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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식(외식)/카페,베이커리

2020.12.15. 카페미락(하남 춘궁동) / 교산신도시 재개발로 없어질 그 날까지, 조금이라도 더 오래 남아주었으면 하는 소중한 한옥카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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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남시 춘궁동에 위치한 한옥카페 '카페미락' 은 예전부터 꼭 한 번 가 보고 싶었던 카페로

동네 근처에서 얼마든지 찾아갈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일부러 찾아갈 구실이 생기지 않아 계속 벼르고 있다

얼마 전, 좋은 기회가 생겨 식사 후 음료 즐기러 차 끌고 다녀온 적이 있었습니다.

 

당연하겠지만, 사회적 거리두기 2단계 이전, 카페 이용이 가능했을 때 다녀왔으며 현재는 영업 여부를 알 수 없습니다...ㅡㅜ

 

 

건물 뒷편에 주차장이 있어 주차장에 차 대 놓고 카페로 내려오는 길.

매장을 중간에 조금 확장시켰는지, 사진과 같이 한옥과 함께 새로 지은 벽돌 건물 하나가 이어져 있었습니다.

 

 

오랜 전통 한옥을 리모델링하여 새롭게 탄생시킨 하남시 춘궁동의 '카페 미락'

카페 대문 좌우로 노랗게 핀 국화 화분이 놓여져 있었습니다.

 

 

건물 안으로 들어와 마당에서 바라본 카페 미락의 출입문.

출입문과 마당 사이의 통로 좌우에 각종 화분이 심어져 있는 모습.

 

 

직사각형의 등을 한지로 붙여 마무리한 뒤 조명을 켜 놓은 '카페미락' 의 간판.

은은한 조명과 한지의 조화가 굉장히 잘 어울립니다.

 

 

요즘은 찾아보기 좀 힘들지만, 옛날 마당 있는 가정집에선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는 화분들.

저희 큰집에도 마당에 이런 화분을 여러 개 키워놓았던 적이 있었습니다.

 

 

양쪽 벽에 일렬로 나란히 진열되어 있는 색동 골무.

 

 

꽃 모양으로 직접 뜨개질하여 만든 골무인데, 알록달록한 색상이 되게 예쁘네요.

옛날 할머니집 가변 반짇고리에 들어있을 법한 골무입니다.

 

 

대문에 매달려 있는 손님을 오는 것을 알리는 종.

 

 

카페 안으로 들어오면 넓은 마당과 함께 그 중앙에 작게 화단이 조성되어 있는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소나무와 국화가 심어져 있는 화단 가운데 난로가 있고 그 주변으로 벤치처럼 둥글에 의자가 늘어져 있는 모습.

지금은 추운 겨울이라 이용하기 좀 어렵지만, 조금 선선할 땐 여기서 차를 즐겨도 좋을 것 같네요.

 

 

마당에서 본 출입문 쪽의 모습.

출입문 오른편에 벽돌 건물로 새로 증축한 카페 공간이 이어집니다.

 

 

옛날, 사랑채로 사용했을 것 같은 모습.

일부러 카페 영업을 위해 건물을 이렇게 지은 건 아니고 일반 가옥으로 쓰던 걸 리모델링한 것 같습니다.

 

 

대청마루가 있는 안채. 이 곳도 지금은 앉아서 차 마실 수 있는 카페 공간으로 활용 중.

 

 

마당 곳곳에 설치되어 있는 화분엔 작은 항아리와 함께 귀여운 동자승도 만나볼 수 있습니다.

 

 

마당 정중앙에 난로가 설치되어 있어요.

날씨가 너무 춥지 않은 선선한 봄이나 가을 밤에 조명 켜놓고 여기 앉아있으면 꽤 운치있을 것 같은 느낌입니다.

안타깝게도 겨울엔 이용할 수 없지만, 내년 봄이 되고 상황이 좀 나아지면 앉을 기회가 생길 수 있을지...

 

 

사람이 없는 의자엔 한복을 입은 테디베어 한 쌍이 대신 앉아 있습니다.

 

 

곳곳에 국화 화분이 많이 놓여져 있는데, 조화가 아닌 전부 생화.

국화 외에도 매장 곳곳에 화분을 갖다놓고 꽃을 심어놓은 모습이 마음에 들었습니다.

 

 

사랑채 툇마루에도 작은 소반과 함께 앉아서 차 마실 수 있는 공간이 작게 마련되어 있습니다.

다만 너무 좁아서 여기는 저 같은 사람이 앉기엔 조금 불편할 것 같아요ㅋㅋ

 

 

예쁘게 꾸며져 있는 지금은 사용하지 않고 전시용으로만 진열해 놓은 장독.

 

 

각종 허브 화분과 함께 분재들도 곳곳에 놓여져 있었습니다.

카페 운영도 운영이지만 이 화분들과 꽃을 매일매일 관리하는 것도 쉽지 않겠단 생각이 들었어요.

 

 

제가 방문했을 때가 살짝 늦은 오후라 실외 조명을 밝혀놓았습니다.

 

 

화장실로 가는 길. 왼쪽의 작은 키가 걸려있는 건물이 화장실입니다.

왼쪽은 여자화장실, 오른쪽은 남자화장실. 밖과 연결되는 저 출입문은 손님들이 사용하는 문은 아닌 것 같습니다.

 

 

기와를 사이사이 촘촘하게 끼워넣은 담벼락.

 

 

주문하는 주방이 따로 있는데, 주방에서 음료를 주문한 뒤 방으로 가져가려면 마당을 거쳐야 합니다.

주방과 바로 연결되어 있는 테이블도 있어 마당을 거치기 싫으면 주방 옆에 붙어있는 테이블을 이용하면 되고요.

 

 

전통 한옥 카페이니만큼 일반 카페와는 다소 다른 퓨전 음료들이 이것저것 준비되어 있습니다.

콩가루를 넣은 인절미 크림 라떼라든가 흑임자 가루를 넣은 흑임자 크림 라떼 등이 대표적인 메뉴.

그 외에도 직접 만든 단호박죽도 있어요.

 

 

마음까지 따뜻하게 녹여주는 대추차와 레몬생강차, 오미자차와 사과계피차.

전통차들은 전부 직접 담근 수제차를 판매하는 것 같습니다.

 

 

주방, 카운터와 연결되어 있는 카페 공간은 통유리로 바깥 풍경을 볼 수 있는 입식 테이블로 구성.

은은한 조명과 함께 야외의 빛이 실내로 들어와 되게 아늑한 분위기.

 

 

음료 외에도 떡과 빵 등의 디저트 메뉴도 함께 판매하고 있습니다.

각 메뉴의 모형이 매대에 진열되어 있어 어떤 메뉴인지 어떻게 나오는지 확인할 수 있습니다.

 

 

일회용 물수건과 시럽, 그리고 그 뒤로는 수제 쿠키가 진열되어 있습니다.

저 왼편의 인형들은 어... 왠지 다이소에서 사온 것 같은데(...) 그래도 분위기가 자연스럽게 잘 녹아드는군요.

 

 

직접 만든 머랭도 판통에 담아 판매 중.

 

 

음료를 주문한 뒤 바로 옆에 붙어있는 카페공간으로 이동해도 되지만

그 쪽에 손님들이 좀 있어, 사람이 없는 쪽으로 피해 마당을 거쳐 안채로 들어갔습니다.

 

 

안채는 신발을 벗고 들어가는 좌식 테이블로 구성되어 있는데... WOW...!!

 

 

와...... 생각 이상으로 멋진데요...?

 

 

안채의 마루 공간에는 소반과 함께 등받이가 있는 의자가 설치되어 있고

한쪽 벽엔 수묵화가 그려진 8폭짜리 병풍이 있습니다. 오른편엔 도자기와 함께 가야금까지 있네요.

 

 

옛날 양반집에 온 것처럼 벼루와 붓, 먹 등의 문방구와 담배 피우는 곰방대,

오른편에 있는 저건 탕건인지 사방관인지 정확한 이름을 잘 모르겠습니다. 당장에라도 앉아서 휘호를 써야 할 듯한 느낌.

 

 

4인이 앉아 담소를 나눌 수 있는 테이블은 소반 두 개와 함께 등받이가 있는 의자,

거기에 담요까지 되게 정갈하게 준비되어 있었습니다. 왠지 조심조심 이용해야 할 듯한 느낌.

 

 

실내에 앉아 바라본 창 밖의 풍경. 햇살이 제대로 들어오는 시간대에 오면 정말 좋을 것 같습니다.

 

 

가야금 옆에는 부부 금슬을 항징하는 목악오리 한 쌍이 함께 전시되어 있었습니다.

지금은 없지만 저희 집에도 좀 작은 오리 한 쌍이 있었지요. 옛날 집들에 꼭 하나씩 있었던 것.

 

 

실내 분위기가 너무 신기하면서도 또 취향에 맞아 계속 사진을 찍게 되네요...ㅋㅋ

다행히 이 방 안엔 저희 말고 다른 손님이 없어 느긋하게 사진 찍으면서 분위기를 만끽할 수 있었습니다.

그동안 분위기 좋은 카페는 많이 가 봤지만, 이렇게 취향에 맞고 마음에 드는 카페는 또 처음.

 

 

5~6인 이상 단체손님이 이용할 수 있는 안방이 바로 옆에 붙어있습니다.

미닫이문을 열면 큰 상과 함께 비단으로 만든 푹신한 방석이 놓여있는 방이 나옵니다.

 

 

와...ㅋㅋㅋ 이 분위기 뭐야...ㅋㅋ

당장에라도 가서 곰방대 물고 비스듬히 누워있고 싶은 기분.

 

 

칠기장 위에 진열되어 있는 각종 소품들.

 

 

제가 실내를 둘러본 이후 한 단체 손님이 이 방으로 들어왔는데,

그거 보고 저도 다음엔 꼭 여럿이 오고 말테다...!! 라는 결심을...!!

 

 

실내 분위기는 이 정도로 맛보고, 자리에 앉아 메뉴판을 한 번 살펴보았습니다.

 

 

이 쪽은 간식 메뉴.

다른 데서 보지 못하는 한국식 디저트와 서양식 디저트를 결합한 음식들이 준비되어 있습니다.

시루떡 케이크라든가 절편 등의 떡과 함께 여름 시즌에는 빙수, 그리고 겨울 시즌엔 단호박죽을 만날 수 있습니다.

 

 

전통차가 메인이긴 하지만, 커피도 판매하고 있어요.

흑임자 크림라떼, 인절미 크림라떼 같은 한국의 전통 식재료와 결합한 커피도 있습니다.

가게 분위기 때문인지 음료 가격은 다른 카페에 비해 약간 비싼 편입니다.

 

 

각종 전통차. 대추라떼라든가 사과계피차, 인절미스무디 등 여기서만 맛볼 수 있는 음료들이 있습니다.

저는 이 날 다른 음료를 마셨는데, 지금 사진 다시 보니 사과계피차가 정말 마셔보고 싶네요;;

 

 

음료는 주방 카운터에서 받아 직접 가지고 오면 됩니다.

야외 마당을 거쳐 갖고와야 하기 때문에 넘어뜨리지 않도록 조심조심.

다들 처음 보는 음료라 사진 찍는 데 열중...ㅋㅋ

 

 

콩가루를 함께 넣고 갈은 뒤 작은 인절미떡을 고명으로 올려 마무리한 고소한 '인절미 스무디(8,500원)'

 

 

저는 흑임자를 넣은 '흑임자 크림 라떼(8,000원)' 를 선택했습니다.

왠지 따뜻한 걸로 마시는 게 좋을 것 같아 따뜻한 걸로 선택. 아이스와 가격 차이는 없습니다.

 

 

에스프레소 투샷 + 우유 + 흑임자크림의 조금은 특이한 조합.

 

 

음료를 주문하면 가볍게 집어먹을 수 있는 말린 대추가 작은 소쿠리에 담겨 나옵니다.

생 대추를 말려 씨를 빼고 그대로 얇게 썬 음식으로 과자처럼 집어먹어도 맛있고 차 끓일 때 넣고 우려도 된대네요.

다만 차 끓이는 것보다 과자처럼 집어먹는 게 더 좋습니다. 대추 본연의 향과 단맛이 고급스럽게 느껴지는 바삭바삭한 맛.

 

 

많지 않은 양의 음료에 에스프레소가 투샷이나 들어가 살짝 쓸 정도로 진하게 농축된 맛이 특징.

설탕이 들어가지 않아 단맛이 없기 때문에 조금 달달하게 즐기고 싶으면 시럽을 따로 넣어야 할 것 같습니다.

처음엔 에스프레소 샷과 흑임자의 조합이 조금 이상하고 생소했는데 섞어서 천천히 마시다보니 꽤 마실만하네요.

 

다만 흑임자 역시 풍미가 꽤 강한 편이라 아쉽게도 향이 강한 커피와 아주 잘 어울린다는 느낌은 조금 부족했습니다.

만약 다음에 와서 라떼류를 주문한다면 흑임자보다는 인절미 쪽이 조금 취향을 덜 타지 않을까 싶은...

같이 간 친구들이 주문한 인절미 스무디는 고소하니 꽤 맛있었거든요.

 

 

아빠다리로 오래 앉아있으니 조금 다리가 저리긴 했지만, 분위기가 너무 마음에 들어

시간 가는 줄 모르고 해가 질 때까지 한참 앉아있었던 카페 미락에서의 차 한 잔.

 

 

어느덧 해가 지고 어두워지면서 카페미락도 밤을 맞이할 준비 중.

 

 

매장 입구엔 위와 같이 그 달의 휴무일에 대한 안내가 표시된 화이트보드가 세워져 있습니다.

한달에 두 번 쉬는데, 매달 1, 3주 월요일이 휴무이나 그래도 방문하기 전엔 미리 연락해보시는 게 좋을 듯.

다만 안타깝게도 지금은 사회적 거리두기가 2.5단계로 격상된 터라 영업을 하는지 여부가 불확실합니다.

시내 위치한 카페야 테이크아웃 수요라도 있지만, 여긴 워낙 외진 시골 구석에 있어 테이크아웃 수요도 거의 없을 것 같거든요...

 

 

그리고 더 안타까운 건 '카페미락' 이 있는 하남 춘궁동 일대가

3기 신도시 중 하나인 하남 '교산신도시' 구역에 묶여 있어 신도시가 개발되면 함께 전부 사라지게 될 예정에 있습니다.

교산신도시가 개발되면 사라지게 될 운명, 앞으로 시간이 얼마 남지 않은 시한부와도 같은 곳이에요.

어쩌면 취향에 맞아 그런 것도 있지만, 이것 때문에 더 많은 사진을 찍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긴 겨울이 지나고, 다시 봄이 오면 더 많은 사람들과 다시 이 카페를 찾아오고 싶습니다.

계절의 겨울 말고도 사회 곳곳에, 그리고 사람들의 마음에 뿌리내린 이 지독한 겨울도

얼른 지나가고 다시 기지개를 펼 수 있는 봄이 왔으면 좋겠어요. 다시 봄이 올 때까지 상처받지 않는 삶이 되시길...

 

 

※ 카페미락 찾아가는 길 : 하남시 마을버스 100번 고골초등학교 하차, 20번 골말사거리 하차, 1번&30-5번, 서부농협, 광주향교 하차

http://naver.me/x8GAnZbn

 

카페미락 : 네이버

방문자리뷰 117 · ★4.4 · 매일 11:00 - 21:00, 매달 첫번째,세번째 월요일 휴무 (11월휴무:2일,16일)

m.place.naver.com

2020. 12. 15 // by RYUN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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