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이마트의 맥주 코너에서 상당히 흥미로운 상품 하나를 발견했습니다.
바로 '진달래맥주(金达来啤酒)' 라는 캔맥주였는데요, 아무리 봐도 북한 맥주로밖에 보이지 않는(...) 라벨이 너무 인상적이라
그만 호기심을 이기지 못하고 구매하게 되었습니다. 매장마다 조금씩 다르겠지만, 이마트에선 2,500원에 팔더군요.
캔맥주 하단엔 중국 간체자와 함께 러시아어가 함께 적혀있는 것이 특징.
그리고 캔에 프린팅되어 있는 '12' 라는 숫자는 알콜 도수를 나타내는 게 아닌 '플라토 스케일'
플라토 스케일은 당의 함유량을 나타내는 것으로 숫자가 높을수록(당도가 높을수록) 알콜도수가 높은 제품이라는 이야기가...
처음에는 알콜 도수가 12도인 맥주인 줄 알고 잠깐 쫄았습니다(...)
아쉽게도(?) 이 제품은 북한 맥주가 아니라 중국에서 생산한 제품입니다.
대신 중국에서 생산하여 북한에 수출되는 맥주라고 하는데요, 북한에서는 고위층이 마시는 맥주라는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음, 북한 고위층은 대동강 맥주를 안 마시는 건가;;
성분 중 특이사항으로 진달래꽃이 0.01% 함유되어 있습니다.
북한에서 생산한 제품이 아니라 대한민국에 이렇게 정식 수입이 가능한 것일지도 모르겠고요.
어쨌든 북한 고위층 사람들이 실제 마시는 맥주라고 하니까 간접적으로나마 북한 사람들이 마시는 맥주를 마시는 셈.
캔 뚜껑이(...)
대체 이렇게 따는 캔을 얼마만에 보는 건지 모르겠군요.
지금이야 캔 뚜껑이 전부 간편하게 딸 수 있게끔 바뀌었다지만, 옛날에는 이렇게 따는 캔이 일반적이었던...
뚜껑을 딸 때 힘을 세게 줘야하기 때문에 저 캔 뚜껑을 날카로운 부분에 손을 많이 베인 적도 있었습니다.
색은 다소 짙은 황토색. 탄산 거품이 좀 올라오긴 했지만 금방 꺼졌습니다.
이렇게 말하기 좀 그렇지만... 아무리 맛없는 술도 일단 따면 남김없이 다 마시긴 하는데, 반 정도 마시다 포기하고
결국 남은 반을 버려버렸습니다. 태어나서 김 빠진 거 말고 갓 딴 맥주를 마시다 버린 건 이번이 처음(...)
이게 정말 맥주 맞아? 싶을 정도로 살짝 흙향 같기도 하고 에탄올 냄새같기도 한 좋지 않은 향과 풍미가 입안에 퍼지면서
내가 맥주를 마시는건지 주정알콜을 들이키는 건지 모를 맛 때문에 뇌에서 도저히 더 마시지 못하겠다는 신호를 자꾸 보내더군요.
더 신기한 건 이 제품, 캔이 아닌 병으로도 판매되고 있다는데 병맥주는 의외로 마실만하다는 것.
주변에서 맥주 좋아하는 분들이 병맥주는 생각보다는 마실만하다고 하기에 병맥주와 어떤 차이가 있는지 궁금해졌습니다;;
그리고 그 병맥주가 마실만하다 한 사람도 이거 한 모금 마셔보고는 바로 못 마시겠다고 하던(...)
병맥주는 어떨지 모르겠지만, 캔맥주는 호기심에라도 마셔보려는 분들이 있다면 적극적으로 만류하고 싶은 제품.
이렇게까지 말하기 좀 그렇지만, 피해자는 저 하나만으로 족하다고 생각합니다.
2020. 12. 16 // by RYUNAN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