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창신동에 위치한 '낙산냉면' 이야기가 나와 되게 오래간만에 방문하게 되었습니다.
낙산냉면은 살면서 이번이 두 번째 방문인데, 첫 방문이 무려 지금으로부터 10년 전
(http://ryunan9903.egloos.com/4087207)
당시 기억으로 꽤 맵고 자극적이며 오이가 많이 들어간 냉면으로 기억하는데, 10년만의 방문은 어떠려나...
10년 전에도 창신동 깃대봉냉면과 더불어 꽤 유명한 냉면집이었는데, 그 사이 유명세를 더 탔군요.
백종원의 3대천왕에도 출연했다는 걸 알리는 액자가 매장 1층에 걸려 있습니다.
냉면 가격은 7,500원으로 동일. 곱배기는 1만원입니다.
10년 전 포스팅을 확인해보니 당시엔 일반냉면 5,500원, 곱배기가 7,500원이었네요.
종류가 여러 가지 있는데 곱배기를 제외하고는 전부 냉면의 매운 정도의 차이 뿐입니다.
저는 기본 낙산냉면(보통매운)을 선택했는데, 10년 전의 전 얼큰이... 냉면을 주문했었군요...
10년 전에 저는 20대였고, 지금은 30대입니다... 이제 이런 모험... 못 해...
따끈한 기본 육수는 주전자 들고 다니는 아주머니가 직접 따라줍니다.
모자라면 더 달라 하면 되고요.
테이블엔 겨자와 설탕통이 비치되어 있습니다.
취향에 따라 냉면에 설탕을 좀 넣으면 더 맛있게 먹을 수 있습니다.
낙산냉면(보통 매운맛 - 7,500원)
비빔, 물 구분 없는 한 가지뿐인 빨간 국물, 엄청 많이 얹어주는 오이채와 깨가 낙산냉면의 특징.
특히 냉면에 오이채 많이 올라가는 건 이 가게만의 개성이라 오이 못 먹는 분은 방문을 권하지 않습니다.
설탕을 살짝 두른 뒤 취향에 따라 겨자를 약간 넣고(국물이 자극적이라 안 넣어도 괜찮아요)
적당히 국물과 함께 섞어서 맛있게 먹으면 됩니다.
보통냉면도 양이 꽤 많게 보여지는 편인데, 오이 비중이 높아 먹다보면 그리 많다곤 안 느껴질 겁니다.
얼큰하면서(기본 낙산냉면은 매워서 막 괴로울 정도까진 아니에요) 꽤 자극적인 국물 맛이 특징.
아마 우리나라의 물냉면 중에선 거의 원탑이라 해도 되지 않을까... 싶을 정도로 육수 맛이 상당히 센 편입니다.
살짝 새콤하면서 얼큰한 뒷맛이 감도는 게 그 강원도 속초, 강릉 물회 있죠, 물회 육수맛과 꽤 유사한데
그것보다 약간 인스턴트스런 맛? 그래서 이런 맛 안 좋아하는 사람이 확실히 있을 것 같고 호불호가 갈릴 것 같네요.
다행히 저는 아시다시피 자극적인 음식 좋아하는 편이라 꽤 맛있게 먹을 수 있었습니다.
그나저나 10년 전의 나는 어떻게 얼큰이냉면을 먹고 별로 안 맵다고 자신있게 말했던 거지...
대체 10년 전의 나는 뭐 하는 놈이었냐...
삶은 계란 반 개도 날름.
같이 간 일행들 다들 국물이 자극적이라 면만 건져먹고 국물을 남겨놓긴 했지만...
저는 이 센 국물이 꽤 마음에 들어 혼자 깔끔하게 처리했습니다.
빈 그릇 보니 아따 참깨까지도 하나하나 골라 야무지게도 먹었네...ㅋㅋ
꽤 자극적이면서 얼큰한 국물의 냉면 좋아하는 분들에게 맞춰진 음식.
그리고 서빙하는 아주머니들 약간 까칠한 편인데, 그래도 괜찮다는 분들께 추천할 만한 가게.
곱배기는 함부로 도전하는 걸 권하지 않는데, 양이 거의 두 배에 육박합니다. 정말 대식가 아니면 도전하지 마세요.
저 포함한 일행이 네 명이었는데, 넷 다 코로나 백신 접종 완료자거든요.
근처 카페 이동하는데 네 명 입장은 안 된다고 하길래 백신 맞은 거 인증해드린다고
다들 신나서 '자자, 핸드폰꺼내고 백신앱 켜서 인증인증~' 하며 일행들 모두 핸드폰을 꺼내는데,
주인분께서 '일행들 표정 보니 다들 맞으신 거 같다...' 라고 웃으며 말씀하셔서 순간 기분이 좀 유쾌해졌습니다.
그 편의점에서 술 사고 신분증검사 요구 받는 것과 비슷한 기분을 꽤 오래간만에 느낄 수 있었거든요ㅋㅋ
※ 낙산냉면 찾아가는 길 : 지하철 1, 6호선 동묘앞역 9번출구 하차 후 창신역 방향 직진, 파리바게뜨 앞에서 좌회전
2021. 9. 15 // by RYUNAN