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 주 전, 모종의 일이 있어 당일치기로 천안을 다녀온 적이 있었습니다.
이 도시는 예전에 제가 학교를 다녔던 곳이라 제2의 고향과도 같은 곳인데, 지금은 특별한 일 아님 방문하기 어려운 약간 먼 도시.
제 블로그에 여행기로 별도 존재하는 작년에 다녀온 학교 방문 당일치기 여행 이후 약 1년만의 재방문이네요.
천안에 수도권 전철이 연장된 게 2005년이니 벌써 15년이란 세월이 흘렀습니다.
이 곳에서는 수도권 전철을 아예 '광역전철' 이라고 표기를 해 놓았습니다. 그게 맞긴 하지만...
천안역 동쪽 1번 출구로 나오면 바로 보이는 천안역전 광장과 역전 삼거리.
역과 바로 연결되는 건 아니지만, 역전 지하상가가 있고 지하상가 내에는 다소 오래된 게임센터도 있습니다.
(게임메카 성지순례, 천안역 스마일게임장 : www.gamemeca.com/view.php?gid=1650397)
천안의 명물 하면 단연 '호두과자'
천안역 동쪽 광장으로 나오면 저마다 원조를 자랑하는 호두과자 파는 가게를 여럿 만날 수 있는데요,
그 중 가장 전철 출입구에서 가까운 곳에 위치한 호두과자 전문점이 하나 있습니다.
(주)능수제과, 원조 천안 옛날 호두과자 본점.
사실 천안에서 호두과자를 몇 번 사먹으면서 이 가게를 방문한 적은 한 번도 없었습니다.
제가 많이 방문한 가게는 동쪽 출구로 나와 역전삼거리에서 오른쪽으로 꺾으면 나오는 학화호두과자, 혹은 천안당이었거든요.
그런데 이번엔 한 번 안 가봤던 곳을 가 보고 싶어, 역전 광장에 위치한 이 가게를 선택했습니다.
호두과자 한 가지만 판매하는 학화 할머니 호두과자와 달리 여긴 호두과자 이외에 단팥빵도 팔고 있습니다.
그리고 능수제과에는 다른 호두과자집에서 맛볼 수 없는 이 가게만의 독특한 호두과자가 있는데요,
바로 '튀김소보로 호두과자' 라는 제품으로 대전 성심당 '튀김소보로'가 생각나게 되는 제품입니다.
특허까지도 출원했다고 하네요. 그래서 다른 가게에서 함부로 따라하지 못 하는 건가...
매장 내부를 한 컷. 잠시 앉아있을 수 있는 탁자와 의자가 마련되어 있고
그 윗쪽 벽에는 각종 방송에 출연한 것을 알리는 현판이 걸려 있습니다.
매대에 쌓여있는 호두과자 선물 박스.
튀김소보로 호두과자, 그리고 일반 호두과자 두 가지 종류로 박스 크기에 따라 가격은 제각각.
천안 호두과자 매장을 볼 때마다 늘 느끼는 거지만 저렇게 잔뜩 쌓아놓은 호두과자가 전부 그날 다 팔리는지 궁금.
호두과자 가격표.
호두과자는 천안호두와 국산팥, 밀을 사용한 프리미엄 호두과자인 '흥타령 호두과자'
그리고 일반 '옛날 호두과자', 또 이 가게만의 '튀김소보로 호두과자' 총 세 가지 종류가 있습니다.
그리고 호두를 넣은 단팥빵도 있는데, 단팥빵은 가격이 개당 2,000원.
그나저나 호두과자가 16개 5,000원이라... 저 학교 다닐 땐 30개 5,000원이었는데 세월이 흘렀다 해도 가격 참 많이 올랐네요;;
매대에 전시되어 있는 호두과자와 단팥빵 모형.
명석 위에 쌓여있는 호두 그림이 마치 명화처럼 걸려 있는 매대 맞은편의 벽.
이게 무슨 그림이냐 싶겠지만, 여긴 호두과자 파는 가게니까...ㅎㅎ;;
매장 안에는 작게나마 카페 공간이 있어 호두과자나 단팥빵을 구매한 뒤 여기서 가볍게 먹고갈 수 있습니다.
매장에서 별도로 커피를 판매하진 않지만, 정수기가 있어 물은 마실 수 있어요.
지금은 충청남도까지 사회적 거리두기 2단계가 발령된 상태라 먹고가는 건 일시적으로 불가능하고 포장만 가능.
능수제과 천안옛날호두과자는 천안역전 앞 본점 외에도 천안, 아산 시내 곳곳에 지점이 있어
지점에서도 본점과 동일한 호두과자 구매가 가능하다고 합니다만, 외지 사람들이 가장 대중교통으로 접근하기 좋은 곳은
아무래도 천안역 바로 앞 본점입니다. 그 밖에 인터넷 쇼핑몰을 통해 구매도 가능하다는군요.
튀김소보로 호두과자(7입 6,000원) 선물세트.
개당 가격은 900원으로 7입 선물세트 구매시 낱개로 구매하는 것보다 300원 가격 할인 혜택이 있습니다.
박스 안에는 둥글둥글한 튀김소보로 호두과자 일곱 개와 함께 물수건이 하나 같이 동봉되어 있습니다.
그냥 여덟 개 집어넣고 7,000원 받으면 안 되나 싶기도 한데, 이렇게 포장 판매하는 건 이유가 있겠지요.
일반 호두과자에 비해 크기가 꽤 큽니다. 동글동글하게 튀긴 찹쌀도너츠와 비슷한 사이즈로
일반 호두과자의 약 세 배 정도는 됨직한 크기에요. 일단 한 입에 집어넣는 건 불가능합니다.
대략 어느 정도 크기인지 들고 있는 사진을 보면 가늠이 가실 듯 합니다.
기름에 한 번 튀긴 제품이라 기름을 뺐어도 표면에 기름기가 조금 남아있는데요,
물수건을 같이 넣어준 게 손으로 집어먹은 뒤 기름 묻은 손을 닦으라는 목적인 것 같습니다.
꽤 재밌는 컨셉인데요, 저는 튀김소보로 안에 단팥소가 가득 들어있는 그런 호두과자를 생각했는데
제가 생각했던 것과 달리 튀김소보로 안에는 평범한 호두과자 한 알이 통째로 들어있습니다.
반죽 안에 단팥을 넣고 튀겨낸 게 아닌 완제품 호두과자 위에 소보로 반죽을 한 겹 덮은 뒤 그대로 튀긴 제품이에요.
같은 튀김소보로 제품이라 성심당의 튀김소보로를 생각할 수도 있는데, 성심당 튀김소보로와는 완전히 다른 맛입니다.
이름만 동일할 뿐 방향성이 달라요. 이 튀김호두과자의 소보로 부분은 생도너츠의 빵 껍질과 비슷한 맛.
은은한 단맛이 느껴지는 게 좋긴 한데, 먹다보면 금방 느끼해져서 한번에 두 개 이상 먹기엔 좀 힘들 것 같더군요.
차게 먹는 것보다 에어프라이어로 표면을 바삭하게 데운 뒤 따끈따끈한 상태로 꺼내먹으면 더 맛있게 즐길 수 있습니다.
그리고 앞서 말했듯 단맛이 강하고 조금 느끼하기 때문에 그냥 먹는 것보다 커피나 우유 꼭 지참하시고요.
. . . . . .
올라오는 길, 집에 선물로 가져가기 위해 7개들이 한 박스를 더 구매했습니다.
선물용 쇼핑백 안에 사은품(?)처럼 옛날호두과자 샘플 박스가 증정으로 들어있더군요.
작은 박스 안에는 종이로 포장되어 있는 일반 호두과자 두 알이 들어있습니다.
천안역전의 다른 호두과자 전문점에서 먹었던 호두과자에 비해 빵 표면이 좀 더 노릇하게 구워진 게 특징.
호두 모양의 과자 사이즈는 큰 차이 없이 다른 호두과자와 동일합니다.
여긴 검은 앙금이나 학화 할머니 호두과자처럼 백앙금을 사용하는 게 아닌 앙금을 섞어 사용하는 듯(?)
큼직한 호두 알갱이가 통째로 박혀있고 고운 앙금이 가득 들어있어 다른 가게 못지않게 꽤... 아니 상당히 맛있었습니다.
다른 원조가게 굳이 찾지 않고 여기서 호두과자 선물을 사 가도 크게 아쉬울 것 없는 꽤 괜찮은 맛이었어요.
천안에서 제일 먼저 호두과자를 시작했다는 학화 할머니 호두과자집도 지나가면서 한 컷.
1년만에 다시 찾아오니 이 곳도 호두과자 가격이 좀 올랐네요.
정확히 박스 가격은 그대로지만 호두과자가 들어있는 갯수가 더 줄어들었습니다.
천안의 호두과자 전문점 중에서 유일하게 학화 호두과자만 '호두과자' 가 아닌 '호도과자' 라는 명칭을 씁니다.
목이 막혀 역전 차얌 밀크티 전문점에서 900원 밀크티 한 잔 테이크아웃~
※ 능수제과 천안옛날호두과자 본점 찾아가는 길 : 수도권 전철 1호선 천안역 1번출구(동부광장)으로 나오면 출구 바로 앞 위치
2020. 12. 9 // by RYUNA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