
그냥 후루룩 먹어도 부담스럽지 않을 정도로 먹을 정도의 면발이다. 이 면발 때문인지 되게 중화요리 같은 느낌이 남.
방향이 꽤 다르긴 한데, 마치 계란 풀어넣지 않은 중화요리 울면을 먹는 느낌이랄까, 물론 이 쪽의 맛이 좀 더 가볍긴 하지만...

국물의 맛이 가벼워서인지 튀김옷을 이렇게 많이 올려도 국물이 기름져지지 않고 부담이 적다는 건 장점.
그리고 김치 얹어먹으면 맛있다는 이야기를 들어 실제로 해 보니 궁합이 생각보다 꽤 잘 맞았다.
잘 만든 겉절이 얹어 맑은 국물의 해물칼국수 먹는 느낌, 물론 여기선 해물맛이 나지 않지만 그것과 비슷한 인상을 받을 수 있었음.

절반 정도 먹은 후 국물에 고춧가루를 적당히 풀어 잘 섞은 뒤 먹으면 살짝 얼큰한 국물로의 변주를 줄 수 있다.
처음부터 고춧가루 풀어먹진 말고 처음엔 그냥 먹다가 중간 정도 먹었을 때 추가해서 두 종류의 국물을 즐기는 걸 추천한다.

그릇은 나중에 정리하기 좋게 차곡차곡 쌓았고, 바로 계산을 하고 나옴.
어쨌든 이렇게 우동 한 그릇에 튀김 곁들이니 상당한 포만감이 올라왔고 맛과 별개로 만족스럽게 먹었단 기분은 느낄 수 있었음.

일부러 찾아갈 정도로 엄청 맛있는 집이냐...? 라고 물으면 사실 잘 모르겠는데
동네에 있으면 가끔 따끈한 국물 생각날 때 한 번씩 가기 좋은 곳이라 생각한다. 나 들어오고 음식 먹는동안 손님은 안 왔는데
거의 다 먹을 때 즈음 손님들 조금씩 들어와서 자리 앉기도 전에 '우동 두개요' 이렇게 익숙하게 주문하고 앉는 모습을 보니
시장 쪽에 단골손님은 확실하게 확보를 해 놓은 가게인 것 같았다. 특별한 날 먹는다기보단 그냥 일상적으로 먹는 가벼운 음식.
튀김임에도 불구하고 자극적이지 않고 심심한 맛, 조금 옛날의 맛을 찾는 사람들에게 추천하고픈 집.
나는 한 번의 경험으로 궁금증을 풀 수 있어 만족했고 재방문 여부는 아직 없지만, 불현듯 어느 날 이 국물이 갑자기 생각날 때가
분명 올 것 같다. 그 기분을 느끼게 되는 날, 예고 없이 마음 이끄는 대로 재방문하게 되지 않을까?

주말엔 엄청나게 긴 줄이 늘어서있는 신포시장 입구의 닭강정집도 평일엔 평온한 분위기.
어디나 안 그런 곳이 없겠지만 조용한 분위기를 즐기고 싶음 평일에 와야 하는 게 맞아.

이제 너무 많이 드나들어 우리 집 앞 재래시장보다도 더 익숙한 신포국제시장.

다시 동인천역으로 돌아가 열차 타고 원래 가기로 한 목적지로 이동하며,
우동 하나 먹기 위해 떠난 짧은 또 하나의 나들이를 마지막으로 지난 2월의 동인천~인천~영종도를 넘나드는 여행기는 끝!
= Fin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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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신옥 찾아가는 길 : 인천광역시 중구 우현로49번길 7(신포동 2-1), 신포시장 큰길가 쪽 초입부에 위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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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신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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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 3. 12 // by RYUNA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