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 지인분과 이번 송탄을 찾게 된 이유는 바로 이 가게 때문이었습니다.
'송탄에 아프리카 요리를 판매하는 가게가 있다' 라는 이야기를 하며 한 번 궁금함에 가 보고 싶다길래
'그렇게 궁금하면 한 번 가 보죠?' 라고 약속 후 찾게 된 레스토랑, '아일랜드 바이트' 입니다.
'카리브해 프랑스 아프리카 음식' 이라는 조금 국적이 독특한(?) 아프리카 음식 전문점
'아일랜드 바이트(Island Bites)' 는 원래 '사뷔에르 에 아프리크' 라는 이름의 아프리카 요리 전문점이었는데,
방문해보니 가게 간판과 상호명이 바뀌어 있었습니다. 다만 포털에 등록된 업소명은 아직 변경되지 않은 듯.
아프리카 음식에 프랑스 이름이 들어가게 된 건, 과거 아프리카 대륙을 식민지배했던
프랑스의 영향을 받은 게 아닐까 싶어요. 그래서 식문화가 자연스럽게 융화된 게 아닐까 싶기도 하고요.
배너 아래 '사뷔에르 에 아프리크' 의 흔적이 남아있는 것을 목격.
점심 뷔페와 저녁 스페셜 뷔페도 운영하는 것 같은데, 매일 운영하는 건 아닌 듯.
적어도 제가 방문했던 날엔 뷔페를 운영하지 않고 단품 요리만을 판매하고 있었거든요.
배너에 대표 요리들의 이름과 사진이 적혀있긴 합니다만, 사진만 보고선 어떤 요리인지 감이 잡히지 않습니다.
매장은 건물 2층에 있습니다.
3층은 '사보르 페루아노' 라는 페루 음식 전문점.
'유럽, 하이티, 자메이카, 아프리카 가정식 요리 전문점'
아프리칸 바베큐 메뉴도 있는데 아프리카식 바베큐는 어떤 차이가 있는지 궁금하기도 합니다.
매일 밤 10시부터 12시까지는 레게 나이트라는 게 있다고... 하는데, 클럽파티 같은 분위기가 아닐까 추측 중.
안타깝게도 코로나19로 인한 영업 제한으로 인해 현재 저 시간대엔 홀 영업이 불가능한 상황.
약간 어두운 매장 전경.
사진에 보이지 않지만 저희 외 식사하는 외국인 손님 한 테이블이 있었고
그 외에 매장은 대체적으로 한산한 분위기였습니다. 스페셜 뷔페는 따로 운영하고 있지 않았고요.
메뉴판은 전부 영어로만 표기.
서빙하는 직원 역시 한국어 대신 영어로 소통이 가능하니, 이 점은 참고하시는 게 좋을 듯.
전체적인 매장 분위기가 한국인보다는 외국인을 손님을 주 대상으로 하는 분위기였습니다.
아프리칸 그릴 & 바베큐 요리들.
요리 가격대는 대부분 1만원대 중, 후반에 맞춰져 있습니다.
밥과 함께 나오는 요리들은 밥이 포함된 것, 밥을 뺀 것 옵션을 선택할 수 있고요.
'졸로프 라이스(Jollof Rice)' 는 과거에 존재했던 왕국인 졸로프에서 이름을 따 온 요리로
나이지리아를 비롯하여 서아프리카 지역 사람들이 즐겨 먹는 볶음밥과 비슷한 요리라고 합니다.
야채만 들어간 것, 치킨 또는 새우, 그리고 치킨과 새우를 동시에 넣은 것 중 하나를 선택할 수 있습니다.
커리 메뉴도 있는데, 머튼(양고기) 쪽을 선택.
밥이 함께 제공되는 것, 제공되지 않는 것을 선택할 수 있으며 밥을 뺀 만큼 가격은 낮아집니다.
그릴 메뉴로는 자메이카의 전통 음식인 '저크 치킨(Jerk Chicken)' 을 선택.
밥과 과일이 함께 서빙되는 매운 치킨으로, 저흰 졸로프 라이스를 따로 주문했기 때문에 밥 빼고 주문.
물은 페트에 담긴 생수로 제공해주는데요, 이마트 트레이더스에서 파는 물이군요.
공교롭게(?) 저희 집에서 사 마시는 생수와 동일한 생수인데, 다만 저희는 2L짜리 큰 병 사다 마시지요.
빨간 테이블보, 그리고 포크와 나이프가 담긴 식기류를 직원이 직접 깔아줬습니다.
메인 요리가 나오기 전, 식전빵이 먼저 나왔어요.
3명 기준으로 애매하게(...) 5개가 나왔는데, 이 빵 아무리봐도 코스트코에서 파는 디너롤.
오븐에 한 번 구워 겉이 살짝 바삭할 정도로 노릇노릇하고 따끈한 상태로 제공됩니다.
빵에 발라먹기 위한 버터도 함께 나옵니다.
빵 먹으면서 기다리다보면 메인 요리가 나옵니다.
코스트코 디너롤은 되게 오래간만에 먹어보는데, 오븐에 한 번 구워 따끈하게 먹으니 은근히 맛있네요.
이 날 송탄에 방문한 가장 큰 목적 중 하나인 아프리카 음식 체험.
저희가 주문한 3종의 메인 요리가 도착했습니다.
첫 번째 요리 : '머튼(양고기) 커리(Curried Goat Mutton - 16,900원)'
어린 양의 경우 '램(Lamb)' 이라 부르고 나이든 양은 '머튼(Mutton)' 으로 부른다고 합니다.
밥에 얹어먹는 커리라고 하기엔 상당한 양의 양고기가 푸짐하게 담겨 나오는데요,
큼직하게 썬 양고기와 으깬 감자를 자작한 양념과 함께 즐기면 됩니다.
소스 역시 커리 하면 우리가 익히 생각하기 쉬운 그 익숙한 향이 느껴지진 않아요.
커리 이름만 붙어있을 뿐 한국인이 생각하는 커리와는 다소 거리가 있는 양고기 요리라고 봐도 될 듯.
이거 쫄깃쫄깃한 식감이 꽤 맛있네요. 양고기 특유의 누린내가 살짝 있긴 하지만
몽골요릿집에서 먹은 양고기처럼 누린내가 강하진 않고 아주 가볍게 느껴지는 정도.
쫄깃한 식감의 고기맛이 어디서 많이 먹어본 듯한 익숙함이 느껴지는데, 정확히는 잘 안 떠오릅니다.
양념은 단맛이 없고 짭짤한 맛이 강한 편. 확실히 밥과 함께 먹어야 더 맛있게 먹을 수 있을 것 같아요.
양고기를 조리한 요리라 소스에 기름기가 꽤 많은 편입니다. 주문 전 이 점은 참고하는 게 좋을 것 같습니다.
두 번째 요리 : '저크 치킨(Jerk Chicken - 14,900원)'
매콤한 소스를 발라 구운 자메이카 풍 치킨 스테이크로 채썬 양배추 샐러드가 함께 나옵니다.
원래는 밥과 함께 세트로 제공되지만 밥을 빼고 스테이크 단품으로만 주문했어요.
구운 스테이크 위에 약간이긴 하지만 파인애플이 함께 나온 것이 특징.
취향이 다소 갈릴 수 있겠습니다만, 파인애플도 고기와 함께 구워먹으면 은근히 잘 어울리지요.
뼈가 따로 붙어있긴 합니다만, 돼지갈비집에 나오는 갈빗대처럼 뼈가 붙어있어 먹는데 불편함은 없습니다.
적당한 크기로 썰어 앞접시에 덜어놓고 파인애플과 함께 먹으면 됩니다.
양념을 듬뿍 끼얹은 것이 은근히 양념돼지갈비 같은 느낌이 살짝 드네요.
고기는 육즙을 많이 가두고 있어 퍽퍽하지 않고 부드럽게 씹히는 편.
매콤한 맛이라고 하지만, 아주 맵지 않고 적당한 편이라 매운 것 잘 못 먹어도 맛있게 먹을 수 있습니다.
양념의 맛이 특이하거나 향신료 향이 강하지 않아 역시 별다른 호불호 없이 잘 먹을 수 있을 듯.
세 번째 요리 : '졸로프 라이스(Jollof Rice - 13,900원)'
고명은 쇠고기 고명 선택.
세 가지의 요리 전부 각각 양고기, 닭고기, 쇠고기로 종류를 최대한 다양화하였습니다.
졸로프 라이스엔 구운 바나나가 함께 나오는데요,
우리가 생 과일로 즐기는 바나나를 아프리카에서는 주식으로 구워먹는 경우가 많다고 합니다.
다만 아프리카 지역에서 구워먹는 바나나는 우리가 먹는 바나나랑 품종이 다르기 때문에
단맛이 덜한 편이라는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여기 음식 먹으러 오면서 제일 기대했던 게 바로 이 바나나였습니다.
구운 파인애플은 먹어봤어도 구운 바나나는 무슨 맛일까 좀 궁금했는데, 생각보다 맛있어요.
단맛이 보통 바나나에 비해 강하지 않고 바삭한 표면 안에 달콤하고 부드러운 바나나 속이 잘 어울립니다.
다만 우리가 흔히 먹는 평범한 바나나를 구우면 이와 똑같은 맛이 나진 않을 것 같습니다. 약간 품종이 다를 듯.
쇠고기가 들어간 밥은 볶음밥이라기엔 고슬고슬함이 덜해
식감만 떼어놓고 보면 볶음밥보다는 비빔밥 쪽에 좀 더 가까운 듯한 느낌.
의외로 이것도 간이 그리 강하지 않은 평범한 볶음밥의 맛이라
다른 요리와 함께 먹기에 잘 어울리고 또 무난하긴 했습니다만, 생각보다 특별하지 않아 좀 심심했던 맛.
개인적으로는 '아, 이게 졸로프 라이스라는 메뉴구나...' 라며 한 번 먹어본 정도로 만족했습니다.
졸로프 라이스보다는 함께 나온 구운 바나나가 더 인상적으로 남았던 것 같아요.
전반적으로 음식의 향신료맛이 강하지 않고 크게 호불호가 갈리는 메뉴가 없어
무난하게 즐길 수 있었던 인생 첫 아프리카 음식.
제 개인적으로는 이 날 즐겼던 세 종류의 요리 중 머튼 커리가 가장 만족도가 높았습니다.
계산하고 나갈 때 카운터 앞에 박하사탕 쌓여있는 것 보고
'아, 여기도 한국패치가 되었구나...' 라는 묘한 정겨움과 함께 즐거움(?)을 느낄 수 있었고요.
그러고보니 식사하는 내내 매장에서 레게 음악을 틀어주었는데,
이 음악, 그리고 우리를 제외한 모든 손님과 직원이 전부 외국인이었던 것 때문인지
한국이 아닌 외국 여행 중 식당에 들어간 밥 먹는 것 같은 이국적인 기분을 계속 느낄 수 있었습니다.
후... 이 이국적인 기분, 내년에는 진짜 외국에서 체험할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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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사 마치고 나온 뒤 평택국제시장 내 한 외국 마트에서 구매한 '마일로 드링크'
마일로가 수입식품 매장에서 분말로 판매되는 건 봤어도 드링크제품은 첨 보는거라 호기심에 구매.
개당 가격은 1,500원. 구매처는 평택국제시장 내 위치한 필리핀 마트입니다.
필리핀 요리에 사용되는 각종 식재료와 공산품, 주류를 판매하는 작은 매장.
직수입 제품이라 한글 스티커도 측면에 붙어있습니다.
마일로는 스위스 네슬레 브랜드지만 이 마일로 드링크는 필리핀에서 유통되는 걸 수입해 온 것입니다.
환경 문제 때문인지 드링크에 붙어오는 빨대도 종이빨대로 변경되었군요.
맛은 의외로 그렇게 특별하진 않은 평범한 코코아의 맛.
어릴 적 우유에 타서 마셨던 마일로에 대한 추억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이 꽤 많은 편인데
어쩌면 이 사람들이 갖고 있는 마일로에 대한 추억은 약간의 보정이 들어간 것도 있지 않을까... 란 생각을 해 봅니다.
※ 아일랜드 바이트(사뷔에르 에 아프리크) 찾아가는 길 : 1호선 송탄역 하차, 오산공군기지 앞 평택국제시장 내 위치
2021. 6. 3 // by RYUNA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